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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 눈을 감으면 가슴이 음악을 듣는다’

이달의 협동조합 선정 ‘드림위드앙상블’ 방문기

2023.03.24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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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에서는 2022년 9월부터 이달의 협동조합을 선정하고 있다. 지난 2월 ‘드림위드앙상블’이라는 사회적협동조합이 2023년 2월의 협동조합으로 선정됐다. 드림위드앙상블은 국내 최초 발달장애 전문 연주단체다. 발달장애인의 연주, 강연과 교육 등 음악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 해소와 인식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작년에 발달장애인 연주회를 관람했던 적이 있던 터라 발달장애 전문 연주단체의 존재가 달리 보였다. 어떻게 조합이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해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드림위드앙상블 악단들이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사진=드림위드앙상블)
드림위드앙상블 악단들이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사진=드림위드앙상블)

서초동 예술의전당 가까운 골목에 드림위드앙상블 연습실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연습실에서 악기들의 하모니가 들린다. 단원들은 매일 출근해서 오전에는 합주 연습, 오후에는 개인 연습을 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예술의전당에서 정기공연도 예정되어 있어서 빡빡한 공연 스케쥴 외에도 정기공연 준비로 단원들 모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은 기획재정부가 선정한 이달의 협동조합으로 선정되었다.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은 기획재정부가 선정한 이달의 협동조합으로 선정되었다.

연주자의 일과는 어떨까? 그들은 서초동에 있는 연습실에서 근무한다. 무대에서 연주할 공연 레퍼토리가 정해지면 기획팀장이 단원들 각자의 눈높이에 맞춰 악보를 일일이 편곡한다. 같은 곡이지만 단원들 각자의 실력에 따라서 난이도가 달라진 악보가 나온다. 악보를 받은 단원들은 연습실에 출근해서 합주와 개인 연습을 반복하고 또 퇴근한 뒤 집에서 개별적인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 월급으로 각자 원하는 물품을 사기도 하고 취미활동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그들은 사회적 역할을 인지하고 또 부지불식간에 사회성이 길러진다.      

드림위드앙상블 연습실은 공연 무대처럼 꾸며져 있다.
드림위드앙상블 연습실이 공연 무대처럼 꾸며져 있다.

윤동혁 공연팀장은 “우리나라는 강력한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장애인들을 고용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달성하지 못하면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내야 하는데요. 장애인 고용을 문화적인 측면으로 접근하여 장애 예술인을 고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조심스레 말한다. 윤 팀장이 언급했듯이, 상시 근로자 수가 50인 이상인 사업체는 일정한 수의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업주가 장애인 미고용 인원수에 해당하는 고용부담금을 지급해야 한다.

드림위드앙상블에는 총 11명의 정단원 외에 발달장애인 교육생들도 있다. 발달장애인 연주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교육생들은 50여 명에 이른다. 교육생들에게 다양한 레퍼토리를 경험할 수 있게 지도하고 있다. 꾸준하고 성실하게 교육을 받고 있는 교육생에게는 단원들과 합주하는 기회를 주고, 또 무대의 경험을 계속 쌓게 한다. 그런 교육생 시절을 거쳐서 단원으로 채용된 사례도 있다.

발달장애인 연주자들은 오전에 모여서 합주 연습을 하고 있다.
연주자들이 오전에 모여 합주 연습을 하고 있다.

윤 팀장은 “발달장애인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도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윤 팀장은 “자폐 기질이 있으니까 음악적 재능이 발현되는 거라는 식의 판단을 지양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당부한다.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드라마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이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윤 팀장은 “거기서부터 장애인 인식 개선이 시작되므로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처음에 악기를 배울 때면 누구든 올바르게 학습할 필요가 있는데, 특히 발달장애인 연주자에겐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들은 배우는 과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처음에 올바르게 배우지 않으면 나중에 수정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드림위드앙상블은 매년 평균 80회 공연을 진행하면서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을 위해 찾아가는 연주회도 열고 있다. 추후 음원을 낼 계획도 갖고 있다. “발달장애인 연주자들이 공연하면서 대중과 소통하고 있어요. 드림위드앙상블의 공연을 찾아주시고, 우리가 연주하는 곡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구요. 전문 연주자로 인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것 자체도 최고의 장애인 인식 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인다. 

발달장애인 연주자는 오후에 각자 개인 연습을 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연주자는 오후에 각자 개인 연습을 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연주자 3인을 만났다. 한태현(클라리넷 파트), 윤진희(드럼 파트), 양승규(색소폰 파트) 단원은 느리지만 또박또박 질문에 대답했다. 그들이 처음에 어떻게 드림위드앙상블을 알게 되었을까? 한태현 단원은 TV에서 방송된 ‘다큐공감’을 시청하면서, 윤진희 단원은 아버지의 권유로, 양승규 단원은 모집 공지를 보고 드림위드앙상블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한태현 단원은 교육생부터 시작해서 단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는 6년간 이곳에서 연주하고 있어요. 여러 단원과 합주하면서 실력이 더 좋아졌어요. 공연하면서 무대에서 실수했던 적도 있어요. 그 순간 창피했지만 계속 연주를 이어갔어요”라고 말한다. 그때의 상황이 떠오르는지 수줍어하면서도 표정은 밝았다. 윤 팀장은 “누구든 무대에서 연주하다가 실수하면 당황하게 되고 그 충격이 큽니다. 드림위드앙상블에선 단원들이 스스로 그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윤진희 단원은 드럼 연주자다. 드럼과 같은 타악기는 혼자 연습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 개인적으로 연습하는지 궁금했다. “회사에서 준 음원 파일을 재생하면서 드럼 연주를 연습하고 있어요. 처음보다 박자를 맞추는 게 나아졌지만, 드럼을 연주할수록 더욱더 많이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주가 끝나고 사람들이 박수와 함께 환호해 줄 때 정말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한다. 

양승규 단원은 2020년 4월, SBS에 방송했던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는 연습량이 정말 많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때 지휘자님이 저에게 색소폰을 연주해보라고 권유했어요. 저는 밥 먹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색소폰을 연습하고 있어요. 드림위드앙상블에서 색소폰을 집중해서 연습하는 법을 알게 되었어요”라고 말한다. 

발달장애인 연주자의 실력에 따라서 편곡된 맞춤형 악보가 제공된다.
발달장애인 연주자의 실력에 따라서 편곡된 맞춤형 악보가 제공된다. 

인터뷰에 응한 3인의 단원들은 그들이 근무하는 회사가 최고의 직장이라고 말한다. 윤 팀장은 “단원들이 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지 않아요. 지금 용인, 수원, 의정부에서 출퇴근하는 단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단 한 번도 지각, 결근이 없었어요.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려고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윤 팀장은 “지금 연습실이 단원들과 교육생들을 한꺼번에 수용하기엔 협소합니다. 그래서 더 넓은 공간으로 확장해서 가길 원합니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은 음악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발달장애인을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직업인으로 성장시켜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사회에서 비장애인과 차별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경제적 자립 모델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했다. 특히, 11명의 정단원은 4대 보험 가입, 월급제, 법정 유급휴가 제공, 법정 퇴직금 지급 등을 보장받는 정규직으로 채용되어 고용의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연주력 유지 및 향상을 위해 주 4일(월~목) 근무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연주자 3인은 인터뷰 질문에 느리지만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연주자들이 느리지만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드림위드앙상블은 발달장애인 연주자들이 부단한 연습을 통해 만들어낼 아름다운 화음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발달장애 예술인의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다. ‘편견이 눈을 감으면 가슴이 음악을 듣는다’는 슬로건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들의 연주를 들으면 알 수 있다.

드림위드앙상블 단원들이 공연 무대에서 연주하고 있다.(사진=드림위드앙상블)
드림위드앙상블 단원들이 공연 무대에서 연주하고 있다.(사진=드림위드앙상블)

인터뷰가 끝나고 연습실에서 단원들의 연주를 관람했다. 그동안 노래로만 들어왔던 ‘널 사랑하겠어’를 클라리넷앙상블 연주로 듣는데 아름다운 하모니에 연주를 듣는 내내 울컥했다. 이런 느낌을 정확히 말로 표현하는 게 어렵다. 직접 공연을 감상해야만 한다. 그 감동을 고스란히 느끼려면 말이다.   

드림위드앙상블 : http://www.dreamwith.or.kr  


정책기자단 윤혜숙 사진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저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이메일 연락처: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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