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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남북정상회담 모든 역량 집중해야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2018.03.12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2017년 전쟁 발발 가능성이 운운될 정도의 위기로 치달았던 한반도 정세가 2018년 들어 급변하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와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밝힌 것이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평창 올림픽 개회식 참석 차 방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며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으로 구성된 대북 특사단이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제3차 남북정상회담 4월말 판문점 개최에 합의했다.

대북 특사단은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조기 만남 요청에 대해 5월에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을 마련할 것으로 평가된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남북관계 발전 및 교류·협력 활성화 등이 포괄적이면서도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적 위기 고조가 상시화·구조화된 한반도 질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특사단이 6일 오후 서울로 귀환한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특사단이 6일 오후 서울로 귀환한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은 적대적이고 대결적이었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 성격으로 변화시켰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은 남북한 간 화해와 교류·협력을 심화시키고 이를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시도였다. 지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양측은 남북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키는 전기를 마련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도 남북관계 복원·정상화를 넘어 개선·발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등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유도함으로써 남북한이 공동으로 평화와 안정, 번영으로 나아가는 길에 초석을 놓아야 한다.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은 미국이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환경 하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대외적 변수에 대한 계산이 지금보다는 단순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는 현재는 국제사회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익을 앞세운 치열한 이해관계가 교차하고 있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북한의 운명을 두 강대국인 미·중이 좌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은 남북관계의 진전 속에서 당사자인 남북한이 한반도 정세를 주도해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영향력과 입장을 무시할 수만은 없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은 남북한이 협력해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도 남북한이 국제사회와 협력하며 한반도 정세 변화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 내 우리측 구역인 평화의집에서 개최된다는 것은 평양에서 개최된 두 차례의 정상회담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줌에 틀림없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휴전선을 넘어 남측에 발을 디딘다는 의미가 있다.

전쟁과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한의 정상이 만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공동 번영을 논의하는 그 자체가 대내외에 전하는 메시지는 지난 남북정상회담과 다를 수밖에 없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 개최는 남북회담의 문화를 보다 실용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민간인 출입이 제한되는 판문점이라는 장소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남북한이 경호·경비 등 부차적인 문제에 대한 수고를 줄이고 본질적인 문제인 의제 준비에 보다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판문점 개최는 향후 남북정상회담 정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당일회담 또는 판문점 평화의 집과 북측 구역인 통일각을 오고 가면서 1박 2일의 출퇴근 회담도 가능하다.

남북한은 이미 양측 정상 간 직통전화(Hot Line) 개설에 합의했다. 양정상은 직통전화를 이용해 주요 현안을 수시로 협의할 수 있으며, 부족하다고 느낄 때에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제1차 남북정상회담은 김대중 정부 출범 3년차에,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노무현 정부 출범 5년차에 이뤄진 반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개최된다.

문재인 정부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 발전 및 공동 번영,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문제 등에 대해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뤄내야 할 것이다. 주요 현안에 대한 양정상 간 후속 협의가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정상회담을 추가로 개최할 수 있다는 자세와 의지가 필요하다.

정례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양측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넘어 통합과 통일로 나아가는 새로운 남북관계 패러다임을 구체화·공고화해 나가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어떠한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지는 너무도 자명하다. 모든 역량을 집중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위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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