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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썹(HACCP) 김치라면 안심하고 드세요~”
[전국] “요즘 지상파나 케이블에서 식품 고발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잖아요. 몰랐던 사실들을 알려줄 때마다 새삼 놀라곤 하는데 식약청이 인증한 거라면 믿을 만하지 않나요?”
지난 4일, 부산역 근처의 한 닭강정 가게에서 만난 주부들이 ‘위해요소 중점관리 우수식품 업소(HACCP)’라는 문구를 가리키며 한 마디씩 한다. 아이들 간식을 고를 때만큼은 세상 누구보다 까다롭고 깐깐한 사람이 된다는 주부들.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건 다름아닌 ‘해썹(HACCP)’ 마크이다.
식품의약안전청이 인증한 곳답게 가게 앞 곳곳에는 동그란 모양의 ‘해썹(HACCP)’ 마크가 박힌 광고판이 ‘위해요소 중점관리 우수식품 업소’라는 큼지막한 문구와 함께 곳곳에 붙어 있었다. 몇 시간을 옆에서 지켜보니 가게 앞은 아이들 간식을 사러나온 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해썹(HACCP)’이란 원료에서부터 제조·유통 단계의 전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위해요소를 분석해 사전에 제거하는 과학적인 식품안전관리 제도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정하고 있다. 이 제도는 식품의 원료 관리 및 제조·가공·조리·유통의 모든 과정에서 위해한 물질이 식품에 섞이거나 식품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 과정의 위해요소를 평가해 중점적으로 관리한다.
식약청 식중독예방관리과 최용훈 담당자는 “해썹(HACCP)은 사전에 위해요인의 발생여건들을 차단해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라며 “학생들이 먹는 급식은 물론 단체급식의 경우 해썹(HACCP) 지정 식품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담당자는 “현재의 일반 위생관리 제도는 완제품의 사후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어 사후 관리에 따른 막대한 시간과 예산이 소요되는 실정인 반면, 해썹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사전 관리를 가능케 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을 공급한다.”고 덧붙였다.
‘해썹(HACCP)’은 소비자가 많이 먹으면서, 제조 과정에서 위생관리가 더욱 필요한 7개 식품군을 지정, 매출액과 종업원 수에 따라 단계별로 나눠 의무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7개 식품군에는 ① 어육가공품 중 어묵류 ② 냉동수산식품 중 어류·연체류·조미가공품 ③ 냉동식품 중 피자류,만두류,면류 ④ 빙과류 ⑤ 비가열음료 ⑥ 레토르트식품 ⑦ 김치류 중 배추김치 등이 포함된다.
안전성을 확보하는 과정인 만큼 인증 과정은 비교적 까다로운 편이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해썹(HACCP) 지정 업체 업주들은 “조건이 워낙 까다로워 인증 받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례로, 식품제조업자는 손세척, 건조, 소독과 이물제거 설비를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하며, 작업장의 바닥, 벽, 천장 역시 식품위생법에 따른 시설기준에 맞는 재질로 바꿔야 한다.
이렇듯 해썹(HACCP)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만큼 식약청에서는 재정이 열악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재정 지원 및 기술 지원도 함께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총 570개 업소에 57억 원의 재정 지원을 했다. 지원 대상 업체에는 작업장 바닥, 벽, 천장 등 개보수 공사 비용을 비롯해 작업장 청정도 관리에 필요한 설비(공조기, 환기시설, 에어커튼)에 따른 공사 비용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런 다양한 지원 덕분에 현재 전국 3,437개의 사업장이 해썹(HACCP) 인증을 받았다. 특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어렵게 획득한 인증인 만큼 이는 소비자 신뢰로 연결되면서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종 식품을 대규모로 판매하는 한성식품 관계자는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뒤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식약청 인증 로고를 다른 경쟁사보다 유난히 크게 표시해둔 덕분에 주부들의 신뢰도가 높아져 브랜드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며고 말했다.
부산에서 소규모 닭강정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필한 씨는 “제품 단가가 비싸더라도 100% 한국산 닭고기만 고집하는데, 그동안에는 이를 알릴 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며 “해썹 인증을 받은 뒤 100% 국내산 닭만 사용해야 해썹 마크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면서 까다로운 주부들의 지갑을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역시 “해썹 제도를 통해 착한 먹거리를 구분할 수 있어서 좋다.”며 반기는 입장이다.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박성윤 씨는 “최근 TV에서 불량 식품과 불법 원재료를 사용하는 식품들을 고발할 때마다 제대로 된 먹거리가 사라지는 것 같아 불안했는데, 해썹을 알게 되면서 이 로고가 표시된 제품 위주로 고르고 있다.”며 “먹는 것 만큼은 더욱 꼼꼼하게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약청 식중독예방관리과 최용훈 담당자는 “앞으로 어린이기호식품, 영유아용 식품 및 연 매출액 100억 이상 식품 제조업체에 대한 해썹 의무 적용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며 “현재 자율 지정 대상인 고속도로 휴게소, 뷔페, 도넛 등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식품접객업소 제품에 대해서도 해썹 자율 적용 및 지정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책기자 서미자(직장인) sing5102@naver.com
지난 4일, 부산역 근처의 한 닭강정 가게에서 만난 주부들이 ‘위해요소 중점관리 우수식품 업소(HACCP)’라는 문구를 가리키며 한 마디씩 한다. 아이들 간식을 고를 때만큼은 세상 누구보다 까다롭고 깐깐한 사람이 된다는 주부들.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건 다름아닌 ‘해썹(HACCP)’ 마크이다.
식품의약안전청이 인증한 곳답게 가게 앞 곳곳에는 동그란 모양의 ‘해썹(HACCP)’ 마크가 박힌 광고판이 ‘위해요소 중점관리 우수식품 업소’라는 큼지막한 문구와 함께 곳곳에 붙어 있었다. 몇 시간을 옆에서 지켜보니 가게 앞은 아이들 간식을 사러나온 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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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닭강정 업소. 가게 앞 곳곳에는 동그란 모양의 ‘해썹(HACCP)’ 로고가 박힌 광고판이 붙어있다. |
‘해썹(HACCP)’이란 원료에서부터 제조·유통 단계의 전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위해요소를 분석해 사전에 제거하는 과학적인 식품안전관리 제도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정하고 있다. 이 제도는 식품의 원료 관리 및 제조·가공·조리·유통의 모든 과정에서 위해한 물질이 식품에 섞이거나 식품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 과정의 위해요소를 평가해 중점적으로 관리한다.
식약청 식중독예방관리과 최용훈 담당자는 “해썹(HACCP)은 사전에 위해요인의 발생여건들을 차단해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라며 “학생들이 먹는 급식은 물론 단체급식의 경우 해썹(HACCP) 지정 식품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담당자는 “현재의 일반 위생관리 제도는 완제품의 사후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어 사후 관리에 따른 막대한 시간과 예산이 소요되는 실정인 반면, 해썹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사전 관리를 가능케 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을 공급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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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썹(HACCP) 의무지정 대상인 김치의 겉포장지에는 인정 마크가 눈에 띄게 새겨져 있다. |
‘해썹(HACCP)’은 소비자가 많이 먹으면서, 제조 과정에서 위생관리가 더욱 필요한 7개 식품군을 지정, 매출액과 종업원 수에 따라 단계별로 나눠 의무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7개 식품군에는 ① 어육가공품 중 어묵류 ② 냉동수산식품 중 어류·연체류·조미가공품 ③ 냉동식품 중 피자류,만두류,면류 ④ 빙과류 ⑤ 비가열음료 ⑥ 레토르트식품 ⑦ 김치류 중 배추김치 등이 포함된다.
안전성을 확보하는 과정인 만큼 인증 과정은 비교적 까다로운 편이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해썹(HACCP) 지정 업체 업주들은 “조건이 워낙 까다로워 인증 받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례로, 식품제조업자는 손세척, 건조, 소독과 이물제거 설비를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하며, 작업장의 바닥, 벽, 천장 역시 식품위생법에 따른 시설기준에 맞는 재질로 바꿔야 한다.
이렇듯 해썹(HACCP)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만큼 식약청에서는 재정이 열악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재정 지원 및 기술 지원도 함께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총 570개 업소에 57억 원의 재정 지원을 했다. 지원 대상 업체에는 작업장 바닥, 벽, 천장 등 개보수 공사 비용을 비롯해 작업장 청정도 관리에 필요한 설비(공조기, 환기시설, 에어커튼)에 따른 공사 비용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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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식품은 다른 경쟁업체보다 유독 해썹마크를 크게 표시한 덕분에 이미지 개선 및 매출에서도 이득을 봤다. |
이런 다양한 지원 덕분에 현재 전국 3,437개의 사업장이 해썹(HACCP) 인증을 받았다. 특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어렵게 획득한 인증인 만큼 이는 소비자 신뢰로 연결되면서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종 식품을 대규모로 판매하는 한성식품 관계자는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뒤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식약청 인증 로고를 다른 경쟁사보다 유난히 크게 표시해둔 덕분에 주부들의 신뢰도가 높아져 브랜드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며고 말했다.
부산에서 소규모 닭강정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필한 씨는 “제품 단가가 비싸더라도 100% 한국산 닭고기만 고집하는데, 그동안에는 이를 알릴 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며 “해썹 인증을 받은 뒤 100% 국내산 닭만 사용해야 해썹 마크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면서 까다로운 주부들의 지갑을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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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카트에 해썹 홍보용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식약청은 앞으로 어린이기호식품, 영유아용 식품 및 연 매출액 100억 이상 식품 제조업체에 대한 해썹 의무 적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소비자들 역시 “해썹 제도를 통해 착한 먹거리를 구분할 수 있어서 좋다.”며 반기는 입장이다.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박성윤 씨는 “최근 TV에서 불량 식품과 불법 원재료를 사용하는 식품들을 고발할 때마다 제대로 된 먹거리가 사라지는 것 같아 불안했는데, 해썹을 알게 되면서 이 로고가 표시된 제품 위주로 고르고 있다.”며 “먹는 것 만큼은 더욱 꼼꼼하게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약청 식중독예방관리과 최용훈 담당자는 “앞으로 어린이기호식품, 영유아용 식품 및 연 매출액 100억 이상 식품 제조업체에 대한 해썹 의무 적용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며 “현재 자율 지정 대상인 고속도로 휴게소, 뷔페, 도넛 등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식품접객업소 제품에 대해서도 해썹 자율 적용 및 지정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책기자 서미자(직장인) sing5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