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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고찰 처마 끝 꽃눈 내리고 익산 심곡사 벚꽃

천년 고찰 처마 끝 꽃눈 내리고 익산 심곡사 벚꽃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상춘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따뜻한 봄 햇살에 놀란 듯 금세 화들짝 피었다 봄비라도 내리면 이내 꽃비를 떨구고 마는 벚꽃. 우리 곁에 아주 잠시 머물고 사라져버리는 아쉬운 꽃이다. 유명 꽃 군락지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찾는 이 적어도 저 홀로 화사하게 피어나 환한 웃음 보여주는 곳이 익산시에 있다. ▶1 왕궁 저수지 2 담장 너머로 본 왕궁 다원 3 심곡사 삼성각 으레 그랬듯 보석박물관 쪽으로 차 방향을 잡았다. 익산시 하면 떠오르는 것이 보석 세공과 백제 유적지이기 때문이다. 박물관 탐방만으론 식상한 여행길인데, 보석박물관을 앞두고 개천 옆 논둑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시야에 잡힌다. 다른 계절에도 이곳을 찾은 적이 있다. 꽃 피기 전 그때는 그저 흔한 나무일 뿐이었다. 차를 멈추고 벚꽃 길을 따라 걷는다. 수령이 제법 오래된 듯 가지가 굵어졌지만 키는 크지 않고 곁가지도 없다. 조용하고 호젓해 상춘객들 우글대는 유명 벚꽃 길보다 훨씬 기분이 좋다. 벚꽃 길이 끝나면 언덕 높은 곳에 함벽정(전북유형문화재 제127호)이 있다. 1920년대에 왕궁 저수지 완공 기념으로 만든 정자다. 정자를 뒤덮을 정도로 큰 벚나무가 활짝 꽃을 피웠다. 화사하기 이를 데 없다. 함벽정 주변에 있던 큰 바위 위에 흙을 쌓고 심었던 벚꽃나무는 거의 100년이 됐다. 정자를 벗어나 왕궁 저수지로 향하면 강태공이 드문드문 앉아 있는 저수지. 한갓진 저수지 길을 따라 벚나무가 또 이어진다. 물 위로 만발한 벚꽃 그림자가 드리운다. 또 한 번 감탄한다. 봄 여행으로 제격이다. 차에 밀리고 사람에 떠밀리는 벚꽃 구경에 질려버린 탓이다. 혼잡하지 않은 도시에 호젓하게 만개한 벚꽃은 왕궁 저수지 길의 자랑이다. 왕궁 저수지 드라이브와 꽃눈 내리는 심곡사 미륵사지는 익산시의 대표적인 유적지면서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백제역사유적지구)에 등재되기도 한 유서 깊은 곳이다. 하지만 발굴 작업이 수년째 제자리를 맴돌아 찾을 때마다 실망스럽다. 미륵산(430m)에는 미륵사지(사적 제150호)만 있는 게 아니다. 미륵산 심곡사로 간다. 한적한 시골 농가와 언덕길을 올라서면 심곡사다. 사찰 일원은 온통 화사한 꽃밭이다. 유난히 많은 벚나무는 사찰을 환하게 빛내고 한 줌 봄바람에도 꽃 눈이 내린다. 찾는 이도 없어 정적과 고요만이 느껴지는 사찰. 신라 때 창건된 천년 고찰로 대웅전(전북문화재자료 제87호)을 비롯한 전각이 많고 칠층석탑(전북유형문화재 제192호)과 부도군 등 볼거리도 많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아담한 떡목 공연장이다. 이는 근대 5대 명창으로 꼽히는 정정렬(1876~1938) 소리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정정렬은 소리꾼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인 떡목(판소리에서 음색이 지나치게 탁하고 텁텁해 별다른 조화를 내지 못하는 목소리)을 갖고 태어났다. 그는 스스로 독공(篤工)을 선택한다. 독공은 대개 100200일 동안 잠자고 먹는 시간 외에는 모두 소리 연마에 쏟는 것을 말한다. 그가 태어난 내촌 마을에서 멀지 않은 심곡사에서 그는 피나는 독공을 했다. 그 결과 공연장에 떡목이란 이름이 붙었다. 경내를 한 바퀴 휘휘 둘러보고 구달나(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는 무인 찻집에 자리를 잡는다. 사찰 찻집을 전원 카페처럼 잘 지었다. 앉은뱅이 탁자에 앉아 다양한 차를 음미하고 동행자와 담소를 나누면 온몸에 봄기운이 가득 차는 느낌이다. 어느 보살, 어느 처사가 뜯어 말렸음직한 쑥차 향이 특히 더 그윽하다. ▶1 함벽정의 봄 2 익산 시내 벚꽃 길 3 솜리문화예술센터의 승무 4 운정집 한식 5 웅어무침 숭림사 벚꽃과 곰개나루의 웅어회 길을 떠나 서쪽으로 달려가면서 익산 시내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 길을 계속 볼 수 있다. 익산역 근처는 특히 분홍 벚꽃이 탐스럽다. 익산시 서쪽 끝자락, 서천과 경계점인 곰개나루(웅포)를 앞에 두고 신라 때의 천년 고찰 숭림사 진입로를 만난다. 여기도 익산에선 꽤 유명하다는 벚꽃 길. 어김없이 탐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오래전 이맘때면 곰개나루에는 웅어(우어)가 회유했다. 주로 목포 쪽에서 물길을 따라 금강변으로 올라왔다. 보리가 팰 무렵(3~5월)에 맛이 좋아 해마다 그 맛을 보기 위해 찾아드는 여행자들이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웅어회를 독보적으로 잘하는 식당이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아쉽게도 사라졌다. 이젠 겨우 서너 군데 식당이 남아 명맥을 이어간다. 웅포 여행의 백미는 덕양정에 올라 해 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일몰을 보고 있노라면, 낮이 길어지고 있음에도 아름다운 봄날은 매번 짧은 듯해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 여행 데이터 찾아가는 길 서울 ▶경부고속도로(천안JC) ▶천안논산간고속도로 또는 호남고속도로(회덕JC) ▶익산IC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목적지를 찾아다니다 돌아올 때는 군산IC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추천 별미집익산은 맛의 고장이다. 미륵사지 근처에 미륵산 순두부집(063-835-7400)의 겉절이 김치가 맛있다. 익산 시내에는 본향(063-858-1588, 마한정식), 남부아구탕(063-842-1989, 아귀 요리), 운정(063-843-2533, 한식), 북부생선가(063-832-4800) 등이 괜찮다. 익산 쌍릉 주변에는 만나먹거리촌(063-834-1110, 황태찜)이 있다. 또 옛 장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황등면에는 육회비빔밥 집이 몰려 있다. 진미식당(063-856-4422), 한일식당(063-856-4471), 시장비빔밥(063-858-6051) 등이 유명하다. 춘포면에 있는 예지원(063-835-1155, 상떼힐 근처)은 정원 잘 가꿔놓은 멋진 한옥집에서 전통 한식을 즐길 수 있다. 망모당 근처에는 수목원을 정원 삼은 왕궁다원(063-832-4159)이 있다. 숙박 정보 삼기면에 대파니 힐링팜(010-5396-****), 미륵산 자연학교 펜션(063-858-2580)이 있다. 왕궁온천(063-291-5000, www.wgspa.co.kr)은 숙박 시설은 열악하지만 수질이 좋아 금세 피부가 보들보들해진다. 숙박비가 저렴하고 숙박객은 무료 시욕이 가능하다. 익산시 여행 명소테마로 나누거나 구역으로 나눠 여행하면 된다. 춘포 만경강변, 왕궁리 오층석탑 주변의 벚꽃도 아름답다. 또 인물 테마 기행도 해봄직하다. 시조시인 가람 이병기 생가, 황진이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소세양 묘역, 가난한 중국인 주지번의 총명성을 읽고 대가 없는 자선을 베푼 송영구 선생이 은거하던 망모당(전북유형문화재 제90호), 근대 5대 명창'으로 꼽히는 정정렬 소리꾼을 기리는 솜리문화예술센터(목요일 상설 공연)가 있다. 함라마을은 허균이 유배 와서 머물렀던 곳으로 고택이 많다. 또 춘포면에는 1914년에 지은 춘포역사(등록문화재 제210호)가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철도 역사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곰개나루 쪽에서는 입점리 고분관(063-850-4995), 나바위 성지(063-861-8182)를 가볼 만하다. 나바위는 김대건(안드레아) 신부가 페레올 주교, 다블뤼 신부와 함께 첫발(1845년, 헌종 11년)을 내디딘 곳이다.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 폐교에는 촬영용 교도소 세트장이 있다. 또 삼기면의 석불사(063-858-5895), 태봉사(063-858-7733)와 왕궁면의 백제 문화재, 무왕과 연계되는 쌍릉이나 오금산 등도 있다. 시내 중앙체육공원(063-859-4616)에서는 매일 야경 분수 쇼를 볼 수 있다. 베어리버 골프리조트 골프장(063-720-7000)과 상떼힐 익산 컨트리클럽(063-835-2521)이 있다. ▶1 함라마을의 고택 2 춘포역사 3 체육공원 야경 4 태극 모양을 재현하고 있는 페어웨이 놓치면 아쉬울 전국 벚꽃 길 명소 벚꽃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경남 창원시 진해구다. 해마다 군항제(4월 1~10일)로 팡파르를 터트린다. 군항제 때만 특별히 개방하는 작전사령부 쪽은 화려한 벚꽃의 극치를 보여준다. 또 진해 파크랜드에서 진해여고까지 여좌천을 따라 이어지는 약 1.5km의 벚꽃 터널, 현재는 폐역이 된 경화역이 멋진 벚꽃 명소다. 경남 하동군의 십리 벚꽃 길도 유명하다. 상춘객들로 인산인해라 교통 체증은 어쩔 수 없다. 진교나들목에서 1002번 지방도를 따라 남해대교로 이어지는 벚꽃 길은 훌륭하고 멋지다. 20여 년 된 벚나무가 6~7km 정도 터널을 만든다. 꽃길 속을 헤치면서 남해의 설천면 노량마을까지 내처 달리면 최고로 멋진 벚꽃 길이 기다리고 있다. 1024번 설천로를 따라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서면 벚꽃 터널이 펼쳐진다. 최근에 급부상한 최고의 벚꽃 명소다. 바다를 향해 뻗어나간 벚나무는 이곳 아니면 보기 힘들다. 이 밖에 합천호는 아직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호젓한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좋다. 전라도의 벚꽃 대표 명소는 영암군이다. 도갑사 들어가는 진입로에서 만나는 긴 수령의 벚나무 꽃길이 아름답다. 특히 왕인 박사 유적지 가는 도로변은 벚꽃 길이 장장 18km나 이어진다. 벚꽃이 만발하면 왕인문화축제(4월 6~9일)가 열린다. 또 군산 전군대로, 백양사 진입로, 전주시 동물원 등도 좋다. 충청도 지역에는 춘마곡추갑사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봄에는 마곡사의 왕벚나무 꽃길이 유명하다. 또 제천 청풍호반을 잇는 벚꽃 길, 수안보 개천변 따라 피어나는 벚꽃, 동학사, 신원사 등 계룡산의 사찰들이 유명하다. 특히 올봄에는 공주 시가지와 금강이 한눈에 보이는 공산성(사적 제12호)을 기억하자. 공산성 최고봉인 쌍수정 근처의 왕궁 터에는 하늘 절반을 가릴 정도로 화사하게 피어나는 벚나무가 있다. 서울은 여의도 윤중로와 남산 산책로만이 아니다. 강북권에서는 삼청 길에서 와룡공원으로 가는 길을 잊지 말자. 북악산의 산벚나무와 도로변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이 한데 어우러져 눈이 호강한다. 또 연세대 본관에도 오래된 벚나무가 한가득이다. 아차산 워커힐 길, 금천구 벚꽃 십리 길도 있다. 강남권에서는 잠실 석촌호수와 올림픽공원 내에 있는 몽촌토성으로 산책을 나서보자. 늦게 개화되는 강원도는 상춘객의 관심이 끊길 즈음에야 꽃이 핀다. 강릉 경포대와 삼척 맹방 해수욕장, 설악산 초입도 지역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다. 이신화 |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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