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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고

남북 철도·도로 ‘한반도 경협 동맥’ 잇자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토대로 남북 관계 발전과 공동번영으로 가는 큰 틀을 마련했다. 정상회담은 시작에 불과하다. 핵심은 지속적인 만남과 대화를 이어가면서 합의사항을 실천해 가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가 더욱 크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지난달 말에 판문점에서 철도협력 분과 회담(6,26)과 도로협력 분과 회담(6,28일)을 열었다. 철도협력 분과 회담에서 경의선,동해선 철도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연결구간 공동점검과 북측 구간 공동조사 등을 합의했다. 문산개성 간 경의선 철도 및 동해선 철도 연결구간(제진금강산)에 대한 공동점검을 진행하고, 경의선 북측구간(개성신의주)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가 곧 이뤄질 예정이다. 도로협력 분과 회담에서는 경의선 도로의 개성평양 구간과 동해선 도로의 고성원산 구간을 현대화하기로 합의하고, 8월초부터 현지 공동조사가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진행된다.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끊어진 남북한 경제의 맥을 다시 잇게 하는 출발점이다. 남북 분단으로 인해 우리경제는 사실상 섬나라에 놓여 있다. 육로를 통해서 대륙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막혀 물류 길은 항공과 선박으로 돌아 갈수 밖에 없었다.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젠 남북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평화경제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남북경협을 당장 추진하기에는 대북제재의 벽에 가로 막혀 어려운 상황이다. 대북제재를 훼손하지 않은 선에서 북한 민생 사업과 산림녹화, 철도,도로 연결 등 공공 인프라 등에서 시동을 걸고, 점차 단계별로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에 맞춰 대북제재가 점차 완화되면 중단된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다시 재개하고 여건 개선에 따라 새로운 남북경협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경제를 매개로 남북이 평화롭고 번영하는 길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경제개혁 조치를 통해 활기는 다소 찾고는 있지만, 대북재재, 인프라 미흡, 대외 신뢰 부족 등으로 외자 유치가 어려워 여전히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경제,핵 병진 노선을 바꿔 경제개발에 집중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2020년 경제 강국 진입 목표를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 경제도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장기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저출산 고령화, 생산인구 감소, 내수 한계, 기업 투자 위축 등 수 많은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 남북한 경제의 성장 돌파구는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 의한 경협 프로젝트 추진이다. 한반도 신경제 구상은 남북관계 개선과 경협 활성화를 통해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우리의 경제영토를 동북아와 유라시아로 확장하는 그랜드 플랜이다. H빔 세계화 전략이라고도 하는 3대 경제,평화벨트 구축과 하나의 시장협력이 핵심이다. 환동해,환황해,접경지역 개발을 통한 한반도 균형발전과 신북방,신남방 경제와의 연계강화로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담대한 구상이다. 환동해 경제 벨트는 동해안권과 중국 동북3성, 러시아 극동지역을 연결하는 복합물류, 관광, 에너지, 농수산식품, 자원 중심의 경제벨트를 구축하는 것이다. 환황해 경제 벨트는 서해안과 중국 환보하이권을 중심으로 첨단 제조업과 교통 물류 중심의 경제협력으로 중국 주요도시와 1일 생활권을 형성하는 사업이다. 접경지역 평화경제벨트는 DMZ 및 한강하구를 생태,평화안보 관광지구로 개발해 생태,환경,관광의 Green 한반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나의 시장 협력은 남북간 상품 및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약하는 요인들을 점진적 제거함으로써 상호 시장 확대를 도모하고, 북방경제로 시장을 확장해 시장을 매개로 남북한 주민의 생활공동체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다.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제대로 추진될 경우에 꽉 막힌 남북한 경제 혈맥에는 건강한 피가 돌면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공동 번영의 꿈이 현실로 나타날 것은 명백하다. IBK경제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한반도 신경제 구상 프로젝트가 추진되면 우리의 경제성장률은 1.03%p 이상 올라갈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GDP의 경우 2024년 4만 달러, 2040년에는 7만 달러 이상까지 오르는 것으로 예상됐다. 5년간 연평균 14만 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데, 5년간의 기간을 상정해보면 새롭게 창출될 수 있는 총 일자리 규모는 72만 5000개에 달한다. 하지만, 한반도 신경제의 남북경협 길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남북한 및 주변국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만들어 가야 하는 일이다. 북한의 비핵화보다 너무 앞서 경협 과속을 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비핵화 이후에야 경협을 시작하겠다고 손 놓고 있어서도 안 된다. 신남북경협은 준비는 철저하게 하고 추진은 대북제재와 상황 변화에 맞춰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봉산개도 우수가교의 정신을 갖되, 호시우보의 자세가 필요하다. 새로운 남북경협으로 가는 과정에서 산을 만나면 길을 트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각오로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든 극복해 나가는 정신은 있어야 한다. 다만, 그 추진 과정에서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해야 우리가 꿈꾸는 한반도 경제공동체 시대가 열릴 것이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북한경제연구센터장 2018.07.17
  • 신남방정책, 왜 지금 필요한가
    문재인 대통령은 7월 8~13일간 인도와 싱가포르를 방문하고 양국과 경제, 외교, 국방 및 인적교류 등 다방면에서 관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로써 신남방정책은 아세안을 넘어서 인도와의 협력강화를 통해 본격적 이행단계에 돌입하게 됐다. 신남방정책은 문재인 정부가 취임 후 새롭게 추진하는 주요 대외 정책이다. 그 핵심은 아세안 및 인도와의 관계를 4강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강화하고자 하는 경제,외교 다변화 전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11월 동남아 순방에서 사람, 상생공영, 평화((People, Prosperity, Peace) 즉, 일명 3P를 신남방정책의 3대 비전으로 제시했다. 신남방 정책은 아세안 및 인도를 핵심 협력 파트너로 상정하고 이 지역과 경제적 연계를 강화해서 새로운 번영의 축을 구축하자는 전략이다. 또한 한반도와 4강 중심의 외교를 넘어서 우리의 외교적 공간을 확대하고, 아세안과 인도와 전방위적 협력을 통해 하나의 단일한 지역 공동체를 구축하려는 지역통합 전략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신남방정책이 필요한 것인가? 가장 중요하게는 세계경제의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세안 및 인도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드배치를 이유로 중국의 일방적인 보복으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본 최근의 경험은 특정국에 과도하게 치우친 경제의존도가 우리의 경제적,외교적 취약성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생생히 보여줬다. 이러한 측면에서 신남방정책은 우리의 대외경제관계를 다변화해 대외 경제적 취약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려는 대외경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인도는 세계경제가 저성장 추세에 접어든 이후에도 년 7% 이상의 경제성장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고, 향후에도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거대 시장 국가다. 풍부한 양질의 노동력, 광대한 국내시장 및 수요를 가진 인도와 기술, 자본 및 풍부한 경제개발경험을 가진 한국 양국 간 경제적 상호보완성은 매우 높다. 이번 인도 순방에서 인도 모디 총리가 제조업 육성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Make in India 정책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현재 연 200억 달러 규모에 머물러 있는 양국 교역액을 2030년까지 양국 간 교역액을 50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은 향후 인도시장에 대한 진출을 보다 본격화하기 위한 중요한 경제적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신남방정책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이해를 넓히기 위한 외교다변화 전략으로서의 의미도 크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미협상이 매우 중요하지만,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이해와 지지기반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남방정책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외교적 자산과 국제적 지지기반을 확보하고자 하는 외교다변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에서 인도뿐만 아니라 아세안의 핵심국가인 싱가포르와 외교 및 국방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합의한 점은 우리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기반 확대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성과다. 이번 대통령의 인도 및 싱가포르 국빈방문의 성과가 향후 신남방정책의 성공적인 이행으로 이어져 우리의 경제성장 기반의 외연이 아세안과 인도로 확장되고, 역내번영과 평화를 위한 우리의 외교적 기여가 보다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아세안·인도 연구센터 책임교수 2018.07.17
  • 인도·싱가포르 국빈방문…신남방정책 본격 가동
    문재인 대통령은 올 하반기 첫 순방지로 인구 13억의 인도와 아세안 의장국인 싱가포르를 택했다. 이는 신(新)남방정책을 올해 대외 정책의 근간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순방은 신남방정책의 핵심지역인 인도와 아세안과의 관계를 미,중,일,러 등 주변 4국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토대를 마련하고, 미래비전의 가치공유에 기여했다. 특히 신남방정책이 미,중 의존적인 경제 및 외교관계의 다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순방과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올 3월 베트남 순방과 6월 필리핀 대통령의 방한에 이은 이번 인도 및 싱가포르 순방은 신남방정책의 본격 가동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할 수 있다. 먼저 인도 순방에서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한국 신남방정책과 인도 신동방정책의 공통점에 기초해 사람 중심의 평화와 상생번영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기로 했다. 지역의 균형과 평화를 위해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강화하고 공동번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인도의 대외정책인 신동방정책은 사람, 공동번영, 평화를 추구하는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결을 같이 한다. 인도와 우리나라의 강점을 보완적으로 융합한다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경제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음을 두 정상은 공감했다. 예를 들어 인도의 기초과학과 소프트웨어 기술에 한국의 응용기술과 하드웨어를 접목한다면 양국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주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공유한 것이다. 또한 인도의 원천기술과 우리나라의 응용 및 산업화 능력을 결합해 제3국에 공동으로 진출한다면 양국 모두에 이익이란 점을 함께 인식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한국과 인도의 연간 교역액을 2030년까지 5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먼저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협상의 조기성과 패키지를 타결했다. 조기성과 패키지는 인도가 제기하는 무역불균형 문제 해소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인도 석유화학제품과 가공식품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근간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상품 분야에서 우리는 인도에 망고, 피마자유, 농수산가공품 등을, 인도는 우리에 대해 합성고무, 아크릴산 등 석유화학제품과 커피조제품 등 가공식품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기업 주재원들의 비자애로 개선과 문화,체육 분야 전문직 업종 개방에 합의했다. 싱가포르 순방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싱가포르 내 교통, 인프라 건설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싱가포르의 상징물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뿐만 아니라 지하철, 공항, 병원, 항만 등 많은 도시기반 시설 건설에 한국 업체가 참여하는 등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의 네 번째로 큰 해외건설 시장이지만, 2017년 진출세가 꺾였다. 이번에 양국 정상이 스마트시티 분야에 공동 진출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이 추세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하드웨어 부문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소프트웨어 부문에 강점이 있는 싱가포르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강점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 건설은 아세안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역내 도시 간 연계성과 낙후도시의 재생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다. 싱가포르는 이미 스마트네이션(Smart Nation) 계획을 수립하고 IoT 센서 네트워크를 전국적으로 구축하는 등 투자를 실현하고 있으므로 우리 기업의 참여 여지는 크다. 또한 이번 정상방문을 계기로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싱가포르는 한국과 핀테크, 바이오, 의료 등 첨단 기술 분야와 협력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로 했다. 아세안 지역에서 상가포르의 자본과 네트워크에 우리나라의 기술,산업인력,한류를 융합한다면 양국은 이 분야를 주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순방의 가장 큰 성과는 신남방정책과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연계해 한반도의 평화가 아시아의 번영에 기여한다는 점을 인도와 아세안에 설명하고 지지를 얻은 것이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그리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인도, 싱가포르와 더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번 순방은 평화가 정착된 한반도가 개도국과 선진국,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교량국가로 인도와 아세안 역내 국가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신남방정책을 본격 가동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축적하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2023년이 되면 인도는 미국, 중국에 이어 G3가 될 전망이며 경제공동체를 형성한 아세안도 인도 다음의 경제규모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이 지역들의 잠재력이 더 이상 잠재력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차원으로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식은 신남방정책이 단순히 허상을 쫓는것이 아닌 우리나라 생존 공간의 확대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신남방정책의 추진체계를 마련하고, 앞서 진행된 정상외교의 성과를 반영한 로드맵과 실행방안을 서둘러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국민외교를 강조하는 신남방정책은 국민이 체감하지 못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남방경제실장 2018.07.17
  • 안전한 대한민국…‘화재안전특별조사’ 본격 실시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라는 교통안전 슬로건을 보면서 친구를 만난 듯이 반가웠다. 지금 범정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화재안전특별대책의 방침과 맥이 통하기 때문이다. 불화(火)자의 불꽃 부분을 걷어내면 사람인(人)자로 변하는 것이 화재안전특별대책 포스터의 기본 디자인이다. 원래 불화(火)자는 불이 타오르는 형상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지만 그 속에 사람인(人)자와 같은 모양이 숨어 있음에 착안한 것이다. 말로 표현하면 위험요인을 걷어내고 사람을 보자는 것이다.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양보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듯이 안전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우선하는 정책은 어떤 모습일까? 일찍이 세종대왕은 그것을 보여 주었다. 세종대왕은 당시 기승을 부리던 방화범을 색출하고 부주의로 인한 실화를 줄이기 위해 예방단속은 물론이고 범죄자는 강력히 처벌했다. 신분의 고하와 귀천을 고려할리도 만무했다. 그러면서도 세종대왕은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 비록 실화를 했더라도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 어린이는 처벌하지 말도록했다. 재난약자는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또실화를 해서 감옥에 들어가야 하는 사람일지라도 부양해야 할 부모와 자식이 있는 가장에 대해서는 처벌을 유예하는 조치를 했다. 농사철에는 집으로 돌려보내 추수까지 마무리하고 오도록 했다. 처벌 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만일 그러한 배려 없이 무조건 처벌만 우선한다면 그의 가족은 굶주림으로 더 큰 고통을 당해야 함을 감안한 것이다. 아마도 그 실화자는 이러한 임금의 배려에 깊은 감동을 받았을 것이고 나중에 벌도 달게 받았을 것이다.오는 7월 26일은 소방청이 독립청으로 승격돼 개청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세종대왕이 연이은 대형화재에 대한 대책으로 1426년 소방전담 행정기관인 금화도감을 설치한지 590년만의 일이었다. 세종대왕은 단순히 행정기관만 설치한 것이 아니라 화재예방부터 진압까지 국가제도를 정비하고 강력히 추진했다. 최근 정부는 화재안전의 근본부터 바로 잡기 위해 청와대에 화재안전대책특별TF를 설치하고 강력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대책의 하나로 55만여 개소의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화재안전특별조사가 지난9일부터 내년 말까지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이런 대규모 조사가 범정부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소방역사상 처음이다. 화재안전특별조사의 기본방침은 사람이다. 그래서 단순히 법령 준수여부만 점검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이제는 사람을 기준으로 종합적으로 조사한다. 그리고 위험요인이 있는 건물은 안전컨설팅을 실시, 필요한 조치를 하려는 건물주를 지원한다. 우리 모두가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면 안전한 대한민국으로의 길에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조종묵 소방청장 2018.07.16
  • 종합부동산세 개편안과 과세 공평성
    정부가 지난 6일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주택보유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정책세제로서 부동산 보유세가 수행하는 기능중의 하나는 보유세 과세를 통해 소득재분배 효과를 유도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더 높은 사람이나 지불능력이 있는 사람이 더 높은 가격의 부동산을 보유한다고 하면 부동산 보유 과세는 소득재분배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세는 부동산 가격 대비 너무 낮다는 지적이 많았고 부동산 가격에 비례하는 과세의 형평성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정부가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공평적 과세 체계를 이루려는 의도가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부동산 자산총액 대비 보유세 비중은 0.16%로 OECD국가 평균 0.3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보유세는 낮고 거래세는 높은 비효율적인 조세체계를 갖고 있다. OECD국가의 GDP대비 보유세 비중이 평균 1.1%이고 거래세 비중은 0.4%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보유세 비중은 0.8%이고, 거래세 비중은 2.0%이다. 거래세가 높고 보유세가 낮으면 자산양극화에 따른 소득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 부동산 보유 여부에 따른 부의 편중현상이 나타나고 소득격차가 심화되어 국가 부담과 사회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거래세가 높고 보유세가 낮은 과세 체계는 저소득층의 부동산 자산 취득 기회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보면 고가주택과 다주택자의 부담을 늘리고 중저가 1주택(과표 6억 이하)의 세부담은 최소화 한다는 내용이다. 종합부동산세 산정은 과세 표준에 세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과세표준은 공시가격(실거래가의 약 6070%)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80%)로 산정한다. 이때 공시가격에서 1세대 1주택자는 9억 원을 기본 공제하고 다주택자는 6억 원을 기본 공제한 후 공정시장가액 80%를 적용한다. 정부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80%에서 매년 5%씩 인상해 향후 2년간 90%까지 점진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세율은 과세표준 6억 원 초과 주택에 한해 0.1%p0.5%p 인상한다. 다만 3주택 이상자는 과표 6억 원 초과시 0.3%p를 추가로 과세할 예정이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시가 약 23억 원이하(과세표준 6억 원 이하)의 1세대 1주택자는 종부세 부담이 거의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계산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도 합산 시가액이 약 19억 원(과세표준 6억)일 경우에는 종부세 부담 증가가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1세대 1주택자는 시가 약 23억 원 이상인 고가주택일 경우 세부담이 누진적으로 늘어나며, 다주택자는 추가 과세로 인해 과세부담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부담을 고려해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합산과세 배제를 통해 부담을 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의 개편안은 대부분 1세대 1주택자에게는 부담을 주지 않고 일부 고가주택자와 부동산 자산이 많은 사람에게 부담을 늘려 사회적 저항을 최소화하고 과세의 공평성을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에서 다주택자의 사회적 기능을 고려할 때 민간임대주택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임대주택 등록으로 유인하기 위한 더 나은 후속 조치가 이뤄진다면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편안은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 하면서 부동산을 통한 자산,소득 양극화와 부동산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과세의 공평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또한 단기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여러 채 구입하는 캡 투자자가 줄어들어 부동산 시장질서 확립에도 기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세 부담의 증가는 현금납부 여력이 부족한 가구에게 고통을 줄 수 있고, 다주택자의 임대주택 공급 순기능을 저해하는 등의 종부세 강화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후속적인 보완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보유세 인상에 상응하여 그동안 높다고 지적받아 온 거래세를 인하하기 위한 후속 조치가 뒤 따라야 할 것이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8.07.13
  • 더워질수록 더 꼼꼼하게…선제적 식품관리로 건강한 여름!
    더워질수록 더 꼼꼼한 선제적 식품안전관리 올해는 6월 초순부터 남부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예년보다 일찍 여름에 접어들었다. 더운 여름철은 높은 기온과 습도 때문에 음식이 상하기 쉽고 식중독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5년 평균 식중독 통계를 보면 식중독 건수의 32%, 환자의 45%가 여름철에 발생하며 음식점과 집단급식소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특히, 올해 여름 국제행사인 2018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8.31~9.15)가 창원에서 개최된다. 참가국이 평창 동계올림픽보다 많고(창원 120개국, 평창 93개국) 더운 날씨로 식중독 발생 및 확산의 위험성이 더 클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선수,심판이 이용하는 호텔(25곳), 경기장 식당 및 도시락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식음료 검식관을 배치하고 식중독신속검사차량을 운영한다. 식재료나 조리식품 등의 식중독균 오염여부를 4시간 이내에 확인해 현장에서 문제가 확인되거나 문제발생이 우려될 경우 이를 즉시 폐기할 예정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식음료 안전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히 대비해 대회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여름철에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해수욕장, 공항 등에 있는 식품을 조리하고 판매하는 업체를 모두 점검할 계획이다. 여름철에 많이 소비되지만 조리시 열을 가하지 않는 냉면, 콩국수와 같은 식품의 식중독균 오염여부도 검사한다. 아울러안전한 수산물이 제공될 수 있도록 위판장 등 취급업소 위생점검을 확대해 비브리오 패혈증균의 발생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횟집 대상으로 현장 신속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학교 등 집단급식소는 한번의 부주의가 큰 피해로 확산될 수 있어 식재료부터 급식시설까지 총체적으로 위생관리를 강화한다. 8월 개학에 대비, 학교급식시설과 식재료 공급업체를 점검한다. 특히 과거에 식중독이 발생했거나 식품위생법 위반학교는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50인 미만의 소규모 어린이집 등 취약시설도 집중 점검한다. 또 식중독 발생시 신속한 조사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현장대응 모의훈련도 실시해 현장대응능력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학교급식 관계자의 경각심 제고를 위해 특별교육도 실시한다. 바닷가에서도 여름 휴가를 안전하게 철저히 식품 안전관리를 하더라도 자칫 소홀해지는 위생이나 행동들로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여름철 국민이 많이 찾는 바닷가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상처난 채로 바닷물에서 수영 등을 하는 경우 상처부위로 균이 들어가 발생한다. 약 20~48시간에 이르는 잠복기를 거치면 복통, 급성발열, 오한,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발열 후 36시간이 지나면 피부병변이 나타나는 만큼 이상증세가 있는 경우 빠른 치료를 해야 한다. 현재 남해안 지역을 대상으로 해수온도, 유속, 염분 등을 이용해 발생가능성을 예측, 지수로 제공하는 비브리오 패혈증 예측시스템을 구축 운영 중에 있으며 연내에 서해안 등 전해역으로 예보가 가능하도록 확대를 추진한다. 지표가 경계(41~85)인 경우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과 접촉을 피하고 어패류는 흐르는 수돗물에 깨끗이 씻은 후 섭취하거나 85℃ 이상 가열 후 섭취한다. 또한 위험(86이상)인 경우 횟집 수족관 내 해수온도를 가급적 15℃ 이하로 낮추고 간질환 환자 등 고위험군은 활어패류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 예방 행동 요령 생활화온도, 습도, 식중독 발생 빅데이타를 활용 지역별 식중독 발생 가능성과 단계별로 식중독 예방 행동요령을 제공하는 식중독 예측지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관심단계에서는 화장실 사용 후, 외출 후, 조리전 손을 씻는다. 주의 단계에서는 음식물 75℃(어패류 85℃) 1분이상 익히고 외부로 운반시 가급적 아이스 박스를 이용해 10℃ 이하로 보관 운반한다. 경고단계에서는 조리도구를 소독,세척하고 음식물 조리보관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위험단계에서는 식중독 의심환자는 조리에 참여해서는 안된다. 특히 폭염기간 채소류는 염소 소독액 등으로 5분이상 담궈 소독한 후 물로 3회 세척하고 소독,세척했더라도 바로 사용하거나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잠깐이라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식재료를 상온에(30~35℃) 보관하는 경우 병원성대장균 1마리가 1~2시간 경과 후 백만마리까지 증식해 식중독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333법칙. 어떤 일을 하고자 마음먹었다면 3일내로 시작하고, 그것을 3주 동안 계속 했다면 습관이 된다. 그것을 3년이상 계속 했다면 전문가가 된다. 여러분도 이러한 유의 사항들을 철저히 준수하고 실천해 식중독 염려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즐거운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
    신영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예방과장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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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권력은 일장춘몽이요, 한여름 밤의 꿈일세
햇볕이 좋은 날이다. 읍내 유배문학관을 들렸다. 그를 만나기 전에 그를 알고 싶었다. 우리 문학은 마땅히 우리 글로 쓰여 져야 한다고 했던 그다. 문학관 앞에 정좌를 하고 다정하게 맞아주었다. 그가 머물렀던 작은 섬 노도로 가는 길에 앵강만이 보이는 식당에서 멸치쌈밥으로 허기를 채웠다. 노도로 가는 배를 타는 벽작개에 이르렀다. 배 안에는 나를 제외하고 모두 마을 사람들이다. 낚시꾼을 제외하고 간혹 노자니할배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단다. 도선 사무장 김씨가 전해준 말이다. 노도는 남해군 상주면 양아리에 있다. 벽작개, 두모, 작은량, 큰량 모두 양아리에 속하는 마을이다. 양아리 너머에 남해를 대표하는 상주해수욕장이 있다. 이곳 사람들은 벽짝개라 부르지만 이정표에는 벽련항이라 적혀 있다. 김만중은 이유배섬에서 왜 일장춘몽을 이야기 했을까 푸른 바다가 보이는 선착장이라 해야 어울릴 법 한데, 푸른 연꽃 마을이라니. 노자니할배, 서포 김만중도 여기쯤에서 배를 기다렸겠지. 노를 저여 섬으로 들어가 노도가 되었다니, 당시 노를 졌지 않고 섬에 들 수 있었나. 노를 많이 만들어 노도가 되었다는 말도 좀 그렇다. 오히려 삿갓섬이 정겹다. 앵강만에서 바라보면 섬 모양이 삿갓처럼 생겼다. 중년 여성이 팔순의 어머니 손을 잡고 올랐다. 그 만한 노인 너 댓 명도 배에 올랐다. 자리에 앉아서도 50대 후반의 중년여성은 노인의 손을 꼭 잡고 앉아 있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어머니를 모시고 남해읍내에서 식사도 하고 하룻밤을 지내고 섬으로 들어가는 중이란다. 어머니와 딸이다. 하룻밤은 어머니와 고향에서 지내고 싶어 섬에 들어가는 중이다.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섬을 떠나 고향에 대한 애틋함이 없을 줄 알았는데, 늘 어머니가 사시는 섬이 그립단다. 노도는 드는 물고기를 안고 바람을 막는 앵강만을 지키는 섬이다. 배가 섬에 닿자 선창에 있던 서너 척의 배가 흔들렸다. 선창입구에 커다란 조형물이 세워지고 그 안에 낯익은 인물이 앉아 있다. 유배문학관 앞에 앉아 있던 서포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김만중의 유배지임을 알리는 커다란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서포가 머물렀던 섬, 노도다. 해상국립공원이다. 표지판 옆에 과거 인위적 간섭에 의해 훼손되었던 노도를 본래의 자연 숲으로 되돌리기 위한 복원사업을 시행하였습니다.라고 새겨져 있다. 섬은 척박하지만 바다는 멸치천국 마을은 섬 북쪽에 자리를 잡았다.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는 북쪽에 마을이 자리한 예는 드물다. 모두 바람 때문이다. 섬에서는 바람이 제일 두렵다. 마을입구에 서 있는 느티나무가 마을 내력을 말해준다. 한눈에도 넉넉한 섬은 아니다. 1973년 23가구 232명이 살았고, 학생이 32명이었다. 농사지을 땅도, 먹을 물도 넉넉지 않는 섬이었을 게다. 전기도 아주 늦게 1985년이 되어서야 들어왔다. 불과 배로 10분이면 닿는 곳인데, 남해에서도 이 섬에 큰 관심이 없었다는 증거다. 노도는 앵강만 입구에서 문지기 역할을 하는 섬이다. 섬은 척박했지만 바다는 가장 좋은 곳이다. 노도 밖으로는 거칠 것이 없는 바다로 이어져 있다. 앵강만이 남해 물고기의 산란장이자 서식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작지만 노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앵강만은 정치망 멸치가 유명한 곳이다. 정치망은 규모가 엄청나다.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어획량이 대단하다. 정부에서는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해 더 이상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기존 시설도 축소하려고 하지만 생계가 달려 있고, 보상비도 만만치 않아 쉽게 추진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정치망은 위치와 어획량에 따라 값어치가 수억에 이른다. 남해 정치망은 규모가 커서 가족노동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적어도 10여 명이 있어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 그러니 정치망 한 개만 있어도 노도사람들이 먹고 살았을 것이라는 배안에서 만난 사무장의 이야기가 허투루 한 소리가 아닌 듯하다. 몇 년 전 앵강만 안쪽 용소마을에서 정치망으로 멸치를 잡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들이 운영을 하고, 외국인 노동자 여섯 명이 일하고 있었다. 노도에 의지해 동쪽과 서쪽에 좋은 물목에 두 개의 정치망이 있다. 그런데 모두 외지사람들이 가지고 있다. 천혜의 어장을 가진 섬이지만 바다는 정작 섬사람들 삶과 무관하다. 앵강만은 정치망 멸치로 유명한 곳이다. 섬 주변에 천혜의 어장이 있지만 정작 노도주민들은 멸치잡이 어장을 갖지 못했다. 돈과 힘이 있어야 어장을 가질 수 있었다. 어장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섬살이가 풍성했을 텐데. 선생(船生)으로 유배지에서 삶을 마감 마을을 지나 노자니할배가 살았다는 초옥을 찾아 나섰다. 서포 김만중이 유배생활을 했던 곳이다. 산자락을 따라 동쪽으로 이어진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몇 년 전 초봄, 아늑한 산자락 동백숲에 묻힌 초옥이 떠올랐다. 김만중, 광산김씨다. 조선중기를 대표하는 권문세도가이며, 서인의 적통을 잇고 있다. 어머니는 윤씨부인으로 서인의 우두머리 윤두수가 4대조이며, 아버지가 김인겸이다. 병자호란 때 아버지 생원공은 강화성을 지키다 함락되자 굴욕을 참지 못하고 남문에서 분신으로 생을 마감한다. 아들이 죽자 할머니 서씨도 죽음을 택했다. 어머니 윤씨는 이 소식을 듣고 얼마나 암담했을까. 다섯 살 어린 자식과 뱃속에 있는 아이가 먼저 생각났을 것이다. 쉽게 남편과 어머니를 따를 수 없었으리라. 윤씨는 강화도를 떠날 결심을 했다. 배를 얻어 타면 살고, 얻지 못하면 물에 몸을 던질 것이다라며 포구로 항했다. 다행이 배를 구하여 자식을 안고 피난길에 오른다. 그 배 위에서 아이가 김만중이다. 어릴 적 선생(船生)이라 했던 이유란다. 서포연보에 나오는 글이다. 어머니의 자식교육 각별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서포는 1665년 정시문과에 장원급제하여 벼슬길에 오른다. 동부승지, 예조참의, 공조판서, 홍문관 대제학 등을 거쳤다. 당시 정국은 서인과 남인이 대립하는 시국이었다. 남인은 고산 윤선도가 서인은 송시열이 영수였다. 김만중은 서인 집안이다. 숙종 왕비 인경왕후가 형 김만기의 딸이다. 숙부가 되는 셈이다. 어린 인현왕후가 그 자리를 대신하지만 숙종의 마음은 장희빈에게 있었다. 김만중은 유배지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들었다. 유복자였으니 배소에서 들은 모친상에 가슴이 미어졌을 것이다. 오늘 아침 어머님이 그립다는 말을 쓰려고 하니/글자도 되기 전에 눈물이 이미 흥건하구나라며 어머니를 그리면서라는 시를 썼다. 남해로 유배와 어떤 연유로 작은 섬 노도에 들었는지 알 수 없다. 20여 분을 걸어 초옥에 이르렀다. 그런데 전에 본 그 초옥이 아니다. 안도 밖도 모두 난장판이다. 원래 초옥이 있었다는 자리는 중장비가 세워져 있다. 산능선으로 길을 만드는 지 소리가 요란하다. 김만중은 1665년 정시문과에 장원급제 해 벼슬길이 오른 후, 모두 세 차례 5년 동안 귀양살이를 했다. 마지막 유배지가 남해였다. 남해 노도에 들어와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쓰고 생을 마감했다. 사씨남정기가 당시 조정과 숙종에게 드리는 글이라면, 구운몽은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이었다. 모두 한글소설이다. 자기나라 말을 버려두고 남의 나라 말로 시문을 짓는다는 것은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가사문학의 백미라는 사미인곡이나 관동별곡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씨남정기 이본이 80여 종에 이른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 서포가 노도에서 쓴 한글 소설이다. 사씨남정기는 임금을 빗대어 깨우침을 주는, 구운몽은 어머니를 그리며 쓴 소설이다. 남해읍 유배문학관 앞에 있는 서포 동상. 소설로 말하라 허묘로 가는 길이다. 가파른 능선으로 200여 개의 돌계단을 올라야 한다. 초분으로 시신을 거두었다가 선산으로 모셨다고 전해진다. 허묘 즉 가묘자리가 초분자리인지 알 수 없다. 묘지가 있었다는 입석이 없다면 나무가 없는 평범한 산 속 그저 그런 곳이다. 주변에 나무가 없다. 고금도에 충무공을 모셨던 허묘에도 마찬가지다. 4월말 눈을 감았고, 5월 아들이 수습을 해서 모셨다고 한다. 허묘를 따라 좁은 산길을 오르면 섬 남쪽 능선으로 이어진다. 주민들이 나무를 하러 다녔던 길이다. 능선 정상에 파고라가 있고 그 아래로 10여 개의 크고 작은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산자락을 파헤치고 그곳에 10여 개의 조형물을 세운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이곳이 국립공원이 아니던가. 사씨남정기의 대목 대목을 조형물로 형상화하고 옆에 스토리를 적어 놓았다. 노도를 문학의 섬으로 조성하겠다고 야심찬 사업 중에 하나다. 노도 문학의 섬 조성사업 조감도를 살펴보았다. 허묘에서 출발해 섬 남쪽 산자락으로 그리움의 언던, 사씨남정기원, 구운몽원이 계획되어 있다. 그리고 산 정상에 연못도 조성되어 있다. 사씨남정기원을 보면 구운몽원도 어떻게 조성될지 알 것 같다. 노도는 김만중의 초옥 하나면 충분하다. 요즘 우리나라 증강현실 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는가. 사씨남정기나 구운몽를 증강현실로 구현해 노도분교에 방문객센터나 전시관에서 볼 수 있게 만들면 될 일이다. 국립공원 구역 계획을 변경해가며 파헤쳐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조형물을 세우고 관리도 어려운 연못을 만들어 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작가창작실과 노도분교에 체험관 안내센터를 만들겠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읍내에 있는 유배문학관만으로도 충분하다. 서포 외에 남구만, 김용, 김구 등 문인들의 작품과 유배생활을 살펴볼 수 있다. 과하면 화가 된다. 서포가 머물렀다는 초옥터 아래에 만들어 놓았던 초옥이다. 노도문학의 섬이 계획하면서 초옥 위에 서포문학관에 들어설 계획이다. 섬은 섬사람들이 삶터다 몇 해 전 섬에 들렸을 때 마을 뒤로 하얗게 핀 매화꽃에 취해 배를 놓친 적이 있다. 작은 섬이라 매화 몇 그루에 매화섬이 되고 말았다. 옛날 고구마를 심어 식량을 했던 밭들이다. 식량사정이 좋아졌고, 먹어야 할 사람은 뭍으로 나갔으니 삐데기를 말려야 할 이유도 없어졌다. 그 자리에 매화나무가 심어졌다. 내려오는 길에 노도분교에 들렸다. 몇 년 전과 다를 바 없이 덩그렇게 건물만 하나 지어져 있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여행객만 아니라 주민들 쉼터처럼 만들면 안 될까. 명절에 자식들이 왔다가 하루쯤 머물다 갈 수 있고, 크고 작은 일을 치루기 위해 고향을 방문한 친지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을 겸하면 안 될까. 여행객에게 게스트하우스요, 자식들에게는 고향사랑방 같은 곳 말이다. 마을주민들이 모이면 마을사랑방이 되는 그런 곳이어야 여행객과 주민이 어울릴 수 있다. 분교 아래 당산나무를 지나다 노인 몇 분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앉아서 햇볕에 미역을 널고 계셨다. 옛날에는 난리였어. 지금은 나만한 이만 있으니 보고도 뜯질 못한다. 함 묵어봐라. 맛있다 아이가. 노인에 내민 미역귀를 입에 물었다. 미끄덩하니 들어가더니 짭짤한 맛이 입안에 가득하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한 두 사람씩 나와서 미역을 채취해 나누었다. 봄에는 골목에 미역이 널리고, 가을에는 고구마가 차지했다. 미역을 팔고, 고구마는 삐데기죽으로 식량을 했었다. 마음이 급했다. 막배다. 놓치면 하룻밤을 머물다 가야 한다. 노도에 민박할 곳을 찾기 어려울 것이니 배를 놓치면 집으로 오라는 중년여성의 말이 떠올랐다. 노도에서 바라본 앵강만과 벽짝개. ◆ 김준 섬마실 길라잡이 어촌사회 연구로 학위를 받은 후, 섬이 학교이고 섬사람이 선생님이라는 믿음으로 27년 동안 섬 길을 걷고 있다. 광주전남연구원에서 해양관광, 섬여행, 갯벌문화, 어촌사회, 지역문화 등을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을 하고 있다. 틈틈이 섬살이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며 섬문화답사기라는 책을 쓰고 있다. 쓴 책으로 섬문화답사기, 섬살이, 바다맛기행, 물고기가 왜, 김준의 갯벌이야기 등이 있다.
섬마실 길라잡이 김준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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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자농구 이정현 “북한 농구 인기 실감”
인생에 한 번이라도 있을까 말까한 경기좋은 기회로 참가해 영광이었습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 일정을 모두 마치고 6일 귀국했다. 그중 이정현(KCC) 선수는 평소 대범하고 노련한 플레이로 유명하다. 그런 그도 평양에서의 경험은 생소해 떨렸다고 하는데 이정현 선수는 2017-2018시즌 한국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연봉 9억 원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올해는 국가대표팀 선수로서 평양에서 열린 통일농구대회에 동료들과 참가해 뜻깊은 경험을 했다. 프로농구(KBL) 최고 가드가 말하는 북한 농구팀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정책브리핑은 12일 2018 윌리엄 존스컵 출전을 하루 앞두고 이정현 선수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났다. 다음은 이정현 선수와 일문일답. 남북 통일농구대회에 참가한남자 대표팀 이정현 선수. 수많은 경기를 했지만 평양에서 북한 선수들과의 경기는 처음이었는데.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되는 경기였습니다. 살면서 한 번이라도 못해볼 경기인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좋은 기회로 가게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 통일과 관련된 일이어서 혹시 경기하다가 불상사가 일어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부담이 컸었는데, 다행히 북한 선수들이 만찬 때도 그렇고 대체적으로 잘 챙겨줘서 경기를 수월하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 경기는 이기려하기 보다 화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북한 선수들은 오랜만에 홈경기를 하다 보니 필사적인 마음으로 하더라고요(하하). 9월에는 우리가 홈에서 경기하기 때문에 다부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같이 뛰어보니 북한 선수들은 어땠나요? 대체적으로 선수들 신장이 작다보니 5명 모두 외곽플레이를 즐겨했습니다. 조직적인 모습보다는 개인 능력을 활용한 1대1 플레이들이 많았습니다. 슛이 정확했고, 무수히 연습을 한 거 같더라고요. 이정현은다음달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동료들과 훈련중이다. 인상 깊었던 북한 선수가 있다면요? 혼합경기에서 번영팀으로 같이 뛴 5번 김철명 선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포지션은 가드였고 22~23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32점이나 득점 기록을 냈습니다. 남측에 와도 A급 가드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자질이 뛰어났습니다. 응원을 비롯해 경기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설명해주세요. 1만여 관중이 가득 찬 경기장은 처음 봤고, TV에서만 봤던 북한 응원단을 비롯한 경기장 분위기는 인상 깊었습니다. 교육이 잘 된 것처럼 정제돼 있고, 응원도 반반 파트를 나눠 하는 것이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친선경기이다 보니 등장할 때도 남한과 북한 선수들이 손잡고 입장했어요. 9월에 서울에서 다시 경기가 열리는데 승부는 어떻게 예상하나요? 북한 선수들이 저희보다 피지컬 쪽으로는 약한 편이지만, 작고 빨라서 놀랐습니다. 한 번 경기를 해봤기 때문에 가을에는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거 같아요. 특히 올 가을에는 우리 쪽에서 하는 홈경기이기 때문에 기대가 됩니다. 올 가을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통일농구경기가 기대된다는 이정현 선수. 한반도 평화가 실현되고 있는데 남북교류가 활발해진다면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이번에는 육로로 이동하지 않고 수송기로 이동했기 때문에 코트와 경기장 외에는 보지 못했습니다. 정말 경기만 하고 와서 평양의 단적인 모습밖에 보지 못 해 아쉬워요. 교류가 활발해진다면 평양 외에 다른 지역도 가고 싶고 북한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일명 프로농구 연봉킹 선수인 만큼 이번 아시안게임에 팬들이 거는 기대도 큽니다. 각오 한마디해주세요. 지난달 연봉킹에서 내려왔습니다(하하). 다행히도 최근에 시합을 뛰어서 경기력이 좋은 편이예요. 처음 대표팀에 들어왔을 때는 두 달 정도 쉰 상태라 몸이 별로 안 좋았는데, 감독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몸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다음 달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가서 몇 점 넣을지 모르겠지만, 큰 경기인 만큼 개인 득점보다는 팀적으로 뭉쳐서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습니다. 후배 선수들이 워낙 개인 개량이 뛰어나 기대가 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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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공채시험 합격수기 공모 나는 이렇게 합격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