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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시골 풍경이 그립다면? 영동 심천리 마을로~

2016.09.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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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시골 풍경이 그립다면? 영동 심천리 마을로~
“나 돌아갈래!” 영화 속 대사처럼 누구나 어디론가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과거의 어느 시점이든, 과거의 어느 장소든, 문득 추억을 되새기게 되는 때가 있다. 특히 추석 같은 큰 명절을 앞둔 때 더 그러지 않을까 싶다. 가족과 고향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이즈음, 바쁘게 돌아가던 시곗바늘이 잠시 천천히 거꾸로 돌아가기도 한다.
추억이 머무는 간이역과 흑백 사진처럼 펼쳐지는 마을 풍경
초록색 지붕이 인상적인 아담한 간이역, 심천역
[왼쪽/오른쪽]심천역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 소박한 분위기의 심천역 대합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고향의 모습도 변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중에도 세월을 비껴가듯 예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들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일렁인다면 느린 기차를 타고 충북 영동의 심천역으로 떠나보자.

심천역은 작은 간이역이다. 상행 3차례, 하행 5차례, 총 8차례의 무궁화호 열차가 설 뿐이다. 이 역은 1905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했고, 1934년 경부선 복선공사로 역사를 신축 이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1930년대 지어진 역사는 박공지붕 등 당시 건물의 원형을 잘 보존하여 2006년 등록문화재 297호로 지정됐다. 아담한 간이역에 내리면 초록색 지붕과 ‘옛 추억이 머무는 역’이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기차에 타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많지 않다. 역사와 철길에서 아련한 세월의 향기가 묻어난다. 대합실도 아담하다.

“한때는 승객이 많고 번화했던 적도 있지요. 장이 활성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지금은 참 조용한 역이 됐네요.” 역무원이 텅 빈 대합실을 바라보며 심천역의 옛 모습을 설명한다.
역 광장을 중심으로 오래된 약방과 상회가 자리한 풍광이 정겹다.
비디오 가게, 방앗간처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공간들이 남아 있다.
대합실을 빠져나오면 역 광장이 나온다. 작은 기차역에 비해 광장은 꽤나 넓다. 세월이 비껴간 곳은 비단 심천역만이 아닌 듯하다. 기차역 바로 앞에는 ‘초강약방’이라는 오래된 약국이 하나 있고, 광장 입구에는 요즈음 흔해 빠진 편의점 대신 연륜이 묻어나는 ‘상회’가 둘이나 있다. 흡사 1970년대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 세트장 같다. 창 너머로 들여다본 약방 안 풍경도 정겹다. 박카스 상자가 줄지어 서 있다. 아픈 곳이 없어도 핑곗거리를 만들어 한 번 문지방을 넘어보고 싶다. ‘형제상회’와 ‘역전상회’ 앞으로는 아름드리나무가 있다. 그 아래 평상에서 할머니 몇 분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어릴 적 기억하던 시골 마을 풍광 그대로다. 신기하다. 이곳에만 다른 속도로 시간이 흐르고 있는 걸까.
철문 하나도 추억의 매개체가 되어준다.
‘형제상회’를 끼고 도니 2차선 도로를 끼고 가게와 집들이 들어서 있다. 면사무소가 있고, 식당, 농약가게, 방앗간 등이 있다. 심천역이 소재한 이 동네는 충북 영동군 심천면 심천리다. ‘한때 장이 서고 시끌벅적한 동네였다’는 심천역 역무원의 안내가 아니었다면 예전의 번화함을 쉽사리 상상하기 어렵다. 그만큼 동네는 조용했다. “아, 오늘 이 가게 문 닫는 날인가? 토요일에 문을 열어야 주말에 내려온 자식들이 농사일을 돕지” 하며 오토바이를 타고 농약가게를 찾은 아저씨가 옆 가게 아저씨한테 말을 건다. 금세 이러쿵저러쿵 대화가 오간다. 길에서 주고받는 아저씨들의 말소리가 길 건너편에서도 들릴 만큼 주변은 고요하다. 누군가 지나가면 ‘최사장’, ‘김사장’ 하며 모두 아는 척을 하고 담소를 나눈다.
[왼쪽/오른쪽]마을을 천천히 걷다 보면 곳곳에서 정겨운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 도로에 적힌 ‘천천히’라는 단어가 가슴에 콕 와 박힌다.
허름한 담장, 농기계 가게 앞 녹슨 기계를 사진 속에 담아본다. 빛바랜 비디오 가게 간판도 사진에 담는다. 어딘가 부족한 듯 허술한 풍광들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그런 걸 뭐에 쓰려고 찍는담?” 지나가는 아저씨가 휙 말을 던진다. 정말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눈짓을 보낸다. 그러게. 20~30년 전만 해도 흔하디흔했을 장면들인데, 지금은 그게 신기해서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으려고 애쓰고 있다. 가끔 버스, 가끔 자동차 한 대 지날 뿐 조용한 도로에 적힌 ‘천천히’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그래, 가끔 세상 어느 한쪽쯤은 이렇게 천천히 시간이 흘러도 좋을 것 같다.
추억 여행에 아름다운 소리를 더하다, 영동국악체험촌
[왼쪽/오른쪽]기차로 심천면을 방문하면 자전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 충북 영동 심천면은 난계 박연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심천역을 중심으로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곳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심천역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를 활용하자. 일명 ‘파랑자전거’다. 기차로 심천면을 찾는 승객이라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자전거를 타고 인근 강변을 달릴 수도 있고, 주변 명소를 둘러볼 수도 있다. 3개의 추천 코스가 있다. 옥계폭포까지 가는 1코스(8.1km), 이원대교까지 가는 2코스(9.4km), 영동국악체험촌까지 가는 3코스(5.8km)가 그것이다.
영동국악체험촌에서 토요일마다 무료 국악상설공연이 진행된다.
거문고와 가야금, 장구를 직접 연주해볼 수도 있다.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꼽히는 난계 박연의 고향인 충북 영동 심천면까지 왔으니 영동국악체험촌으로 향해보자. 영동국악체험촌에는 공연장과 체험실 등의 시설과 함께 천고각이 있다. 천고각은 세계에서 가장 큰 북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천고(天鼓)’가 보관된 공간이다. 천고는 무게 7톤 규모로, 울림판 지름이 5.54m, 울림통 지름 6.4m, 울림통 너비 5.96m에 이른다. 영동국악체험촌을 알차게 이용하고자 한다면 토요일에 방문하자.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난계국악단의 상설공연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정통 국악부터 퓨전까지 다양한 장르를 감상할 수 있다. 공연 중 국악기에 대한 설명이 이뤄지기도 한다. 공연장 입구에는 거문고와 가야금, 장구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국악 공연을 감상한 후 악기를 다뤄본다.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던 국악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영동국악체험촌과 함께 난계국악박물관도 방문해보자.
영동국악체험촌 주변으로는 국악과 난계 박연에 대한 자료가 전시된 난계국악박물관과 난계 박연이 태어난 곳이자 관직에서 물러나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머물던 가옥인 난계생가, 난계 박연의 사당인 난계사 등이 모여 있다. ‘옛 추억이 머무는’ 심천역에서 시작한 여행은 파랑자전거를 타고 ‘옛 소리가 머무는’ 영동국악체험촌에 이른다. 그리운 추억에 아련한 소리가 더해진다. 가을날의 여행 감성을 자극한다.

여행정보

심천역

  • 주소 : 충청북도 영동군 심천면 심천로5길 5-1
    문의 : 1544-7788

영동국악체험관

  • 주소 : 충청북도 영동군 심천면 국악로1길 33
    문의 : 043-740-5946, 3891
  • 1. 주변 음식점
    • 만추 : 찌개류 / 심천면 심천로5길 1-1 / 043-742-0075
    • 코끼리만두 : 분식 / 영동읍 중앙로 35 / 043-743-4165
    • 송천가든 : 송어회, 민물매운탕 / 용산면 남부로 793 / 043-742-8300 / korean.visitkorea.or.kr
    2. 숙소
    • 범영루 : 상촌면 물한4길 57 / 043-745-2628 / 한옥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 스탕달모텔 : 영동읍 계산로1길 24 / 043-744-7228
    • 두바이모텔 : 영동읍 계산로6길 7-1 / 043-744-2235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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