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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時論)]우리경제 멕시코와는 다르다

1997.03.31 국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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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진 오(金 眞 梧)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

한국 경제는 위기상황인가. 한국은 제 2의 멕시코로 전락할 것인가.

최근 우리 경제가 멕시코의 경우와 비교되는 것은 그 내용의 진실성과 관계 없이 상황 변수들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상당수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게 현실이다.

즉 멕시코가 94년 NAFTA출범과 더불어 OECD 가입 등 개방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과정에서 위기에 직면했듯이 우리나라도 OECD가입 직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 멕시코가 치아빠스주 농민반란, 대통령후보 암살 등 정치·사회적 혼란이 경제위기에 가세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최근의 정국불안 속에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 흡사하다.

성장과정·잠재력 큰 차이

그러나 멕시코는 우리와 사회경제적 정황에 있어 비슷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객관적인 경제지표에 있어서나 잠재력, 성장과정에서 겪은 역사적 경험 등에서는 사실상 비교의 대상이 아니다.

양국의 경제상황을 보다 정밀하게 비교하기 위해서는 우선 당시 멕시코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90년대초 경제회복과 함께 신흥시장으로 부상한 멕시코 경제는 94년말 외자 유치와 인플레 억제를 목적으로 자유변동환율제를 실시했으나 3주만에 페소화는 35%나 절하돼 1주일간 무려 1백억달러 이상의 외자가 유출되는 결과를 빚었다. 이렇게 흔들린 경제는 90∼94년 평균 GDP성장률 2.94%를 기록, 동기간 NIES(6.5%)나 ASEAN(6.8%)보다 훨씬 낮게 나타났다. 물가 역시 연평균 16.3%씩 올라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

무역수지적자 누적과 1천2백50억달러(94년말 기준)에 달한 외채 이자상환 부담으로 경상수지적자는 94년 GDP대비 8.2%에 이르는 3백억달러로 치솟았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정부는 페소화 폭락을 방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긴급 개입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 93년 2백51억달러에 달했던 외환보유고가 이듬해 62억달러로 격감하는 결과만 낳았다.

이러한 멕시코 상황과 비교한다면 우리 경제의 거시경제지표는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우리의 경우 96년 말 경상수지적자는 GDP 대비 47%로 멕시코의 절반 수준이며, 외환보유고도 3백32억달러로 떨어졌지만 멕시코와는 절대비교에서도 아직 5배 이상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률 높아 투자분 흡수

여기다 멕시코와 다른 우리 경제만이 갖는 특성을 고려한다면 양국의 상황은 더욱 확실한 차별성을 갖는다. 그것은 우선 역동성을 바탕으로 지난 해까지 지속적인 고성장을 유지해 왔으며, 우리의 경제 성장의 위기 당시의 멕시코 보다 높은 투자율(GDP 대비 24.6% 대 37.5%)과 투자효율성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94년 19%대에 머물던 낮은 저축률로 투자수요를 외자에 의존한 멕시코와는 달리 95년 GDP 대비 36.2%에 이르는 국내저축률은 국내투자분을 흡수할 정도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양질의 노동력과 안정적인 인플레 및 금리, 건전 재정 등의 경제구조는 멕시코보다 훨씬 안정감이 있다는 것이다.

위기론 공감때 예방효과

따라서 지금은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시기일뿐 위기상황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위기론은 오히려 위기를 함께 느끼고 이에 대비할 힘을 모으는 예방적 기능을 하는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신속하고 적절한 위기관리 조치가 뒤따른다면 이 어려움은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이제는 경제회복을 위해 국민 모두가 먼저 “우리 경제가 제2의 멕시코로 가고 있다”는 패배주의적인 사고를 버릴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정부도 난국 극복의지와 자신감을 대외적으로 표명하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한편 국가신용도 하락을 방지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국민 모두가 더욱 열심히 일함으로써 총력을 다해 위기에 대처해 나가겠다는 자세가 대전제로 뒷받침 돼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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