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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미술품을 성공적으로 복원할 수는 없다
사람이 병들면 치료하듯 미술작품도 손상되면 그에 따른 적절한 처방과 치료를 해야 한다. 미술작품을 본래 모습대로 보존하거나 회복시키는 복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미술사에 등장하는 작품 중에는 원래의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복원한 작품들이 많다. 복원(復原)은 말 그대로 사물을 원래의 상태로 되돌려 놓은 것을 뜻한다. 여기에는 재료와 방법까지 원래 사물이 지녔던 상태로 되돌리는 수복(修復)의 의미가 있다.
원형이 손상된 미술품을 발견하거나 소장하고 있을 때 원래의 형태로 복원하고 싶은 마음은 국가나 개인이나 비슷하다. 그러나 복원은 복원대상의 상태와 복원범위에 따라 실로 다양하다. 이에 모든 미술품을 성공적으로 복원할 수는 없다. 미술사에서 복원의 성과가 확연히 드러나는 몇 가지 사례는 복원의 의미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말해준다.
복원한 미술작품의 대표 사례로 시스티나 성당의 걸작인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이 있다. <최후의 심판>은 창세기 제작 후 29년 만에 같은 공간 내 벽면에 5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으로 미술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대표 작품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 벽화는 그을음, 얼룩, 먼지 등이 쌓여 원작의 색을 잃어갔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복원이었다. 미켈란젤로 사후 수백 년이 흐른 1990년대 복원을 통해 450여 년 동안 그림 표면을 덮고 있던 이물질들을 걷어내는 복원작업이 이뤄졌다.
그 결과 어둡고 칙칙한 색이 걷히면서 밝고 선명한 색채를 되찾았다.(미켈란젤로 그림이 지닌 특유의 중후한 색채가 경박한 색채로 변했다는 비판도 강하다)
좌: 미켈린젤로 <최후의 심판> 1536~41년, 높이 18미터, 폭10미터, 전체면적 180.21제곱미터(약55평) 복원 전 / 우: 복원 후 |
최후의 심판 복원과정에서 일어난 최대의 논쟁은 미켈란젤로가 그린 ‘원형 그대로 누드로 복원하느냐?’, 아니면 미켈란젤로 사후 그의 수제자였던 다니엘 다 볼테라(Daniele da Volterra)가 ‘중요한 부위를 가린 천들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복원하느냐?’ 였다.
결국에 <최후의 심판>이 겪은 숱한 역경까지 하나의 역사이며 위대한 작품이 남겨지는 과정이라는 판단으로 볼테라가 개작한 부분을 보존한 상태로 복원되었다. 복원 기준과 상태에 관한 찬반이 뜨거웠지만, <최후의 심판>은 미술작품의 복원에 따른 많은 문제와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데 모델이 된 점에서 나름의 성과를 냈다.
이에 견주어 르네상스 시대의 또 하나의 걸작인 밀라노의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 식당내부 벽면에 그려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실패한 복원에 속한다. 벽의 박락과 훼손이 너무 심해 원래의 복원이 힘든 상태이다.
엄밀하게 <최후의 만찬> 경우는 복원의 기술적 면보다 벽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습기가 많음) 때문에 복원이 어렵다. 현재 관람기준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도 훼손을 막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두 걸작처럼 프레스코(fresco)그림은 재료와 환경의 특성상 원형의 보존과 수복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미술작품을 복원하는 과정에서는 때로 예상하지 못한 일들에 부딪히기도 한다. 르네상스시대의 이탈리아 화가 프라 바르톨로메오(Bartolommeo, Fra, 1472~1517)의 <비탄(Lamentation)>이 복원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다.
바르톨로메오는 라파엘로와 동시대에 활동하며 한 시대를 주름잡던 유명화가이다. 피렌체의 르네상스 전성기 양식을 고집했던 그의 작품은 17세기 부자들의 핵심 컬렉션대상이었다. <비탄>은 토스카나 어느 지방 대공이 복음교회에 있던 작품을 사들여 소유하던 그림이었다.
그런데 당시 소장가 중에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소장 작품을 수정하기도 했는데, <비탄>도 대공의 취향에 따라 수정되는 불행을 겪었다. 그로부터 수백 년 후인 1988년, 피티 궁전(Palazzo Pitti)에 근무하는 학예사들이 과학기술의 힘을 빌려 <비탄>를 복원했다.
복원과정에서 바르톨로메오의 화풍의 특징인 인물의 깊이 있는 감정표현이 한층 되살아났다. 중앙의 피에타 (Pietà)를 중심으로 전도자 요한과 사랑하는 제자, 막달레나 마리아 등의 슬픈 감정이 잘 드러났다. 문제는 검은색으로 덧칠한 배경을 걷어내면서부터 생겼다.
뜻밖에 화폭일부가 잘려나간 것을 알게 되었다. 잘려나간 부위는 베드로와 바울의 머리 부분으로 소장자인 대공의 입맛대로 수정하면서 훼손된 부위였다. 원작이 이미 훼손된 상태에서 복원했기 때문에 바르톨로메오가 그렸을 당시의 원형 복원은 불가능했다.
결과적으로 복원을 통해 <비탄>원작의 구성은 알게 되었지만, 복원은 폐단으로 남게 되었다. 어쩌면 그림의 감상적 측면에서 대공의 진열실에 걸려있던 상태로 보존하는 것이 나을 뻔했다.
이처럼 회화(패널화 또는 프레스코화)는 평면에 그려진 것으로 밑그림에 어떤 그림이 숨겨있는지, 화가가 어떤 상태로 마무리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복원 여부와 복원 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프라 바르톨로메오 <비탄Lamentation>, 1511-12, Oil on wood, 158×199 cm, 좌: 복원 전, 우: 복원 후 |
그렇다면 조각 분야는 어떨까?
조각 분야에서 복원은 회화와 다르다. 색채나 화면구성보다는 원형이 지닌 형태에 주목하게 된다. 입체인 만큼 정확한 원형모습이 아니면 어색하거나 부자연스럽기 쉽다. 그래서 정확한 원형 복원을 위해서 사료를 바탕으로 철저한 연구가 필요하다.
조각의 대표적 복원사례로 그리스 시대의 명작인 사모트라케섬의 <승리의 여신>, <라오콘>, <밀로의 비너스> 조각상을 들 수 있다. 먼저, <승리의 여신>은 처음 발굴되었을 때 원형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파손되어 있었다. 예시 도판에서 보듯 발견 당시 150여 개의 조각들(A)이었다. 1879년 루브르 첫 전시에서 가슴 아래 부분만 복원된 상태(B)로 전시하는데 15년이 걸렸다.
이후 그리스시대 제작한 승리의 여신 소상(小像,C)들과 동전에 새겨진 도형 등을 면밀하게 조사하여 복원에 적용하고, 복원기술(D-날개복제)을 통해 현재의 형태(E)로 복원시켰다. 복원의 하이라이트는 한쪽 날개를 복제하여 반대쪽 날개로 만든 부분이었다.
사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 발굴부터 복원까지 과정. |
미의 전형으로 유명한 <밀로의 비너스>도 발견 당시 온전한 형태가 아니었다. 몸체는 상하 두 개로 분리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양팔이 없는 상태였다. 승리의 여신상처럼 참고할 조각이나 사료가 없어 원형대로 복원이 어려웠다. 많은 전문가가 비너스 몸에 어울리는 팔의 형태를 제안(도판 A와 같은 팔 모양을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함)했지만, 어딘지 부자연스러울 뿐 어떤 동작도 어울리지 않았다.
결국, 두 팔이 없는 상태에서 상상으로 비너스 원형을 떠올리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하에 현재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비너스 상>의 복원시도는 확실성이 없는 경우 무리한 복원은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을 보여준다.
<도판 2> A: 밀로의 비너스 상(좌-시뮬레이션 재현, 우-현재의 비너스)/ B: 라오콘 상(좌-팔이 발견되기 전 복원상, 우-현재의 라오콘) |
그리스 최고의 걸작인 <라오콘> 역시 발견 당시는 지금의 모습과 달랐다. 처음 발견되었을 때 라오콘과 두 아들의 오른쪽 팔은 없었다. 당시 유명한 조각들이 라오콘의 복원을 위해 수많은 모작을 만들며 연구했다.
그리고 사진과 같은 모습으로 복원했다. 그러나 몇 년 후 라오콘의 팔이 발견되면서, 복원했던 형태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원형 모습은 처음 복원한 형태와 완전히 달랐다. 오른팔을 등 뒤로 젖힌 모습인 현재의 라오콘과 비교해보면 후대의 조각가가 그리스인의 조형 감각을 따라잡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팔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어색하게 오른팔을 하늘로 뻗고 있는 라오콘과 두 아들의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감상하고 있을 것이다.
예술작품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일은 전통과 역사를 되살리는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오래전부터 뛰어난 복원기술을 보유하고, 보존전문가(Conservator)의 전문성과 역할을 중시해온 선진국(유럽)의 복원 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미술 재료가 영구적이지 않은 한 미술작품의 수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수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적절한 치료와 처방을 하는 일이다. 궁극에 예술작품은 언제, 어떻게, 어디까지 복원을 하느냐에 따라 명작의 수명이 좌우되고, 무엇보다 명작이 지닌 감동의 지속 여부도 결정된다.
추천 참고문헌 및 도판: ‘프라 바르톨로메오 부분’- 필리프 코스타마나 지음, 김세은 옮김『가치를 알아보는 눈, 안목에 대하여』 아날로그, 2017.
◆ 변종필 미술평론가
문학박사로 2008년 미술평론가협회 미술평론공모 당선,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부문에 당선됐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객원교수, 박물관·미술관국고사업평가위원(2008~2016), ANCI연구소 부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관장으로 재직 중이며 미술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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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봄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진분홍빛 철쭉 축제 4곳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 드립니다!진분홍빛 철쭉 군락을 보고 싶으신 분4~5월 봄나들이를 계획하고 계신 분지역 봄꽃 축제를 방문하고 싶으신 분 따사로운 날씨에 꽃이 피기 시작하며 봄나들이 떠나기 좋은 4월, 5월! 봄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진분홍빛 철쭉 구경하러 방문해 볼 만한 전국 철쭉 축제를 소개합니다. ★추천 장소★ 충북 단양 소백산 철쭉제, 경남 산청 황매산 철쭉제, 경기 군포 철쭉 축제, 서울 불암산 철쭉제 충북 단양 소백산 철쭉제 - 축제 기간 : 2024.5.23.(목)~2024.5.26.(일)- 위치 :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 별곡리 644 (단양상상의거리), 충청북도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 (소백산)- 이용요금 : 무료 * 각 체험프로그램 요금 별도- 문의 : 043-420-2552 (단양군청 문화체육과)- 주차 :인근 주차장 이용 소백산 등산로· 천동코스(4시간 45분 소요) : 다리안로 - 천동·다리안관광지 - 비로봉 - 연화봉· 어의곡코스(4시간 20분 소요) : 새밭로 - 가곡새밭 - 비로봉 - 연화봉· 죽령코스(3시간 소요) : 죽령로 - 죽령휴게소 - 천문대 - 연화봉 · 국망봉(4시간 30분 소요) : 다리안로 - 천동·다리안관광지 - 비로봉 - 국망봉 5월 23일부터 개최되는 단양 소백산철쭉제는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지역 축제입니다. 이곳은 소백산 철쭉을 주제로 한 전시와 트로트부터 EDM까지 온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음악 공연이 진행되어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데요. 특히, 올해는 40주년 특별 행사로 단양 사투리 경연대회가 개최되어 더욱 즐거워진 축제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올봄 흥겨운 축제와 분홍빛으로 물든 소백산이 있는 단양으로 봄나들이를 계획해 보세요. 경남 산청 황매산 철쭉제 - 축제 기간 : 2024.4.27.(토)~2024.5.12.(일)- 위치 : 경상남도 산청군 차황면 법평리 황매산 일원- 이용요금 : 무료 * 각 체험프로그램 요금 별도- 문의 : 055-970-7204 (산청군청 관광진흥과)- 주차 : 인근 주차장 이용 황매산 등산로· 1코스(1시간 소요) : 신촌(만암)마을 - 제1주차장 - 돌팍샘 - 갈림길 - 황매산 정상· 2코스(2시간 소요) : 장박마을 - 너배기쉼터 - 노루바위 - 황매산 정상· 3코스(3~4시간 소요) : 이교마을 - 부암산 - 느리재 - 감암산 - 천황재 - 베틀봉 - 황매산 정상 · 4코스(2~3시간 소요) : 상법마을 - 병바위 - 탕건바위 - 감암산 - 천황재 - 베틀봉 - 황매산 정상 산청 황매산 철쭉제는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하는 4월 말부터황매산 철쭉군락지 일원에서 진행되는 철쭉 축제입니다. 이곳은 축제 기간 동안 곤충 체험, 보물찾기 등 아이와 함께 즐기기 좋은 체험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또한, 완만하게 조성된 등산로와 데크길이 있어 가족 단위로 방문해 아름다운 철쭉 풍경을 감상하며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올봄 이곳으로 봄나들이를 떠나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경기 군포 철쭉 축제 - 축제 기간 : 2024.4.20.(토)~2024.4.28.(일)- 위치 :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1152-14 철쭉동산- 이용요금 : 무료 * 각 체험프로그램 요금 별도- 문의 : 031-390-0341 (군포시청 생태공원녹지과)- 주차 : 인근 주차장 이용 군포 철쭉 축제는 매년 4월, 도심 속 철쭉 동산에서 진행되는 봄꽃 축제입니다. 이곳은 4호선 수리산역과 산본역 인근에 있어 대중교통으로 방문하기 편리한데요. 축제 기간에는 드넓게 펼쳐진 진분홍빛 철쭉과 영산홍 단지 사이를 거닐며 축하 공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철쭉 드론쇼와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더욱 풍성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는데요. 아름다운 철쭉 군락 속을 거닐 수 있는 이곳으로 다가오는 4월 봄나들이를 떠나보세요. 서울 불암산 철쭉제 - 축제 기간 : 2024.4.20.(토)~2024.4.28.(일)- 위치 : 서울특별시 노원구 한글비석로12길 51-27 불암산 힐링타운- 운영시간 : [철쭉동산] 연중무휴 [불암산 힐링타운] 화~일요일 09:00~18:00 * 매주 월요일 휴무- 이용요금 : 무료 *각 체험프로그램 요금 별도- 문의 : 02-2116-0624 (노원구청 여가도시과)- 주차 : 인근 주차장 이용 서울 불암산 철쭉제는 매년 4월 노원구 불암산 힐링타운에 조성된 철쭉동산에서 진행되는 철쭉 축제입니다. 철쭉 개화 시기에 맞춰 이곳을 방문하면 드높은 불암산을 배경으로 데크 길을 거닐며 진분홍빛 철쭉 군락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축제 기간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거리 공연 등을 진행하고 있어 주말 봄나들이로 떠나기 좋은 곳입니다. 도심 속에서 자연 친화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이곳에서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세요. 출처 : 대한민국 구석구석 SNS * 위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사진 남성현 산림청장, ‘지방시대, 산림의 역할과 가치 증진’ 주제 경북도청 특강 남성현 산림청장이 23일 경북도청에서 ‘지방시대, 산림의 역할과 가치 증진’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이번 특강에서는 지방시대를 맞아 앞으로 산림청과 지자체·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산림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지역사회 발전의 핵심 플랫폼으로 산림의 역할을 강조했다.,남성현 산림청장이 23일 경북도청에서 ‘지방시대, 산림의 역할과 가치 증진’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남성현 산림청장이 23일 경북도청에서 ‘지방시대, 산림의 역할과 가치 증진’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 국민이 말하는 정책 세계 책의 날, 책을 통해 문학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아요 휴학하는 동안 책 좀 읽는다며. 많이 읽었어? 내 주변 휴학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는다. 아니, 아르바이트에 자격증 공부하려니까 바빠서 읽을 틈이 없더라, 그냥 유튜브 보면 요약정리 한 거 있던데, 그거 봐도 되잖아. 내용만 알면 되는데 등의 대답을 듣고 있으려니 그 친구들이 겨울에 말했던, 올 상반기 목표가 떠올라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적어도 한 달에 한 권의 교양서나 소설을 읽겠다더니, 조금만 더 있으면 여름이다. 나야 국문과 학생이자 문창과 학생이기도 하니 소설이나 시집으로부터 멀어질 수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책을 찾아 읽는 것이 요즘 사람들에게 어려운 일인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구경하러 서점에 가보니, 아직 읽히지 않은 소설책들이 서가에 빈틈 없이 꽂혀 있다.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기에 한 번 읽어보고 조금 놀랐다. 해가 갈수록 독서량이 점점 감소세를 보인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지난 해 성인들의 경우는 10명 중 6명이 1년간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해(2022년 9월~2023년 8월) 기준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43.0%였다고 한다. 2023 성인 기준 독서 실태 추이를 보니, 점점 하락세를 그리는 게 보인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여기서 종합독서율이란 일반 도서를 한 권이라도 읽었던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직전 조사 시점인 2021년과 비교하면 4.5%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4.5%포인트? 그렇게 많이 줄어든 것 같지 않은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1994년 독서실태조사를 시작했던 이래로 가장 수치가 낮았던 해이기 때문이다. 성인 독서 빈도를 보니, 독서하지 않음이 무려 57%나 차지한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그럼 연간 종합독서량은 얼마나 될까?3.9권이라고 한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2021년에 비해 0.6권이 감소한 수준이라고 한다. 한 해 읽었던 일반 도서의 권수가 3.9권이라는 걸 보며, 생각보다 우리가 독서를 힘들어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처음 국민 독서실태조사를 했던 1994년까지만 해도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86.8%였다고 하니 씁쓸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나마 책을 읽었다는 성인 중에서는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자주 사용한다고 밝혔다. 종이책 독서율은 고작 32.3%로, 이는 성인 10명 중 7명이 1년 동안 종이책에 단 한 권도 손을 대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 이렇게 독서에 대해 우리가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독서 장애요인도 함께 살펴보았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문체부에서 밝힌 독서 장애요인을 살펴보면, 역시 1위를 차지한 것은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였다. 앞서 내 친구들도 아르바이트에 자격증 공부에, 대외활동을 하느라 바빠서 책을 읽지 못한다고 했던 게 떠올랐다. 책을 시간 내서 읽어야 한다는 인식이 아무래도 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독서 장애요인 중 3위 역시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책을 읽는 습관은 뭘까? 우리가 유튜브를 보거나, 인터넷 가십거리를 찾아보는 건 습관이라고 하지 않으면서 어째서 책은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하는 걸까? 아무래도 우리는 책을 읽는 것에 약간의 막막함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문학을 전공하기 이전에는 할 일도 많은데 언제 책을 읽고 감상문을 남기냐는 생각을 종종 했었기에 바빠서 책을 읽지 못한다는 심정이 무슨 의미인지,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기에, 이 글을 통해 조금 나눠보고 싶다. 3학년 때, 소설창작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우리는 문학을 읽으며 타인의 삶뿐만 아니라 나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시공간을 뛰어넘은 연대 의식입니다. 문학의 아름다움은 이러한 들여다보기와 연대 의식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내가 몰랐던 현실의 이면과 세계를 엿보며 시야와 사고가 넓어지는 걸 실감하는 기쁨, 활자 이면의 인물들과 감정을 나누는 것을 통해 동질감을 느끼며 나도 몰랐던 내면을 치유해가는 과정, 파도처럼 몰아치던 한 세계가 마침내 닫혔을 때의 그 여운까지. 이 모든 게 한 권의 책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사실 지역 도서관에만 가도 우리가 쉽게 읽을 수 있을 만한 책들을 큐레이션하여 전시해 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나 역시도 500페이지가 훌쩍 넘어가는 책을 읽어야 할 때면 언제 다 읽지?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 막막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시간을 내서 유튜브를 보거나 SNS 속 가십거리를 찾아 키득거리는 게 아닌 것처럼, 한 페이지를 넘기는 일도 충분히 우리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일이다. 한 자리에서 그 책을 모두 읽어야 할 의무도 없고, 그저 그 책 속에 담겨 있는 세계를 언젠가 다 읽어내고 무언가를 느꼈다면 그것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독서니까. 길을 가다가 독서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소녀 동상을 보았다. 오늘, 4월 23일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라고 한다. 199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독서 출판을 장려하고 저작권 제도를 통해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고자 지정한 기념일이라고 한다. 책을 읽자라는 말을 수행하기가 어렵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의식해서 시도해보면 어떨까 싶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 처음이 힘들지만 계속해서 보다 보면 언젠가는 즐기고 있을 나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곧 여름이다. 지금까지 내 손을 거쳐 간 소설이 벌써 열 권을 넘었다. 올해가 끝날 즈음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세계가 페이지를 넘기는 우리들의 손에서 열렸다가 닫힐지 기대해본다. 정책기자단|한지민hanrosa2@naver.com 섬세한 시선과 꼼꼼한 서술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 숏폼 ‘인생 책’ 소개하고 책 선물 하세요! 세계 책의 날 기념 챌린지 인생 책 소개하고 책 선물 하세요!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 가까운 이들에게 인생 책을 추천하고, 책 선물도 하는 나의 인생 책 추천 챌린지를 시작합니다. 참여방법 1. 본인 계정의 페이스북 또는 인스타그램에 인생 책 표지 사진과 함께 추천 이유를 적어 게시한다. #인생책추천 #책추천 #책선물 해시태그 필수! 2. 함께하고 싶은 친구 3명을 소환해 참여를 이어간다. 3. 문화체육관광부 게시물에 참여 인증한다. 페이스북 참여자 : 문체부 게시물에 참여 게시물 링크와 참여 완료 댓글 달기 인스타그램 참여자 : 문체부 게시물에 참여완료 댓글 달기 참여기간: 2024. 4. 22.(월) ~ 5. 26.(일) 경품: 책 선물을 위한 문화상품권(5만 원) 페이스북(30명), 인스타그램(30명) 당첨자 발표: 2024. 5. 30.(목) *별도 공지 예정 *중복 당첨자 및 부정 참여자로 확인되면 당첨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책! 더 넓은 세계! 책으로 또 하나의 세계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