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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반한감정 대책 세워야

200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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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에 테러를 감행하겠다는 협박편지가 전달돼 항공보안당국과 해당항공사가 항공기에 대해 전면 검색을 실시했으나, 테러 징후를 발견하지 못하고 일부 승객에 대해 재조사도 벌였으나 혐의가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위 내용은 오늘자 신문기사중 일부이다. 과연 어느 나라에 대한 기사일까? 기사를 읽지 않은 사람은 미국에 대한 이라크 무장세력의 테러 위협쯤으로 생각하겠지만, 이는 태국발 대한항공에 대한 협박이었다.

지난 16일 밤 태국 반한(反韓)단체 '아키아' 명의로 대한항공 방콕지사에 방콕발 부산·인천행 여객기에 대한 테러를 감행하겠다는 협박 편지가 전달돼 공항과 대한항공에 비상이 걸렸었다는 것이다.

반미감정·반미단체 얘기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자주 들어왔지만, 반한(反韓)단체라니? 나는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그동안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일부 내국인의 잘못된 처우로 대한민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감정이 동남아 국가에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반한(反韓)이 단순한 감정적 차원이 아니라 조직적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참여정부는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동북아 중심 국가"를 외치고 있다. 실제 미래에 우리가 동북아에서 우뚝선 국가로 발전하더라도 대다수 동아시아 국가들 내에서 반한(反韓)감정과 행동이 빗발친다면 그와 같은 성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우리 스스로도 미국에 대해 일방주의 외교와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촛불시위 등 반미시위를 하지 않았는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반한(反韓)감정이 확산되고 테러 등 조직적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우리가 미국보다 도덕적으로 나은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다른 나라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

얼마전 '여섯개의 시선'이라는 영화를 봤다. 이 영화는 6가지 주제의 인권문제를 다룬 옴니버스 영화인데, 마지막 부분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내용이었다. 네팔의 여성 노동자가 무전취식 혐의로 파출소에 끌려갔지만, 우리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정신병자 취급을 받아 6년2개월 동안 정신병원을 전전했고, 결국 마지막 의사가 수소문 끝에 네팔인을 불러와 그녀와의 대화에 성공함으로써 네팔인임을 확인하고 본국에 돌아갔다는 내용이다.

영화에 나오는 경찰과 의사 대부분은 자신의 직무에 충실했다. 다만 마지막 의사처럼 그 여인에게 관심과 사랑이있었다면, 이 여인이 정신병원을 전전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 영화는 일관되게 외국인 노동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잘못된 시선과 편견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제 정부는 동남아시아에서 일고 있는 반한(反韓)감정의 실태파악에 나서야 하며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우리들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회복해야만 한다.

내가 사랑받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난 존재라면 그들도 마땅히 이 땅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이다. 대한민국의 현재 번영이 독일과 미국 등 선진국에 나가 광부와 간호사와 세탁소 노동자로서 피땀 흘려 일한 우리 선배의 노력 덕택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더더욱 그들을 사랑의 시선으로 대해야 할 것이다.

국정넷포터 임수환 soohwan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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