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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 가족돌봄휴가 덕에 무사히 간병을 마치다

정책기자 김혜인 2020.02.12

내가 아플 때 내 휴가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것도 서럽지만 가족이 아픈데 돌볼 간병인을 구하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이미 8년 전 ‘가족돌봄휴직’ 제도가 도입됐다.    

가족돌봄휴직 덕분에 가족의 간병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가족돌봄휴가 덕에 무사히 가족의 간병을 마칠 수 있었다.


가족의 질병이나 사고, 노령 또는 자녀 양육을 목적으로 연간 최대 90일을 휴가로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가족돌봄휴직은 연간 최대 90일 중 1회 사용시 최소 30일 이상 사용해야 했다. 즉 한 번 청구할 때마다 최소 30일을 3번씩 나눠 써야 한다. 이 때문에 가족의 단기 입원 같은 짧은 휴가가 필요한 근로자는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없었다. 

지난해 말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의결되면서 하루 단위로 연간 최대 10일을 사용할 수 있는 가족돌봄휴가가 올해부터 시행됐다. 돌봄의 범위도 기존보다 더 넓어졌다. 기존엔 부모·배우자·자녀·배우자의 부모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이젠 조부모에 손자녀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단, 이 휴가는 가족돌봄휴직과 마찬가지로 유급이 아닌 무급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단기 입원 환자의 간병인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돌봄 휴직의 단기 신청이 꼭 필요하다.
단기 입원 환자의 경우, 간병인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가족돌봄휴가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 정책 덕분에 가족의 간병을 맡을 수 있었다. 작년 연말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증상이 발견돼 급하게 시술 날짜가 정해졌는데 하필 그게 올해 1월이었다. 원래 연초엔 휴가를 신청하기 힘든데, 올해부터 신설된 가족돌봄휴가 덕분에 휴가를 받았다. “간병인 구해서 쓰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말하는 상사에게 단기(1주일 이하) 입원 환자를 맡아 줄 간병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왜? 법적으로 인정되는 휴가니까. 대체인력 채용이 불가능하거나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 사업주는 근로자의 가족돌봄휴직 신청을 거부하거나 불리한 처우를 행해서는 안된다. 

만약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청을 거부했을 시 사업주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하고 돌봄휴직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불리한 처우를 행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아빠도 유급 출산 휴가 10일을 쓸 수 있고 중소기업엔 5일분 급여를 지원한다.
아빠도 유급출산휴가 10일을 쓸 수 있고 중소기업엔 5일분 급여를 지원한다.(이하 사진 출처=고용노동부)


이외에도 새해부터 달라지는 가족과 관련된 정책들이 있다. 먼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과 고용보험법 일부개정안이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아빠도 유급출산휴가 10일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엔 아빠가 쓸 수 있는 출산휴가가 최대 5일 중 유급 3일, 무급 2일이었으나 이젠 유급 10일로 확대됐고 출산한 날부터 90일 이내 기간 중 1회 분할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우선지원대상 기업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유급휴가 최초 5일분 급여를 정부가 지원해준다.  

부부 동시 육아휴직뿐만 아니라 휴직 급여도 둘 다 받을 수 있다.
부부 동시 육아휴직뿐만 아니라 휴직 급여도 둘 다 받을 수 있다.


두 번째, 올해 2월 28일부터는 부부 동시 육아휴직이 가능하다. 기존 육아휴직 제도에선 부부가 같은 기간에 휴직할 수 없었다. 설령 사업주가 동시 육아휴직을 허가해도 육아휴직 급여는 부부 중 한사람에게만 지급되기 때문에 ‘독박육아’를 할 확률이 컸다.

그러나 이젠 부부 동시 육아휴직이 가능한 것은 물론, 두 명 모두에게 육아휴직 급여가 지급된다. 첫 3개월은 통상입금의 80%(상한액 150만원), 이후 기간은 통상입금의 50%(상한액 120만원)를 지급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근로자가 본인 건강이나 가족돌봄, 은퇴 준비와 학업을 위해 사업주에게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다. 단축 후 근로시간은 주당 15~30시간이며 사용기간은 1년이나 추가로 2년 범위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공공기관 및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올해부터 적용되고 30~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30인 미만 사업장은 2022년에 적용된다. 

근로시간 단축 시간은 주당 15~30시간이며 사용기간은 1년, 추가로 2년 범위에서 연장 가능하다.
근로시간 단축 시간은 주당 15~30시간이며 사용기간은 1년, 추가로 2년 범위에서 연장 가능하다.


가정이 편안해야 일이 잘 된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다. 작년 가족의 건강검진 결과가 좋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입원을 해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니 온통 신경이 그쪽으로 쏠려 일을 해도 집중이 안됐다.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최악의 상황까지 상상하게 만드니 하루 종일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최대 90일의 가족돌봄휴직 기간 중 10일은 단기로 쓸 수 있게 조항이 신설됐다고 하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얼른 신청하고 마무리해야 할 일은 최대한 휴가 전까지 끝냈다. 상사의 눈치? 좀 보이긴 했어도 법적으로 인정한 휴가, 당당히 신청하고 가족의 간병까지 무사히 마치고 오니 일에 대한 집중도가 더 높아졌다. 



김혜인
정책기자단|김혜인kimhi10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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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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