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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원전 현장에 가다

우리나라 첫 원전 해체 사례~ ‘안전’ 최우선으로 해체 작업 준비 중인 현장 취재기

2019.06.20 정책기자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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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19일 00시 국내 최초의 고리 1호기 원전을 영구정지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영구정지 선포식 때 선언했던 말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 원전이 고리 1호기다. 1977년 6월 19일 처음 불을 붙였다. 이 원전은 2017년 6월 가동을 멈췄고 영구정지됐다. 39년 만에 임무를 마쳤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 원전은 안전하게 해체될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지난 6월 17일 고리 1호기 원전을 방문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관계자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고리 1발전소 해체준비팀이 설명 및 동행을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 원전은 고리1호기다. 1977년 6월19일 처음 불을 붙였다. 이 원전은 현재 가동 중일까? 2017년 6월 가동을 멈췄고 영구정지 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 원전은 고리 1호기다. 1977년 6월 19일 처음 불을 붙였다. 이 원전은 2017년 6월 가동을 멈췄고 영구정지된 후 해체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고리 1호기 원전은 부산시 기장군에 있다. 원전 가동시 냉각계통에 바닷물이 필수기 때문이다. 다른 원전도 마찬가지다. 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는 5년 이내에 최종 해체계획서를 원안위에 제출해야 한다. 법정 제출기한은 2022년 6월이다. 한수원은 최종 해체계획서를 준비 중이다. 원안위가 해체 승인을 하면 한수원은 해체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먼저 홍보관에 들러 해체 현황과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홍보관은 화~일요일(매주 월요일 휴무)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누구나 견학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수명이 다한 원전을 한 번도 해체해 본 경험이 없다. 지금 고리 1호기는 영구정지 됐지만 사용 후 핵연료 등이 물속에서 냉각된 채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체 설비 중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이하 핵연료 저장조), 냉각계통 및 부속설비, 전력계통 등 48%가 가동 중이다.

고리1호기 원전에 들아가려면 사전 방문 신청은 물론이고 정문부터 원전 시설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무려 5번의 신원확인을 거쳐야 한다. 원전 사고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당연한 것이라고 생걱한다.
고리 1호기 원전에 들아가려면 사전 방문 신청은 물론이고 정문부터 원전 시설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무려 5번의 신원 확인을 거칠만큼 보안이 철저하다.
 
핵연료 저장조에 들어가기 앞서 방사능오염 방지옷과 캡, 장갑, 양말, 안전모까지 착용했다.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에 들어가기 앞서 방사능 오염 방지옷과 캡, 장갑, 양말, 안전모까지 착용했다. 방사능 오염 정도를 측정하는 휴대용 기기(TLD)까지 휴대하고 간다.
 

고리 1호기 원전 시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상당히 까다롭고 복잡했다. 한마디로 삼엄했다. 방문 1주일 전에 사전 출입신청을 했다. 그런데도 원전 시설에 들어가기까지 무려 5번의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쳤다. 나는 34년 동안 군생활을 했지만 군대보다 더 엄격하고 까다로운 것 같았다. 원전 사고의 위험성을 생각할 때 철저한 보안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설 안으로 들어서니 요란한 굉음이 들린다. 시설의 48%만 가동되는데도 이 정도다. 핵연료 저장조에 들어가기 앞서 방사능 오염 방지옷과 캡, 장갑, 양말, 안전모까지 착용했다. 그리고 TLD(thermoluminesence dosimeter, 열선광 선량계)를 휴대했다. TLD는 방사능 오염 정도를 측정하는 휴대용 기기다.

이렇게 중무장을 하고 핵연료 저장조에 가니 시퍼런 물에 사용 후 핵연료봉이 저장돼 있다. TV 뉴스 등에서 많이 보던 시설이다. 사용 후 핵연료봉은 5년 동안 보관한다. 사용한 핵연료봉의 열을 식히고 방사능 물질 차폐(외부로 유출 방지)를 위해서다.   

고리1호기 원전 홍보관에 있는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 모습이다.
고리 1호기 원전 홍보관에 있는 핵연료 제어봉 모습.

핵연료 저장조의 깊이는 무려 12m. 그 앞에 서니 푸른색의 수조와 깊은 수심에 다소 무섭다는 느낌도 들었다. 원안위는 이와 같이 영구정지 이후에도 운영되는 핵연료 저장조 건물 등에 대한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었다. 이곳은 카메라는 물론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일체 갖고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사진 촬영은 하지 못했다.

다음으로 고리 1호기 주제어실로 이동했다. 이곳은 전시 작전상황실 같다. 복잡한 계기판은 안전설비, 원자로, 터빈, 방사선 감시장치, 전기제어반으로 구분돼 있다. 그리고 그 밑에서 7명이 제어판을 뚫어지게 보며 근무하고 있다. 고리 1호기가 정상가동 될 때는 10명이 근무를 했지만 영구정지된 이후에도 안전 때문에 7명이 근무한다. 근무자의 피로와 안전을 고려해 3교대 8시간씩 근무한다.

고리1호기 홍보관에 있는 터빈 모형이다. 실제 크기와 똑같다.
고리 1호기 홍보관에 있는 터빈 모형. 실제 크기와 똑같은데 엄청나게 크다.
 

제어기기는 실수를 막기 위해 2명이 함께 조작한다. 제어실 스위치는 플라스틱 커버가 씌워져 있다. 위에서 물건이 잘못 떨어져 스위치가 오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씌워놓은 것이라고 한다. 한치의 오차,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근무하고 있다.

수명을 다한 원전은 어떻게 해체될까? 원안위의 감독 하에 한수원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해체 작업을 준비중이다. 해체 과정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원자로와 사용 후 핵연료 처리다.

원자로는 방사능 오염 물질을 제거 후 잘라서 처리하겠지만 사용 후 핵연료는 땅속 등에 영구 보관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저장시설이 없다.

고리1호기 원전 홍보관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구조 모형이다. 고리 1호기 원전 홍보관은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터빈실까지 견학 후 원전 시설을 나왔다. 처음 들어갈 때 입었던 방사능 오염 방지옷을 벗고 소지했던 TLD 수치를 보니 0.0msV다. 약 1시간 20분 동안 핵연료 저장소, 주제어실, 터빈실 등을 다녔는데 방사능 물질 오염은 전혀 되지 않았다.

원안위는 해체 과정에 참여하는 작업자들이 안심하고 작업할 수 있도록 철저한 안전규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6개월마다 해체 상황을 점검하는데 그 때 해체 작업자들의 방사선 피폭 상황을 면밀하게 확인하게 된다. 직접 원전 시설에 들어가보니 피폭 상황을 철저히 검사하고 있기 때문에 해체 과정도 걱정이 없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후 고리1호기 원전은 바닷물이 넘치지 않도록 차수문까지 설치하는 등 중대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고리 1호기 원전은 바닷물이 넘치지 않도록 차수문까지 설치하는 등 중대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국내 원전은 23기다. 고리 1호기뿐만 아니라 월성원전, 한울원전, 신월성원전, 신고리원전, 한빛원전 역시 각각 설계 수명 만료일을 가지고 있다. 설계 수명이 다하면 고리 1호기처럼 영구정지 후 해체 과정을 밟아야한다.

해체 과정은 복잡하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안전 문제가 가장 궁금했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또한 설계 수명이 만료될 다른 원전 해체에도 선례가 되기 때문에 고리 1호기 해체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고리 1호기를 완전히 해체한 후 부지 복원에 대해서는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녹지 또는 산업시설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고리1호기 원전을 직접 방문해보니 원안위와 한수원이 얼마나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해체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한수원 해체준비팀 관계자가 고리 1호기 원전 해체 준비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원전에 대한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중대사고가 나면 그 피해는 상상할 수 없다.

고리 1호기 원전을 직접 방문해보니 원안위가 얼마나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해체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고리 1호기 원전 방문은 막연하게 갖고 있었던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씻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이재형
정책기자단|이재형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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