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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융성

달 밝은 밤 직녀가 한복을 만났을 때

‘달빛 한복 패션쇼’ 경복궁 흥례문광장서 21일 펼쳐져

2015.10.29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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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지나 품을 훨씬 더 크게 부풀린 밤하늘과 그 위에서 제 몸을 더 반짝이려는 달빛. 밖으로, 밖으로 자꾸만 우리를 불러내는 바람. 계절을 담으려 눈과 귀가 더 크게 열리는 때….

10월 21일 밤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달빛 한복 패션쇼’에선 수천 년 전 직녀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붙잡았다. 1년에 단 하루, 음력 칠월 칠석에만 만날 수 있는 견우를 기다리며 1년 내내 옷을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직녀 설화. 직녀가 그리움과 사랑의 추억으로 만든 옷, 한복이 낯익고도 낯선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졌다.

2015 한복의 날을 맞아 10월 21일 저녁 서울 종로구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펼쳐진 ‘달빛 한복 패션쇼’에서 한복을 입은 모델들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2015 한복의 날을 맞아 10월 21일 저녁 서울 종로구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펼쳐진 ‘달빛 한복 패션쇼’에서 한복을 입은 모델들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복진흥센터가 주관한 이 행사는 ‘2015 한복의 날’을 기념하고 다양한 한복 패션을 선보이기 위해 마련됐다. 1997년부터 해오고 있는 행사이지만 올해는 특히 실내 공간에서 벗어나 더 많은 대중과 만나기 위해 수도 서울의 중심이자 조선 건국의 상징인 경복궁 흥례문광장에서 진행됐다.

직녀 설화를 바탕으로 전통한복을 선보이는 1부 ‘천상의 옷’과 다양한 현대 한복을 보여주는 2부 ‘지상의 옷’, 아동 한복과 웨딩 한복을 내세운 3부 ‘사랑의 옷’ 등 3개 테마로 구성된 패션쇼는 경복궁 수문장 퍼포먼스, 미디어아트, 전통춤 등과 복합적으로 어울려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어떻게 구분 지을까?’ 1부에서 선보인 이혜순 디자이너의 작품 25점은 ‘전통한복 패션쇼’라고 쓰인 행사 안내 글을 다시 들여다보게 할 만큼 현대적인 스타일이어서 단순히 예쁘다는 감상을 넘어 보는 이를 매혹할 만한 감흥을 일으켰다.

이렇듯 한복의 근원적인 선과 흐름의 아름다움을 담았다는 ‘천상의 옷’이 보여준 한복의 전통성은 오래되고 촌스러운 것이 아니라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어필할 수 있는 예술적 원형이었다. 흥례문을 등지고 관객을 향하는 직녀의 춤사위는 곧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무는 몸짓이자 과거를 넘어 현대로, 대중으로, 세계로 향하는 한복의 도약이었다.

직녀 설화를 바탕으로 한 전통한복 ‘천상의 옷’ 무대.
직녀 설화를 바탕으로 한 전통한복 ‘천상의 옷’ 무대.

직녀 설화 바탕 전통한복 선봬
현대적 해석, 한복의 세계화 가능성 보여줘

8명의 디자이너가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인 ‘지상의 옷’은 한복이 지닌 아름다움의 층위를 넓혔다. ‘우아하다’, ‘단아하다’, ‘곱다’와 같이 한복이 주는 기존의 이미지 이상을 떠올려본 적 없는 이들에겐 이 낯선 한복들은 세련되고 도발적이며 때로는 재치 있고 앙증맞기까지 했다. 고름을 없애고 품을 줄이고 치마를 짧게 자른 한복.

이 낯섦은 일상복과 연계했을 때는 지극히 익숙한 것이 되니 현대적 한복의 낯섦은 일상복으로서의 한복의 가능성이기도 하다.

마지막 이야기는 한복의 전통성을 계승할 미래로 아이들을, 한복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대상으로 신부(新婦)를 불러들였다. 김민정 디자이너가 내놓은 아동 한복은 아이들의 활동에 불편함을 주지 않으면서도 상상력과 감성을 키울 수 있는 디자인으로 명절에나 꺼내 입던 한복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했다.

역시 웨딩드레스에 밀려 폐백 때나 입던 예식용 한복은 풍성한 치마와 화려한 문양을 극대화해 ‘결혼식만큼은 한복을 입자’는 행사의 취지를 넘어 또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날 한복의 날 기념식에는 한복 문화 진흥과 한복 산업계 활성화에 기여한 이에게 수여되는 ‘장한 한복인상’ 시상이 진행됐다. 올해의 장한 한복인상은 한국전통한복문화원 조효순 원장이 수상했다. 조 원장은 30여 년 동안 대학에서 우리 한복을 교육한 전통복식학의 대가로 민족복의 고증과 한복의 세계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왼쪽)신한복 ‘지상의 옷’. (오른쪽)신부를 위한 웨딩한복.
(왼쪽)신한복 ‘지상의 옷’. (오른쪽)신부를 위한 웨딩한복.

각종 사극에서 아름다운 한복 자태를 뽐내며 한복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로 손꼽히는 배우 하지원 씨는 한복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한복을 입고 무대에 등장해 박수를 받은 그는 “한복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들어 한복을 입고 즐기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한류 확산과 함께 한복이 세계가 인정하는 핵심 콘텐츠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정부 국정기조인 문화융성의 정신이 한복에도 녹아 있는 만큼 한복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새롭게 변형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월 21일 한복특별전에 참석해 한복 패션쇼를 관람하고 있다. 박 대통령 왼쪽은 한복 홍보대사 배우 하지원.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10월 21일 한복특별전에 참석해 한복 패션쇼를 관람하고 있다. 박 대통령 왼쪽은 한복 홍보대사 배우 하지원. (사진=청와대)

한복 변천사 한눈에… 드라마 속 한복 전시

‘광복 70주년 기념 한복특별전-우리가 사랑한 한복’이 11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1층에서 열린다. 특별전은 우리 근현대사와 함께해온 한복 문화의 흐름을 되돌아봄으로써 한복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하고 대중 복식으로서 한복의 가능성을 높이고자 마련됐다.

이번 한복특별전에는 시대별, 이슈별 한복 문화에 대한 전시를 통해 광복 이후 70년간의 한복 문화를 재조명하고 ‘미스코리아의 한복’, ‘88올림픽과 한복’ 등 사회적 이슈 속에서 한복이 상징하는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한복, 영상물, 소품 등이 공개됐다. 인기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직접 입었던 한복 8벌도 전시돼 한류 팬들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취임식 만찬과 숭례문 복구 기념식,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 등에서 입었던 한복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복의 날을 맞아 개최된 특별전과 사랑채 앞에서 열린 한복 패션쇼를 관람한 박 대통령은 “한복을 시대에 맞게 발전시켜서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인들도 사랑하는 새로운 문화상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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