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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30대에 노안? 노안 늦추는 예방법

중증외상센터 지원 예산 허투루 안쓰이려면

황세희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 실장 2017.12.27

황세희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 실장
황세희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 실장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대한민국으로 귀순한 북한 병사의 치료 과정에서 중증외상센터의 열악한 민낯이 드러났다.

치료를 담당했던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은 스스로를  “병원에 연간 10억원의 적자를 만드는 원흉이다”고 지적했다.

아주대병원 뿐 아니라 중증외상센터는 경영적 측면에서 보면 ‘환자를 많이 진료하면 할수록 적자를 초래하는 골칫덩이 센터’다. 실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중증외상 환자를 돌보는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만 해도 지난 2015년 11월 개소 이후 매년 15억 원 이상의 적자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적자를 보는 곳에 의료진이 적절하게 공급되기는 힘들다. 전문 인력 부족은 외상 센터 설립이후 지금까지 늘 지속되어 온 문제다.

다행히도 이국종 교수를 통해 중증외상센터 운영의 심각한 현실을 국민들이 알게되면서 봇물처럼 외상센터 지원을 청와대에 청원했고, 그 덕분에 2018년 중증외상센터 관련 예산은 정부 제출안인 400억4000만원보다 212억원이 증액된 612억원으로 결정됐다.

그렇다면 증액된 외상센터 지원 예산을 어떻게 활용해야 중증 외상 환자들이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사실 외상센터 문제는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의 의료수가 보존율이 원가에 못미친다는 사실에 그 근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의료계는 원가 보존율을 동네의원 62%, 2차병원은 70%, 3차병원은 80% 정도로 본다.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라고 할 수 있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발표한 원가분석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진료영역별 원가보존율은 평균 78.4%, 수술 및 처치 원가보존율은 77.6%다.

쉽게 말해  국가에서 정해준 의료보험 수가에 따라 환자를 진료를 하다보면 병·의원은 원가를 못챙기기 때문에 적자 경영을 피할 수 없는데, 특히 이런 현상은 외과·산부인과·소아과 등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일수록 심각하다.

상황이 이러니 환자가 미어 터진다는 초대형 병원에서조차 필수 진료과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당연히 각종 비급여 진료와 고급 건강검진, 또 식당·상점·장례식장 등의 운영을 통해 보존하고 있다.

이처럼 왜곡된 의료 시스템 문제가 가시화된 지는 이미 20년이 넘었고 필수 진료과가 의료계 3D 업종 취급을 받으면서 전공의 지원 기피과로 전락한 것은 더 이상 뉴스 거리도 아니다. 자연 환자에게 필수 진료만 할 수 밖에 없는 중증외상센터에서는 환자를 치료할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현재의 의료 시스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외상센터의 원활한 진료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찾는 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지난 달 22일 오후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회복 상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달 22일 오후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회복 상태 등에 대한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흔히 의료계 관계자들은 중증외상센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외상 전담 전문의 및 병상 부족을 꼽는다. 그렇다면 외상센터에 전담 전문의를 많이 뽑고 병상을 늘리면 지금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점이 해결될 것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일례로 추락 사고, 교통 사고 등 중증 외상 환자를 치료 하는 과정은 외상외과 전문의가 환자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예컨대 환자의 혈관이 막혀있을 땐 이를 뚫어주는 중재적 시술을 하는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고, 혈관 손상이 심해서 복원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미세수술 전문의의 지원도 받아야 한다.

또 척추 손상이 겹쳐진 경우라면 척추 수술 전문의와 협업을 해야 제대로된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외상환자에게 효율적이고도 좋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외상 환자를 치료할 때 외상외과 전문의 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 다른 진료과 전문의들이 치료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21세기 현대의학의 커다란 특징 중 하나는 위중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 의료진과의 협업이 절실하게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늘상 행해지는 외과 수술만 해도 명의 한 사람이 멋진 수술을 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명의가 수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명의에게 적절한 지원을 해줘야 하는 간호 인력, 각종 검사 등을 지원하는 인력 등 다양한 의료 분야의 인력이 필요하다.

또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에도 퇴원할 때까지 환자의 경과를 제대로 관찰하고 혹시 발생 모르는 부작용 등을 면밀히 체크해서 전담 전문의에게 알려 줘야 하며, 환자가 수술 이전 상태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재활 치료도 받아야 한다.

이 모든 일들은 단순히 외상외과 전담전문의의 연봉 인상이라는 이벤트성 인센티브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특히 전문의와 늘 호흡을 같이 하면서 업무 강도가 높은 외상외과에 상주해야 하는 숙련된 간호 인력이 안정되게 공급돼야 한다. 이는 안정된 중증외상센터가 존재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런저런 제도적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보건복지부는 최근 ▲중증외상치료를 위한 별도 수가체계 마련  ▲권역외상센터 평가 후 차등 지원 등 중증외상분야 시스템 개선을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권역외상센터 구축 등 하드웨어 중심으로 지원했던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 향후 소프트웨어를 중점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실로 중증 외상환자의 흐름을 잘 조정하고 환자 이송 지침을 개선시켜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다.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의들은 환자가 중증외상센터에서 치료받는 것 못지 않게 병원에 도착하기까지의 치료 과정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외상환자를 이송할 때 함께 탑승하는 응급구조사 인력 확충은 기본이며 초기에 외상 환자를 진료하는 2차 병원 의료진이 중증 외상 환자로 생각되면 응급 조치 후 최대한 빨리 권역외상센터로 전송하는 합리적인 시스템도 도입돼야 한다.

중증외상센터에 대한 예산이 증가한 만큼 각 센터에 대한 질 관리도 지금까지 보다는 훨씬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

예산은 사업계획서를 제대로 작성해서 제출한 센터에 한해서 지원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각 외상센터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줄 수 있는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외부 평가단 구성이 전제돼야 한다.

그저 막연히 외상센터를 지원해야 된다면서  연말에 각 센터의 적자를 보존해주는 식의 지원은 도덕적 해이를 야기시킬 위험만 상존할 뿐이다.

지원된 혈세가 허투루 쓰이지 않게 하려면 예산을 지원받은 권역외상센터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도 철저한 평가를 통해 운용을 잘한 센터에는 다음해에 더 큰 지원을 하되 부적절한 운용을 한 센터에 대한 지원은 끊거나 대폭 삭감하는 식의 채찍과 당근을 적절하게 병행해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새해에는 증액된 예산을 계기로 보다 선진화된 중증외상센터에서 외상환자들에 대한 치료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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