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주말을 맞아 아이가 봉사활동을 가고 싶다며 나섰다.
친구끼리 인근 지하철역 주변에서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이 있다면서 거기 가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삼삼오오 무리 지어서 휴대전화 붙들고 게임이나 열심히 하는 줄 알았더니, 나름대로 의미 있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었다.
내심 기특한 마음을 가진 것도 잠시.
일전에 학교에서도 자원봉사 관련해서 가정통신문을 나눠준 적이 있어 꼼꼼히 살펴보니 무작정 봉사활동을 간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일단 학교에 봉사활동 계획서를 제출하는 것이 먼저였다.
이후 학교에서 봉사활동 계획이 승인되면 봉사활동 후 확인서를 제출, 평가를 거쳐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것이다.
1365자원봉사포털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먼저 학교 선생님과 상의가 먼저다.
그리고 아이의 학교에선 봉사활동 시간이 11시간 미만일 경우 2점, 11시간 이상 20시간 미만의 경우엔 3점, 연간 20시간 이상일 경우 4점이 주어졌다.
학교에서 안내하는 봉사활동 관련 가정통신문.
나는 일단 아이들에게 어디서 주최하는 봉사활동인지 물었지만, 정확히 아는 녀석이 없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일단 봉사활동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칭찬해 주면서 절차가 필요한 일임을 알려줬다.
그리고 지역과 나이 등 나에게 맞는 자원봉사는 어떤 것이 있는지부터, 실적을 관리할 수 있는 1365자원봉사 포털을 알려주고 스스로 할 만한 자원봉사활동을 검색해 보게 했다.
아이들이 관심이 있고 보람을 느낄만한 일이면 좋겠다 싶었다.
책 읽기 좋은 계절이라 그런지 도서관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자원봉사를 많이 모집하고 있었다.
그중에 아이들이 가끔 열람실에서 공부도 하고 책도 빌리는 도서관을 선택해 자원봉사를 신청했다.
토요일 오후 시간을 이용해 책 축제도 참여하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갖는다니 부모로서는 환영할 만한 봉사였다.
화창한 토요일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도서관으로 봉사활동을 갔다.
엄마에게는 절대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걸어서 십 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에서 아들이 어떤 모습으로 봉사를 하는지 너무 궁금한 나머지 남편을 이끌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 속에서 낯선 아들을 발견했다.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지만 말이다.
도서관 행사에서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도서관에서 나눠준 조끼를 입고 행사에 나온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안내도 하고 도서관 선생님들의 지도하에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뭉클하기까지 했다.
조금 주책이지만 말이다.
집에서는 자기 방도 안 치우고 자기가 물 마신 컵 하나 내놓을 줄을 모르는 녀석인데, 그래도 밖에서 보니 참 의젓하다.
무려 4시간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아들의 얼굴에서 뿌듯함이 느껴진다.
그러면서 재밌었다고, 다음에 또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아들을 지켜보는 남편과 나의 마음까지 세상 흐뭇했다.
우유 팩을 씻고 말리는 등의 모습을 통해 우유 팩 재활용을 SNS에 홍보하는 비대면 자원봉사에 참여 중인 아들.
1365자원봉사포털에 들어가면 청소년들이 할 만한 봉사가 꽤 많다.
쓰레기를 줍거나 관공서의 행사 도우미 등 대면 봉사활동도 많지만, 비대면 활동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우유 팩을 씻어서 모아 SNS에 올리는 등의 비대면 봉사 활동도 가능하다.
다만, 비대면 봉사활동은 인정을 해주는 학교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학교에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실 나 역시 아들에게 마치 공부가 다인 양, 공부만 잘하면 세상이 만만해질 것처럼 얘기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생활 지능이다.
스스로 집 안 정리도 해보고, 학원에 매달리지 않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방법도 찾아보는 등 자신의 문제를 부모의 도움 없이 해결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비록 이제 시작이지만 아이는 자원봉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대하면서 쉽지 않은 경험을 하고 또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앞으로 내 아이가 자원봉사를 통해 누군가를 위할 줄도 알고 스스로 성장해 가는 기회를 많이 얻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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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과 정책 사이에
징검다리를 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