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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수준’ 8월 고용지표가 의미하는 것
윤석천 경제평론가 통계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숨겨진 진실까지 드러내주지는 않지만 최소한 사실과 현실을 담고 있다. 하나, 그것을 읽는 사람들에 따라 해석은 달라진다. 같은 통계를 보면서 어떤 이는 희망을 보고 다른 사람은 절망을 느낀다. 문제는 확증 편향에 사로잡혀 본질을 놓칠 뿐만 아니라 왜곡을 서슴지 않는 데 있다. 심각한 것은 이런 일이 전문가나 언론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정치 성향에 맞게끔 특정 부분만 부풀려 통계의 진실을 자의적으로 비트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이런 행동은 자칫 대중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이 정도면 의도된 가짜 뉴스라 해도 좋을 것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고용시장은 참사니 절벽이니 하는 부정적 단어로 규정됐다. 금방이라도 나라가 망할 듯 언론은 위기감을 조성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월을 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해 5월을 지나면서는 회복세가 완연해졌다. 월별로 4월을 제외하곤 20만 명을 넘었다. 혹한의 겨울이 아닌 완연한 봄날이라 해도 좋다. 한데, 8월에 들어서는 고용 대박이 현실화됐다. 취업자 수가 45만명을 넘어섰다. 2년 5개월 만의 최대 증가다.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통계 자체를 있는 그대로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확증 편향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입맛에 맞게끔 통계를 왜곡하기 마련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정부가 재정을 퍼부어 관제 노인 일자리만 만들었다. 단기,저임금 일자리만 늘었다는 기사다. 사실, 우리나라 경제 규모로 볼 때 45만 명에 달하는 취업자 수 증가폭은 이례적이다. 언론이 충분히 관심을 가질 소재다. 하지만, 언론은 인색했다. 생각보다 많은 보도를 하지 않았다. 시각 자체도 부정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는 게 많았다. 과연 8월 통계가 담고 있는 진실은 뭘까? 일부 언론의 기사는 공정한 것일까? 먼저 국민들 혈세로 만든 노인 일자리 덕분이란 분석은 진실일까? 이건 연령대별 고용률 변화를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일자리 통계에서 고용률만큼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없다. 전체 인구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번 8월 통계를 보면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전월 대비 고용률이 개선됐다. 15~29세, 30대, 50대, 60세 이상 고용률 모두가 상승했다. 40대 고용률은 감소했지만 그 폭은 줄었다. 60세 이상 고용률이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 때문에 전체 고용률이 높아진 것은 아니다.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의 고용률이 고루 상승한 덕분이다. 연령 계층별 고용률 현황. 자료=통계청 제공 노인 일자리 덕분으로 몰아가는 건 잘못된 해석이다. 전체적으론 고용률이 61.4%에 달해 1997년 이후 최고수준이다. 다른 말로, 22년 만의 고용시장 최대 호황이다. 확증 편향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50~60대 신규취업자는 늘었지만 경제의 허리이자 중추 역할을 하는 30~40대는 줄었으니 문제라고 강조한다. 사실이다. 50, 60대 취업자는 각각 13만3천명, 39만명 늘었다. 반면, 30대는 9천명, 40대는 12만7천명 감소했다. 문제는 비판이 인구 변화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일단, 8월 기준으로 50, 60대 인구는 각각 10만3000명, 55만6000명이나 늘었다. 이에 비해 30, 40대 인구는 각각 10만2000명, 14만명이나 줄었다. 인구가 늘면 취업자가 증가하는 건 자연스런 일이다. 반대로, 인구가 줄면 취업자는 줄 수밖에 없다. 취업할 사람이 줄어드는 데 취업자수가 늘어날 수는 없다. 통계를 똑바로 보려면, 30대 인구가 줄어 신규취업자수가 감소했음에도 해당 연령대의 고용률이 높아졌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그만큼 고용시장이 탄탄하다는 방증이다. 비판론자들은 일자리 질도 문제를 삼는다. 노인일자리 대부분은 임시직이고 다른 일자리도 단기, 저임금 고용이라는 것이다. 통계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결과다. 8월 통계를 보면 상용직 근로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전체 근로자 중 상용직 비중은 2016년 66.1%에서 2019년 8월 69.5%로 상승했다. 89년 통계작성이래 최고치다. 60세 이상에서도 임시직은 12만명 늘었지만 상용직은 15만명이나 늘었다. 고용보험 피보험자 역시 54만5000명이 증가했다. 이는 고용의 양뿐만이 아니라 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산업구조 전환기에 있다. 제조업은 자동화되고 있고 오프라인 산업은 급속히 온라인, 모바일로 재편되고 있다. 인구구조도 급변하고 있다. 고용시장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고용시장에 깊숙이 개입하는 건 불가피하다. 더욱 적극적인 국가가 필요한 시대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까지 재정을 동원한 일자리 창출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비판하는 건 어리석다. 민간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현 정부는 잘하고 있다. 부품, 소재, 장비 분야의 기술독립은 중소, 중견 기업에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상생형 일자리 정책도 모범 답안이다. 단, 일자리 정책을 좀 더 다듬을 필요는 있다. 이제는 연령대별 인구와 산업구조 변동을 고려한 종합적인 고용대책에 집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훈련의 틀을 다시 짜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 이익을 위한 자의적 통계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 건전한 비판은 새로운 도약을 낳지만 근거 없는 비난은 불신과 불만만을 증폭시켜 시킬 뿐이다. 통계를 볼 때는 객관적이어야 한다. 하물며,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은 말할 필요가 없다.
기획재정부 윤석천 경제평론가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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