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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그루 나무 심는 착한 벤처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

위클리공감 2018.04.18

2010년 창업한 사회적 기업(소셜벤처) 트리플래닛은 1억 그루의 나무를 심으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사업이다. 김형수(31) 대표는 “이미 세계 12개국에 120만 명의 사람들과 190개 숲에 75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며 그간의 성과를 자랑했다.

김형수(31) 대표.(사진=C영상미디어)
김형수(31) 대표.(사진=C영상미디어)

트리플래닛이 처음 주목받는 것은 심는 방법의 독특함 때문이다. 바로 게임을 통한 나무 심기가 첫 사업 모델이다. 당시 유행하던 ‘다마고치’ 게임처럼 나무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우선 게임을 통한 나무 심기인데, 사람들이 게임 속에서 나무를 심으면 트리플래닛이 실제로 나무를 심는 방식이다. 실제 나무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게임 후원 기업 광고를 통해 마련하는 식이었다. 해당 게임은 100만 명 이상이 다운로드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게임을 통해 나무를 심은 곳은 사막화가 진행 중인 중국이었다. 게임을 통해 2013년부터 나무 심기를 시작한 곳은 지금은 숲이 됐다.

당시 트리플래닛은 모바일 앱과 PC를 활용해 페이스북에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소셜 게임의 농작물을 기르는 것과 비슷했는데, 차이점은 나무를 기르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 광고였다는 점이다. 트리플래닛은 광고를 유치해 게임 속 아이템으로 활용했다. 광고비의 70%는 실제 나무를 심는 데 쓰고, 나머지는 트리플래닛 운영비로 사용하는 형식이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광고와 사회 공헌을 동시에 이룰 수 있었다.

김형수 대표가 ‘나무’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환경 때문이다. 김 대표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나무 심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나무를 통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심하게 된 과정은 독특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았는데, 환경 다큐멘터리를 만들다가 영상에 담긴 메시지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일시적일 뿐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사람들의 행동을 실제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나무를 심고 즐거워하는 봉사자들.(사진=트리플래닛)
나무를 심고 즐거워하는 봉사자들.(사진=트리플래닛)

스타 숲, 나무 입양 등으로 유명세

요즈음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 그러나 처음 그가 트리플래닛을 창업한 2010년에는 지금에 비해 상황이 나은 편이었다. 김 대표는 “몇 년 전에는 대기 오염이 이렇게까지 심각하지 않았다”며 “나무가 수도권 미세먼지의 42%를 흡수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는 만큼 대기 오염 문제 해결의 가장 좋은 방법이 나무를 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즈음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나무를 심는 것보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나무 하나가 공기 질 개선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김 대표는 “물론 공기청정기의 효과가 좋긴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것”이라고 대답했다.

“공기청정기를 돌리기 위해 전기를 만들어야 하고 그러면 다시 공기가 나빠져요.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닌 것이죠. 지속 가능하려면 나무를 곁에 두는 것이 좋아요. 나무는 물과 햇빛만 있으면 자라고, 공기 질 자체를 좋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트리플래닛이 유명해진 것은 ‘스타 숲’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유명 스타 팬클럽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국내외 스타들의 이름을 건 숲을 조성해나갔다. 엑소 숲, 동방신기 숲, 김수현 숲 등 이렇게 조성한 스타 숲은 100여 곳에 이른다. 결국 한국, 중국, 인도, 남수단 등 전 세계에 스타의 이름을 딴 숲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UN 사막화방지협약 비즈니스 옵저버 자격을 얻고,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북미 사회적 기업 B-corp 인증을 받았다.

최근에 운영 중인 사업은 ‘나무 입양’이다. 말 그대로 입양해 키우는 콘셉트다. 나무를 입양(구입)해서 키우면 그만큼 실제 나무를 심는 것이다. 입양을 원하는 희망자들이 모여 나무를 심는다.

조성된 숲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사진=트리플래닛)
조성된 숲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사진=트리플래닛)

커피나무 재배-판매 선순환 만들어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관리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심어만 놓고 관리가 되지 않으면 금방 죽어버리는 것이 나무이기 때문이다. 사후 관리에 대해 김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나무를 심고 2년 이상 지나면 나무들이 자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나무를 심고 2년간은 집중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해요. 나무를 심은 이후 관리는 구청, 조경업체, 트리플래닛이 함께합니다. 구청에서는 지속적으로 물을 주거나 잘 자라고 있는지 체크하고, 트리플래닛은 정기적으로 숲에 가서 수목들의 건강을 체크하는 방식이죠. 나무들이 자라는 도중 병에 걸리거나 문제가 생기면 조경업체에 요청해 조치를 취합니다.”

트리플래닛은 나무도 심고 저개발 국가를 돕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6년 네팔이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을 당시 현지를 찾아 무엇을 도와줄 것인지를 물어보았는데, 의료·식량이 아닌 커피나무를 심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생업을 위해 커피나무가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리플래닛은 ‘당신의 농장을 만드세요’라는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해 네팔에 커피나무를 심어주었고, 거기서 나온 커피를 펀딩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재배와 판매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트리플래닛은 사회적 기업의 역할에 집중할 뜻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소셜벤처 기업으로 사회적 문제를 비즈니스로 풀어낼 것”이라며 “트리플래닛은 2020년까지 1억 그루의 나무를 심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단지 나무 1억 그루를 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1억 명의 참여를 이끌어내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것이 큰 목표”라고 덧붙였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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