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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어령 <새천년준비위 위원장>

“준비된 새 천년 ‘구슬’ 잘 꿸 것”

1999.04.19 국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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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을 눈앞에 두고 우리는 백지에 새로운 천년을 설계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개인은 각자의 마음에 새 천년을 그리고, 국가는 국가 비전으로 새 천년을 그려야 합니다. 새 천년을 준비하는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새 천년을 준비하도록 일깨우고 이 마음을 결합시켜 힘 있게 내일을 준비토록 할 것입니다.”

지난 12일 대통령 직속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된 이어령(李御寧) 위원장은 위원회의 출범은 다소 늦었지만 신속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세계가 주목하는 밀레니엄 행사 치러내고, 이를 통해 새천년의 출발이 힘차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88서울올림픽과 대전엑스포 개·폐회식, 건국 50주년 행사 등을 통해 우리 문화의 전통을 잘 살린 탁월한 행사기획으로 세계인에게 우리 민족문화의 우수성을 인상 깊게 심어줬다 .

기존 기획점검행사 다양성 살려

 새 천년준비위가 하는 일은.

“역사적인 새 밀레니엄을 앞두고 세계 모든 나라들이 다양한 새 천년맞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97년에 이미 백악관에 2000년 위원회를 설치한 데 이어 각주들이 속속 위원회 설치에 이은 행사준비에 들어갔다. 유럽의 경우도 프랑스 독일 이태리를 비롯한 거의 모든 나라들이 국가 차원의 위원회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2000년 행사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 나라는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이 2000년 행사를 각각 준비하고 있으나 국가 차원의 기획은 없었던 상황이다. 따라서 새천년위는 각 주체들의 행사가 갖는 다양성은 최대한 살리되 중복과 낭비적인 요소를 피해 나가면서 공식적인 대한민국의 2000년 행사를 확정하는 것을 임무로 한다. 남은 기간이라든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새 천년준비위 설치는 다른 나라에 비해 늦은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최선을 다해 기존의 기획을 분석·검증·조정하면 우리 문화의 장점을 중심으로 가장 훌륭한 행사를 치러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 새 천년은 인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인류의 역사와 인간의 삶을 종착점 없는 마라톤에 비유한다면 새 천년은 새로운 코스가 시작됨을 알리는 것이다. 지구상의 50억 인구가 모두 새로운 달력을 갖게 되는 새 천년은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는 계기가 된다. 새로운 패러다임과 역사를 만들 수 있는 모멘트가 전 인류에게 평등하게 주어졌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기회를 잘 활용해 새 출발하는 민족이 있고, 이 기회를 놓치고 마는 민족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천년 단위를 다시 생각하면서 50년 후, 1백년 후와 함께 1천년을 내다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1999년 13월을 맞지 말고 2000년 1월을 맞아야 한다. 비록 근대화는 늦었지만 전 세계와 나란히 새 길을 모색할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 특히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는 서기를 쓰면서 처음으로 맞는 세기이자 새 천년인 2000년이 남다른 의미가 있는데.

“우리 민족에게는 세기 즉 센추리(Century)의식이 없었다. 왕조 사회에서는 왕의 임기가 한 주기를 이뤘고 음양오행설에 따라 12간지에 의한 1년 주기가 있었을 뿐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 )인 세기를 갖지 못했다. 우리는 20세기 초 근대화의 길을 걸으면서 처음으로 서기를 쓰기 시작했고, 세기의 개념을 갖게 됐다. 이번의 2000년은 우리가 독자적 시간 개념을 근대화하면서 처음으로 참여하는 세기이자 밀레니엄이다. 그만큼 각별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1,000을 뜻하는 개념이 있었다. 바로  ‘즈문희’라는 것인데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고려가요 정석가와 서경별곡에 등장하는 이 개념을 다시 살려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2000년에 태어난 아이들을 ‘즈문동이’라고 부르는 등 죽었던 이 개념을 다시 살려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새 천년을 통해 우리의 역사와 민족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것의 상징적인 의미가 될 것으로 본다.

또한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우리는 세계와 우리 역사를 100년과 1,000년 단위로 새롭게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이제까지 중국과 일본을 쳐다보며 살아온 감이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일본과 중국 사이의 반도가 아니라 처음도 없고 끝도 없는 둥근 지구의(地球儀) 한 가운데 자리 잡은 우리를 발견해야 한다. 그 계기를 새 천년의 시작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새 천년은 우리 민족이 비상하는 새로운 도약대가 될 것이다.”

DB 등 기록 남기는 작업 꼭 필요

- 새 천년을 맞는 우리가 반성할 점. 바꿔야 할 것이 있다면.

“누구랄 것 없이 우리 모두가 기록에 소홀했다는 점이다. 변변하게 남은 기록이 없다 보니 역사를 축적하고 여기서 미래를 찾는 작업도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 기록은 반성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천년의 설날을 맞아 새 출발을 하면서 우리도 기록에 강한 그런 민족이 돼야 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새 천년을 맞아 국민 각자는 일기장을 마련하고, 기업과 공공기관도 새 역사장을 만들어 기록을 시작하는 운동을 제안하고 싶다. 역사를 땅에다 묻는 타임 캡슐 작업은 이제 그만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므로 일기에서부터 각종 데이터베이스 CD비디오물 등을 차곡차곡 모아야 할 것이다. 물론 국영부는 이 국민들의 마음을 살펴 이를 제도적으로 정착토록 지원하고 새 마음이 식을 때마다 지속적으로 불을 지펴나가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 새 천년준비위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문화관광부를 비롯해 행정자치부·통일부·재정경제부·과학기술부·서울시 등이 마련한 2000년 행사를 심의ㆍ조정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우선은 국민의식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어떻게 2000년을 생각하는지, 그리고 행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획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의식조사에서는 우선 새 천년에 가져가고 싶은 단어와 새천년에 버리고 싶은 단어를 조사하게 된다.
이를 통해 각각 50개 내지 100여개의 단어를 선정, ‘우리나라 새 천년 사전’을 만들면 국민들의 새 천년을 맞는 깊은 마음을 읽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이 과정에서 가능한 한 전 국민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새 천년 출발의 의미를 함께 나눌 예정이다.”

- 현재 부처별로 준비 중인 새 천년 행사의 내용은 어떻게 구성됐나.

“각 부처들이 ‘전쟁 패러다임을 평화 패러다임으로’ 라는 행사의 기본 컨셉에 대해서는 일단 합의를 했다. 우리나라는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분단국가이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행사를 기획할 계획이다.

나라마다 국가 이미지 심기 심혈

임진왜란의 참상이 남은 진주 산성의 흙과 노르망디·콩코드·보스니아 등의 세계장국전쟁터 흙을 모두 모아 평화공원을 만드는 한편, 전쟁 당시 피었던 꽃을 그 자리에 피우는 상징적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것은 세계인을 향해 ‘당신들은 전쟁으로 역사를 써왔지만 우리는 그 전쟁의 역사에 희망의 꽃을 피운다’는 선언이 될 수 있다.

또 전 세계의 전쟁동기를 모아 녹여서 밀레니엄 타워를 만들고 적극적인 평화 공세를 펼칠 작정이다. 이것은 전쟁으로 분단된 유일한 나라인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이다. 우리는 새천년 행사를 통해 평화의 사도로서 평화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가꿔나갈 것이다.”

- 세계적으로 치열한 밀레니엄 행사 경쟁이 예상되는데.

“새 천년 행사는 그 자체로 기존의 미가 있지만 세계적 그는 경제적 효과도 엄청난 이벤트이다. 어떻게 자기의 국가 이미지를 심느냐 하는 아이디어 싸움이 벌써 지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미국의 경우 백악관에서 스필버그 감독이 깜짝 놀랄 만한 쇼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가 생중계할 새 천년 행사에서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시간대가 같은 일본과 정면 경쟁을 치러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우리의 승부카드를 잘 준비해 일본과 멋진 한판을 치러내고 싶다. 긴장되는 순간이지만 국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못할 것도 없다. 이미 각 부문에서 많은 ‘구슬’이 준비된 만큼 준비위는 이 구슬을 꿰 국민의 자긍심을 한껏 드높일 행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위원장으로서 국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우선은 새 천년 행사에 국민들이 한 마음으로 참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새천년을 맞는 의미를 잘 읽고 개인과 함께 국가가 역사적인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았으면 한다. 지구 역사상 수 백 억의 사람이 살았지만 양 밀레니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선택받은 우리는 이를 영광으로 생각해야 한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양 밀레니엄의 고리쇠 역할을 하는 역사적 책임감을 인식해 새한국,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끝없는 역사의 레이스에서 올바로 바톤 터치함으로써 역사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해 후세에 높은 평가를 받는 선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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