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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정은 학술성과로 반박”
여론몰이식 조급한 보도로는 전략적 접근 한계
[인터뷰] 동북아역사재단 김용덕 이사장
“출범도 하기 전에 언론의 매를 흠씬 맞아 정신이 없지만 재단에 대한 광고 효과는 100%라는데 위안을 삼아야 겠습니다”
사진=국정브리핑 장명섭 |
사실 이번에 발표된 논문의 내용은 중국이 이미 오래 전에 주장해 온 것으로 새삼스러운 것은 없다. 동북아역사재단이 출범하게 된 이유도 일본의 역사왜곡이나 중국의 동북공정을 단순한 역사연구 차원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전략의 큰 틀에서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김 이사장은 “국민들의 억울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동북공정은 시간적으로 볼 때 오랜 시간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준비해온 프로젝트인데 이렇듯 감정적으로 즉각 대응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냉철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 문제는 단편적인 사안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해 전략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식적이지만, 연일 여론을 자극하는 언론들의 폭로성 릴레이 보도가 민족주의를 과도하게 자극해 냉정한 대응을 위협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 이사장은 “동북공정은 학술적으로 볼 때 중국 국내용이라면 몰라도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기에는 아직 허술하다”며 “동북공정이 결국은 러시아·북한·몽골·중국 사이의 쌍방관계나 다변관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중국 논리의 한계를 드러낼 수 있는 객관적 학술성과를 가지고 국제사회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고구려연구재단 통·폐합과정에서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고구려연구재단은 순수 연구에 치중한 나머지 중국 국책연구기관들의 고구려사 왜곡에 신속하고 전략적으로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역사라고 하는 것은 한 나라의 역사, 한 시대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어떠한 연관 아래서 이뤄지고 있는가를 짚어보는 포괄적인 안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동아시아 문제를 심도 있게 연구하고 이를 국가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관으로 동북아역사재단의 설립하는 과정에서 예산상으로나 연구의 효율화를 위해서도 고구려재단과의 통·폐합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또 동북아역사재단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 해리티지 재단 못지 않는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김 이사장은 요즘 TV의 역사드라마, 영화가 인기 있는 것에 대해 “일반 대중에게 역사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해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역사적 사실마저 과하게 픽션화하는 것은 우려된다”며 역사를 ‘보는데’ 그치지 말고 ‘읽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중국의 동북공정이 우리 국민들의 감정을 또 다시 자극하고 있다. 우리의 대응은 무엇인가.
역사논쟁은 단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누가 등을 떠민다고 나갈 수는 없는 것이다. 중국 논리를 반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연구성과를 내는 것이 우선이다.
중국의 동북공정 전략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한국과 중국 일대일의 싸움이 아니다. 동북공정은 결국 동북을 둘러싼 러시아, 북한, 한국, 몽골, 중국사이의 쌍방관계나 다변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여지가 크다. 따라서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칫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의 민족적 감정을 건드리게 되면 오히려 반한감정을 불러일으켜 조선족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역사문제에 관한한 한·중·일만 보지 않고 넓게 비교하는 열린 시야를 갖춰야 한다.
-우리 고대사 연구진은 어느 정도 이며 그 수준은 어떻게 되나.
▲고대 사학자의 숫자는 적지만 세계 역사학계와 비교해서 고대사 연구수준은 높은 편이다. 하지만 학문적인 업적이 우리 정책에 얼마나 반영됐는가 하는 점엔 아쉬움이 남는다.
미리 정해 놓은 연구 방향을 바탕으로한 학문적 성과와 정치적 목적 하에서 이뤄지고 있는 중국의 역사연구와 달리 우리는 독자적인 연구기능이 중시되고 있기 때문에 연구 성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연구업적을 잘 꿰어 한국고대사가 일본과 중국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동북아역사재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바른역사기획단과 고구려역사재단이 흡수·통합되면서 재단의 성격에 대한 논란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고구려연구재단 발족 때부터 국가차원에서 동북공정의 실체를 파악하고 전략적으로 재단 설립이 추진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왔다. 고구려연구재단에서 이뤄낸 연구 성과는 높이 평가한다.
또 동북공정의 궁극적인 목적이 단지 고대사 해석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근·현대 변경문제에 관한 전략까지 염두에 둔 보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보면 고구려연구재단으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또한 고구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측 학자들과의 교류를 추진해야 하나 현재 첨예한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문제이다 보니 직접적인 교류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고구려 재단’이라는 이름을 갖고서 접근한다면 학자들의 참여를 어렵게 하는 점이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동북공정뿐 아니라 교과서 문제, 일본의 우경화 등 많은 문제가 예상되는 가운데 특정 시기나 사안을 다루는 기관보다는 동아시아 문제를 심도있게 연구하고 이를 국가정책에 반영하는 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다만 동북아역사재단이 정부에서 출연한 연구기관인 만큼 순수한 연구 분위기가 침해되고 고위공무원의 통제를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의 입맛에 맞는 역사를 재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시대착오적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역사의 보편성’에 대해 자주 언급했듯이 동북아역사재단은 역사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 학문적인 수준을 높여 갈 것이다.
-이사장이 일본사 전공자라는 이유로 재단의 방향이 일본연구에 치우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동양사를 전공하게 되면 일본사, 중국사는 동시에 공부해야 한다. 재차 반복하는 것이지만 한 나라의 역사는 그 나라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웃 나라와의 상호연관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일본역사가 학술적인 분야의 전공이지만 시야는 한·중·일, 동북아시아 전체를 포괄하고 있다. 내가 일본사를 연구했으니 재단을 일본사 중심으로 끌고 갈 것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기우다.
기구상으로 봐도 중국연구, 일본 연구 각 1팀과 영해·영토 문제 1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독도와 동해문제가 부각되면서 영해·영토팀에서 일본과 관련된 연구를 하게 되서 일본연구에 더 가깝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간도문제도 함께 연구 대상이기 때문에 영해·영토팀을 일본팀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간도 문제도 매우 예민한 사안인데.
▲중국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외교적 마찰로 비화될 염려가 있다. 그러나 간도 문제는 중국 동북공정과 고구려사 왜곡 문제, 한반도 통일 전후에 대단히 중요하게 쓰일 수 있는 전략적 대응카드인 만큼 간도의 역사와 한국사와의 관계, 간도협약이 국제법적으로 유효한가에 대한 연구는 필요하다고 본다.
-동북아역사재단을 어떻게 운영할 생각인가.
특히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재단의 연구업적이 권위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 해리티지 재단에서 발표되는 자료는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동북아역사재단도 이에 못지 않는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요즘은 동북공정 문제가 핫이슈화 되어 있지만 한일간의 역사문제도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데.
▲일본과의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희망의 사인을 읽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보수파 신문이라고 할 수 있는 요미우리 신문이 3년 전부터 ‘일본이 전쟁의 책임을 져야 한다’ ‘신사참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본의 전쟁책임을 공식적으로 묻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책임있는 세계인으로써 독일처럼 과거 일본정부의 유산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일본국제교류기금(일본기금)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직에 부적합하다는 일부 시민단체들의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내 외증조가 독립운동을 하시다 돌아가셨다. 일본을 제대로 연구하고 알아야 극일도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일본역사를 전공하게 됐고 마음의 부담없이 장학금을 받았다. 미국이나 영국에서 받는 풀브라이트나 로즈 장학금을 받는 것은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왜 일본의 경우만 예외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일본기금의 올해 국제교류장려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도 연구자에 대한 상으로써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만약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는 상을 다른 나라 학자들이 부끄러워하면 되겠나?
내가 몸담았던 서울대 일본연구소가 일본기금의 지원을 받았지만 그 역시 연구에 대한 어떠한 조건도 없다.
재단이사장을 맡기 전에 수상자로 내정됐고 동북아역사재단이 일본에 대해 공신력을 갖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을 받은 학자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갖고 있는 일본에 대한 지나친 피해망상증을 경계하고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바른 한일역사 관계를 정립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역사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역사교육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재현되곤 한다. 역사교육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
▲국사가 필수과목이 아닌 교양과목이라는 사실이 매우 실망스럽다. 대학에 입학해서 한국의 역사는 물론이고 세계사 책 한 권 읽지 않고도 졸업을 할 수 있는 실정이다.
국사교육도 물론 중요하지만 세계사 교육도 병행되어야 한다. ‘세계 속의 한국’을 지향하면서 세계를 모른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자기 나라의 역사만을 배우게 되면 자칫 국수주의로 경도될 우려가 크다. 역사 교육에 있어서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세계사를 함께 공부함으로써 균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자국 위주의 편협한 역사인식에서 벗어나 중국, 일본, 세계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고 있는 한국 역사를 객관적인 안목으로 이해하도록 올바른 교재를 만들고 가르쳐야 한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앞으로 국사편찬위원회 등의 연구 프로젝트를 연계해 이같은 일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요즘 역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역사소설과 영화,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난 역사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솔직히 짜증이 나기 때문이다. 역사드라마는 역사적 사실과 픽션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 대중에게 역사를 선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역사물을 보면 역사적 사실도 픽션화되어버리는 경향이 짙다. 역사 기록이 없는 부분은 충분히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역사적 사실은 그대로 인정되어야 한다.
서울대 재학생 중에서도 ‘무슨 드라마에서는 그렇지 않던데요’하면서 의문을 제기하곤 한다. 드라마를 역사로 착각하고 그대로 믿는 경우이다.
드라마나 영화가 역사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 내는 것은 고맙고 좋은 일이다. 그러나 역사는 제대로 된 역사책을 읽고 공부해야 한다. 작가들 역시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 재단에서도 앞으로 학생들, 일반인들이 읽을 만한 역사책들을 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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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봄의 청량함이 가득한 가파도 청보리 축제 여행지를 100% 즐기는 꿀팁 3가지축제 기간 중에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청보리밭 축제가파도 선착장 앞, 자전거 대여소바다와 청보리밭을 한눈에 담는, 소망전망대 봄의 청량함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가파도의 청보리밭! 청보리가 가득한 가파도는 서귀포시 운진항에서 배를 타고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요. 배편 예약 방법부터 가파도를 즐는 꿀팁까지 소개해 드립니다. 운진항 (가파도·마라도 정기여객선 대합실) -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최남단해안로 120- 문의 : 064-794-5490 (운진항)-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무료)- 기상악화 시 운항시간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여객선 이용 시 신분증을 지참해주세요. 사전 예약을 했더라도 운진항에 도착하면 승선 신고서를 작성해 신분증을 가지고 창구에서 발권을 하면 되는데요. 출항 10분 전에 발권이 마감되니 여유롭게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발권 시 돌아오는 배편까지 총 2장의 왕복 승선권이 지급되니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발권을 마친 후 승선권과 신분증을 제시하고 여객선에 탑승하면 약 10분 뒤 가파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가파도 -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리- 이용요금 : 자전거 대여(1일) 1인용 5000원 / 2인용 1만원 마라도와 제주도 본섬 사이에 있는 가파도는 섬의 모양이 가오리를 닮아 가파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섬 전체를 걸어서 이동하면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는데요. 가파도 선착장 앞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배 시간에 맞춰 여유롭고 편하게 제주도의 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가파도 청보리밭 - 가파도 청보리 축제 : 2024.4.6.(토)~2024.4.28.(일) 기간 중 주말(토,일)- 이용요금 : 무료- 문의 : 064-794-7130 (가파리 사무소)- 출입금지 표지판 또는 울타리가 있는 청보리밭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가파도는 섬 대부분이 논밭으로 이루어져 있어 발길이 닿는대로 움직여도 어디서든 초록빛으로 물든 청보리를 만날 수 있는데요. 매년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청보리 축제를 진행해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제주도 봄 명소로 꼽히는 곳이에요. 올해는 4월 6일부터 28일까지 주말 동안에만 축제를 진행해 청보리밭 풍경과 함께 올레길 걷기, 소망돌탑쌓기, 보물찾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요. 이곳은 제주도 본섬과 마라도 중간에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산방산과 마라도가 뚜렷하게 보여 4월에는 바람에 일렁이는 보리와 함께 예쁜 사진을 남기기 좋은데요. 특히, 가파도에서 제일 높은 소망 전망대에서는 제주도의 푸른 바다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소망 전망대로 가는 청보리밭 길은 아기자기한 장식물들로 꾸며져 있어 구경을 하며 사진을 찍기에도 좋으니 가파도 여행 중 함께 들러보세요. 청보리로 만든 아이스크림부터 봄 바람을 따라 일렁이는 청보리밭까지 청량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이곳으로 4월 봄 여행을 떠나보세요. 출처 : 대한민국 구석구석 SNS * 위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사진 이상민 행안부 장관, 지역 수출기업을 위한 정책지원 방안 논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8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8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접견하고 지역 수출기업을 위한 정책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국민이 말하는 정책 장애인 친화 미용실에 가보니~ 머리 헹굴게요. 시원하시죠? 미용사가 한 올 한 올 정성껏 머리를 감겨주며 말했다. 잠시 후 머리 손질을 마친 고객이 거울을 보며 말했다. 아이고 짤막하니 참 좋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 여느 미용실 상황과 별 차이가 없다.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보인다. 일단 한 사람 당 이용 공간이 무척 넓다. 리모컨으로 움직이는 의자에는 신체를 고정해주는 끈이 있다. 바로 옆에는 전동 휠체어 리프트도 구비돼 있다. 그렇다. 이곳은 장애인을 위한 미용실이다. 노원구 장애인 친화 미용실 헤어카페 더휴.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앞두고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장애인 친화 미용실 더휴 2호점을찾았다. 2022년 노원구는 장애인 친화 미용실 더휴(1호점)를열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예약이 넘쳐 1호점만으로는 감당하지 못했다(옆에서 머리를 하던 어르신이 1호점만 있을 때는 예약이 안 되더라라고 거들었다). 지난해 말 2호점을 열었다. 소문은 타고 흘렀다. 타 지자체에서 견학과 관련 문의가 쏟아졌다. 노원구청 장애인복지과 김기곤 팀장이 장애인 친화 미용실에 대해소개해주고 있다. 이곳은 제안부터 인테리어 계획까지 장애인 당사자들이 했어요. 턱도 없애고 바닥도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로 했고요. 노원구 김기곤 팀장(장애인복지과)이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들어오는 입구에는 휠체어 이동이 편리한 데크가 조성돼 있었다. 또 출입문 아래 점자 블록과 개폐 버튼을 설치했다. 미용실 내부에는 전동 휠체어 리프트와 전동 보장구충전소, 점자책 등이 구비돼 있다. 안내데스크 높이도 낮다. 휠체어를 탄 고객을 배려한 높이다. 화장실에는 곳곳에 손잡이 바를 조성해 안전을 도모했다. 세면대 거울은 경사지게 만들어 휠체어를 타고도 잘 보이도록 했다. 특수 제작된 미용 의자. 넓고 신체 고정 끈이 있으며 여러 각도로움직인다. 머리를 자르는 공간이 압권이다. 널찍한 공간에 미용 의자 3개. 그만큼 1인당 공간이 무척 넓다. 휠체어 이동을 고려해서다, 앞, 뒤, 옆 모두 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도록 했다. 의자마다 머리를 감길 세면대를 하나씩 설치했고 리모컨을 누르면 자동으로 의자가 옆으로 돌아가 세면대에 눕혀지도록 했다. 미용실 내 휴식공간. 특히 신경을 쓴 곳은 휴식공간이다. 넓은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며 쉴 수 있다. 보호자나 간병인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더욱이 이곳에는 사회복지사가 상주한다. 그런 만큼 미용 외에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미용사를 채용할 때 복지 관점에서 많이 봤어요.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받아야 하고 복지에 관심이 많아야겠죠. 여기 계신 미용실장님도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계세요. 점자책 등 관련 책자가 놓여 있다(왼쪽), 출입문에 점자블록을 설치했고 아래 쪽에도 개폐 버튼을 설치했다(오른쪽). 이용 대상은 노원구 거주 등록 장애인이다. 그런 까닭에 이곳에 전입을 고려했다는 장애인도 있었다고. 사실 노원구 거주 장애인으로 제한을 뒀는데도 대기해야 한다. 김 팀장은 궁극적으로 이런 미용실이 각 지자체에 많이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다행히 다른 곳에서도 하나둘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 생겨나고 있다. 전동보장구 충전소(왼쪽), 점자 안내판(오른쪽). 이곳을 찾는 연령은 골고루 분포돼 있다. 누구나 살면서 미용은 꼭 필요하니까. 무엇보다 비용이 착하다. 커트가 6900원, 염색이 1만5900원, 파마가 1만9000원. 더욱이 기초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은 50% 감면을 받는다. 수, 일, 법정공휴일만 제외하고 월~토요일까지 오전 10시에서 오후 7시(점심시간 오후 12시~1시) 운영하며 홈페이지나 전화로 예약 가능하다.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 솜씨라 여느 미용실 못지 않다. 휠체어 높이에 맞도록 높이를 낮춘 안내데스크. 고객이 결제를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장애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환경이 돼야겠죠. 그렇지만 지금은 일반 미용실에서 장애인을 만나도 단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아요. 김 팀장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장애인 입장을 들어보니 미용실을 이용하면서 미안하고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미용실에가지 않고 집에서 자르거나 아예 자르지 않게 됐단다. 그런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가도 불편하지 않은곳을 만들고 싶었단다. 밖으로 나올 힘을 주었다는 게 가장 큰 의미 같아요. 가족들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발을 마친 오병근 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머리가 깔끔해져서 아주 좋아요. 비용도 싸지만, 커피나 간식도 있어서 휴게실 같아 즐거워요(그는 지상낙원이라고 콕 집어말했다). 또 화장실도 얼마나 편리한데요. 이발을 마친 오병근(68세) 씨가 말했다. 그는 중증장애인으로 손발이 불편하다. 한창 젊은 40대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졌고 다른 병도 겹쳤다. 한 달에 한 번은 머리를 잘라줘야 하는데 여기가 생겨 살 것 같단다. 지금까지 3~4번 정도 왔는데 올 때마다 머리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가벼워지는 것 같다고. 갈 때 다음 달 예약까지 할 수 있어 더 편하단다. 전동 휠체어 리프트. 처음에는 주로 청결에 초점을 두시죠. 거동이 불편하니 관리하기 쉽도록요. 그러다가 이곳이 익숙해지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미용 목적으로 오시기도 해요. 어떤 머리가 어울릴까 하고 물으시는 거죠. 하루에 10~14명 정도가 이곳을 찾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그러면서 말벗도 된다. 화장실 내부 거울은 휠체어 높이에서 보기 수월하게 만들었다. 저는 원래 제 가게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여기서 일하려고 한다니까 지인이 그러더라고요. 수입이 반토막나는데 굳이 왜 하냐고. 그런데 아이들이 모두 여기 엄마한테 딱 맞는 곳이야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는 미용실장은 오랫동안 미용실을 운영했다. 이전에는 유행에 민감했지만, 지금은 그런 요청은 받지 않는다. 간혹 왕년의 실력 발휘를 못 해 아쉽기도 하나, 그 이상의 보람이 있단다. 모두 고마워하며 다음에 올 날을 기다린다는 말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단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 더휴 입구.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는 2023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조사 결과, 직전 조사연도(2018년도)에 비해 설치율은 9.0%p, 적정설치율은 4.4%p 높아졌다고 밝혔다. 앞으로 더 많은 곳에 장애인 친화시설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머리를 다듬은고객의 뒷모습이 산뜻해 보인다. 봄이니까. 장애인, 비장애인 누구든찬란하길 바라는 계절 아닌가. 나는 그의 머리가예뻐 무심결에 내 머리를 매만졌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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