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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갈래~아리바우길, 올래~ 올림픽

평창 개최 기념 조성 ‘올림픽 아리바우길’ 1~3코스을 걷다

2017.11.10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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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아리바우길

평창올림픽 개최지인 평창, 강릉, 정선의 자연경관과 역사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트레킹 코스가 마련됐다. 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조성한 ‘올림픽 아리바우길’이다. 올림픽 아리바우길은 동계올림픽 개최지 세 곳을 뜻한다. 평창의 ‘올림픽’, 정선의 ‘아리랑’, 강릉트레킹 길인 강릉 ‘바우길’에서 이름을 땄다.
 
올림픽 아리바우길은 정선 아리랑시장에서 강릉 경포해변까지 총 9개 코스, 131.7km에 이르는 역사·문화·생태 탐방로다. 1코스는 정선 아리랑시장에서 나전역까지, 2코스는 나전역에서 구절리역까지, 3코스는 구절리역에서 배나드리마을까지, 4코스는 배나드리마을에서 안반덕까지, 5코스는 안반덕에서 대관령휴게소까지, 6코스는 대관령휴게소에서 보광리 게스트하우스까지, 7코스는 보광리 게스트하우스에서 명주군 왕릉까지, 8코스는 명주군 왕릉에서 송양초등학교까지, 9코스는 송양초등학교에서 경포해변까지 이어진다.
 
하나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아리랑’의 모태인 정선의 강과 들, 평창의 백두대간과 수려한 자연경관, 빼어난 산수를 자랑하는 강릉의 역사와 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

정선에서 강릉까지 총 9개 코스로 구성된 올림픽 아리바우길 중에서 정선 아리랑시장에서 배나드리마을로 이어지는 올림픽 아리바우길 1·2·3코스를 소개한다.

1코스 17.1km 정선 아리랑시장-정선역-다래뜰-한반도지형마을-나전역





 

올림픽 아리바우길 각 코스는 짧게는 12km, 길게는 20km에 이른다. 산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길이 많아 제주 올레길 코스보다 초심자가 오르기엔 살짝 힘겨울 수 있다. 길은 강원도를 넘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하는 정선 아리랑시장에서 시작한다.

 정선 아리랑시장은 원래 2일과 7일로 끝나는 날마다 열렸던 5일장이었다. 그러다 전국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점차 상설시장으로 바뀌어 운영되고 있다. 정선 아리랑시장이 올림픽 아리바우길의 시작을 알리는 장소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추측컨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눈에 담기 전 배부터 든든히 채우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정선 아리랑시장에는 콧등치기국수, 메밀전병, 올챙이국수, 수수부꾸미 등 강원도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가 유명하다.

한반도지형마을을 지나 자작나무 쉼터로 들어서면 상쾌한 공기가 폐속 깊숙이 들어온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한반도지형마을을 지나 자작나무 쉼터로 들어서면 상쾌한 공기가 폐속 깊숙이 들어온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배를 두둑하게 채웠으면 이제 본격적으로 길을 나설 차례. 시장을 벗어나 제2정선교를 건너 조양강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만개한 코스모스로 둘러싸인 정선역에 다다른다. 정선 탄광에서 나온 석탄을 가득 싣고 달리던 기차는 이제 석탄 대신 관광객을 싣고 산을 누빈다.

아우라지역으로 향하는 기찻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한반도지형마을로 유명한 다래뜰이 보인다. 물길이 급하게 돌아가는 모퉁이 지형이 마치 한반도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래뜰을 한눈에 담으려면 맞은편에 있는 상정바위산의 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상정바위산은 ‘정선아리랑’에도 등장한다. ‘앞 남산 뻐꾸기는 초성도 좋다’의 남산이 바로 상정바위산이다.

예부터 정선 사람들은 상정바위산이 아우라지에서 보면 남쪽에 있다 해 주로 남산으로 부르곤 했는데 그 이름이 ‘정선아리랑’에도 쓰인 것으로 보인다. 상정바위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문곡본동 정류장을 지나면 문곡교를 사이에 두고 길이 갈린다.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조양강 강변로 코스와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새리골 등산로 코스다. 강변로 코스는 강을 따라 한적하게 걷는 맛이, 등산로 코스는 울창한 솔숲에서 내려다보는 들판의 전경이 매력적이다. 갈라졌던 길은 1코스의 마지막 구간인 나전역에서 다시 만난다.

나전역은 강원도에 있는 대부분의 역이 그렇듯 인근 광업소에서 캔 석탄을 활발히 수송했던 역 중 하나다. 지금은 무인역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간이역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나전역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지금은 영화·드라마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2코스 20.5km 나전역-꽃벼루재-아우라지역-흥터-가물재-구절리역





 

길이 끝나는 곳에 또 다른 길이 시작된다. 올림픽 아리바우길 2코스는 1코스가 끝난 나전역에서 다시 이어진다. 2코스는 올림픽 아리바우길 9개 코스 중 가장 길이가 긴 20.5km에 이르는 구간이다. 하지만 길이 대체로 평탄해 부담 없이 산책하기 좋다.

나전역에서 출발해 북평교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2코스가 시작된다. 다시 조양강을 따라 길을 걷다 보면 ‘꽃벼루재’가 모습을 드러낸다. 꽃벼루재는 ‘진달래가 가장 먼저 피는 벼랑’이라는 뜻을 지닌 길이다. 산을 굽이굽이 휘감듯 이어지는 꽃벼루재는 저 멀리에는 유유히 흐르는 골지천이, 가까이에는 곳곳에 소나무가 자리해 어디를 봐도 아름다운 풍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제 아우라지역으로 향한다. 아우라지는 양수인 송천과 음수인 골지천이 만나 어우러진다 해서 이름 붙여진 곳이다. 과거 한양으로 실어갈 목재를 운반하던 뗏목이 지나던 곳이 아우라지다. 조양강을 지나 한강까지 노를 저어가던 뱃사공의 애환을 담은 ‘아리랑’의 서글픈 구절이 조양강을 지나 한강까지 흘렀으리라.

강원 정선군 정선읍 조양강변에는 정선아리랑제가 열릴 때마다 줄 배를 띄운다. 조선시대 때 조양강은 아우라지에서 밴 목재를 한양까지 싣고 가는 뗏목이 출발하는 지점이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강원 정선군 정선읍 조양강변에는 정선아리랑제가 열릴 때마다 줄 배를 띄운다. 조선시대 때 조양강은 아우라지에서 밴 목재를 한양까지 싣고 가는 뗏목이 출발하는 지점이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선아리랑’이 불리기 시작한 것은 조선 초기부터라고 전해진다. 고려 왕조를 섬기고 벼슬에 올랐던 일곱 선비가 불사이군(不事二君)을 다짐하며 개성의 깊은 산골 두문동에 은신하다 지금의 강원 정선군 남면 낙동리로 옮겨와 살았다.

고려왕조에 대한 충절로 가득했던 일곱 선비의 마음 한구석에는 고향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한시로 지어 읊은 것이 ‘정선아리랑’의 시원이라고 하는데, 확실치는 않다. 또 다른 설은 여량리에 사는 처녀와 아우라지 건너편 유천리에 사는 총각의 연애이야기에서 비롯된다. 처녀와 총각은 유천리에 있는 싸리골에서 몰래 만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홍수가 나서 아우라지에 나룻배가 다닐 수 없게 됐다. 불어난 강물 때문에 서로 만나지 못하는 젊은 남녀의 안타까운 심정을 담았다는 설도 함께 전해진다. 뱃사공이 불렀을 ‘정선아리랑’을 흥얼거리다 보니 구절리로 향하는 길에 들어섰다. 그 길을 따라가면 가물재가 나타난다. 구불구불 길게 이어진 가물재길 끝에 구절리역이 있다.

3코스 12.9km  구절리역-이성대-노추산-모정탑길-배나드리마을





 

올림픽 아리바우길 3코스는 구절리역에서 시작한다. 3코스는 앞서 걸었던 2코스보다는 가파른 산길이 기다리고 있다. 길이는 12.9km에 이르는 짧은 구간이지만 해발고도 1332m에 이르는 노추산 정상이 코스에 포함돼 있어 트레킹보다는 등산 코스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3코스의 시작점인 구절리역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역시 강원도’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빽빽이 솟은 산봉우리가 시야를 가득 메운다. 그중 가장 높은 봉우리가 노추산이다. 강원 강릉시 왕산면과 정선군 북면에 걸쳐 있는 노추산은 백두대간과 태백산맥을 잇는 산이기도 하다.

노추산 정상까지 채 100m도 남기지 않은 곳에 ‘이성대’가 있다. 공자와 맹자를 기리기 위해 강릉의 한 주민이 50년쯤 전에 지은 사당이다. 노추산은 산 정상보다 이성대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더 훌륭하다. 날씨가 좋으면 멀리 태백에 있는 매봉산과 동해에 있는 두타산까지 보인다.

백두대간 첩첩산중인 노추산 계곡을 따라 900m 정도 가면 모정탑이 나타난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백두대간 첩첩산중인 노추산 계곡을 따라 900m 정도 가면 모정탑이 나타난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선에서 시작한 산길은 간간이 들리는 산새 소리만 귓가에 맴돌 만큼 고요하다. 늦가을에 접어든 노추산 풍경에 감탄하며 산을 오르다 보면 계곡물 흐르는 소리에 마음마저 청량해진다. 계곡물 소리가 귓가에서 멀어지면 이제 내리막 구간이다.

산 정상에서 5.1km 남짓 내려오면 노추산이 자랑하는 모정탑이 모습을 드러낸다. 켜켜이 쌓은 돌탑이 수천 개는 족히 될 법하다. 보는 사람의 감탄을 자아내는 돌탑은 애끓는 사연이 있다. 탑이 쌓인 길은 어머니의 마음을 담았다 해 ‘모정탑길’이라 부른다. 슬하에 4남매를 둔 차옥순 씨는 불의의 사고로 아들 둘을 앞세웠고 남편도 병에 걸리는 등 우환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이 계곡에 돌탑 3000기를 쌓으면 집안에 깃든 우환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 씨는 산신령의 말 따라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며 1986년부터 2011년까지 25년간 돌탑을 쌓았다. 모정탑길에는 수능을 앞둔 11월이면 차 씨처럼 자식을 위한 마음뿐인 어머니들로 가득하다. 하나하나 돌을 들어 쌓을 때마다 자식의 안녕을 비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모정탑길을 지나 배나드리마을에 다다른다. 길은 이제 4코스로 이어진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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