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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총력 대응

메르스 최전선의 영웅들을 응원하며

한 의사가 선배인 감염내과 의사에게 보내는 편지

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2015.06.17 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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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H형, 오랜만에 소식을 전합니다.
메르스 사태가 확산일로에 있던 지난 주, 인터넷에서 메르스 관련 내용들을 검색하던 중 예의 그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형의 얼굴이 나온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현재 메르스 1호 환자를 진료 중이며, 환자의 상태에 고비도 있었지만 회복하실 것으로 본다는 것, 그리고 감염학회에서 이미 메르스 진료 프로토콜을 만들었고 의료진의 경험도 축적되고 있으니 불안해하지 말고 침착하게 이겨나가자고 당부하는 내용이었지요.

기사에서 지난 3월에 에볼라 대응 의료진 제1진 팀장으로 서아프리카에까지 다녀오섰다는 내용을 보면서는 적잖이 놀랐습니다. 의과대학생 시절 캠퍼스와 병원, 그리고 일과를 마친 후 기숙사에서 변함없이 보여주던 형의 그 사람 좋은 웃음 속 어디에 그런 대담함이 숨겨져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제 뇌리에는 에볼라 환자 진료 현장에서, 그리고 지금 메르스 환자 진료 현장에서 무게가 10kg도 넘는다는 방호복을 입고 동분서주하는 영웅적인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형이 이런 말을 들으면 “아니 영웅은 무슨, 내가 영웅이라면 진료 일선에서 메르스와 맞서 싸우는 우리 의료인들이 다 영웅이지.”라며 겸양을 보이실 겁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의료 현장에는 수 많은 영웅들이 뛰고 있습니다.

메르스 환자 진료 후 전염되어 5번 환자로 지칭되다가 완치돼 진료를 다시 시작한 정 원장님, ‘그래도 우리는 끝까지 환자 곁에 있을 겁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환자 간호에 여념이 없는 삼성 서울병원의 어느 간호사, 코호트 격리 속에 ‘머리를 들이밀고 메르스와 싸우겠다’는 결의를 다진 동탄 성심병원의 간호사, 그리고 감염의 두려움 속에서도 진료의 최전선에서 묵묵히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의료진들 한 분 한 분이 메르스와의 전쟁 중에 있는 우리 사회의 영웅들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에볼라 창궐국가에 자원봉사를 다녀온 의료진들을 초청하여 “자원봉사 의료진들이 우리를 에볼라로부터 보호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들을 돌보고 보호해야 한다”며 이들을 ‘미국의 영웅’으로 칭했듯이 메르스 진료 일선에 있는 우리나라의 의료진들 모두에게 국민들이 마음으로부터의 응원을 보내기를 기대해 봅니다.  

좀 야속한 소식도 있습니다. 일부 학교가 의료진의 자녀들의 등교를 막았던 사례들, 등교해서 동급생들에게 따돌림 받는 의료진의 자녀들… 그러나 이런 과잉 대응하는 마음들 또한 우리 의료인들이 품에 안고 가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창 시절 스승님들께서 “소의(小醫)는 질병을 치료하고 중의(中醫)는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며 대의(大醫)는 사회를 치료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과잉 대응하는 일부 국민들의 마음 속에는 ‘불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불안은 미지의 대상, 통제가 어려운 대상에 대해 더욱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메르스라는 아직은 낯선 질병에 대한 초기 대응의 난맥으로 인하여 이 질병이 통제 가능하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지 못함으로써 국민들의 불안이 증폭된 면이 있기에 과잉 대응하는 이들을 야속하게 여기지 말고, 과학적인 의학 정보의 정확한 전달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치료와 예방 대책의 과감한 실행을 통해 국민들의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야 하겠습니다.

지난 주만 해도 곧 잦아들 것으로 예상했던 메르스의 확산이 24일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의료진들이 메르스 환자들을 돌봐야 할 시간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의료인으로서의 소명 의식과 의지의 힘으로 이 난국을 잘 극복해내실 것이라 믿으며, H형과 메르스 진료 일선에 있는 모든 의료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이 편지는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선배인 감염 내과 의사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으로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에게 보내는 응원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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