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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베트남 방문, 신남방정책 가속화

2018.03.27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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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문재인 대통령은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베트남 순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관련 중대 사안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베트남을 방문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에 얼마나 큰 공을 들이는지 잘 보여준다.

문재인 정부는 선거공약에서부터 아세안과 인도 외교를 주변 4강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고 밝혔다. 정부 출범 초기 구체적 이행방안으로 신남방정책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1월 APEC, ASEAN+3 등 지역 다자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남방정책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번 베트남 방문은 실질적으로 신남방정책 추진의 첫걸음이다. 베트남은 한국의 3~4위 무역 상대국이다. 베트남 입장에서 한국은 제2위의 교역대상이며 제1위의 투자국이다. 인적 교류 측면에서도 1년간 베트남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150만 명을 넘는다. 아세안 국가 중 베트남은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찾는 국가다. 베트남은 아세안에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ODA)를 가장 많이 받는 국가다. 한국 기업의 투자가 베트남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다. 4개월 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을 다시 방문한 이유는 이런 한국과 베트남의 실질협력 관계를 고려해 베트남에서 신남방정책의 첫걸음을 떼려는 생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방문 성과는 신남방정책의 본격 시작, 경제협력 강화, 외교안보 및 사회문화 분야로 한-베트남 협력 확장 등이다. 이번 베트남 순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쩐다이꽝(Tran Dai Quang) 국가주석, 응웬푸쫑(Nguyen Phu Trong) 공산당 서기장, 응웬티킴응안(Nguyen Thy Kim Ngan) 국회의장, 응웬쑤언푹(Nguyen Xuan Phuc) 총리 등 베트남 최고 권력자 4인을 모두 만났다. 이들로부터 신남방정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매우 효과적 정상외교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새로운 25년을 여는 한-베트남 경제 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새로운 25년을 여는 한-베트남 경제 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번 순방의 구체적 성과는 문재인 대통령과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발표한 ‘한-베트남 미래지향공동선언’에 잘 담겨 있다. 한국과 베트남은 베트남의 성장을 위한 개발협력을 넘어 함께 4차산업혁명과 기후변화를 대비하는 미래 지향적 협력 파트너, 미래 고용을 창출하는 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한-아세안 청년일자리협약으로 한국 청년을 위한 일자리 기회 확대라는 성과와 베트남의 인프라, 에너지 부문, 국영기업 민영화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확보했다.

한-베트남 청년 교류 및 한-베트남 다문화 가정에 대한 한국 정부의 관심 등 사회문화 부문의 협력도 이 성명에 포함됐다. 무엇보다 한-베트남 외교장관 회의 정례화 추진, 국방협력에 관한 공동 비전 성명 추진 및 국방, 방산 분야 협력 강화 등 외교 안보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 한-베트남 관계에서 민감한 이슈인 한국의 베트남 참전 문제도 문재인 대통령의 진심어린 발언이 베트남 지도부의 공감과 사의를 이끌어 내 한-베트남 우호협력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됐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 및 일본, 중국, 러시아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복잡한 외교안보 방정식과 줄다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복잡한 문제다. 이 와중에 한국은 아세안을 끌어당기는 신남방정책, 그리고 UAE 순방이라는 대 중동 외교를 함께 펼치고 있다. 이번 순방에서 한국 외교는 이런 복잡다단한 문제를 동시에, 그리고 매우 효과적으로 펼쳐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과시했다. 한국이 글로벌 차원에서 중요한 국가로 주변 세력을 견인할 만한 능력과 매력이 있음을 이번 순방이 잘 보여준다.

향후 신남방정책은 어떻게 추진돼야 할까? 우선 정책 추진의 속도감과 꾸준함이 중요하다. 작년 11월 동남아 순방시 신남방정책을 발표하고 4~5개월이 지났다. 물론 그 사이 한반도 문제가 긴박하게 전개되기는 했지만 지난 몇 개월 사이 신남방정책의 후속 정책이 꾸준하게 나오지 못한 점은 아쉽다. 지속적으로 신남방정책의 주요 이니셔티브들이 나와야만 한국의 신남방정책에 대한 아세안 국가의 관심과 지지가 지속될 것이다.

두 번째로 이미 방문한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넘어 빠르게 다른 아세안 국가들로 신남방정책이 확산돼야 한다. 아세안 내 특정 국가와의 보다 긴밀한 관계가 아세안 전체와의 보다 심도있는 협력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한 국가도 소홀함 없이 한국의 관심이 전해지고 양자 협력에 있어 진전을 만들어 내야 한다.

세 번째로 신남방정책은 경제협력을 넘어 다른 분야 즉 평화, 안보, 사회문화 협력 등의 분야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특히 평화와 안보 문제에 관심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반도에 조성된 평화와 대화의 분위기를 타고 한국과 아세안이 지역 평화 건설 문제에서 한 목소리를 내고 협력할 만한 여건도 형성됐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신남방정책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이번 첫 단추는 매우 성공적으로 끼워졌다. 베트남의 반응도 좋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협력을 확대한 성과도 있었다. 이런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빠른 속도로 다른 동남아 국가로 신남방정책을 확대해야 한다. 신남방정책의 성공은 정치, 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의 미래를 열어 갈 열쇠를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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