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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 말까?’ 고민 말고 공유하자!

2022.06.30 정책기자단 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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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행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작은 공부방을 운영하는 나는 요즘 6.25전쟁에 대해 가르치고 있는데, 전쟁 당시 미군부대에서 나온 음식물 찌꺼기를 모아 끓인 ‘꿀꿀이죽’조차 없어서 못 먹었다는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은 ‘우웩’ 소리를 내며 한바탕 난리가 난다. 이것이 불과 70여 년 전의 일인데 아이들에겐 이 일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일’로 취급되는 것이다. 

'아름다운가게'에 기부 시에는 기부 할 수 있는 물건인지 잘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가게’에 기부 시에는 기부할 수 있는 물건인지 잘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출처=아름다운가게)


비단 아이들뿐 아니다. 어느덧 40대 중반인 나 또한 쉽게 사고 버리는 것이 익숙하다. 계절이 바뀌어 옷장 정리를 할 때면 입지 않는 옷이 50리터 봉투로 한 2, 3개씩은 나오는 것 같다. 

그저 내 취향과 몸매가 변했을 뿐 누군가에겐 유용할 수도 있을 나와 남편의 옷과 물려줄 동생도 없는 아들이 쑥쑥 커서 못 입을 옷이나 신발 등을 잘 추려 커다란 봉투나 상자에 담는다. 그리고 ‘아름다운가게’에 택배 접수를 한다. 일정 이상 물량이 되어야 하는데 이번에도 가뿐하게 넘는다. 

아름다운가게는 물건의 재사용과 순환을 통해 우리 사회의 생태적·친환경적 변화에 기여하고, 국내외 소외 이웃과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단체다. 이곳에 물품을 기부하면 가격이 매겨져 누군가에게 판매되고 그 수익금은 국내외 소외된 이웃을 위해 쓰인다. 연말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기에 보람은 두 배다. 

동네 행정복지센터나 도서관 등 지역 곳곳의 많은 곳에서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출처=인천 서구청)
동네 행정복지센터나 도서관 등 지역 곳곳의 많은 곳에서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출처=인천 서구청)


내가 이름 모를 누군가와 무언가를 ‘공유’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고 보편화되어 있다. 얼마 전, 커튼 브래킷이 부러지며 커튼 봉과 함께 커튼이 뚝 떨어졌다. 혼자서 전등도 갈고, 책상을 조립하는 등 어지간하면 혼자서 뚝딱해 버리는 나는 남편 퇴근 전에 일을 해결하고 싶었지만 천장에 달려있는 브래킷을 새로 설치하는 일은 엄두가 안 났다. 

새 브래킷을 준비하고 집에 있는 드라이버를 꺼내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남편을 기다렸으나 느긋한(?) 남편은 전동드릴 없이는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런데 다음날 제법 쌓인 우유팩을 종량제 봉투와 바꾸기 위해 동네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했다가 한 쪽에 무료 대여가 가능한 공구들을 발견, 유레카를 외쳤다. 

예전에야 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러 행정복지센터에 갈 일이 잦았지만 요즘은 집에 프린터만 있으면 해결이 되니 무료 공구 대여에 관해서는 잘 몰랐었는데 직원 분께 여쭤보니 신분증만 있으면 3일 동안 무료 대여가 가능하단다. 와우~ 나는 바로 공구를 대여해 그날 브래킷을 설치, 무사히 거실에 커튼을 칠 수 있었다. 

1인 가구 청년들을 위한 각종 생활용품 및 취미 용품 대여 서비스(출처=서울마포구)
1인 가구 청년들을 위한 각종 생활용품 및 취미용품 대여 서비스.(출처=서울 마포구)


찾아보니 무료 공구 대여는 전국 각지에 이미 보편화되어 있었다. 어쩌다가 한두 번 꼭 필요할 때가 있지만 집에 사두기에는 부담스러운 물건들, 그리고 사기엔 망설여지지만 한 번쯤 사용해보고 싶은 물건들은 물론 악기, 영상장비까지 무료로 혹은 적은 돈으로 공유할 수 있는 물품은 정말 무궁무진했다. 

서울시에서는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면접용 정장 무료 대여, 1인 가구 청년들을 위한 생활물품 대여 등을 실시하고 있다. 품목을 살펴보니 정말 핫하다. 불법 촬영 탐지기에서 미니빔, 와플기까지, 매일 사용하는 물건은 아니지만 꼭 필요하거나 몇 번 사용하면 짐만 될 것 같은 것들을 돈 들여 사지 않고도 함께 쓸 수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고금리, 고물가에 정부도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은 계속되고 있다.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럴 때 ‘살까, 말까’ 고민고민하지 말고, 간편하고 맘 편하게 공유하는 건 어떨까? ‘나’와 ‘우리’를 위해서 말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uniquekm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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