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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서류, 간편함도 업그레이드된다

올해 말부터 휴대폰으로 민원서류 발급

정책기자 박은영 2019.01.17

요즘 애들 많이 그런다. 용돈을 입금해 주면 카드로 쓰는 거다. 아들은 카드로 결제하는 게 근사해 보였단다. 돈을 입금해 달라는 문자가 두 아이한테서 공격적으로 날아들 때면, 송금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돈을 따로 찾지 않아도 되니 편했다. 

지난해 딸은 카드를 세 번 분실했다. 플라스틱 체크카드의 인쇄가 채 마르기 전에 카드를 분실했다. 그런 일은 분기별로 발생했다. 처음엔 실수라 여겼다. 두 번, 세 번 카드를 분실했을 때는 몇 개월 그냥 살라고 했다. 등교 전, 가방까지 맨, 완벽하게 세팅한 폼으로 돈을 달라고 하는 일이 잦아졌다. 입금해주는 게 무엇보다 편했다. 결국 카드를 만들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가족 이름으로 된 통장이나 카드 관련 은행 업무를 볼 때는 반드시 최근 발행된 가족관계증명서를 필요로 한다.
가족 이름으로 된 통장이나 카드 관련 은행 업무를 볼 때는 반드시 최근 발행된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하다.
 

카드 재발급을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보호자와 동반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 때마다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거다. 마음먹고 준비한 증명서는 기일이 오래됐다고 거부 당했다. 새로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주민센터까지 가야 했다. 불편했다. 딸과 내가 가족이라는 사실을 매번 최근 서류로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이 말이다. 

얼마 전, 전자증명서 발급·유통시스템 보도가 눈에 띈 것은 이 때문이다. 올 연말부터 개인 휴대폰으로 민원서류를 발급받아 보관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정책’이라는 그 길지 않는 문장이 유난히 밝게 빛나 보였다.

각종 종이 증명서를 발급하고 제출하는 과정에서 시민과 기업이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라고도 했다. 그 불편함을 손수 느낀 사람이 정책 보안에 참여했을 거라 느껴질 만큼, 아주 특별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행안부는 각종 종이 증명서를 발급하고 제출하는 과정에서 시민과 기업이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올 해 안에 휴대폰으로 민원서류를 발급받아 보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출처=행정안전부)
행안부는 각종 종이 증명서를 발급하고 제출하는 과정에서 시민과 기업이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올해 말부터 휴대폰으로 민원서류를 발급받아 보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출처=행정안전부)
  

행안부는 전자증명서를 발급해 유통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했다. 올 해 말부터 주민등록등·초본부터 모바일 기기에서 전자문서 형태로 발급받아 회사나 공공기관에 종이 없이 제출할 수 있게 된다. 급하게 필요한 증명서를 스마트폰으로 발급받아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 거다. 이는 확인 후 버려지는 종이의 낭비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민원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꼭 주민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전자정부가 구축되면서 정부24, 홈텍스 등 24시간 온라인으로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원서류를 발급하는 공식사이트인 정부24는 기존 민원24에서 제공하던 주민등록 등·초본, 건축물대장, 토지대장 등 민원서류 발급과 주요 상황별 민원과 정부서비스를 함께 안내해 편의를 높였다. 수수료도 없이 무료로 말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별도의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또 인쇄가 가능한 프린터기가 있어야 한다. 또한, 근본적으로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분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내용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를 위해, 무인민원발급기를 마련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곳곳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를 통해 서류를 발급받는 시민의 모습 (출처=뉴스1)
곳곳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를 통해 서류를 발급받는 시민의 모습.(출처=뉴스1, 광주 광산구 제공)
 

‘정부24’는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무원민원발급기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주민센터는 문을 닫았고, 프린트가 집에 없는 상황이라면 집에서 가까운 무인민원발급기를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확인해 보면 생각보다 멀지 않은 가까운 장소에 꽤 많은 기기가 설치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현재 공공기관에서 발급하는 증명서, 확인서, 등본 등은 총 2700여 종으로, 연간 3억7000만통(2015년 기준)이 발급되고 있다. 부동산 거래 혹은 각종 기관에 증명서로 가장 많은 발급과 열람을 한다는 주민등록등본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번은 발급해 보았을 거다. 직접 방문, 인터넷 발급 그리고 무인민원발급기로도 해결이 가능하지만, 이젠 스마트폰 안의 전자증명서다. 

행안부는 2019년에 전자증명서를 발급하고 유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2019년 말에 시범 서비스를 거친 뒤, 2020년부터 전자증명서 발급과 유통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위해 필요한 서류도 정부24에서 24시간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다. (출처=정부24홈페이지)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위해 필요한 서류도 정부24에서 24시간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다.(출처=정부24 홈페이지)
 

인간의 손길이 필요한 일상의 모든 것이 업그레이드된다. 꾹꾹 마음을 담아 눌러쓰던 편지 대신 이메일을 보내고, 길게 늘어선 공중전화 박스 대신 스마트폰으로 어디서건 통화가 가능하다. 

간편함의 레벨 역시 업그레이드된다. 더 쉽고, 더 빠르게 말이다. 종이서류를 떼야 하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민원서류를 발급 받는 전자자증명서의 시대가 오고 있다. 그 빠름의 속도에 적응하느라  버벅댈 때도 있지만, 그 속도만큼 편해지는 환경이 든든한 것만큼은 분명하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eypark1942@naver.com
때로는 가벼움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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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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