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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장애의 경계를 지운 클래식 무대, 정책이 만든 '동등한 순간'
2025년 12월 26일 저녁,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의 객석은 여느 연말 공연과 사뭇 달랐다.
화려한 개막 인사보다, '오늘 이 무대가 어떻게 가능할지'를 묻는 시선이 먼저 느껴졌다.
무대에 오르는 이들은 비장애 연주자와 발달장애·시각장애를 가진 전문 연주자들. 음악을 매개로 서로의 호흡을 맞추었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지운 통합형 클래식 공연 '음악으로 하나 되는 Union Concert'가 열렸다.
공연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2025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후원으로 진행됐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지운 통합형 클래식 공연, '음악으로 하나되는 Union Concert'가 열렸다. 공연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2025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후원으로 진행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지원'보다 '조건'에 가깝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다른 말로 창·제작 및 향유, 교류 지원사업)'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공모를 통해 수행한다.
장애예술인의 예술 창·제작 기반, 문화예술 향유·교육, 국제교류, 특성화 축제, 예술단체 육성 등 4개 핵심 분야를 지원한다.
정책 문장으로 보면 '지원'이지만, 현장에서의 의미는 '무대에 설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일'에 가깝다.
아트위캔은 올해 이 사업의 '창·제작 및 향유, 교류 확대' 분야에 선정돼, 공연장 대관과 음악 교육비 등 음악회를 실질적으로 치를 수 있는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한국발달장애인문화예술협회, 아트위캔은 발달장애 음악인을 위한 공연기획과 음악교육, 직업 연주자 연계를 중점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관이 여전히 가장 높은 벽그래도 공모가 무대를 이어줍니다"공연 직전, 주최 단체인 (사)한국발달장애인문화예술협회 아트위캔 김민정 대표를 만났다.
기관명 혼동이 잦다는 질문에 그는 먼저 단체의 정체성을 또렷이 짚었다.
"이름이 길어서 2013년부터 애칭으로 아트위캔이라 부르고 있어요. 2019년부터는 고유번호증을 가진 사단법인 비영리 민간단체로 활동 중이고요. 저희의 중심 사업은 발달장애 음악인을 위한 공연기획과 음악교육, 직업 연주자 연계예요."
사업 수행 과정에서 가장 활발한 분야로는 '정기연주회 기반 지원'과 '직업 연주자 급여 연계', 그리고 2016년부터 이어온 국제교류 네트워크를 꼽았다.
반대로 가장 큰 어려움으로 '무대에 서기 위한 첫 관문'인 공공 공연장 대관을 언급했다.
"공공 공연장은 비용은 저렴하지만, 구청 소속이라 연말 시즌 대관 경쟁률이 너무 높아요. 대기실·주차·이동 편의 등 비영리 장애음악단체가 꼭 필요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공연장을 확보하기가 늘 쉽지 않죠."
2025년 한 해의 성과를 묻자, 그는 정책과 현장의 간극을 숫자가 아닌 '사람'으로 설명했다.
"2025년의 가장 큰 성과는 소속 7개 앙상블이 총출연하는 10년 넘은 정기연주회를 '정책 사업비로 이어갈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이 사업 덕분에 공연장 대관·음악 교육비 같은 필수 비용을 실제로 지원받아 무대를 지속할 수 있었죠. 앞으로도 발달장애 연주자를 위한 새로운 협연·앙상블 기획 무대를 계속 시도할게요."
「음악으로 하나되는 Union Concert」를 관람하러 온 사람들이 로비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피아노 2년 차, 리코더 1년 차감사와 부담을 함께 안고 섭니다"1부 무대에는 베누스 현악, 그라토 플루트, IM 퀸텟, 엘피스 트리오, 트루베르 리코더, 헬리오스 현악, 펠리체보체 성악까지 7개 클래식 앙상블이 섰다.
2부는 펠리체예술단, 골프존파스텔합창단, 한빛 챔버오케스트라가 우정 출연해 합창과 오케스트라로 음악적 화합을 더했다.
무대 뒤편에서 만난 장애예술인 유태영 씨는 피아노와 리코더를 병행하는 연주자이자, 올해 아트위캔 인턴으로도 출근하며 연주단체의 일상을 함께 지탱하는 음악인이다.
"저는 아트위캔에서 피아노 2년 차, 리코더 1년 차로 활동하고 있어요. 오늘 이 공연을 함께 만들어주신 분들과 지도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 인사를 꼭 드리고 싶어요."
그는 '봉사 연주'라는 자신만의 기준으로 예술의 방향을 설명했다.
"대학에서 피아노 전공을 마치고 동기 누나의 소개로 아트위캔과 인연을 맺어 연주 활동을 이어왔어요. 작년엔 플루트를 병행했지만, 숨 참기가 어려워 부담이 컸어요. 올해 초 리코더 앙상블 모집을 계기로 새 악기에 도전했어요. 리코더는 플루트보다 조금 더 불기 쉬울 거라 생각했죠. 앙상블 무대에 함께 설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뿌듯해요."
연습 과정의 부담감과 긴장도 숨기지 않았다.
"연습하다가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을 때 짜증이 나기도 했고, 녹화 숙제가 힘들 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건대병원과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음악에 소외된 환자분들 앞에서 봉사 연주 무대에 섰을 때, 제가 바라던 꿈이 90%쯤 이뤄졌다고 느꼈어요. 피아노든 리코더든 앞으로도 마음을 나누는 봉사 연주자로 오래 무대에 서고 싶어요."
그는 아트위캔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 말했다.
"아트위캔에서 직원분들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자기에게 맞는 기회를 함께 상의할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아트위캔은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덕분에 소속 7개 앙상블이 총출연하는 10년 넘은 정기연주회, 공연장 대관, 음악교육비 같은 필수 비용을 지원받아서 무대에서의 공연을 지속할 수 있다.
K-POP 넘어 K-CLASSIC 장애예술, 이미 세계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아트위캔은 2016년부터 15개국과 국제교류를 이어오며 일본·미국·스페인·포르투갈·헝가리·이탈리아·튀르키예 등 14개국 무대에서 협연과 마스터클래스, 추모 공연 등으로 장애예술의 전문성을 알렸다.
2025년 6월 25일 앙카라에서 열린 한국전쟁 75주년 추모행사에서는 참전용사와 현지 관객을 위해 아트위캔 성악앙상블이 한국 가곡과 튀르키예 민요를 불러 큰 공감을 얻었다.
또한 헬리오스 현악앙상블과 그라토 플루트앙상블은 방한한 캐나다국립아트센터 오케스트라의 일류 연주자들이 진행한 마스터클래스에 참여, 유학 기회가 제한적인 발달장애 연주자에게 직접 배움의 통로가 열린 소중한 사례로 기록됐다.
앙상블의 연주 공연이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 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관람객의 박수갈채는 무대에서의 긴장을 억누른 채 실수 없이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준 장애예술인들을 향한 격려와 응원의 소리였다.
공연을 관람하며 다시 확인했다.
장애예술은 '특별한 장르'가 아니라 표현의 조건이 달랐을 뿐, 창작의 자격은 동등한 예술이라는 사실을.
문체부의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은 여전히 확장 중이다.
해당 정책이 가장 설득력을 얻는 순간은, 숫자나 구호가 아니라 한 사람의 무대 경험을 지속하게 만드는 조건이 마련됐을 때다.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인해 장애예술인이 무대에서의 공연 경험을 지속하게 만든다.
용산아트홀 미르의 마지막 밤, 서로의 속도로 호흡을 맞추며 끝내 한 곡의 하모니에 닿았던 연주자들. 그리고 그 음이 끝난 뒤 터져 나온 커다란 박수. 그 박수는 객석의 호응이기 이전에, 정책이 현장에서 증명된 한 줄의 문장이었다.
아트위캔과 연주자, 관객이 서로를 다시 무대로 밀어 올린 밤.
이런 장면이 더 많은 지역과 공연장에서 이어지기를,
정책의 현장에서 담백하게 기대해 본다.
☞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안내'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책으로 세상을 만나고 글로 세상과 소통합니다.
2026.01.09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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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새해에도 지속된다
2025년 12월 18일은 한일 기본관계조약 발효일이었다.
1965년 한국과 일본의 국교 정상화 이후 60년, 2025년엔 광복 80주년의 의미도 겹쳤다.
양국은 지난 한 해 500건이 넘는 문화·학술·예술 교류 행사를 추진하며 관계의 폭을 넓혀왔다.
이 흐름은 2026년에도 이어진다.
'기념'이 아니라 '지속'에 방점이 찍힌 60주년이다.
일본 홋카이도 후라노의 고토 스미오 미술관에서 한국어판 리플렛을 봤다. 일본어, 한국어, 중국어, 영어 순으로 진열되어 있다.
지난 2월, 필자는 일본 삿포로 여행에서 작은 변화 하나를 체감했다.
공항 입국장에서 한국어로 환대하던 현지 직원의 한마디는, 한국과 일본이 상대의 언어로 환대하고 응답하는 관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관광지 곳곳에서 마주친 한글로 표기한 안내문,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던 일본인들로 인해 그동안 일본에 대해 지녔던 선입견을 내려놓게 했다.
그런 필자가 가깝고도 멀게 느꼈던 일본과의 거리를 더욱 좁히는 시간이 있었다.
문화유산을 통한 한일 양국 간의 교류를 확인하는 전시를 관람하던 순간이었다.
첫 번째 전시 '우리의 '시간'을 되찾다, 경복궁 특별전'
'관월당'은 조선 후기 건립된 목조 건축물로, 왕실 관련 사당으로 추정된다.
20세기 초 일본으로 반출되어, 도쿄를 거쳐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의 사찰 고덕원(高德院) 경내에서 약 100년을 머물렀으며, 지난 6월 고덕원 주지 사토 다카오(佐藤孝雄)의 기증을 통해 한국으로 귀환하였다.
이번 귀환은 소장자인 사토 다카오 고덕원 주지의 진정성 있는 판단과 자비 부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관월당이 유래한 한국에서 보존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라는 뜻을 한국 측에 먼저 전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의 건축·보존 전문가가 현장에서 실측과 단청 기록화, 보존 조사를 함께 수행하며 문화유산 협업의 신뢰를 축적했다.
조선 후기 목조 건축물, 관월당이 일본으로 반출된 지 100여 년만에 한국으로 귀환했다. 경복궁 계조당에서 '돌아온 관월당: 시간을 걷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국가유산청)
전쟁과 단절의 시간을 건너, 문화유산이 다시 관계 회복의 매개체로 작동한 순간이었다.
파주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었던 '관월당'이 국민의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돌아온 관월당: 시간을 걷다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이번 달 26일까지 경복궁 계조당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한국으로 귀환하기 위해 해체되었던 관월당의 부재들과 함께, 귀환 과정을 담은 기록을 통해 관월당의 여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전시는 문화유산 반환이 여러 주체의 책임과 역할 분담을 통해 함께 추진해야 할 공공의 과제임을 보여준다.
두 번째 전시,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일본의 문화를 '서울에서' 읽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개관 20주년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도쿄국립박물관과 협력으로 특별전시를 마련했다.
특별전 '천년을 흘러온 시간: 일본의 궁정문화'는 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 39점을 서울에서 처음 공개한 전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그간 국외 왕실문화를 소개하는 특별전을 꾸준히 열어 왔으며, 이번이 그 여섯 번째 전시다.
특별전 제목이 '천년을 흘러온 시간'이다.
제목의 유래를 알 수 있는 글이 제2전시실 입구에 있다.
전시 제목은 『고킨와카슈古今和歌集』의 "산길의 국화 위 이슬이 맺히고 마르는 사이에, 어느새 나는 천년의 세월을 살아온 듯하구나"라는 글이다.
신선의 궁전을 이미지로 지은 와카和歌에서 따온 말로, 헤이안 시대 이후 오랜 시간 지속된 일본의 궁정문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도쿄국립박물관과 협력으로 특별전「천년을 흘러온 시간: 일본의 궁정문화」를 마련했다.일본의 궁정문화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매일 오후 2시 기획전시실3에서 전시 해설을 진행 중이다.
필자도 시간에 맞춰서 전시 해설을 들었다.
전시 해설이 있는지 모르고 방문했던 관람객들이 하나둘 김라임 해설사 옆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전시실은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제1전시실은 궁중의 공간과 복식, 그리고 의례와 관련된 화첩을, 제2전시실은 궁정 음악 가가쿠, 좌방·우방의 소리와 복식을 다루고 있다.
일본의 궁정문화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매일 오후 2시 기획전시실3에서 전시 해설을 진행 중이다.
일본의 궁정은 국가 의식을 거행하던 공적 공간인 조도인朝堂院과 덴노 일왕의 생활 공간인 다이리内裏로 나뉜다.
중국 건축 양식의 영향을 받은 조도인과 달리 다이리는 일본 고유의 건축 양식인 신덴즈쿠리寝殿造로 지어졌다.
일본의 궁정은 장지문(쇼지)과 병풍이 벽 대신 공간의 경계를 나누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공간을 구분하는 장지문과 병풍의 배치로 위계와 기능을 표현했다는 설명은, 조선 궁중의 공간 구성 방식과도 닮았다.
조선 역시 공식 의례 공간에서는 병풍과 장막, 휘장으로 공간을 나누고 시선을 조절하며 권위와 예를 드러냈다.
이러한 공간 구분 방식은 조선 궁중의 병풍과 장막을 이용한 공간 구성 방식과도 유사해, 양국 궁중문화의 공통적 문법을 드러낸다.
일본의 궁정은 장지문(쇼지)과 병풍이 벽 대신 공간의 경계를 나누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복식 전시에서는 겉옷 '호(袍)'의 색과 문양, 관모 '간무리', 홀(笏) '샤쿠' 등을 통해 신분과 계급이 표기되고 있다.
이 체계는 조선시대 관복의 품계 구분 체계와도 많은 유사점을 보였다.
조선의 흑단령, 흉배 문양, 관모·홀 규범 등으로 품계를 구분한 체계와 유사한 동아시아 공통의 위계 표기 문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양국의 '다름'만 강조해 온 한일의 문화가, '닮은 규범' 속에서 다시 비교·이해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궁정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화려한 복식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궁정의 생활 공간인 다이리는 일본의 전통적인 신덴즈쿠리 건축물로, 이 공간을 의식이나 행사, 계절에 맞춰 꾸미는 것을 시쓰라이室礼라 한다.
좌식 생활을 기본으로 하여 그에 적합한 2단 수납장이나 2단 선반 등의 가구가 많았으며, 일본에서 발달한 마키에나 나전 기법으로 꾸며졌다.
일본의 궁정에서도 좌식 생활을 기본으로 하여 2단 수납장이나 2단 선반 등의 가구가 많다.
전시의 또 다른 축인 의례화첩은 닭싸움, 관현악 연주, 무용 감상 등 에도시대 궁중의 크고 작은 의례와 행사를 기록하여 궁중의 의례가 백성의 생활과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보여준다.
막부 정권이 들어서면서 많은 궁정 행사가 폐지되기도 하였으나 17세기 에도 막부 이후 전란이 진정되자, 점차 궁정 의례가 재개되었고 그에 관한 기록이 화첩에 담겨 지금까지 전하고 있다.
궁정의 의례화첩은 우리의 조선왕실의궤와 풍속화를 합쳐 놓은 듯했다.
특히 궁중에서 행사가 있을 때 궁궐 밖 풍경이 눈길을 끈다.
구중궁궐을 넘어 울러 퍼지는 음악 소리에 백성들이 담장 밖에서 행사를 구경하는 모습도 화첩에 담겼다.
의례화첩은 에도시대 궁중의 크고 작은 의례와 행사를 기록하고 있다. 전시실에 마련된 키오스크를 통해 자세히 볼 수 있다.
제2전시실은 가가쿠(雅樂) 음악과 공연, 그리고 좌방·우방 계열의 색 대비로 구성된다.
일본의 궁정 음악인 가가쿠는 악기 연주와 무용을 함께 아우른다.
궁정에서는 우타료雅楽寮를 두어 조정의 공식 행사에서 가가쿠를 연주하고 악인楽人을 양성하게 하였다.
가가쿠는 크게 일본의 전통 악무와 외래 악무로 구성되어 있으며, 좌우로 구분되는 것이 특징이다.
제2전시실 입구에 일본의 사계절을 담은 풍경화가 영상으로 재현되고 있다.
중국 당나라 연향악의 영향을 받았지만, 일본의 정서와 구조로 재편된 양식이다.
좌방은 붉은색 계역의 복식을 입으며 당악唐樂 계통의 음악이다.
우방은 청색 계열 복식이며, 고구려·백제·신라·발해·일본 전통악의 융합으로 각 계열의 차이를 보여준다.
이 구조 또한 위계를 색과 악기, 무용 형식으로 표기하는 동아시아 공통의 문화 코드를 드러낸다.
제2전시실의 벽에는 당시의 음악과 무용하는 장면이 디지털 전시로 재현되고 있었다.
가가쿠는 크게 일본의 전통 악무와 외래 악무로 구성되어 있으며, 좌우로 구분되는 것이 특징이다.
1월 19일 이후 회화·병풍·화첩이 전면 교체 전시될 예정이라고 했다.
전시는 한 번의 관람으로 끝나지 않고 시기별로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는 지속형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전시실 현장에서 관람객 동선을 안내하던 운영요원 김시헌 씨는 "국립고궁박물관을 찾는 일본 관광객들이 많아요. 일본인에게도 일본의 궁정문화가 생소해서, 서울에 와서 오히려 일본 궁정문화를 접하게 된다면서 낯선 경험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1월 19일 이후 전시 내용이 바뀌면 때맞춰 일본 관람객들이 다시 찾을 거라고 합니다. 자국의 문화를 일본 도쿄가 아닌 한국의 서울에서 다시 배우는 기회라는 반응입니다"라고 전했다.
일본 관광객의 관람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궁정문화를 서울에서 접하게 되는 낯선 경험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반응이다.
전시는 외교의 언어를 국민의 경험으로 바꾼다관월당 귀환은 우리의 과거를 회복하는 방향,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은 일본 왕실 문화를 서울에서 공유하며 상호 이해의 창을 넓히는 방향이다.
두 방향성은 충돌이 아니라 균형이다.
문화유산의 귀환과 왕실 문화의 공유는, 행사를 넘어 관계의 토대가 되는 문화 교류의 두 축으로 작동한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은 2025년의 기념일로 출발했지만, 2026년 이후의 관계는 '행사 종료'가 아니라 '교류의 지속과 확장'에 있다.
문화·관광 협력의 확장 정부에서 지역과 민간으로지난해 12월 1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일본 국토교통성은 '제39회 한일 관광진흥협의회'를 일본 시가에서 개최하며, 관광 교류 확대와 지역 관광 협력 활성화를 주요 과제로 채택했다.
정부 간 협력은 이제 지역과 민간 단위의 참여로 확장하는 흐름이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은 2025년의 기념일로 출발했지만, 2026년 이후의 관계는 '행사 종료'가 아니라 '교류의 지속과 확장'에 있다.
중요한 것은, 문화가 국민의 일상에서 체감되고, 적대의 언어가 환대의 언어로 바뀌며, 닮은 규범과 다른 미학을 함께 읽어내는 경험이 축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연속성이 한일 관계의 다음 60년을 설계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관계 기사) 경복궁 특별전시 「100년 만의 귀환, 조선 건축유산 '관월당'을 만나다」
☞ (관계기사)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 '천년을 흘러온 시간: 일본의 궁정문화'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책으로 세상을 만나고 글로 세상과 소통합니다.
2026.01.08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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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과학의 도시 대전, 이제는 캐릭터로 '한국 관광의 별' 되다
우리나라 국토의 중심에 있는 대전에는 노란 우주 요정과 그의 가족들이 자주 출몰한다.
대전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인 대전팔경(계족산, 구봉산, 대청호, 보문산, 식장산, 엑스포과학공원, 유성온천휴양지, 장태산)은 물론 최근 딸기시루로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은 빵집 성심당과 대전 축제 현장, 심지어는 대중교통수단인 도시철도와 택시 등에도 탑승하여 도시 전역을 돌아다닌다.
대전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새롭게 탄생한 꿈씨 패밀리
대전에는 2000여 대의 꿈씨 패밀리 택시가 운행중인데, 야간에는 예쁜 조명도 들어온다.
이들의 정체는 대전을 상징하는 캐릭터인 '꿈씨 패밀리'다.
꿈씨 패밀리는 지난 2023년 대전 엑스포 30주년을 맞아 대전의 홍보마케팅 전략으로 탄생한 캐릭터 가족이다.
성인이 된 꿈돌이에 스토리텔링을 더해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했는데, 현대적인 디자인과 가족 중심의 가치를 반영한 3대 가족, 총 13종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전국 각 지자체에서는 도시 홍보 강화를 위해 지역을 상징하는 캐릭터 조형물을 설치한다.
2년 전 꿈씨 패밀리가 처음 선보일 때만 해도 시민들의 반응은 잠잠했다.
지역을 상징하는 공공캐릭터는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고, 현재는 거의 모든 지자체가 저마다의 캐릭터를 보유하면서 지역을 알리는 홍보 수단으로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 캐릭터는 OSMU(One Source Multi Use : 하나의 자원을 토대로 다양한 사용처를 개발해 내는 것)로 대표되는 외연 확장은 커녕 대개 지속성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지자체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새로 만들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2025 한국관광의 별, 관광콘텐츠 혁신 관광정책 부문 시상식
대전의 꿈씨 패밀리는 앞서 언급한 우려를 씻고 성공적인 도시 브랜딩 모델로 등극했다.
2024년 초부터 시작한 대전 꿈씨 패밀리 도시마케팅 활성화 사업은 도시 강화 및 특화 관광 콘텐츠 개발·운영, 다양한 상품화 모델 구축을 통해 국내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2025년 여름, 한 유명 글로벌 여행 플랫폼이 발표한 '아시아 최고 가성비 여행지' 순위에 따르면, 대전(9위)이 국내 유일 도시로 이름을 올렸고, 연말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함께 주최한 '2025 한국 관광의 별(분야-관광콘텐츠, 부문-혁신관광정책)'에 선정되었다.
대전역 인근에 있는 꿈돌이 하우스는 꿈씨 패밀리를 주제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카페와 라운지, 전시홍보관, 미디어 아트룸, 한방족욕장 등을 갖추고 대전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대전역사 내 3층에 있는 꿈돌이와 대전여행은 꿈씨 캐릭터 굿즈 판매 등 홍보 거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전을 찾은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빵지순례를 왔다가 꿈씨 패밀리의 귀여운 매력에 흠뻑 빠진다고 한다.
대전역사에는 성심당 종이봉투와 함께 인근 꿈씨 패밀리 매장(꿈돌이와 대전여행, 꿈돌이하우스, 트래블라운지 등)에서 구매한 굿즈를 양손 가득 든 여행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 조성된 대형 꿈씨 패밀리존
대전 지역 청년자활사업단 꿈심당에서 만드는 꿈돌이 호두과자
꿈씨 패밀리를 활용한 캐릭터 도시마케팅은 대전 시민도 깜짝 놀랄 만큼 적극적이다.
지난해 개장한 대전한화생명볼파크와 갑천생태호수공원 등 주요 핫플레이스는 물론 전시관, 공연장, 도서관, 도심 공원에도 꿈씨 패밀리 관련 콘텐츠가 숨어 있으며, 도시 컬러 자체도 꿈돌이의 노란색과 꿈순이의 핑크색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2025년 봄, 꿈돌이라면이 대전 최고의 히트 상품 중 하나로 기록된 가운데 호두과자, 막걸리, 구운 김, 누룽지 등이 차례로 출시했고, 곧이어 쫀드기와 반려동물 영양제, 밀키트 제품(떡볶이, 짜장면, 가락국수)까지 나온다.
이들 모두 대전 지역 로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제품이다.
과학의 도시답게 꿈씨 패밀리를 활용한 게임, 웹툰, 애니메이션, 인스타툰 등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 함께 짱구, 뽀로로와 같은 유명 캐릭터와의 팝업 전시도 화제다.
또한 최근 글로벌 스파 의류 브랜드에서는 꿈돌이를 모델로 커스텀 티셔츠와 키링을 선보였다.
과학의 도시 대전은 왜 캐릭터의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것일까?
대전 꿈씨 패밀리 도시마케팅 활성화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대전시 관광진흥과 송재명 주무관을 만났다.
Q. 최근 대전이 꿈씨 패밀리를 활용한 도시마케팅에 아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가장 중요한 이유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함입니다. 과거 10년 전만 해도 '대전은 노잼도시다.' 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전의 상징이자 캐릭터인 꿈돌이에 새로운 가족 캐릭터를 만들어서 도시마케팅에 접목했습니다. 그중 대부분은 기존 시정 사업에 '꿈씨 패밀리'를 연결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예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고요. 도시 홍보, 관광 상품화, 굿즈 제작 등 130여 개의 과제를 추진하면서 대전을 대표하는 도시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Q. '꿈씨 패밀리' 개발 및 도시마케팅 사업과 관련한 숨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대전 꿈씨 패밀리는 일본의 한 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한 것인데요. 일본 규슈 지방의 구마모토현에 가면 구마몬(곰을 뜻하는 일본어 '구마'와 사람이라는 의미의 구마모토 지역 사투리 '몬'을 합쳐 지은 흑곰 캐릭터)이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이를 활용한 관광 활성화 사업이 크게 성공했습니다. 구마모토현이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2011년부터 굿즈도 만들고, 추세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운영하면서 한 해 1조 21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파급효과를 창출하더라고요. 저희는 아직 시작 단계지만, 향후 장기적으로 추진했을 때 이를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 13종의 꿈씨 패밀리 캐릭터로 개발 가능한 도시 브랜드 사업이 무궁무진합니다.
Q. 지난 2년 간, 대전 꿈씨 패밀리 캐릭터 도시마케팅의 주요 성과는 무엇이고, 성공 요인은 뭐라고 분석하시는지요?
A. 지역 기업과 먹거리, 일자리, 관광콘텐츠와 결합한 상품화 추진으로 관광객 유치와 더불어 지역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을 구축하고자 힘쓰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출시한 꿈돌이 굿즈는 대략 200여 종에 이르는데, 누적 판매액 35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또한 출시 4개월 만에 100만 개를 판매한 '꿈돌이라면'은 약 20년 이상 스프 개발에 전문 역량을 갖춘 대전 기업과 협업한 국내 최초 캐릭터를 활용한 라면이고요. 요즘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끄는 '꿈돌이 호두과자'는 지역 청년 자활사업의 공공 일자리와 결합하여 판매 수익은 자립기금으로 재투자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출시를 앞둔 반려동물 간식 '꿈돌이 닥터몽몽'은 꿈돌이의 애완견 캐릭터인 '몽몽이'를 상품화한 것으로 대전의 우수 바이오기업과 협업을 통해 개발된 제품입니다. 이처럼 인근 소상공인들, 그리고 지역 내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과 협력·상생하는 작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보니까, 더 좋게 퍼지는 것 같아요.
Q. 요즘 빵과 디저트로 대표되는 대전 맛집을 가보면, 여기저기 긴 줄을 서는 모습들을 자주 봅니다. 꿈돌이 캐릭터 케이크, 푸딩, 산도, 음료, 아이스크림 등도 인기가 많던데요.
A. 맞습니다. 대전 카페나 빵집에서 만든 꿈돌이 디저트는 대부분 민간 차원에서 시도된 것으로 지역 소상공인 분들이 직접 개발했습니다. 평소 지역 경제 살리기를 위한 공동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대전0시축제, 대전빵축제 등에도 적극 참가하며 캐릭터 도시마케팅에 관한 시너지 효과도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먹거리 이외에도 꿈씨 패밀리 캐릭터를 결합한 다양한 콜라보 상품 개발과 출시도 이어질 거라 기대합니다.
Q. 캐릭터를 활용한 도시마케팅 시도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성공 사례는 대전이 전국에서도 거의 유일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A. 대전시 관광진흥과 발령 후, 캐릭터 하나로 도시마케팅 사업을 추진하라는 업무 지시를 받고는 정말 난감했습니다. 캐릭터를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관련 산업은 더더욱 모르니 처음에는 머릿속이 하얘졌죠. 그래서 캐릭터 관련 논문을 많이 찾아보고 읽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관광 상품화, 도시 홍보, 상품화 모델 구축, 온라인 강화 등이 차례로 나왔고, 캐릭터를 활용한 미래 도시 발전에 관해 서술한 전문가에게 자문도 받았습니다. 2년 반 동안 여러 가지로 힘들기도 했지만, 다양한 성과를 이뤄냈기에 담당자로서 뿌듯한 마음입니다.
Q. 앞으로 지속 가능을 위한 로드맵과 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대전 꿈씨 패밀리 도시마케팅 활성화 사업은 오는 2027년까지 4년의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는데요. 기존 대전의 관광자원에 캐릭터 콘텐츠를 입혀 도시 브랜딩의 파이를 키우고, 나아가 관광, 경제, 일자리를 아우르는 종합 자산으로써 앞으로 다양한 영역으로 진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대전의 미래와 지역 기업이 함께 동반 성장하는 한 축으로 자리 잡길 바라고 있습니다.
최근 개장한 갑천생태호수공원에 설치된 대전 꿈씨 패밀리 조형물
대전 꿈씨 패밀리 도시마케팅은 도시 브랜드의 가치를 한껏 끌어올림과 동시에 대전의 숨은 저력을 보여주며,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도시 브랜딩의 성공 모델로 평가 받는다.
과학의 도시 대전, 이제는 캐릭터의 도시로 새롭게 도약할 태세다.☞ (보도자료) 올해 대한민국 관광을 빛낸 '한국 관광의 별' 10개 선정
정책기자단|이우진zziruni@naver.com
한 뼘 더,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정책스토리텔러!
2026.01.07
정책기자단 이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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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해 첫 전시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느낀 K-컬처
2026년 새해가 밝았다.
연휴 동안 본가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바빴던 학기를 뒤로 하고 떡국과 한식 한상차림을 먹으니 새삼스레 새해가 찾아왔음이 느껴졌다.
나는 종종 전시 계획을 세워서 미술관이나 문화공간을 체험하러 다니곤 한다.
올해에는 첫 전시로 어떤 것을 관람할지 찾아보다가, 문득 우리 문화나 한국 정서와 관련된 전시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생각난 곳이 바로 '하이커 그라운드'였다.
하이커 그라운드는 K-POP, K-컬쳐 등 우리 문화 속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실내 복합문화 공간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하이커 그라운드는 일상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한국의 모습을 탐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K 콘텐츠 복합 문화 공간이다.
평소 다양한 특별전시를 열고 있기도 하고,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K 컬처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방문할 때마다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공간이다.
단순히 우리 문화를 늘어놓기만 한 것이 아니라 VR, XR 등 실감형 콘텐츠를 결합하여 마치 놀이터처럼 즐길 수 있도록 공간디자인 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후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지 기대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11월 25일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 몰입형 상설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을 발견해서 반가운 마음으로 정보를 찾아보았다.
나의 살던 동네는 - 마이 토포필리아 전시가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개최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우리 지역을 시청각적 몰입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나의 살던 동네는 - 마이 토포필리아(My Topophilia) 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창작자 6인의 연합 전시다.
단순히 화가나 디자이너뿐 아니라 배우, 브랜드 대표, 음악가까지. 참여한 작가의 직업군이 다양해서 기대되었다.
그런데 '토포필리아'라는 단어가 조금 생소했다.
설명을 읽어보니 '장소에 대한 사랑'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창작자 개개인이 가치관을 쌓아왔던 정겨운 공간, 어린 시절의 동네를 주제로 해서 소리, 건축, 조형, 영상 등 관객이 몰입하여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작품을 선보인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늘 보아오던 정감 어린 우리 자연과 골목, 발전 중이고 노후 중인 여러 동네의 모습을 포착해 '한국의 과거와 현재', '한국적인 것의 본질' 등을 일깨우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최근 우리 문화가 크게 확산되면서 다양한 문화콘텐츠, 문화상품(굿즈) 등이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그런 화려함도 좋지만, 한국이 가진 고유의 매력은 어쩌면 이런 다채로운 지역 문화나 '정'의 감각에서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해 동안 나 역시 가족과 고향의 따뜻함을 몸소 느끼기도 했고, 우리나라의 정감 있는 마을과 골목, 지역 모습의 변천 과정을 담아 소개하는 전시인 만큼 관광했을 때 한국적인 매력을 크게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우리나라의 새로운 매력을 소개함과 동시에, 국내 관광객에게도 지역 문화의 정서를 느끼고 다채로운 방식으로 몰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에 선뜻 관람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전시를 방문하기 전,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어떤 것이 지원될지 궁금해서 정보를 찾아보았다.
관광객 안내 및 참여를 돕기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 '하이-라이트(Hi-Light) 투어'는 예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지난 11월 19일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하이-라이트(Hi-Light)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약 40분간 진행되는 하이커 그라운드 정기 도슨트 프로그램으로, 이번에 소개하는 키워드 장소 속에 나의 살던 동네는 전시가 포함되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하이커 그라운드 누리집(https://hikr.visitkorea.or.kr/)을 통해 예약해야 한다.
전시는 하이커 그라운드 4층, 로컬 그라운드에서 열린다.
하이커 그라운드의 2층-4층 전시 공간은 매주 월요일 휴무이고, 10시부터 20시까지 운영한다.
내가 방문할 전시 층은 4층 로컬 그라운드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면 바로 전시 안내판을 발견할 수 있다.
나의 살던 동네는 - 마이 토포필리아 전시가 지난 11월 25일부터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개최되었다.
전시는 여섯 개의 지역 존(Zone)으로 구성된다.
부문별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물 흐르듯 이동하면서 지역을 감상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인상적인 점은 전시 공간 곳곳에 놓인 의자였다.
그 앞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창작자의 인터뷰와 지역의 모습이 영상으로 표현되었는데, 관람객들이 앉아서 헤드폰을 쓰면 설명뿐 아니라 자연의 소리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형태였다.
줄을 서서 순서대로 감상하거나, 걸어 다니며 잠깐 감상하는 식의 기본적인 전시 틀을 깨뜨리고 자신만의 속도대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전시 공간에 들어서면서부터 마음이 왠지 편안해졌다.
첫번째로 마주한 우리 지역은 '제천'. 싱어송라이터 황소윤 창작자가 소개하는 가치관과 오브제, 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지역은 제천이다.
싱어송라이터 황소윤 창작자의 고향으로 작가는 현재 밴드 '새소년'으로 활발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평소 창작자의 밴드 '새소년' 음악을 자주 듣는데, 이렇게 지역적인 추억과 더불어 경험 속에 몰입하게 되니 남다른 감상이 들었다.
오브제로 놓인 전자기타 옆에서는 작가의 고향에 대한 인식, 제천에서의 학창 시절 등의 사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 송출되고 있었다.
잠시 앉아서 헤드폰을 끼고 감상하다 보니, 개인적인 삶을 들여다봄과 동시에 내가 가보지 못했던 우리나라 지역에 대해 정겨움을 느끼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 창작자의 지역은 제주. 스크린으로 송출되는 아름다운 풍경과 설명을 듣고 보니, 작가가 만드는 작품 하나하나 속에 유년기 고향의 기억에 스며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 창작자는 제주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주 현지의 장인과 공예가들과 함께 협업하여 제작한 '제주의 오브제들', '나루 벤치' 등의 가구 오브제를 선보이며, 제주 특유의 천연과 쉼을 담아내고자 했다.
제주라는, 아름다운 섬이 영상과 사운드를 통해 우리에게 한 발 다가온다. 마냥 여행지로만 생각했던 장소와 타인의 진솔한 경험이 만나니 뜻밖의 정겨움이 생겼다.
산록도로부터 천왕사에 이르기까지의 장소는 영상과 함께 펼쳐진다.
나에겐 여행의 장소이던 제주가 작가에게는 일상이며 놀이터였다는 언급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제주의 바람결과 돌 구르는 소리를 상상하게 됐다.
제주 섬의 주상절리가 떠오르는 오브제 '붉은 땅'. 작가는 바닷길을 탐험하던 일상 그 자체가 놀이터였음을 전달한다.
다음으로 방문한 지역은 브랜드 소백 박민아 창작자의 영주였다.
현재 다방면의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는 박민아 창작자는 소백 달항아리 명상 오브제와 소백 부석 플레이트를 오브제로 전시했다.
브랜드 '소백'의 달항아리 모티브가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 작가는 한국적인 것은 억지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고 자란 환경 그 자체라고 소개한다.
사실 나는 전시를 관람하기 전부터 브랜드 소백에 대해 알고 있었다.
브랜드 소백은 작가가 소백산에 있는 고향을 생각하며, 유년 시절과 자연으로 회귀(So-Back)하는 과정에 탄생한 한국 디자인 브랜드다.
가옥부터 골동품 수집까지 한국의 것으로 가득했던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브랜드 역시 한국적 절제미가 유독 돋보인다.
브랜드 철학에서부터 소백산이 많이 등장했던 만큼, 작가의 어린 시절과 고향에 편입될 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소백산을 소개하는 박민아 창작자의 영상물 속에는 어린시절 경험했던 전통의 기억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공간에 경험이 녹아들면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전시를 관람하면서 새삼 오랜 시간 그 지역과 함께 했던 사람들의 시야를 빌려 바라본 우리 지역이 하나같이 얼마나 빛나는지를 알 수 있어 은은한 감동이 있었다.
문승지 창작자의 '나루 벤치'. 전시장 곳곳에 '쉼'을 의미하는 벤치가 즐비한만큼, 단상 위에 올라선 벤치의 존재감이 왠지 자연스럽고도 뚜렷하게 느껴졌다.
타인의 고향 속에서 문화를 읽고, 변천을 실감하는 과정을 통해, 쉽게 지나쳐 버렸을지도 모를 우리 지역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어쩌면 이런 잔잔한 소박함이야말로 한국의 진정한 멋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건축가 조병수 창작자의 지역, 서울이 기억에 남는다.
요즘의 서울은 문화 예술과 급변의 아이콘으로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수도권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 사람뿐 아니라, 관광을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에게도 비슷한 이미지일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서울의 그 혼란 속에도 '막'의 미와 같은 자연스러움이 있음을 언급했다.
조병수 창작자는 서울의 오브제로 '땅'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왔다. 주변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스스로를 낮추는 땅의 건축을 철학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에 집중했다.
'자연 속에 스며든 건축'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작품활동을 하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땅의 이야기', '막과 막사발' 두 작품을 출품했다.
산과 물길, 골목과 고층 건축이 혼재된 서울이라는 도시 속에는 자연스럽게 발전해 온 다층적 일관성이 있다는 설명이 유독 인상 깊었다.
즉흥성, 다양성, 변화. 모두 급변하는 서울을 상징하는 단어이지만, 서울에는 막이 흘러내리며 그린 이음매, 자국과 같은 따뜻한 불완전성도 공존하고 있다.
그 외에도 마술사 이은결 창작자의 평택, 배우이자 예술가 박기웅 창작자의 안동 등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예술인의 고향을 들여다보고, 오브제를 통해 변천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었다.
박기웅 창작자의 안동은 '안개'라는 오브제를 테마로 했다. 부드러운 망사천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누군가는 그저 천 속을 거닐고, 누군가는 의자에 앉아 쉰다. 작가가 본 안동의 안개는 아토록 자연스럽고, 연결되어 있으며, 부드럽다.
공간 속에 널찍하게 자리한 의자에 앉아 영상을 보면서 잠시나마 시간을 잊고 몰입하게 되었다.
전시는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그 어느 오브제보다도 한국적이다. 소박한 정성이 작품 하나하나마다 묻어나온다.
우리 문화, 한국의 멋은 화려한 콘텐츠 속에만 담기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나고 자라온 전국 지역이 어떻게 쇠퇴하고, 변화하고, 발전해 왔는지 그 과정 역시 K 문화의 유행만큼이나 우리나라를 잘 나타낼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체험존을 즐기는 시민의 모습. 입장은 무료로, 우리 문화에 관심 있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전시는 내달 28일까지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새해를 맞이하여, 이번 달 첫 전시로 지역 문화와 한국 정서를 몰입형 전시 나의 살던 동네는 - 마이 토포필리아(My Topophilia)에서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정책기자단|한유민ybonau@naver.com
생생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작성하겠습니다.
2026.01.07
정책기자단 한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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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미디어 리터러시, 겨울방학에 '미리네'로 재밌게 배워요!
디지털 세상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미디어로 세상과 접촉하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의 문제를 떼어놓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디어 리터러시는 무엇일까? 이는 '미디어'와 '리터러시'의 합성어이다. 여기서 리터러시(literacy)란 문자를 활용한 기록물을 기반으로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즉,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리 손에 스마트 기기와 SNS가 쥐어져 있다고 해서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을 갖췄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손 한 번 까딱하면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만큼, 내가 어떤 기기를 통해 어떤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는지 정확하게 읽고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만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며칠 전에 초등학생인 사촌동생을 만날 일이 있었다.
요즘 친구들과는 무엇을 하면서 노느냐고 물었다. 동생은 SNS에서 유행하는 각종 밈과 챌린지를 내게 소개해주었다. 그것들을 따라 하는 동생을 귀엽게 바라보던 것도 잠시였다.
부정적 논란이 있었던 유행어와 밈, 자극적인 허위정보들도 자연스럽게 내뱉고 노는 동생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이모께 동생이 거의 모든 유행어나 밈을 꿰고 있다고, 모르는 게 없는 것 같은데 알고 계시느냐고 여쭈었다.
이모께서는 "지난봄부터 동생이 하교하기만 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번갈아 가며 손에서 떼어놓지 않았다"라고 하셨다.
겨울방학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 아이들이 학기 중보다 더 자연스럽게 많은 미디어에 노출될 수 있으니 긴 겨울방학을 잘 활용해서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부에서 미디어 교육 포털인 '미리네'를 운영하고 있다.
마침 교육부에서 미디어 교육 포털인 '미리네'(https://miline.or.kr/)를 운영하고 있다.
'미리네'는 미디어 교육 자료와 최신 정보 공유 등, 다양한 미디어 교육 활동 지원을 위한 플랫폼이다. 이름인 '미리네'의 뜻을 풀어보았다. 이는 '미디어+은하수+네트워크'의 합성어라고 한다.
'미리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 소개.
미디어 교육에 관한 모든 정보가 은하수처럼 한 곳에 모여 연결된 공간이라는 의미라고 하니, 미디어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미리네를 알고 활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네를 돌아보며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미리네의 특징은 다양한 연령층의 아이들이 미디어 리터러시 개념을 즐거운 놀이처럼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학년과 과목에 따라 적합한 미디어 교육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
'교육 콘텐츠' 목록에서 '교수학습자료' 항목을 누르면 '초등 1~2학년', '초등 3~4학년', '초등 5~6학년', '중학교', '고등학교'에 따라, 과목에 따라 다양한 맞춤형 교수학습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내 사촌동생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다. 동생의 나이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인해 보았다.
콘텐츠의 제목 옆에 과목과 활용할 수 있는 학년군이 표시되어 있어 아이의 수준에 적합한지 판단하기 쉽다.
그중에서도 '미디어 어드벤처' 워크북이 눈에 띄었다.
미디어 어드벤처 워크북을 다운로드하여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미디어 어드벤처 워크북의 소개를 읽어보았더니 아이가 자기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하여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탐험 지도를 따라 미션을 해결해 나가는 게임 형식으로, 아이들이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미디어에 대해 질문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짜여 있었다.
동생이 자신의 미디어 사용 습관을 돌아보고 성찰하기에 적합한 콘텐츠라는 생각이 들어 동생과 함께 활용해 보았다.
다양한 미디어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사다리 타기 게임을 해보고, 나의 미디어 생활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핸드폰 사용 시간도 확인해 보며 스마트폰 과의존 검사도 해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미디어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지, 정보를 판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워크북 풀이와 영상 감상 등을 통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다.
미디어 어드벤처 워크북 중 일부.
학습지 풀이를 싫어하는 동생이라 걱정했는데, 게임 형태의 가벼운 워크북이라 그런지 잘 활용해서 미디어를 즐겁게 배우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특히 평소에 허위 정보도 사실이라고 믿곤 하는 동생에게 어떻게 하면 눈높이에 맞게 설명을 해줄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는데,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에서 허위 정보 문제의 위험성을 깨닫게 해줄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동생 역시 그림과 놀이가 많아 어렵지 않았다며, 다음에도 여러 가지 학습지를 풀어보고 싶다고 말해주었다.
교수학습 자료 외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은 '참고자료'의 '학습주제사전'이었다.
'미리네'의 '학습주제사전'에서 미디어나 사회현상과 관련된 단어의 의미를 알아볼 수 있다.
다양한 책을 읽고 어휘를 늘려가는 동생이 미디어나 사회와 관련된 단어의 의미를 물어볼 때도 많았는데, '학습주제사전'을 통해 뜻풀이를 쉽게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습주제사전을 통해 알아본 '디지털 발자국'의 뜻풀이와 관련 역량. (출처: 미리네)
복잡한 사회 속에서 스마트폰의 활용도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스마트폰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 힘들어진 요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제한을 걸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친근하게, 딱딱하지 않게 눈높이에 맞춰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알려주고 싶다면 '미리네'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정책기자단|한지민hanrosa2@naver.com
섬세한 시선과 꼼꼼한 서술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2026.01.05
정책기자단 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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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지리산 풍경길, 오래된 길에서 다시 발견한 대한민국의 첫 관광도로
◆ 상림공원에서 백무동까지, 지안재의 굽이와 오도재의 능선을 따라서
지리산 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오도재의 연속된 굽이. 오래된 통행로였던 이 길은 '관광도로' 지정 이후 풍경을 체험하는 길로 새롭게 해석됐다.
국토교통부가 국내 최초로 '관광도로' 제도를 도입하며 함양의 오도재·지안재 구간을 포함한 6개 노선을 선정했다.
경남 함양의 '지리산 풍경길'은 새로 만든 도로가 아니라, 지역민과 여행객이 오랫동안 오가던 기존의 길이다.
그러나 이번 지정으로 이 길은 함양이 지닌 자연과 문화, 역사를 선형으로 잇는 체험형 공간으로 재정의 됐다.
먼저 함양 상림공원을 시점으로 출발해 종점인 백무동까지, 총 59.5km를 직접 따라가며 지리산 자락에 스며든 삶의 풍경을 기록한다.
◆ 상림공원 - 천년 숲의 길을 따라 걷는 고요한 시간
잎을 떨군 나무 사이로 겨울의 기운이 스며든 함양 상림공원 산책길. 천년 숲은 계절이 바뀌어도 차분함을 유지한다. (사진=함양군청 제공)
함양에 들어서면 상림공원이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잎을 떨군 나무들 사이로 겨울의 공기가 곧게 스며들고, 숲길은 한층 단정한 표정을 띤다.
붉고 노랗던 색은 사라졌지만, 가지와 줄기가 만들어내는 선과 숲의 깊이는 오히려 또렷해진다.
천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숲이라는 사실은 설명이 없어도, 한 발 한 발 내딛는 순간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상림공원은 관광도로의 '힐링 구간'으로 재해석되어, 차에서 내려 잠시 걸음을 늦출 수 있는 드문 숲길이자 이 여정에서 가장 고요한 시간이 머무는 공간이다.
◆ 남계서원 - 도덕적 실천을 중시한 조선 성리학 교육의 현장
경남 함양에 자리한 남계서원. 도덕적 실천과 인격 수양을 중시한 조선 성리학 교육의 정신이 공간 전체에 배어 있다.
16~17세기 조선 사회에서 서원은 학문 교육을 넘어 지역 사회의 도덕과 질서를 이끄는 지식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전통을 대표하는 유산 가운데 하나가 경남 함양에 있는 남계서원이다.
남계서원은 도덕적 실천과 인격 수양을 중시한 성리학 교육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서원으로 평가된다.
남계서원은 1552년 함양 지역 유학자들이 조선 초기 성리학자 정여창(호 일두)의 학문과 삶을 기리기 위해 창건하였다.
이후 1566년(명종 21) 국왕으로부터 '남계서원'이라는 현판을 하사받아 사액서원이 되었으며, 이는 국가 차원에서 학문적·도덕적 가치를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남계(藍溪)'라는 이름은 서원 앞을 흐르는 하천에서 유래하였다.
임진왜란 시기 남계서원은 경남 지역 의병 활동의 거점 역할을 하였으나, 정유재란 때 왜군의 침입으로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인근 지역으로 옮겨졌다가 1612년 현재의 자리에서 재건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변천은 남계서원이 교육 공간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정신적 중심지였음을 보여준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 구성 속에서 강학과 제향이 함께 이루어진 남계서원은 조선 성리학이 지향한 '앎과 실천의 일치'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으로 오늘날까지 그 가치를 전하고 있다.
◆ 개평한옥마을 - 선비풍류길을 따라 만난 사람들의 일상
개평한옥마을에 남아 있는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 수백 년의 시간이 쌓인 한옥은 오늘날에도 마을의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쉰다.
남계서원에서 차로 몇 분 이동하면 개평한옥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수백 년의 시간을 견뎌온 전통 한옥들이 비교적 온전히 보존된 이 마을은 조선 성리학의 대가 정여창의 생가지인 일두고택을 비롯해 풍천노씨 대종가, 노참판댁 고가, 하동정씨 고가, 오담고택 등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 곳곳에는 선조들의 생활 방식과 미감이 지금도 일상의 풍경으로 이어진다.
돌담과 기와지붕이 이어지는 골목길은 주민들의 삶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공간이자, 선비 문화의 생활사를 고스란히 품은 장면이다.
국토교통부 관광도로 지정 이후 이 일대는 '선비풍류길'로 성격이 분명해지며, 걷는 길 자체가 역사와 일상을 잇는 체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지역 문화해설사는 "관광도로로 지정된 뒤 예전보다 마을을 찾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라며 "이곳이 천천히 걸으며 사람과 시간을 만나는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라고 말했다.
개평한옥마을은 그렇게 오늘도 조용한 일상 속에서 선비 풍류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 거연정 - 계곡 위에 남은 선비의 풍류
계곡 위 바위에 앉은 거연정. 흐르는 물과 정자가 어우러지며 조선 후기 선비의 풍류와 사색의 시간을 전한다.
경남 함양에 자리한 거연정은 조선 후기 선비의 정신과 풍류를 간직한 정자이다.
이곳은 동지중추부사를 지낸 전시서가 1640년경 서산서원을 세우며 인근에 억새로 지은 정자를 처음 마련한 데서 시작되었다.
이후 1853년 화재와 1868년 서원철폐령으로 서원이 철거되자, 1872년 전시서의 7대손 전재학 등이 서산서원 재목을 활용해 정자를 다시 세웠고, 1901년 중수가 이루어졌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과 바위 위에 앉은 정자가 어우러져, 머무는 이로 하여금 번다한 생각을 내려놓게 하는 깊은 운치를 전한다.
◆ 지안재·오도재 - 굽이의 리듬에서 파노라마로 열리는 지리산 풍경길
오도재 정상에 세워진 '지리산 제1문'. 이 지점을 기점으로 풍경은 파노라마처럼 열리며 지리산 깊숙한 산자락으로 이어진다.
거연정을 지나 지리산으로 오르는 길목에서 만나는 지안재는 함양을 대표하는 드라이브 구간이다.
연속된 S자 굽이는 도로의 선형을 또렷하게 드러내며, 굽이를 돌 때마다 시야와 풍경이 끊임없이 바뀐다.
산의 결을 거스르지 않고 흐르듯 이어진 도로는 길 자체가 하나의 풍경이자 경험이 된다.
이 구간에서 운전자는 목적지를 향해 차량 속도는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굽이를 돌 때마다 시야가 바뀐다.
지안재를 지나 더 고도를 올리면 풍경은 또 한 번 성격을 바꾼다.
오도재로 접어드는 순간, 그동안 좁혀졌던 시야가 갑자기 열리며 지리산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겹겹이 이어진 능선과 계절의 색을 품은 산자락은 사진보다 실제에서 훨씬 넓고 깊은 인상을 남긴다.
지리산 풍경길 가운데 '파노라마길'이라는 이름이 가장 설득력을 얻는 지점도 바로 이곳이다.
오도재 중턱 숲길에 자리한 변강쇠·옹녀의 묘. 설화가 깃든 이 공간은 길 위의 풍경에 이야기를 덧입히는 지점이다.
오도재를 오르다 보면 중턱에서 '지리산 오도재 힐링캠핑장'과 함께 '변강쇠·옹녀의 묘'라는 이정표가 눈에 띈다.
안내를 따라 약 250미터가량 산길을 오르면 두 기의 낮은 봉분과 설화 속 인물의 무덤으로 소개된 표석이 나타난다. 이 일대는 판소리 「가루지기타령」에서 평안도의 옹녀와 변강쇠가 지리산 자락으로 들어와 오도재 인근에 정착하는 대목의 배경으로 설정된 공간으로, 사설에는 지리산과 오도재 등 현재의 지명이 그대로 등장한다.
역사적 사실로 확인된 인물은 아니나, 이 작은 공간은 오도재를 찾은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며 풍경에 이야기를 덧입힌다.
전망대에 모여든 여행객들의 시선과 잠시의 정적 속에서, 지안재의 굽이와 오도재의 조망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이 길이 '길 자체가 목적지'라 불리는 이유가 분명해지는 순간이다.
오도재 정상에 이르면 간단히 쉬어갈 수 있는 휴게소와 함께 '지리산 제1문'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문을 지나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길은 점차 지리산의 품 안으로 스며들 듯 이어지며, 곧 마천면과 백무동으로 향한다.
굽이의 리듬과 파노라마가 이어지던 풍경길은 이렇게 지리산 깊숙한 산자락으로 연결되며, 여정의 성격을 다시 한번 바꿔 놓는다.
백무동은 지리산 탐방로의 대표적인 입구이자 지리산 풍경길의 종착지다.
이곳에서 길 위에 쌓인 장면들은 고요한 여운으로 마무리된다.
☞ (정책뉴스) 제주 구좌 숨비해안로 등 경관 우수 6곳, '관광도로' 선정
정책기자단|정재영cndu323@naver.com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보의 메신저!대한민국 정책의 흐름을 발로 뛰고, 때로는 직접 겪어보며..
2026.01.03
정책기자단 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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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단순 선물도 광고인가요?" 개정된 SNS 광고 및 협찬 표기 방법!
맛집 검색을 하다 광고에 속은 적이 있는가?
요즘은 SNS 계정만 있다면 누구나 신청을 통해 무상으로 제품을 제공받고 리뷰를 올릴 수 있는 시대다.
특히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계정을 운영하는 이들 사이에서 '체험단'이나 '서포터즈'는 아주 익숙한 활동이다.
만약 이런 활동을 하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해야 할 정보가 있다.
바로 '경제적 이해관계 표시 안내서'다.
광고성 게시물이 범람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2월 2일, 「경제적 이해관계 표시 안내서」 개정본을 배포했다.
변화하는 온라인 환경에 맞춰 기만 광고, 쉽게 말해 자주 논란이 되는 '뒷광고'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다.
소비자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 게시물이 광고인지 아닌지 쉽게 알아보고 싶거나 자신의 포스팅이 뒷광고로 오해받고 싶지 않다면 꼭 읽어봐야 할 내용이다.
◆ "단순 선물도 광고인가요?" 더 명확해진 경제적 이해관계 표시경제적 이해관계 표시란 게시물 작성자와 광고주 사이에 금전적 대가나 상품 제공 등의 이해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를 더 투명하고 정확하게 표시하는 것에 방점을 두었다.
경제적 이해관계는 현금 지급은 물론 무료 상품 제공, 할인 혜택 등을 모두 포함한다.
심지어 동업, 고용, 친족 관계 등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경우도 표시 대상이다.
따라서 '체험단'이나 '단순 선물', '서포터즈'와 같은 모호한 표현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대신 '광고', '협찬', '상품 무상 제공' 등 자신이 얻은 이익을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광고주(회사)의 직원이 자발적으로 올린 후기라도 예외는 아니다.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면, 소비자가 제삼자의 의견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직원 리뷰' 또는 '소속 직원 작성'임을 밝혀야 한다.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점은 '미래·조건부 대가' 규정이다.
앞으로는 당장 현금을 받지 않았더라도 해당 글을 통해 향후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우수 후기 선정 시 포상금 지급', '조회수 당 포인트 지급'이나 '경품 추첨 대상'이 되기 위해 올리는 게시물도 반드시 경제적 이해관계를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미래에 얻게 될 경제적 이득이 확실하지 않더라도 표시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리뷰 이벤트로 소액의 쿠폰을 받는 경우에도 별점 5점 등의 조건이 붙는다면 기만 광고가 될 소지가 있으므로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또한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글이라면, 경제적 이해관계는 한글 표시가 원칙이며, 'AD', 'PR' 등의 외국어 표기는 지양해야 한다.
◆ 눈에 띄지 않는 광고 문구는 부적절 위치와 접근성 강화표시 내용만큼 중요한 것이 위치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소비자가 '더보기'를 누르거나 스크롤을 하지 않고도 광고임을 즉시 알 수 있게 바꾸었다.
블로그나 카페의 경우 과거에는 글 마지막에 문구를 넣기도 했으나, 이제는 게시물의 제목이나 첫 부분에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여러 개의 해시태그 속에 광고 문구를 숨기거나, 배경색과 유사한 색으로 작성하여 눈에 잘 띄지 않게 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 블로그로 서평단 활동을 직접 해보았다나는 현재 '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 11기로 활동하며 매달 '한겨레출판'의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고 있다.
별도의 광고료는 없지만 도서라는 현물을 받고 서평을 작성하는 활동이다.
이와 같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체험단',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글을 작성하는 경우 어떻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면 될지 개정 지침에 따른 작성법을 적용해 보고자 한다.
우선 내가 이번 달 받은 도서는 조수경 작가의 '말라가의 밤'이다.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 '말라가의 밤'.
서평을 작성하기 전, 도서를 읽고 줄거리, 나의 생각,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장점(소구 포인트)을 정리한다.
그리고 블로그를 접속해 본격적으로 서평 작성을 시작한다.
먼저 블로그 제목 말머리에 [도서협찬] 문구를 배치했다.
제목에 '도서 협찬' 문구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
본문 첫 줄에도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무상 제공받았다는 사실을 명확히 삽입했다.
제목에 협찬 표시, '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의 활동으로, 후기 작성을 조건으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라는 문구를 첫 문단에 적은 모습.
이렇게 서평을 작성하던 중, 궁금증이 생겼다.
'활동 이외의 게시물로 이 책을 다시 추천한다면 어떨까?''내돈내산'리뷰나 책 추천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 내가, 서평단 활동을 통해 받은 책이 너무 좋아서 활동 이외의 게시물로 추천하는 경우에도 광고 표시를 해야 할까?
공정거래위원회의 QA에 따르면, 단순히 제품이 좋아 자발적으로 올린 경우라도 과거 해당 브랜드로부터 대가를 받은 이력이 있다면 관계를 밝히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활동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은 상태이거나, 우수 리뷰어 선정 등 미래 보상이 걸려 있는 시점이라면 더욱 관계를 밝혀야 한다.
이를 숨기는 것은 자칫 '뒷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 투명한 리뷰 문화, 건강한 광고 생태계를 위한 일경제적 이해관계를 정확히 표시하는 것은 단순히 처벌을 피하기 위함이 아니다.
자신의 글을 봐주는 소비자와의 신뢰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노력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제적 이해관계 개정 이유는 바로 '소비자가 광고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정보를 수용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제는 SNS 리뷰어들에게 진정성과 투명성은 필수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표기를 빠뜨리기보다는, 개정된 지침을 숙지하여 건강한 광고 생태계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변화하는 광고 게시물에 맞춰 꾸준히 올바른 리뷰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보도자료) 경제적 이해관계 표시 안내서 개정본 배포
정책기자단|이지민@jimini0206@naver.com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지민입니다.
2026.01.03
정책기자단 이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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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어서 오세요, 한국으로"…2026 코리아그랜드세일 현장 속으로
2026년 코리아그랜드세일 페스티벌.
문화체육관광부와 방문의해위원회는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 관광과 소비 촉진을 위해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Korea Grand Sale 2026)을 오는 2025년 12월 17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개최한다.
코리아 그랜드 세일은 방한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 외국인 관광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2011년부터 매년 개최돼 온 한국의 대표적인 쇼핑관광 축제로 항공, 숙박, 쇼핑, 체험, 편의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 기업이 참여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폭넓은 할인과 혜택을 제공해 왔다.
특히, 이번 행사는 개최 시기를 기존보다 앞당겨 12월부터 시작함으로써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하였으며, 행사 기간은 기존 45일에서 68일로 확대되었고, 약 1,750개 기업이 참여하여 역대 최대 규모로 풍성한 혜택을 선보인다.
즉, 이번 코리아 그랜드 세일 페스티벌은 쇼핑과 관광, 문화 체험을 결합한 종합 관광 축제로서의 성격을 강화하여 외국인 관광객들은 쇼핑 혜택뿐만 아니라 한국의 일상과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입체적인 여행 경험을 할 수 있다.
◆ 체험형 쇼핑 거점 강화 서울 잠실, '플레이 트럭(Play Truck)' 운영
2026년 코리아그랜드세일, 서울 잠실 '플레이 트럭(Play Truck)'.
행사 기간 동안 체험형 쇼핑 거점도 대폭 강화하여 이동형 안내 체험 시설인 플레이 트럭(Play Truck)을 12월 17일 서울 명동에서 시작해, 12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잠실, 12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동대문에서 운영한다.
이후 2026년 1월 31일까지 서울을 비롯해 대전, 부산, 전주 등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지역 상권 활성화 행사와 체험 프로그램, 쇼핑 관광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2026년 코리아그랜드세일, 플레이 트럭(Play Truck) 커피 무료 제공.
2026년 코리아그랜드세일, 플레이 트럭(Play Truck) 감정 유형 분석.
코리아 그랜드 세일의 특별한 팝업스토어인 플레이 트럭(Play Truck)에서는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는데, 운영 지역 내 구매 영수증을 인증하면 따뜻한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영수증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AI 키오스크를 통해 오늘의 감정 유형 분석에 참여하면 현재 기분에 맞는 K-쇼핑 테마 추천과 함께 쇼핑 쿠폰을 받을 수 있다.
AI 키오스크 감정 유형 분석 체험에서는 행복, 슬픔, 보통, 놀람 감정을 귀여운 페이스 아이콘과 수치로 표시해, 방문객들이 자신의 현재 상태를 쉽고 재미있게 확인할 수 있다.
2026년 코리아그랜드세일, 플레이 트럭(Play Truck) 이벤트 참여.
2026년 코리아그랜드세일, 플레이 트럭(Play Truck) 이벤트 참여.
플레이 트럭(Play Truck)에서는 'K-쇼핑 카트 채우기'를 통해 원하는 쇼핑 테마의 공을 골라 카트를 채우고, 성공 횟수에 따라 코리아그랜드세일 한정판 굿즈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러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족과 함께 따뜻한 음료와 한정판 기념품을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플레이 트럭(Play Truck)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코리아그랜드세일 누리집 (koreagrandsale.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플레이 트럭(Play Truck) 외에도 1월 16일부터 2월 22일까지 서울 북촌에서는 참여 기업 제품 홍보와 만들기 체험, 휴식 공간을 결합한 체험형 공간 플레이 라운지(Play Lounge)가 운영된다.
명동 눈스퀘어 1층 실내 공간에서도 사진 촬영과 행운권 추첨, 구매 영수증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명동 지역 상권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한다.
◆ 기차여행 연계 등 지역 관광 활성화
2026년 코리아그랜드세일, 기차여행 연계 지역 관광 활성화.
문화체육관광부와 방문의해위원회는 코리아그랜드세일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이 수도권을 넘어 지역에서도 한국 문화를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지역 관광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서울에서 출발해 전북 전주, 강원 태백, 동해안 지역으로 향하는 'K-트레인' 관광 상품은 지역 축제와 미식, 체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당일 여행(데이 투어) 또는 개별 자유여행(FIT)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이 이동 중에도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열차 안에서의 K-푸드 시식과 K-콘텐츠 체험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이러한 K-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충분히 높이고, 재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며 지역 상권 활성화와 관광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K-콘텐츠 활용한 5대 테마 체험 프로그램 운영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 누리집. (출처=코리아그랜드세일 운영사무국)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에서는 체험 중심 관광 트렌드를 반영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를 활용한 5대 테마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요 테마는 음식(K-Gourmet), 즐길 거리(K-Exciting), 미용·패션(K-Stylish), 웰니스(K-Healing), 문화예술(K-Inspired)이다.
'K-구르메(K-Gourmet)'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치킨, 어묵, 비빔밥 등 K-푸드를 직접 만들고 시식하며 한국의 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K-익사이팅(K-Exciting)' 체험 프로그램은 케이팝 안무 배우기, 음악방송 방청 및 방송사 견학, 스키 일일 강좌 등 '케이-콘텐츠'와 액티비티를 결합하였다.
이 밖에도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 세미나를 통해 나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K-스타일리시(K-Stylish), 전통 한방 체험과 향수 만들기 등을 포함한 K-힐링(K-Healing), 뮤지컬 관람과 K-콘텐츠 건축 명소 방문 등 문화 예술 체험을 중심으로 한 K-인스파이어드(K-Inspired)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통해 한국 고유의 멋과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전 세계에 알리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여 좋은 기억을 안고 돌아갈 수 있는 축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보도자료)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 '케이-컬처'와 '쇼핑관광'의 바다로 항해 시작
☞ (또 다른 기사) 꽃처럼 피어난 보자기 비빔밥"K를 맛보세요"
정책기자단|박유진ujinpark09@gmail.com
다양한 소식 방방곡곡 취재하며 열정적으로 전하겠습니다!! :)
2025.12.30
정책기자단 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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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꽃처럼 피어난 보자기 비빔밥…"K를 맛보세요"
역대 최대 규모의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예년보다 앞서 12월에 찾아왔다.
12월 17일 개막해 내년 2월 2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방한 관광 비수기에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한국의 대표 쇼핑·관광 축제다.
2026년 2월 22일까지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Korea Grand Sale 2026)'이 열린다. 서울 북촌에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함께 12월 17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Korea Grand Sale 2026)'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은 항공·숙박·쇼핑·식음·체험·편의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참여를 바탕으로 지난 2011년부터 이어져 왔다.
케이(K)-콘텐츠 중 음식(K-Gourmet)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을 '꽃,밥에피다 북촌점'에서 진행했다.
관광의 흐름이 단순한 소비에서 체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올해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전 세계인의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K)-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5개 주제 체험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웠다.
음식(K-Gourmet), 즐길 거리(K-Exciting), 미용·패션(K-Stylish), 웰니스(K-Healing), 문화예술(K-Inspired)이다.
보자기 비빔밥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식재료. 제철 나물과 밥, 달걀 지단, 간장, 참기름이 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2월 22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꽃,밥에피다 북촌점'을 찾았다.
체험에 앞서 '꽃,밥에피다' 요리사가 외국인 참가자들 앞에 섰다.
쉐프는 영어로 이날 사용할 식재료인 제철 나물과 밥, 달걀, 간장, 참기름을 하나씩 소개하며 재료의 특징과 한식 조리의 기본을 설명했다.
꽃,밥에피다 측은 우리의 한식 문화를 영어로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외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꽃,밥에피다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비건 한식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전통 한식의 조리 방식과 철학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슐랭 가이드와 빕 구르망에 이름을 올린 레스토랑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한국식 채식 한식'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날 체험 역시 음식의 맛뿐 아니라 재료의 의미와 조리 과정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외국인들 앞에 선보인 보자기 비빔밥은 한국의 식문화를 보여주는 체험 프로그램이었다.
이날 소개된 '보자기 비빔밥'에서 보자기는 천이 아니라 사각형으로 만든 달걀 지단을 의미한다.
쉐프는 노릇하게 부친 계란 지단을 접시 위에 펼쳐 보이며 "한국의 보자기처럼 재료를 감싸는 의미를 담았다" 라고 설명했다.
이어 달걀 지단으로 밥과 나물을 감싸고 장식하는 전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
참가자들은 요리를 시작하기에 앞서 만드는 법을 먼저 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쉐프가 시범을 보인 후 외국인 참가자들이 요리할 차례다. 외국인이 앉은 자리마다 보자기 비빔밥을 만들 식재료가 놓였다.
보자기 비빔밥은 사각형으로 부친 계란 지단 위에 제철 채소를 데쳐 양념에 무친 나물과 밥을 올린 뒤, 달걀 지단으로 나물과 밥을 감싸 보자기처럼 모아 완성한다.
꽃과 잎, 김으로 윗면을 장식한 뒤 그릇에 옮겨 담고, 나이프와 숟가락으로 달걀 지단을 잘라 펼쳐 간장과 참기름을 곁들여 비벼 먹는다.
나물과 밥을 감싸고, 자르고, 비비는 일련의 과정은 재료를 한데 모아 조화를 이루고, 이를 함께 나누어 먹는 한국 음식 문화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외국인 참가자들은 보자기 비빔밥을 만들며 이런 한국의 식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험했다.
이탈리아 국적의 사라가 쉐프가 알려준 대로 직접 보자기 비빔밥을 만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케이-구르메(K-Gourmet)' 체험의 하나로,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을 계기로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프리미엄 K-비건 보자기 비빔밥 만들기와 고급 재료 시식 기회를 제공했다. 이날 체험에는 총 18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참여했다.
필자와 같은 테이블에 앉은 이탈리아 국적의 남매 안드레아와 사라는 12월 15일부터 31일까지 한국을 여행 중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았으며, 지난해에도 한국을 여행했던 경험이 있다.
이번에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앞당겨서 12월 중에 열렸기 때문에 해마다 열리는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국적의 안드레아가 보자기 비빔밥을 만든 후 먹기 직전에 간장을 넣고 있다.
안드레아는 "전통 음식은 재료가 단순하지만, 그 안에 역사와 철학이 담겨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제철 채소를 데쳐 양념한 나물을 달걀 지단으로 감싼 보자기 비빔밥은 보기에도 의미가 분명했다" 라고 말했다.
그는 "간장과 참기름이 각각의 재료를 자연스럽게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안드레아는 보자기 비빔밥을 만든 직후 간장과 참기름을 찾을 만큼 우리의 전통 양념에 관심을 보였다.
외국인들이 보자기 비빔밥을 만든 후 각자가 요리한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다.
사라는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로 K-뷰티와 K-아이돌을 꼽았다.
그는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은데 특히 한국 화장품은 품질이 우수하다. 이후 한국 아이돌이 출연하는 명품 브랜드 패션쇼를 접하면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라고 말했다.
현재 이탈리아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보자기 비빔밥 만드는 체험에 참여했던 안드레아는 특히 한국의 전통 양념장인 간장과 참기름의 풍미에 관심을 보였다.
사라는 "외국인을 위한 축제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경험했다. 다른 나라에는 보통 자국민을 위한 축제는 많아도, 외국인을 환영하는 축제는 흔하지 않다" 라고 말했다.
이어 "코리아그랜드세일처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행사에 직접 참여해 보니, 한국 사회가 외국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12월 30일에 열리는 '케이-스타일리시(K-Stylish)' 체험 프로그램도 신청했다" 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터뷰 말미에 사라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언젠가는 여행이 아니라 생활로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라고.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소비를 넘어 체험으로 이어지는 관광의 모습을 보여준다. 체험이 끝난 직후 참가자들 모두가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달걀 지단으로 제철 나물과 밥을 감싸고, 간장과 참기름을 곁들여 비벼 먹는 보자기 비빔밥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작용했다.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소비를 넘어 체험으로 이어지는 관광의 방향을 현장에서 확인하게 했다.
외국인의 발걸음이 다시 한국으로 향하게 만드는 힘은, 이렇게 일상의 음식 문화 속에서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2월 22일까지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는 시간이 될 거라 확신한다.
그게 다음에 또 한국을 방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 바로 가기
☞ (정책뉴스) 역대 최대 규모 '코리아그랜드세일' 개막케이-컬처·쇼핑관광 바다로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책으로 세상을 만나고 글로 세상과 소통합니다.
2025.12.29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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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중장년의 삶에 허락된 '잠시 멈춤'…인문열차버스
작년에 차일피일 미루다 그만 신청 기회를 놓쳤던 인문열차버스를 올해는 반드시 타기로 결심했다.
필자가 탑승했던 인문열차버스는 종착역까지 질주하지 않고, 중간에 잠시 멈춤을 허락한다.
인문열차버스는 중장년층을 위한 인문 여행 프로그램이다.
중장년층은 청년과 노년을 잇는 세대지만, 청년과 노년에 비해 정책의 초점에서는 종종 비켜나 있다.
가정과 일터에서 중심 역할을 해온 그들이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마련된 자리다.
2025 인문열차버스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지역에서 인문을 통해 내 삶을 돌아보고 변화를 꿈꿀 수 있는 치유와 회복의 여정으로, 1박 2일간 4개 권역(영남권, 강원권, 수도권, 충청권)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2025 인문열차버스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지역에서 인문을 통해 내 삶을 돌아보고 변화를 꿈꿀 수 있는 치유와 회복의 여정으로, 1박 2일간 4개 권역(영남권, 강원권, 수도권, 충청권)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영남권에는 인문열차가, 수도권·강원권·충청권에는 인문버스가 달렸다.
전국에서 모인 참여자들이 사당역 공영주차장에 집결해서 2개의 조로 나뉘어 1박 2일 여정을 함께 했다.
필자는 마지막 충청권 인문버스를 선택해서 12월 13일부터 1박 2일간 여정을 함께했다.
출발지는 사당역이다.
전국에서 모인 참여자들이 사당역 공영주차장에 집결했다.
잔뜩 흐린 날씨만큼이나 각자의 마음에도 저마다의 사연이 묻어 있을 것이다.
◆ 역사에서 삶으로, 인간 이순신을 만나다
첫 일정은 온양민속박물관에서 해설을 들으면서 우리의 전통 풍속인 관혼상제 전시를 살펴봤다.
첫날 일정을 온양민속박물관에서 시작했다.
사립 박물관이라는 안내가 무색할 만큼 넓은 공간과 2만 5,000여 점의 유물이 눈길을 끌었다.
해설사는 우리의 전통 풍속인 관혼상제 전시를 중심으로 과거 조상들의 삶과 지혜를 풀어냈다.
아기의 탄생과 함께 대문 앞에 내걸린 금줄에 담긴 출산의 의미에서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금줄에 담긴 출산의 의미, 혼례상에 올린 닭과 기러기의 상징, 상복과 제례에 깃든 슬픔과 효의 감정까지.
지금은 관혼상제 예식이 간소화되거나 생략되고 있지만, 과거엔 인생의 통과의례로 예식을 중요시했다.
박물관의 전시는 유물이 아니라 '살아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다가왔다.
양모를 활용해 전통 탈의 모습을 재현하는 시간에 참여자들 모두가 각자의 탈을 꾸미느라 집중했다.
박물관 대강당에서는 양모 공예 체험이 이어졌다.
마지막 전시실에서 지역별로 전해지는 수많은 탈의 해학적인 표정을 구경했던 터다.
양모를 활용해 전통 탈의 모습을 재현하는 시간이다.
참여자들은 고개를 숙인 채 탈을 꾸미느라 분주했다.
양모 끝에서 각자의 개성이 담긴 탈이 하나둘 완성됐다.
바늘로 양털을 꾹꾹 눌러야만 제법 탈의 모양이 잡혔다.
그 과정에서 몰입하는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었다.
완성된 탈의 뒤편에 자석을 붙여줘서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현충사와 인접한 충무공이순신기념관에서 '난중일기 속 인간 이순신'을 주제로 한 신병주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이어진 충무공이순신기념관에서는 신병주 교수의 강연이 진행됐다.
신병주 교수는 TV에서 자주 보던 얼굴이어서 친숙했다.
'난중일기 속 인간 이순신'을 주제로 한 강연은 위인의 업적보다 두려움과 선택의 순간에 초점을 맞췄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두 차례의 전쟁 속에서 이순신 장군은 명장으로 백전백승했지만, 그 또한 우리와 다름없는 인간이었다.
명량해전을 앞두고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라고 말해야만 했던 장군의 심경을 따라가 보니, 참여자 각자의 삶에서 마주한 고비들이 겹쳐졌을 것이다.
인문열차버스가 단순한 관광이 아닌 이유가 분명해지는 순간이었다.
충무공 이순신 기념관에서 전시를 관람하는 줄이 이어졌다. 영웅 이순신이 아닌 인간 이순신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강연이 끝난 뒤 각자 2개의 조로 나뉘어 각자의 선택에 따라 충무공 이순신 기념관이나 현충사를 둘러봤다.
갑자기 폭우로 변한 빗줄기에 많은 참여자들이 충무공이순신기념관 전시를 관람하는 것으로 했다.
신병주 교수의 강연을 경청한 뒤라서 전시물이 눈에 쏙 들어왔다.
영웅 이순신이 아닌 인간 이순신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 울림에서 글로, 내면을 향한 여정
숙소인 깊은산속옹달샘에서 싱잉볼 명상에 참여했다. 손바닥 위에 올려둔 싱잉볼을 채로 두드리자 은은한 울림이 미세한 떨림으로 전해졌다.
숙소인 '깊은산속옹달샘'에 도착하자 비는 어느새 눈으로 바뀌어 있었다.
어둑해진 산속은 하얀 눈으로 환해졌다.
명상복으로 갈아입고 싱잉볼 명상에 참여했다.
손바닥 위에 올려둔 싱잉볼을 채로 두드리자 은은한 울림이 미세한 떨림으로 전해졌다.
그 울림은 몸의 곳곳을 지나 마음으로 스며들었다.
충주 시내는 비가 내렸지만, 숙소가 있는 산속은 하얀 눈으로 덮여 있다.
다음 날 아침, 향기호흡명상을 하면서 서로를 다독여주며 위로와 감사의 말을 하고 있다.
다음 날 아침의 향기호흡명상은 더 깊었다.
숨을 고르고 향을 느끼는 동안 마음의 속도가 한 박자 느려졌다.
"그동안 사느라 정말 애 많이 썼어요. 두 팔을 교차해서 나를 안고 토닥토닥하면서 고맙다고 말해주세요" 라는 강사의 말에 대다수의 참여자들이 자신을 되돌아보다가 소리 내어서 울고 있었다.
필자도 울컥하다가 끝내 눈시울을 적셨다.
깊은산속옹달샘 고도원 이사장은 인문 강연에서 '꿈, 그리고 꿈 너머 꿈'을 화두로 자신의 삶을 풀어냈다.
오후에는 깊은산속옹달샘을 운영하는 고도원 이사장의 인문 강연과 글쓰기 특강이 이어졌다.
고도원 이사장은 '꿈, 그리고 꿈 너머 꿈'을 화두로 자신의 삶을 풀어냈다.
일곱 교회를 개척한 아버지 아래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가정에서의 성장기, 말문을 잃었을 만큼의 시련, 그리고 25년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온 '아침 편지'에 이르기까지.
청와대 대통령 연설담당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승승장구했을 것 같았던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모든 이야기는 저점에서 시작된다. 굴곡이 있어야 삶도, 글도 힘을 얻는다" 라고 말했다.
글쓰기에 대해서는 "잘 쓰려고 하지 말고 일단 써야 한다" 라고 강조했다.
단어에서 시작해 초고를 쓰고, 사색과 명상으로 생각을 가다듬는 과정이 곧 글쓰기라고 했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글도 쓸 수 없다" 라는 그의 말은 인문열차버스가 전하려던 메시지를 또렷하게 요약해 주었다.
◆ 벅적한 관광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는 시간
깊은산속옹달샘 갤러리 내부. 한 참여자는 퇴직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시점에 지금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충남 천안에서 혼자 참여한 기정애 씨(50대 후반)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침 향기명상" 이라며 "나를 한 번 더 돌아보게 됐다" 라고 말했다.
그는 "퇴직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시점에서 이런 시간은 '지금 잘 살고 있는지'를 점검하게 만들었다" 라고 했다.
이어 "처음에 인문열차버스를 신청할 적엔 정확한 출처를 몰라서 망설였지만, 막상 와보니 제가 낸 세금이 아깝지 않다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라고 덧붙였다.
깊은산속옹달샘 카페 안. 부부 참여자는 관광 위주의 여행과 달리, 스스로를 정리할 여유를 주었다고 밝혔다.
경기 안산에서 부부로 참여한 김형석 씨(60대 초반)는 인문열차버스를 이렇게 요약했다.
"벅적거리는 여행이 아니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시간입니다. 관광 위주의 여행과 달리 과거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정리할 여유를 줬어요" 라고 말했다.
아내 고지연 씨는 "민속박물관 해설과 체험, 이순신 강연, 명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1박2일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인문열차버스'라는 이름이 이해됐어요" 라고 말했다.
다만 부부는 공통적으로 인문열차버스의 홍보 부족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김 씨는 "실제 인문열차버스를 타고 이곳까지 와봐야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죠. 인문열차버스 신청 단계에서 이전 인문열차버스 참여자의 경험담이 더 드러났으면 인문열차버스의 효과를 알 수 있어서 좋았을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부부는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또 참여하고, 주변에도 적극 권하고 싶어요. 그러면 너무 많이 알려져서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어서 걱정이긴 합니다" 라고 입을 모았다.
인문열차버스처럼 부부가 함께 자신을 돌아보는 여행 프로그램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 이동형 인문학, 중장년에게 필요한 정책 실험
깊은산속옹달샘 꿈너머꿈 도서관 안. 참여자들은 다음에도 또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인문열차버스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중장년 대상 인문학 프로그램이다.
지역과 세대를 연결하는 '이동형 인문학'이라는 특징을 바탕으로, 인문 강연과 문화시설 탐방, 체험, 성찰·명상 프로그램을 결합했다.
참가자는 일부 비용만 부담하며, 숙박·식사·프로그램을 포함한 구성에 비해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인문열차버스 외에도 '길 위의 인문학', '지혜학교'를 비롯해 청소년·청년·중장년·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인문학 프로그램을 전국 도서관과 지역 문화공간을 통해서 운영하고 있다.
인문열차버스는 우리의 삶에 잠시 멈춤을 허락했다. 그 여운은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아서 우리를 일깨워주고 있다.
버스에 오르면서 여행을 시작했고, 버스에서 내리니 생각이 남았다.
인문열차버스에 탑승할 때는 설렘이 있었다면, 하차할 때는 질문 하나가 마음에 남았다.
"지금의 나는, 잘 살고 있는가."
중년의 삶에 필요한 것은 어쩌면 답이 아니라, 이 질문을 꺼내볼 수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인문열차버스는 그렇게, 우리의 삶에 잠시 멈춤을 허락했다.
그 여운은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아서 우리를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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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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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9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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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백년의 맛과 착한 가격, 군산에서 만나다
국가 등록 문화유산, 동국사.
1930년대 근대 역사 문화를 품고 있는 도시 군산을 방문하면, 곳곳에 남아있는 일본식 주택과 근대 건축물, 오래된 철도가 놓인 경암동 철길마을, 그리고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을 만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동국사,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말랭이 마을, 신흥동 일본식 가옥, 군산세관, 군산근대건축관 등 군산에서의 역사 문화 시간여행을 통해 근대화의 아픔과 그에 맞선 저항의 역사가 생생하게 전해진다.
군산의 역사를 따라 찬찬히 걷다 보면 그 지역만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으며 골목과 상점마다 쌓인 시간의 의미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으로 남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군산의 역사 공간을 매력적으로 더욱 특별하게 만든 건 오랜 시간 한자리를 함께 지켜온 30년 이상의 사업을 운영해 오고 있는 백년가게와 소비자들을 위해 착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착한 가게가 있었기에 군산이라는 지역이 함께 더욱 빛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 지역의 시간을 이어온 '백년가게'
백년가게 누리집. (출처=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백년가게는 30년 이상 한 자리를 지켜오며 오랜 시간 지역 주민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점포 중의 하나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성과 우수성, 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공식 인증한 곳이다.
사업 경력 30년 이상의 소상공인(음식점, 도소매 등 전 업종 가능)이 대상이며, 대기업 자회사, 프랜차이즈 가맹점 및 대리점 등은 신청이 불가하다.
지정 후에는 방송, 온라인 플랫폼, 오프라인 행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홍보와 경영 환경 개선 지원이 제공되며 인증서와 현판을 제공한다.
즉, 백년가게는 한국 소상공인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기리고 성공 모델을 확산하기 위한 공식 인증 제도로 단순히 오래된 가게가 아닌 한 지역의 생활 문화와 기억을 함께 이어온 시간의 자산으로서 가치를 인정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 1945년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
1945년 가장 오래된 빵집, 백년가게 이성당.
이성당은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시에 살다가 1906년 조선으로 건너온 히로세 야스타로라는 일본인이 '이즈모야'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어 영업하였는데, 1945년 광복 이후 이즈모야가 사라진 자리에 한국인 이석우 씨가 '이성당'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아 가게를 이어오고 있다.
1945년 가장 오래된 빵집, 백년가게 이성당.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알려진 이성당은 군산의 필수 방문지로, 전통적인 '단팥빵'과 '야채빵'을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은 곳이며, 국내산 원재료 사용을 통해 농가와 상생하고 사회공헌 활동과 성실한 납세로 아름다운 납세자상 수여 등으로 지역사회의 모범이 되고 있다.
직접 이성당에 방문했을 때, 가게 앞에는 빵을 구매하기 위해 대기 줄이 길게 이어졌으며, 단팥빵과 야채빵을 한가득 구매하는 방문객들의 모습에서 이성당에 대한 기대와 오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 1983년 군산 대표 맛집, 장미칼국수
1983년 군산 대표 맛집, 백년가게 장미칼국수.
1983년 문을 연 장미 칼국수는 군산을 대표하는 칼국수 전문점으로 30년 이상 오래도록 손님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백년가게로 선정된 곳이다.
매일 전통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를 활용하여, 당일 만들어내는 겉절이김치는 깊은 맛을 완성하며, 진한 멸치육수와 탱글탱글한 면발의 칼국수 그리고 누룽지가 생기는 돌솥비빔밥이 대표 메뉴로 방송을 통해서도 여러 차례 소개되며 군산의 전통명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83년 군산 대표 맛집, 백년가게 장미칼국수.
다수의 방송 출연을 통해 군산의 맛집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가게는 내부가 정겨운 전통 느낌을 살린 인테리어로 되어있으며, 가족 단위 손님들도 편하게 식사할 수 있고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전국의 백년가게는 공식 누리집 '백년가게 소공인'(sbiz.or.kr/hdst)을 통해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부담 없이 즐기는 군산, '착한가격업소'
착한가격업소 누리집. (출처=행정안전부)
착한가격업소는 원가 절감과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곳으로, 행정안전부 기준에 따른 평가를 거쳐 지자체가 지정하며 시민의 생활 물가 안정에 이바지하는 동시에 방문객에게 부담 없는 가격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착한가격업소 제도는 지역 상인과 소비자가 윈-윈(Win-Win)할 수 있으며, 착한가격과 청결한 가게 운영으로 기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상권의 신뢰도를 높여 지속 가능한 소비 환경을 만드는데 기반이 되고 있다.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되면 행정안전부 및 지자체에서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가게 이미지를 제고하고 업소별로 연 85만 원 상당의 물품과 지방공공요금 등을 지원한다.
또한 소비자에게 지도 검색 서비스 및 여러 혜택 등을 제공하여 고객 유입 효과가 증대될 수 있다.
◆ 착한 가격의 쉼터, 엘투와이투카페
착한 가격의 쉼터, 엘투와이투카페.
군산의 착한가격업소인 엘투와이투카페는 아메리카노 2500원, 차류 2000원의 부담 없는 가격으로 방문객을 사로잡았으며, 지역화폐 사용도 가능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카페 주변에는 말랭이 마을과 신흥동 일본식 가옥, 동국사,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엘투와이투카페에서 커피 한 잔과 맛있는 샌드위치로 잠깐 충전하며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가족,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 여행하는 방문객 모두 부담 없이 머물 수 있어 다양한 여행자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다.
전국의 착한가격업소를 찾아보고 싶다면 공식 착한가격업소 누리집(goodprice.go.kr)을 통해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군산,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근대 역사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군산은 백년가게와 착한가격업소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도시이며, 한 그릇의 음식과 한 잔의 커피 속에는 도시 군산이 지나온 백 년의 시간이 스며들어 있다.
군산의 백년가게는 도시의 역사를 맛으로 전하고, 착한가격업소는 여행자와 시민 모두에게 따뜻한 마음을 건넨다.
백 년의 시간으로 빚어낸 맛과 누구에게나 열린 착한 가격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군산에서 지역의 가치와 삶의 온도를 함께 느껴보며 더 많은 이들이 군산의 공간 이야기에 공감하며 함께하길 기대해 본다.
정책기자단|박유진ujinpark09@gmail.com
다양한 소식 방방곡곡 취재하며 열정적으로 전하겠습니다!! :)
2025.12.26
정책기자단 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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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공공디자인' 일상의 공간에 미래까지 담아내다
'공공디자인'이라는 말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공공디자인의 뜻을 정확히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공공디자인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조성·제작·설치·운영·관리하는 공공시설물에 공공성과 심미성을 더하는 행위이자 그 결과물이다.
대중교통시설, 보행 안전시설, 편의시설, 녹지와 안내 시설까지 우리 일상에 놓인 대부분의 공간이 공공디자인의 영역에 속한다.
이촌한강공원에서 바라본 한강의 풍경. 누구나 즐겨 찾는 한강에서도 공공디자인을 찾을 수 있다.
공공디자인은 이제 '보기에 좋은 공간'을 넘어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의 언어가 되고 있다.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사회적 고립과 같은 구조적 변화에 공간의 역할이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공공디자인이 일상에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닌 이유다.
매년 하반기에 열리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은 이러한 흐름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슬로건은 '내일을 위한 공공디자인'이었다.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5'는 끝났어도 공공디자인은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 현장에서 서로 다른 미래를 대비하는 두 개의 공공디자인을 떠올렸다.
초고령사회, 그리고 1인 가구 사회다.
◆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는 공간, 이촌한강공원의 유니버설 디자인
이촌한강공원은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수변 공간으로, '모두를 위한 피크닉풀'이 있다.
첫 번째 풍경은 이촌한강공원이다.
산책길에서 마주한 '모두를 위한 피크닉풀'은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수변 공간이다.
이 공간은 특정 이용자를 위한 배려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같은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휠체어 이용자, 유아차를 동반한 가족, 고령자 등 이동 약자도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경사형 보행로를 조성했다.
휠체어 이용자, 유아차를 동반한 가족, 고령자 등 이동 약자도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경사형 보행로를 조성했고, 단절 없는 동선을 따라 다목적 테이블과 벤치, 계단형 벤치와 캐노피를 배치했다.
특히 계단형 벤치는 일렬로 앉는 평면 벤치와 달리, 높낮이 단차를 두어 앞사람의 시야를 가리지 않는다. 한강을 모두의 눈높이로 나누어 주려는 디자인이다.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도시조성 기본 조례 개정안이 적용된 첫 시범 사례다.
이촌한강공원에 자리한 계단형 벤치는 일렬로 앉는 평면 벤치와 달리, 높낮이 단차를 두어 앞사람의 시야를 가리지 않게 설계했다.
이촌한강공원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배려가 잘된 공간'이어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는 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5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20.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 2023.12)
유엔(UN)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사회를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UN, World Population Prospects 2022)
이촌한강공원으로 가는 길에 어르신, 유아차를 동반한 가족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흔히 '약자를 위한 디자인'으로 오해되지만, 본질은 다르다.
나이와 성별, 신체 조건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고령자에게는 안전한 공간이 되고, 젊은 세대에게는 편안한 휴식 공간이 된다.
특히 이촌한강공원의 유니버설 디자인은 '지금의 누군가'를 위한 배려가 아니라 미래의 나 자신을 포함한 모두를 전제로 한 설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늘은 건강한 이용자일지라도, 내일은 보행 보조 기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초고령사회가 일상이 된 지금, 유니버설 디자인은 선택이 아닌 기본 조건이 된다.
이촌한강공원에 조성된 '모두를 위한 피크닉풀'은 우리의 미래를 반영한 공공디자인이다.
◆ 1인 가구 사회를 준비하는 공간,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는 전국 최초의 1인 가구 전용 커뮤니티 공간으로 출발했다.
두 번째 사례는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또 하나의 뚜렷한 사회 변화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등록센서스 방식)」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35.5%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보다 증가한 수치로, 1인 가구가 전국 가구의 약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계청, 「2023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2024.7)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는 이러한 변화에 공간으로 응답한 사례다.
전국 최초의 1인 가구 전용 커뮤니티 공간으로 출발한 이곳은 최근 강남역 인근으로 이전하며 기능과 역할을 확장했다.
홍혜준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팀장은 "이전하면서 센터의 공간을 크게 확장했다." 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교육 공간이 한 곳뿐이었지만, 현재는 교육실 두 곳과 라운지, 공유 주방이 더해지며 세 곳 이상의 교육·교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상담실도 두 곳으로 늘어나 1인 가구가 느끼는 고립감, 외로움 등 정서적 지원 기능을 강화했다.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에서는 공유 주방을 중심으로 요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1인 가구 간에 관계망 형성을 유도한다.
센터가 주목한 핵심 문제는 '식생활'이다.
1인 가구는 재료 구매의 부담, 간편식 위주의 식사, 혼자 먹는 외로움이 겹치기 쉽다.
그런 이유로 끼니를 거를 때가 많다.
그러면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유 주방을 중심으로 요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1인 가구 간에 관계망 형성을 유도한다.
센터는 프로그램을 대부분 다회기 과정으로 구성했다.
요리뿐 아니라 주거 계약, 집 관리, 인테리어, 경제 교육 등 혼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생활 정보를 담고 있다.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센터의 목표다.
혼자서도 잘 살아가야 여럿이 모여도 잘 살아갈 수 있다.
좁은 주거 환경에 익숙한 이용자들을 고려해 시야가 트인 구조로 설계했고, 자연을 연상시키는 바닥과 조명으로 안정감을 더했다. 이는 고립을 완화하고 일상적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공공디자인이다.
공간 디자인 역시 1인 가구의 현실을 반영한다.
좁은 주거 환경에 익숙한 이용자들을 고려해 시야가 트인 구조로 설계했고, 자연을 연상시키는 바닥과 조명으로 안정감을 더했다.
이는 고립을 완화하고 일상적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공공디자인이다.
홍혜준 팀장과의 인터뷰가 끝난 뒤 잠시 센터에 머물렀다.
빈백에 등을 대고 비스듬히 기대어 있으니 꼭 거실에 있는 듯 안락하다.
옆의 이용자도 필자처럼 편안하게 앉아 있다.
◆ 서로 다른 미래를 대비하는 공공디자인의 역할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는 1인 가구 사회에 대응한 관계 회복형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촌한강공원과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는 서로 다른 공간이지만, 공공디자인이 사회 변화를 선제적으로 담아낸 사례라는 점에서는 닮아있다.
하나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유니버설 디자인, 다른 하나는 1인 가구 사회에 대응한 관계 회복형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공디자인은 더 이상 심미적으로 좋은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할 인구 구조, 삶의 방식 등의 변화를 공간에 반영하는 정책의 사례가 되고 있다.
우리가 걷고 머무는 공간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이미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 일상에서 만난 공공디자인이 남긴 질문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에서 아나바다 자원순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촌한강공원에서 경사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불편 없이 걷고 있지만, 이 길은 언젠가의 나를 위해 미리 만들어진 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에서 공유 주방을 둘러보며 들은 이야기도 비슷했다.
혼자 사는 삶이 더 늘어날수록, 혼자 버티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누군가와 느슨하게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공공디자인은 이렇게 일상에서 체감되는 방식으로 정책의 얼굴을 드러낸다.
초고령사회와 1인 가구 사회라는 변화는 통계로 먼저 오지만, 대응은 결국 공간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걷고 머무는 장소가 조금 덜 불편해지고, 조금 덜 외로워진다면, 그것이 공공디자인이 정책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일 것이다.
올해의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은 막을 내렸지만, 공공디자인은 오늘도 일상 속에서 조용히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음 변화는 또 어떤 공간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낼지, 그래서 우리의 하루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한 번쯤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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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책으로 세상을 만나고 글로 세상과 소통합니다.
2025.12.26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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