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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노믹스 상(上) 철학과 뵈전]'민주-시장경제 병행' 자율·창의 일깨운다

국정신문 1998.09.07

지난 1일 발간된 DJnomics '국민과 함께 내일을 연다'라는 책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경제철학을 담고 있는 역작이다.

이 책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라는 김대통령의 철학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며 또한 어떤 전략을 가지고 추진될 것인지를 상세히 밝히고 있다.

또한 이 책은 경제구조의 전면적 개혁을 통해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 △건실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 △투명하고 강한 기업 △노사정이 하께 만드는 활력 넘치는 노동시장 △세계와 함께 하는 개방 경제를 이뤄가겠다고 선언하고, 이와 관련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10개 부문으로 정리한 분야별 경제개혁 과제는 앞으로 국민의 정부가 우리 경제의 구조를 혁신, 재도약의 토대를 탄탄하게 마련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본보는 이번호부터 3회에 걸쳐 이 책의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경쟁력 바탕 고부가가치 창출 추구
한국 경제의 도전과 기회


우리의 경제위기는 직접적으로는 기업·금융부실의 표출에 따른 대외신인도의 급격한 하락, 금융감독의 소홀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지난 30여년간 압축성장을 통한 경제성장의 추진과정에서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누적됐고, 시장경제체제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으며, 개혁정책이 리더십과 실천력 부족으로 번번이 실패한 데 있다.

그리고 우리의 제도 및 사고와 관행이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국민의 정부'는 개혁을 가속화해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

또한 다가오는 21세기를 맞이해 한국경제가 새롭게 비약할 수 있도록 강력한 리더십과 개혁의지를 바탕으로 오늘의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경제구조 내실화 급선무

이를 위해 첫째, 경제구조를 내실화해야 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 배어있는 양적 팽창과 성장위주의 사고에서 탈피해 확고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질적 발전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둘째, 우리 경제의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21세기 정보화사회에서 승리하려면 창조적 지식이 경쟁력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과학기술 개발을 축진해 나가야 한다.

셋째, 경제 전반에 걸쳐 공정성이 보장돼야 한다.

시장경쟁에 의한 보상과 사회적 갈등의 해소가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도덕적 해이를 극복해야 한다.

넷째, 개방화에 따른 우리 경제의 적응율과 책임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적재산권의 엄격한 보장 등을 통해 기술혁신에 대해 충분한 보상이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우리 경제의 적응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 등읕 통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가고 사회의식과 제도의 경직성을 완화해야 한다.

공정성 확보를 위해 기회의 균등과 경쟁의 공개성·투명성을 보장하고 공평한 규칙을 확립 시행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제도적인 틀은 바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

가. 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인가?
민주주의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감시와 견제를 통해 정치권력의 자의적 간섭을 차단해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등 경제질서를 근본적으로 왜곡하는 행위를 방지함으로써 시장경제의 발전을 돕는다.

시장경제는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민주주의가 건실하게 발전하는 데 필요한 물질적 기반을 제공한다.

이와 같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서로 보완관계에 있으며, 그 보완효과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동시에 발전할 때 극대화될 수 있다.

현재 우리의 경제위기는 경제성장을 위해 민주주의는 희생할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의 산물이다.

21세기는 저보화와 세계화로 국경이 무의미해짐에 따라 경쟁이 격화되는 시대이다.

이와 같은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하려면 개인의 자율과 창의가 샘솟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열린 사회가 돼야 한다.

이러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체제가 바로 민주주의이며 시장경제인 것이다.

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와의 관계
민주주의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감시와 견제를 통해 정치권력의 남용을 차단함으로써 자율과 창의가 발현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한다.

민주체제하의 사상과 결사의 자유는 국민 누구나 자유롭게 정치·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각자의 능력과 창의를 발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민주적 사회 환경은 자율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혁신적 사고와 모험정신을 장려함으로써 질적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필요한 기반을 제공한다.

한편 시장경제는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바탕으로 경제활동의 자유가 보장되고, 개인의 선택에 대한 보상이 시장경쟁을 통해 결정되며, 경쟁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체제이다.

공정·투명한 경쟁여건 조성

시장경제가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 경제적 자유가 보장되고, 공정·투명한 경쟁여건이 갖춰져서 각자가 자기책임하에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경쟁규칙이 공정·투명해 경쟁에서의 승패와 각자가 받을 보상이 능력과 노력에 의해 결정되면 각 경제주체는 자신의 능력과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국가경제는 최대의 잠재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시장기능은 두 가지 힘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

하나는 정치권이나 관료의 부당한 영향력이며, 다른 하나는 시장 내부에서 생성될 수 있는 독과점과 각종 경쟁제한 행위이다.

따라서 이러한 요소를 제거하는 것은 자유·경쟁·책임이라는 시장경제의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우선, 시장기능을 왜곡시키는 정치권과 관료의 힘을 제어하는 것은 정치적 민주주의를 통해 이룩할 수 있다.

즉 국민의 참여가 제도화되는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이 요구된다.

또한 공정·투명한 경쟁규칙과 이를 유지하기 위한 명확하고 구체적이며 구속력 있는 법제가 마련대야 한다.

더욱이 현재 우리의 경우에는 많은 부문에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에 있으므로 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사회안전망은 '호혜성 보험' 인식 확충
공공부문 개혁 고통분담 선도
정부의 역할 재구축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키기 위해서 정부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시장 방관않고 적극 개입

아직 우리 경제에는 시장경제의 틀이 완전히 갖춰지지 못한 부분이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시장에서 모든 것을 알아서 하라"고 하면서 방관자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며, 오히려 현재의 경제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시장의 형성이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나서야 한다.

질서있는 경쟁체제는 자동적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는 시장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경기규칙을 정비하고 이 규칙이 준수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계속 정비해야 한다.

한편 정부는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할 것이다.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개발투자와 인력개발을 위한 교육투자는 외부효과가 커서 사회적으로 얻는 이익이 막대하다.

그런데 이를 개별 기업에만 맡기면 위험부담이 높고, 자원도 제약돼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국방이나 치안·도로와 같은 사회간접자본시설 등의 공공재도 시장에만 맡겨벼리면 정상적인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

환경문제도 시장기구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또한 경쟁이 불충분하다든지 정보가 부족하다든지 하는 이유로 시장에서 자원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경제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도 정부의 선도적 역할을 중요하다.

도덕적 해이 만연, 이익집단의 저항, 재원 부족 등 개혁의 장애요인을 선도적으로 극복할 주체는 정부이다.

정부는 시장규율 확립을 위해 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재정 및 공공부문을 과감히 개혁, 스스로 효율성을 강화하고 고통분담을 선도할 것이다.

또한 경제적 약자르 배려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도 증대돼야 한다.

무한경쟁시대에는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에서 패배해 파산하거나 실직당할 수 있다.

그런 불행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는 인식의 공유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회안전망'이 가진 자가 못 가진 자를 위해 제공하는 시혜성 배려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호혜성 보홈이라는 생각을 확산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다.

다만 정부는 일하지 않고 사회안전망을 악용하려는 '복지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일할 동기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것이다.

정부는 시장경쟁의 결과로 나타나는 사후적인 경제적 약자뿐만 아니라 동등한 경쟁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원천적 약자들에 대한 배려도 강화할 것이다.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에게는 정당하게 경쟁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거나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정책결정 국민의사 반영

한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각 경제주체들의 능동적 자세가 대단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정책의 결정에서 집행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국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것이 '국민의 정부'이 기본철학, 즉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의 핵심 내용이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감시자 기능 강화를 위해 정부는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정책결정에 대한 민간의 참여를 제도화하고, 제반 정책을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하며,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과 알 권리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정책실명제를 도입하는 한편 행정절차 및 행정정보공개를 위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법령을 만들어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취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적극적이 자세 전환 없이 정부 혼자만 노력해서는 불충분하다.

이제는 각 경제주체들도 정부에 의존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자신의 행동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설광언(薛光彦)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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