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겨레의 하나 됨’ 건배…목란관서 환영 만찬

정책기고

평양 남북정상회담, ‘남북관계 CVID’ 변곡점
4,27판문점선언 이후 한반도정세는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고 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2018년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인 동시에 한반도를 둘러싼 7번째 정상회담이다. 지난해 말까지 목도했던 날선 대립과 달리 남북미간 특사파견과 친서 전달은 이제 일상이 돼가고 있다. 갈등관계에 있는 국가의 최고지도자간의 이와 같은 의사소통방식은 한반도 분단사는 물론 국제정치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북한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 그리고 새로운 남북관계 형성을 위한 계기가 만들어 지고 있다는 판단이 가능한 이유다. 우려했던 디테일의 악마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5월 북한은 남북고위급회담 연기와 아울러 대남,대미 비난공세를 강화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연기카드로 대응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의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전격 취소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북한 비핵화의 이행과정에 대한 북미간 이견이 주요 원인이다. 5월의 위기국면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정부는 협상의 교착상태를 돌파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한국정부는 대북특사파견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의지를 확인함으로써 북미협상의 동력을 마련했으며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 일정도 확정했다. 과거 핵문제 논의과정에 한국을 배제하던 것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은 오히려 우리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한반도 운전자 역할의 중요성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의 진전여부는 한반도 평화 및 남북관계 발전과 밀접하게 연동된 과정이다. 북한 비핵화 속도의 지체로 인해 종전선언으로부터 시작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판문점 선언의 이행도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북제재 국면이 지속되는 한 남북관계의 획기적 발전은 근본적으로 어렵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가속화하는 추동력을 확보해야 이유다. 북미간에는 아직 불신구조가 상존한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촉진자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한 비핵화가 한반도 문제 해결의 모든 것이 될 수는 없다. 비핵화를 출발점으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새로운 남북관계를 형성함으로써 통일을 지향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기 때문이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무엇보다 남북관계의 CVID를 관철하는 이정표가 돼야 한다. 남북관계의 CVID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남북관계발전(Development of Inter-Korean Relationship)을 의미한다. 국가간 경제,사회문화적 상호의존성이 심화될 경우 안보적 갈등구조는 현저하게 약화된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독도,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중 및 한일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이유다. 남북이 경제적인 상호의존성을 심화시킬 경우 일방에 의한 관계의 단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반도신경제구상은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을 토대로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연계하는 통일정책인 동시에 국가발전구상이다. 서울,부산과 베이징, 모스크바,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노선을 북한이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과연 상상할 수 있을까? 북한은 오해 4월 경제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노선을 선택했다. 북한경제발전을 위해 남북경협은 필수이며, 김정은 위원장이 민망하다고 표현한 북한 SOC문제도 우리의 협력없이는 해결이 어렵다. 한계상황에 처한 한국경제 역시 경제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는 유라시아 대륙과 연계되는 육상 교통,물류체계의 혁명이 이루어 질 경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북한경제재건과정은 우리기업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제 새로운 관점에서 통일을 생각할 때다. 완전한 의미의 통일을 장기적 과제로 설정하되 북핵문제해결을 포함하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바탕으로 남북경제공동체라는 사실상의 통일을 추구함으로써 제2 한강의 기적과 대동강의 기적을 함께 이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은 남북관계의 CVID를 의미한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반드시 지속가능한 새로운 남북관계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8.09.17
  •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에 거는 기대
    올해 들어 3번째 남북정상회담이 9월 18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린다. 평화, 새로운 미래라는 표어를 달고 열릴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에서는 4,27 판문점선언 이행을 촉진하고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남과 북은 판문점선언을 통해서 사문화된 기존 남북합의들을 복원하고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 군사적 긴장완화,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과 관련한 합의를 도출했다.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교환하는 북미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판문점선언의 이행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군사당국자회담 진행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긴장완화 조치, 적십자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사업 추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 추진, 철도도로연결과 관련한 조사사업 진행, 스포츠 교류 추진 등 판문점선언의 부분적 이행이 이뤄지고 있다.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위한 경제협력 분야,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전선언 추진, 완전한 비핵화 목표 이행 등에서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판문점선언에서 13개항에 이르는 많은 합의를 도출했기 때문에 평양 정상회담에서는 새로운 합의도출에 힘쓰기보다는 판문점선언 이행을 평가하고 구체적 실천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국회 비준동의를 추진할 정도로 판문점선언을 남북관계 개선,발전의 중요한 합의로 인식하고 있으며, 북한도 판문점선언을 자주통일대강, 자주통일강령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이행이 지체되는 것은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교환하는 북미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안보리 제재국면에서도 남과 북이 할 수 있는 군사적 긴장완화와 관련한 실질적 조치인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 만들기,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만들기, 단계적 군축 등 군사부분에서의 긴장완화를 위한 실천방안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초가을로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앞당긴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고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정체국면에 빠진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9월 5일 우리 특사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 위원장은 이 땅을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며 자신의 의지(로동신문, 2018년 9월 6일)라면서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약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중에 70년 간의 북미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다며 처음으로 비핵화 시한을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국제사회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믿지 않고 선 비핵화 행동조치를 평가하지 않는데 대해서 답답함을 표시하고, 남측이 그들의 비핵화 진정성을 관련 국가들에게 설득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비핵화 시한을 공식화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판문점선언과 북미공동성명 채택 이후 비핵평화 프로세스가 본격화하지 못한 것은 북미가 합의내용에 대한 해석을 달리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선행동 선순환에서 동시행동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신뢰부족을 드러냈다. 미국은 선 비핵화 초기조치를 요구했고, 북한은 체제안전보장의 초기조치로 선 종전선언을 요구하고 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평화체제와 완전한 비핵화를 교환하는 비핵평화 프로세스의 이행로드맵과 관련한 충분한 의견교환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남북대화, 북미대화, 북중대화 등 양자대화를 3자, 4자, 6자 등 다자협상 틀로 발전시키는 문제도 협의해야 할 것이다. 비핵평화 프로세스는 관련 국가 모두의 협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2018.09.14
  • ‘해상왕’ 장보고와 해양경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간 베트남은 박항서 매직으로 축제 분위기가 대단했다.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지만 매 경기 베트남 축구선수들이 상대팀 골대의 그물을 흔들 때마다 베트남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그들의 4강 진출이 역사 상 최초의 순간이었으며, 박항서 감독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낸 가슴 벅찬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눈앞에 펼쳐졌다는 것, 그것이 바로 베트남 국민이 환호하는 이유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은 일이다. 역사 속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해상왕 장보고가 그러하다. 장보고는 828년 당나라 해적 소탕을 위해 신라 흥덕왕에게 요청해 청해(현 완도)에 진영을 구축했다. 장보고는 병사 1만 명을 이끌고 당나라 해적을 무찔러 서,남해안을 장악했고, 이를 발판 삼아 신라, 당나라, 일본을 잇는 해상무역을 주도하기까지 했다. 그의 활약상은 우리나라 삼국유사, 삼국사기는 물론 중국 신당서, 일본의 일본후기, 속일본기, 속일본후기 등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한,중,일 세 나라 역사서에 모두 기록될 만큼 장보고는 바다를 지키고 그 바닷길을 이용해 무역까지 성사시킨 존경받는 인물로 표현된 것이다. 우리나라 남쪽 끝 완도에서 유례가 없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해상왕 장보고. 바다를 장악하던 그의 기세는 누가 이어받았을까. 필자는 과감히 해양경찰이라 답해본다. 해양경찰은 1953년 12월 23일 해군에서 인수받은 소형 경비정 6척과 658명의 경찰관으로 부산에서 시작했다. 비록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 국민 안전과 바다 치안을 위해 끊임없이 달려와 현재는 5000톤급 대형함정을 포함해 총 323척의 경비함정과 1만 3000여 명의 해양경찰관을 확보한 해양종합집행기관으로 자리잡았다. 해양경찰은 장보고가 청해진을 구축해 해적을 소탕했듯이 서해5도특별경비단을 창설하고 우리 어민과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해 우리 수역에서 불법조업하는 외국어선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 왔다. 그 결과, 연평도 어민들이 인천지역에 내걸은 강력하고 철저한 단속으로 고생하신 해양경찰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라는 플래카드로 돌아왔다. 숫자도 해양경찰의 노력을 방증한다. 올해 상반기 우리 해역 중국어선 조업실태를 분석해보면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평균 54척에서 25척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 해역을 불법 침범해 퇴거 초지한 중국어선 역시 지난해 869척에서 288척으로 67%나 줄었다. 이로 인해 해양경찰에는 그동안에는 없었던 불법조업 외국어선 저승사자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생겼다. 장보고의 후예답게 무에서 유를 낳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다. 해양종사자 인권침해 사범 검거, 악천후 속 섬마을 응급환자 이송, 기름 유출해역 방제 작업, 낚싯배 안전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국민이 만족하는 해양경찰로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바다에서 국민과 희노애락을 함께 해 온 해양경찰이 오는 10일 65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제64주년 해양경찰의 날 치사를 통해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강인하고 유능한 조직으로 발전해 가기 바란다라고 해양경찰에 주문했다. 65주년 해양경찰의 날을 맞은 지금 이 순간에도 1만 3000여 명의 해양경찰관은 안전하고 깨끗한 희망의 바다를 국민에게 선사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사항을 기억하고 실천하고자 한다. 사회가 변하면서 이제는 60대를 청년이라 칭한다. 예순다섯 살 먹은 연륜 있는 청년 해양경찰이 힘차게 외쳐본다. 해상왕 장보고의 기세를 이어받아 해양주권을 수호하고 국민의 해양안전을 위해 24시간 뛸 준비되어있노라고!
    류춘열 해양경찰청 차장 2018.09.13
  • 지진의 공포는 어디에서 오는가?
    한반도의 지진 위험성을 체감시켰던 2016년 경주 지진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바로 다음해인 2017년의 포항지진은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라는 오랜 믿음을 무너뜨리면서 지진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삶의 영역에서 실제화 됐다. 그동안 우리 국민은 제대로 된 지진 교육을 받을 기회도 지진에 대한 경험도 부족했다. 두 차례 지진을 통해 느꼈던 두려움과 공포는 지진이 발생하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를 잘 몰랐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경주 지진의 상황을 떠올려 보자. 당시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있던 어느 고등학교, 갑작스런 진동으로 학생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그런데 그날 일부 선생님은 학생에게 대피보다 그냥 앉아서 공부하라고 할 정도로 지진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경주 지진에서의 학습효과 덕분이었을까? 2017년 포항지진 때는 사뭇 달랐다. 한 대학교에서는 건물 외벽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평소 훈련받은 대로 신속하게 대피하여 지진을 이겨낼 수 있었다. 두 번의 경험으로 이제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 지진 행동요령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경주 지진을 계기로 지난해부터 지진 안전 주간을 설정하고, 지진 경각심이 풍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진 안전 캠페인을 실시하고, 전국 단위 지진 대피훈련 등을 통해 지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내도록 하고 있다. 지진 방재 선진국 일본에서는 시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방재 용품을 준비하고 방재운동회, 지진 체험학습, 그리고 실제와 같은 지진 대피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수많은 지진 경험을 통해 방재문화가 형성되었다. 근래에는 1995년 고베 대지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등을 겪으면서 대비체계를 갖추었다. 특히 고베대지진은 자원봉사 원년이 되었다. 내각부에 방재대신을 신설하고, 내진 기준도 대폭 강화하여 학교시설은 2015년에 내진 보강을 100% 완료하였다. 망우보뢰(亡牛補牢)에는 다시는 소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대비해야 한다.는 교훈이 담겨 있다. 우리도 지진 경험은 적지만 대응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사전 대비체계를 적극 구축해 가고 있다. 지진 대응의 중요한 핵심은 정보를 모든 국민에게 신속히 전달하는 것이다. 현재는 긴급재난문자보다 유용한 방법이 없다. 따라서 지진을 체감하기 이전에 긴급재난문자가 국민들에게 전달되도록 시간을 단축하고, 문자내용에 지진행동요령을 포함시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내진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 시설물 안전 규제 강화, 전국적인 단층조사와 함께 지자체 지진 전문인력 채용 등 종합적인 대비체계를 갖추어 가고 있다. 하지만 지진 사전 대비도 공공 부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순간 증폭으로 발생하는 지진의 특성상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속한 행동에 따라 안전이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평소 지진 행동요령을 숙지해서 가족이나 동료와 함께 대피방법을 토론해 보면 어떨까? 대피방법을 알았다면, 이번에는 체험과 훈련을 통해 몸으로 익혀두는 것이 좋겠다. 모임, 회식, 송년회를 이용해서 가족, 동료, 친구와 함께 주변에 있는 안전체험관을 찾아가는 것을 권장한다. 정부에서 주관하는 훈련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 위급한 재난상황에서 자신과 가족 나아가 지인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은 오로지 대처요령이다. 한반도 주변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연평균 50여회에서 최근에는 200회를 넘고 있다. 고베 지진에서 1.7%만이 구조대의 도움을 받았다. 나머지는 이웃이나 스스로의 힘이었다. 우리도 행동요령을 배우고 익혀 스스로를 보호하는 자조(自助)의 힘을 키워가야 한다. 그것이 지진으로부터 살아남는 실제적인 방법이다.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2018.09.12
  • 남북이 함께하는 ‘공동연락사무소’
    오는 14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개최한다. 공동연락사무소는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한 사항이다. 곡절이 있었지만 9,5 특사단 방북을 통해 개소식 개최에 합의함으로써 비로소 출범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지난 10여 년간의 남북관계 경색은 개성공단을 폐쇄케했고 남북교류협력의 퇴보로 남북 간 연락기능 또한 중단됐다. 개성공단 폐쇄에 따라 개성공단내 남북 교류협력협의사무소도 명맥만 유지됐다. 남북교류의 확대로 설치됐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역시 지난 10여 년간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4,27 판문점 선언은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한 역사적인 사건이다. 남북관계의 복원 뿐 아니라 전진과 부침이 반복되는 남북관계를 되돌릴 수 없는 관계로 만들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 마련에도 합의했다. 첫 번째 제도적 장치가 되는 것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성에 상설 설치됨으로써 남북간 24시간, 365일 상시 협의채널이 가동되게 됐다. 초대 소장도 남북관계 업무의 주무부서인 통일부의 차관이 겸직함으로써 남북관계에서 발생하는 현안이 바로 논의될 수 있는 체제도 마련됐다. 비록 그동안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남북이 함께하는 연락사무소가 출범하게 된 것은 역사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당초 우리의 목표는 독일의 사례처럼 상주대표부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남과 북은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로서 정식적인 외교관계는 수립될 수 없다. 상주 대표부는 국가관계 이전에 이러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다. 실제로 독일 통일과정에서 상주 대표부는 동서독 교류에 따른 제반문제들을 해결했고 동서독 협의 창구의 역할을 했다. 특히 동베를린에 위치한 서독의 상주대표부는 정치범 석방이나 대동독 지원에서 주요한 협상 통로의 역할 또한 했다. 우리의 연락사무소도 이와 같은 형태로 출범했으면 좋았으나 너무 욕심을 낼 필요는 없다. 현재 남북관계는 기지개를 펴고 있고 북한 핵문제 해결은 그 출발점에 서 있다. 향후 남북관계가 발전되고 공동 연락사무소가 자리를 잡고 제 기능을 하게 될 경우 자연스럽게 상주대표부로까지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공히 연락사무소의 기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단순한 연락의 역할뿐 아니라 중대하고 시급한 현안이나 의제에 대한 각기 고위급의 뜻을 담은 메신저 기능도 수행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남북관계에 따른 제반 협의의 통로가 돼야 한다. 판문점 선언 이후 우리 사회 내부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과거보다 높아졌다. 민간단체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역시 북한과의 협력 사업을 추진코자하는 의지가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교류들이 제각각 이뤄짐으로써 중복과 비판도 많았다. 그리고 이면합의나 퍼주기와 같은 투명성의 문제도 발생했다. 대북교류의 주무부처인 통일부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유기적인 업무협조로 인해 남북교류에서 일어날 수 있는 비효율과 중복을 사전에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기능은 공동이라는 부분에 있다. 남북 교류담당자들이 한 사무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남북관계 현안들을 조율한다. 이러한 점은 남북이 함께 일하는 가운데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지난 10년간의 남북관계 공백은 남북간의 오해와 불신을 야기시켰다. 그간 북한 내부에서도 대화보다는 대결을 중요시했다. 그러나 지난 판문점 선언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내부에서도 대화파의 입지가 견고해 지고 있다.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통해 다양한 채널의 만남과 교류가 직간접적으로 이뤄지게 될 경우 이러한 경향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실제로 동베를린의 서독 상주대표부는 다양한 소통 프로그램을 가동시켜 동독인들과의 접촉면을 넓혔던 것으로 평가된다. 오는 18일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고, 앞으로 개성공단이 재가동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제 기능을 찾아나간다면 남북간 적대적인 감정을 털고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2018.09.12
  • 국가대표와 해양경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연장전 끝에 일본을 2대 1로 격파하고 금메달을 건채 금의환향했다. 선수 구성에서 많은 비난이 있었고 예선전에서 말레이시아에게 패배하면서 국민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국가대표는 달랐다. 모두가 One team, one spirit으로 감독부터 공격수, 수비수, 골키퍼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 그 중심에는 자율과 책임, 자기주도로 맡은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불굴의 정신이 있었다. 국가대표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헌신하고 희생하며 책임을 지는 선수들이다.바다에도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국가대표가 있다. 1945년 미국의 트루먼 선언을 시작으로 여러 나라가 200해리 해양 관할권을 주장하였다. 우리나라도 1952년 대한민국 인접해양의 주권에 대한 대통령의 선언을 공표하고 평화선(Lees Line)을 선포했다. 이듬해부터 이 선을 침범하는 외국어선 단속을 시작한 것이 해양경찰 역사의 출발점이다. 1982년에 체결한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협약에 따라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이라는 새로운 국제해양질서가 탄생했다. 1996년 9월 10일 우리나라에서도 이 제도가 발효되었다. 정부는 배타적 경제수역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하여 이 날을 기념일로 정했는데9월 10일이 바로 제65주년 해양경찰의 날이다. 바다는 지구면적의 70%를 덮고 있다. 이곳을 풍요로운 삶의 터전으로 때로는 안식처로 여긴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얼굴을 지닌 바다는 방심하면 죽음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 인간의 한계를 넘는 거대한 자연의 섭리 앞에서 수많은 재해와 재난을 겪었고, 인간이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늘 준비해야 한다. 우리 관할권이 미치는 한반도 주변수역은 대한민국 국토면적의 4.5배를 차지하고 있으며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 국가대표에게도 쉽지 않은 많은 임무가 있다. 완벽한 인명구조와 강력한 주권수호, 국토방위와 소방, 해양환경보전,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 국제협력 등 다양한 업무를 한다. 함정, 항공기, 구조대, 특공대, 파출소, 상황실 등 각각의 선수들이 유기적 협력을 통해 오늘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희생을 감내하고 있다. 해양경찰에도 조직을 움직이는 가치와 정신이 있다. 구성원 모두가 국민만 바라보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가치 중심으로 일하고 있다. 존중,정의,소통,공감이 바로 그것이다. 해양경찰이 하는 모든 일은 이러한 가치를 나침반 삼아 방향을 결정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도록 할 것이다. 이 기조를 조직문화로 발전시키고 국가대표 해경정신으로 승화시켜 나갈 것을 다짐해본다.
    조현배 해양경찰청장 2018.09.10
정책기고 더보기

문화칼럼

‘신이 보낸 음유시인’ 브루크너의 영원한 안식처
로마제국의 역사에서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했던 때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재위하던 시대, 그러니까 기독교가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하여 공인되기 약 10여년 전이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기울어져 가던 로마제국의 운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로마의 전통신 숭배를 강화하고 기독교를 무자비하게 탄압했던 것이다. 그가 재위하던 304년, 로마군 장교 플로리아누스는 기독교를 신봉하는 혐의로 체포된 사람들을 사형에 처하라는 명령을 하달 받지만 이를 거부한다. 명령 불복종죄로 그에게 돌아온 형벌은 무자비했다. 그는 동료들에 의해 몽둥이로 죽도록 얻어맞은 후 강물에 던져졌던 것이다. 어린 시절 브루크너가 음악적으로 성장했던 성 플로리안 수도원. 황제 카를 6세와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도 이곳을 방문했다. 888년, 그의 시신이 묻혔다고 전해지는 곳에 수도원이 세워졌고 1071년에는 장크트 플로리안이란 지명으로 마을이 형성되었다. 장크트(Sankt)는 영어의 세인트(Saint)에 해당하는 독일어이고 플로리안(Florian)은 플로리아누스(Florianus)의 독일식 표기이다. 성 플로리안은 린츠를 비롯한 오버외스터라이히 주의 수호성인이다. 린츠에서 남동쪽으로 약 16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장크트 플로리안은 언덕 위에 세워진 성 플로리안 수도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조용한 농촌 마을로, 평온이란 말 외에는 이곳의 분위기를 더 잘 표현 해 줄 수 있는 말은 없다. 성 플로리안 수도원과 성당은 중세의 수도원이 있던 자리에 1600년대 후반에서 1700년대 중반에 걸쳐 아우구스티누스 교단에 의해 바로크 양식으로 다시 건축된 것이다. 성 플로리안 수도원과 주변의 사과나무들. 이 수도원은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18241896)의 정신적 고향이자 그의 영원한 안식처이기도하다. 브루크너는 19세기 후반 최고의 교회음악 작곡가였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위대한 교향곡 작곡가로서도 평가되고 있다. 그는 1824년 이곳에서 8km 떨어진 마을 안스펠덴에서 태어났고 13세 때는 이 수도원 소년 성가대에 입단하여 오르가니스트 카팅어의 가르침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직업 음악가가 될 자신이 없어 교사가 되기를 원했기 때문에 소년 성가대 시기가 끝난 후에는 린츠의 교원 양성학교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10개월의 교육과정을 밟는 동안 동시에 음악에도 열중하는데, 이때 그는 오로지 신과 음악만을 위하여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후 21살이 되던 1845년에는 성 플로리안 수도원으로 돌아와 수도원 부설학교 선생이 되었으며, 3년 후에는 카팅어가 비워놓은 성당 오르가니스트 자리를 임시로 맡다가 다시 3년 후에는 정식 오르가니스트가 되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음악의 고전을 독학하면서 농촌 사람들의 음악에도 애착을 갖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들과 깊은 유대를 맺었다. 이러한 경험은 생의 후반에 쓴 그의 작품에도 반영되어 있다. 즉, 오르간의 엄숙한 음향을 느끼게 하고, 또한 종교의 심오한 경지로 이끌어가는 브루크너의 교향곡에는 마치 기분을 전환하듯 세속적인 면을 반영하는 스케르쪼가 삽입되어 있다. 브루크너 오르간이 보이는 수도원 성당 내부. 스케르쪼(scherzo)는 이탈리아어로 농담, 유모어 등을 뜻하는데 음악에서는 해학적이며 빠르고 경쾌한 기악곡을 일컫는다. 평생을 순박하고 겸허한 시골 사람으로 살았던 브루크너는 스케르쪼를 통하여, 장크트 플로리안 주변의 농촌생활을 생기발랄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 수도원에서 10년을 보낸 후에는 1855년부터 린츠 대성당의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다가 1856년에 린쯔에서 바그너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하고는 일생 동안 바그너의 영향을 강하게 받게 되었다. 1868년부터 그는 수도 빈으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하지만 반(反)바그너주의자들은 그의 음악을 폄하했다. 그러다가 1884년 60세 때 발표한 교향곡 7번이 평론가들로부터 크게 인정을 받자 생애 마지막 10여년은 공식적인 영예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성 플로리안 수도원은 이 위대한 아들을 기념하고 있다. 수도원 서쪽 면에 있는 브루크너 기념관으로 사용되는 방 두 개는 브루크너가 살던 곳이다. 이곳에는 그가 만년에 사용하던 보잘것없는 가구를 포함하여, 침구, 피아노 등 유물이 그가 죽은 후 빈에서 이곳으로 옮겨져 보존되어 있다. 린츠 대성당 외벽에 있는 브루크너 기념 명판. 수도원 옆에 있는 성당에 들어서면, 관광객들이 거의 없어서 엄숙한 내부 분위기를 방해받지 않고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성당의 천장에는 원근법 효과를 적절히 사용한 그림들도 채워져 있어서 관찰자로 하여금 마치 하늘로 이끌려 올라가는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성당의 오르간은 1770년에서 1774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빈의 슈테판 대성당의 오르간과 함께 오스트리아에서는 가장 큰 오르간으로 손꼽힌다. 이 오르간의 소리는 마치 인간의 영혼을 정화하고 승화시키는 듯하다. 이 오르간은 성 플로리안 수도원의 위대한 아들의 이름을 따라 1930년 이래로 브루크너 오르간으로 불리고 있다. 오르간 자리 지하 납골당에는 브루크너의 영원한 안식처가 있다. 브루크너는 1871년 빈에서 눈을 감기 전 자신의 음악과 함께했던 이 오르간 근처에 묻히게 해달라고 유언했던 것이다. 엄숙하고 평온하기 그지없는 수도원 성당 안에서, 브루크너를 가리켜 신이 보낸 음유시인이라고 했던 리스트의 말을 한번 음미해 본다. ◆ 정태남 이탈리아 건축사 건축 분야 외에도 음악,미술,언어,역사 등 여러 분야에 박식하고, 유럽과 국내를 오가며 강연과 저술 활동도 하고 있다.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 이탈리아 도시기행, 건축으로 만나는 1000년 로마, 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 산책 외에도 여러 저서를 펴냈으며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기사훈장을 받았다.
이탈리아 건축사 정태남 2018.09.13
문화칼럼 더보기

인터뷰

여자농구 남북단일팀이 보여준 ‘우리는 하나’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뿌려진 평화의 꽃씨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꽃으로 피어나고 이제 한반도에는 거스를 수 없는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스포츠는 지난해 6월 북한의 무주 WTF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참가를 시작으로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공동입장 및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지난 7월 평양 남북통일농구 대회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다지는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자농구 남북단일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소중한 은메달과 함께 국민들에게 우리는 하나라는 감동을 전했다. 여자농구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한 주장 임영희 선수(왼쪽)와 이문규 감독. 남측 9명, 북측 3명으로 구성된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선수들은 지난 8월 초 진천선수촌에 처음 모여 약 한달간의 여정을 함께 했다. 처음 만나서는 서먹서먹할 수 밖에 없었던 선수들은 농구 코트안에서 빠르게 하나가 돼 갔고 아시안게임 최종 결승전까지 진출했지만 중국에 65대71로 분패했다. 경기가 끝난 후 아쉬움에 눈물을 참지 못하던 선수들은 곧 서로를 달래며 격려했고, 시상식장에서 함께 메달을 목에 건 이들의 모습은 곧 아시아를 향해 던진 평화의 메시지였다. 정책브리핑은 단일팀 여정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인 지난 10일 이문규 감독과 주장 임영희 선수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나 소감을 들어봤다. 저에게 복덩어리들이 굴러들어온 격 여자농구 남북단일팀의 지휘한 이문규 감독은 북측 선수들과 이별할 때 인터뷰 도중 목이메 화제가 된 바 있다. 한 달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동고동락한 선수들과 그만큼 정이 들었다. 이 감독은 기간은 너무 짧았습니다. 8월 1일에 북한 선수들이 합류해서 9월 3일날 헤어졌으니 딱 한 달 이틀 생활했습니다. 느낌은 3~4년 생활한 것 같았어요. 저에게 복덩어리들이 굴러들어온 격이었습니다. 말도 잘 듣고 착하고 선수로서도 모두 열심히 따라왔습니다라며 북한 선수들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게인 통일농구, 10월에 다시 만나자 그래서일까. 이 감독은 정을 너무 많이 줘서 헤어질 때 마음이 이상했다. 그는 마치 꽤 오래 생활하다가 헤어지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보내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면서 목이 확 멨다. 그는 나도 모르게 애들한테 정을 많이 주고 많이 받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라며 그때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문규 감독이 북한 선수들과 헤어진 당시를묻자잠시눈시울이 붉어졌다. 주장 임영희 선수도 마찬가지였다. 언니, 동생 해가면서 서로 정을 많이 줘서 남북이라는 구분이 없었다. 임 선수는 기간은 짧았지만 통일농구 때 얼굴을 한 번 익혀서인지 친해져야 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처음부터 잘 지냈습니다. 농구라는 몸을 부딪치는 운동을 하다보니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고 말했다. 그녀는 오히려 헤어질 때 실감이 안 났다. 내달에 통일농구가 열리면 서울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서로 웃으면서 헤어지자고 했다. 임 선수는 사실 카메라 앞에서 이별하기 전에 식사하면서 몇몇 선수들은 울었어요. 그만큼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실감이 안 났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 오히려 문득 북측 동생들이 생각나네요라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하나 더하기 하나는 더 큰 하나단일팀 각본 없는 드라마 남측과 북측 모두 하나라는 목적 아래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결과를 이루고 싶은 것은 같았다. 단일팀은 준비 기간이 짧았던 만큼 예선을 치르면서 손발을 맞춰나갈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 아니라 더 큰 하나라는 로숙영 선수의 말이 맞습니다. 단일팀으로서 하나가 되어 각본없는 드라마라는 농구의 묘미를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안되는 것도 되게 하는 게 스포츠입니다라며 경기를 회상했다. 2018 아시안게임, 중국에 석패아쉽지만 귀중한 은메달 단일팀은결승에서 중국에분패해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임 선수는 중국팀이 잘했기 때문에 금메달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만, 심판의 판정이 정상적이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내 주변에서 값진 은메달이라고 이야기해줘서 감사하고 덕분에 힘이 났습니다라고 말했다. 단일팀은 초반에 밀렸던 점수차를 3쿼터가 되면서 임영희가 스크린을 이용한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면서 40-38로 역전했다. 하지만 로숙영 선수가 3쿼터 종료 1분 19초를 남기고 5반칙 퇴장을 당하면서 기세는 다시 기울기 시작했고, 임영희의 득점과 박지수의 분전으로 다시 한 번 쫓아가는듯 했으나 김한별 선수까지 5반칙 퇴장을 당하며 더추격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국민들의 바람인 금메달은 따지 못해 애석하지만, 선수들이 잘 싸워줬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중국 선수들은 베스트 멤버가 출전했지만, 우리 대표팀은 3명은 수술, 1명은 미국에서 경기를 뛰다가 중간에 합류하는 상황이어서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대신 조연 역할을 하던 강이슬, 박하나, 김한별 선수들이 베스트로 나가서 주인공이 됐어요라며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준선수들을 평가했다. "연습 끝나면 숙소로 돌아가시험까지 보며 남측 선수들뿐만 아니라 북측 선수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단일팀의 위력을 보여주기 힘들었다. 특히 남측은 영어를 쓰지만 북측은 영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 남과 북의 서로 다른 농구 용어를 이해하려 애쓰는 북측 선수들의 노력은 놀라울 정도였다. 그 이면에는 북측 정성심 코치의 노력이 있었다. 이 감독과 임 선수 모두 입을 모아 정 코치가 자기 선수 대하듯이 잘 챙겨줘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시간이 없다 보니 속성으로 가르칠 수밖에 없었는데, 정 코치가 연습이 끝나면 숙소로 돌아가서 북측 선수들에게 농구 용어와 관련된 숙제를 내주고 시험까지 보며 빠르게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며 웃으며 말했다. 서로가 이러한 노력과 이기려는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시간적인 제약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한 민족이라는 테두리 안에 의지가 있었습니다. 감독으로서 그런 짧은 시간에 손발을 맞춰서 했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봅니다. 마음이 맞으니 기적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거죠라고말했다. 우리는 하나평소와 달랐던 남북단일팀 코리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아달라는 말에 임 선수는 같이 경기를 뛰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라고 답했다. 수많은 경기를 했지만, 평소 대한민국의 응원과는 달랐다. 그녀는 우리는 하나라는 문구와 응원 소리가 경기 중에도 생생하게 들려서 힘이 났고 때로는 울컥하기도 했습니다라며 예선부터 결승까지 응원하러 온 교민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A조 예선 남북단일팀 대 인도네시아의 경기. 현지 교민들이 한반도기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서 단일팀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감독은 북측 선수들의 긍정적인 모습에 감동했다. 특히 정성심 코치는 대화 중에 이 감독의 딸이 결혼한다는 소식에 고려인삼주 2병을 선물했다. 이 감독은 그냥 지나가듯 말했는데, 그걸 기억해줘서 정말 감동했습니다. 헤어지는 날 기념으로 한 병을 들고가서 한 잔씩 나눠 나셨습니다. 평양에서 만찬 때 2잔을 마신 것까지 하면 통일농구 단일팀 때문에 석 잔이나 마셨어요. 24년간 술을 끊었는데, 제게는 기록적인 일이죠라며 웃었다. 북한에 있기엔 아까운 선수죠 북한 선수들과의 생활은 어땠을까? 이들은 북한 선수들과 언니, 동생 하며 화기애애하게 생활한 것 자체를 아직도 믿기지 않아 했다. 나이는 우리팀 맏언니와 북측 막내가 이모뻘이지만 호칭은 언니로 부르며 자매같이 지냈다. 임 선수는 대화하는 데 의사소통 문제는 없었는데, 단어가 달라서 모르는 것을 물어오면 설명해줬어요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모르고 들으면 무섭거나 섭섭하게 들릴 수 있는 일 없습니다(괜찮습니다), 살깎기(다이어트)와 같은 말을 생활하면서 알게되니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친동생같이 지냈던 북한 선수들에 대해이야기하는임영희 선수. 임영희 선수는 북한 동생들이 성격이 다 달라서 재밌었다고 했다. 임 선수는 숙영이는 정말 순수하고, 미경이는 당차고, 혜연이는 막내여서 귀여움을 많이 받았어요라고 설명했다. 농구 실력에서는 언론에서도 이미 알려졌듯이 로숙영 선수를 꼽았다. 이 감독은 로숙영 선수는 국내 선수들 보다 우위의 플레이를 했습니다. 그 선수가 가지고 있는 기량은 포스트와 외곽 모두 병행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에 있기엔 아까운 선수죠. 하지만 개인적인 플레이에 비해 팀적인 플레이가 조금 부족해요라고 말했다. 북측 선수들은 큰 대회에 나간 경험이 많이 없어 대처능력이 조금 부족했다. 이어 그녀는 장미경 선수는 아주 민첩하고 빠르며, 김혜연 선수는 장래가 아주 유망한 선수예요. 머리 쓰는 농구를 잘합니다라며 북측 선수들이 잘 되길 바랐다. 통일농구, 통일로 가는 디딤돌이 되길 남북 선수들은 조만간 또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남북체육회담 합의에 따라7월 3~6일 평양에서 한 차례 통일농구대회가 열렸고, 올해 가을 서울에서 한 번 더 진행할 예정이다. 이문규 감독은 농구가 통일로 가는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10월께 서울에서 통일농구대회가 열리기로 했는데, 날짜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한 번 더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되네요라면서 농구를 통해 남북이 교류하고 있으니 농구가 통일로 가는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농구대회와 남북단일팀을 통해 여자농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길 바랐다. 여자농구 대표팀은 오는 22일부터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열리는 2018 FIBA 여자농구 월드컵에 출전한다. 이 감독은 월드컵 대회을 잘 마무리해 국민들의 높아진 관심도를 굳히기로 만들고 싶습니다며 각오를 다졌다.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선전을 월드컵에서도 그대로 이어가길 바란다. 또한 내달 서울에서 열릴 남북통일농구대회서도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남북단일팀의동료애를 통해 또 한 번의 감동적인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길 기대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2018.09.16
인터뷰 더보기
정책브리핑 X 위클리공감 한 번 풀면 또 풀고싶어지는 정책퀴즈 정책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