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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단 하나의 팀이 국가대표~ 여자아이스하키

‘2017 IIHF아이스하키 여자세계선수권대회’ 테스트이벤트로 돌아본 여자아이스하키

2017.03.29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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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다. 빠르다. 공격적이다. ‘아이스하키’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그 어려운 걸 해내는 여자선수들이 있다. 조금 이상한 건, 존재하는 단 하나의 팀이 국가대표라는 거다.

실업팀, 프로팀, 대학팀 하나 없으니 리그전 따위 있을 리 없다. 창단(1998)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고등학생, 알바생, 피아니스트, 의대생 등으로 구성된 선수단 역시 외인구단 급이다.

1999년 제4회 강원동계아시안게임을 위해 급 결성된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얘기다. 정식 유니폼 하나 없어 대학팀 남자 옷을 물려 입었고, 한 달 100만 원 남짓한 훈련수당을 받았다. 때문에 낮에는 일하고, 밤에 훈련을 했다. 어디에 국가대표라고 말 할 수도 없었다. 누구도 몰랐고, 알려하지도 않았다.

2016년 6월, 중동고와의 연습 경기를 위해 도열한 여자아이스하키 패표팀. (출처=대한아이스하키협회)
2016년 6월, 중동고와의 연습 경기를 위해 도열한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출처=대한아이스하키협회)

지난해부터다. 여자아이스하키 팀을 소재로 한 영화 ‘국가대표2’가 개봉했고, 선수들의 모습이 광고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중학생과 편의점 알바생, 피아니스트인 여자들이 밤이면 링크 위를 무섭게 달렸다. 몸집보다 큰 장비를 입고 말이다. 광고의 임팩트는 강했고, 현존하는 국가대표 선수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들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지난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중국과 연장 끝에 3대2로 승리하며 4위를 기록했다. 7번 지고 8번째 첫 승리였다. 10년 전, 0-29로 패한 일본에 단지 3골 차이로 졌으며, 태국을 20대 0으로 완파했다. 4차례의 아시안게임에서 242점을 내주며 15전 전패를 당했던 그들이다. 스스로 장비를 마련하고, 선수촌 식사 대신 분식집 배달음식으로 버틴 서러운 시간들을 값진 승리로 극복하고 있었다. 

세라 머레이 감독과 함께 훈련 중인 대한민국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출처=문체부블로그)
세라 머레이 감독과 함께 훈련 중인 대한민국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출처=문체부블로그)

아이스하키는 매우 빠르고 격렬한 운동이다. ‘보디체크’라 불리는 살벌한 몸싸움으로 보호장비도 엄청나다. 머리에 쓰는 헬멧은 기본이고, 숄더 패드(상체보호), 엘보우 패드(팔꿈치보호), 글러브(손보호), 씬가드(무릎과 정강이보호), 하키 팬츠(낭심과 엉덩이보호)로 그 무게는 15킬로그램에 달한다. 거친 몸싸움 탓에 골키퍼를 제외한 5명의 선수는 수시로 교체를 필요로 한다.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 폐막식 경기다. 눈보다 빠른 퍽을 놓치면 경기의 흐름을 알 수 없으니 집중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몰입해 진가를 느낀다면 쉽게 중독되는 종목이기도 하다.

미국, 핀란드, 러시아, 스웨덴 등의 북유럽 국가들이 강국이다. 우리 아이들이 태권도장에 다니듯, 아이스하키를 탄다는 종주국 캐나다는 평창에서 3연패를 노리고 있다.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소재로 한 영화,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소재로 한 영화 ‘국가대표2’ 상영기념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대표선수들.(출처=KTV)

여자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가 4월 2일부터 8일까지,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개최된다. 관동 하키센터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한국과 네덜란드, 영국, 북한, 슬로베니아, 호주 등 6개국이 참가한다. 북측의 참여로 ‘남북 공동응원단’을 구성해 경기 일정에 따라 200명 규모의 응원단이 총 5차례 경기를 응원할 계획이다.

아이스하키 국제대회는 경기 후 승리한 팀의 국가를 연주해 주는 것이 관례다. 격한 몸싸움으로 체력소모가 많은 만큼, 여유 있게 승리를 만끽하라는 배려일 거다. 빙상장에서 애국가를 듣기 위해선 무조건 이겨야 한다. 만만치 않은 목표다.

그래서다. 캐나다 교포, 캐럴라인 박(25·한국명 박은정) 선수와 대넬 임(캐나다) 등 아이스하키협회는 해외에서 뛰는 선수 중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선수들의 귀화를 추진했다. 푸른 눈의 한국인. 그들의 기량으로 우리팀의 상승세를 기대해 본다. 

지난 샷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2-2 연장 후 슛오프 끝에 감격적으로 승리한 후, 경기장에 울리는 애국가를 따라부르는 선수들. (출처=대한아이스하키협회)
지난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중국에 극적으로 승리한 후, 경기장에 울리는 애국가를 따라부르는 선수들.(출처=대한아이스하키협회)

아이돌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여고생, 대표팀 공격수 ‘이은지’.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자라면서 아이스하키 올림픽의 꿈이 생긴 대표팀 공격수 ‘박은정’. 여자아이스하키팀의 17년 산 증인이며 맏언니이자 대표팀 주장 ‘이규선’. 부모님의 뜻대로 피아노를 쳤지만, 아이스하키는 자신이 선택했다는, 대표팀 공격수 ‘한수진’. 그리고 그 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

이들의 목표는 똑같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1승이다. 금메달을 따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경기 후 애국가를 듣는 거다.

열정 하나로 버틴 그들이다. 강국을 상대로 ‘기죽지 않는 투지’를 선보이길 온힘으로 응원한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평창동계올림픽까지, 그들의 극적인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은영 eypark19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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