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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믿는 사람들의 심리는

장은진 한국심리학회장(침례신학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2020.09.09
장은진 한국심리학회장/침례신학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장은진 한국심리학회장(침례신학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인터넷과 SNS(유튜브)상에서 가짜 뉴스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고 검경이 수사를 강화하는데도 가짜뉴스는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왜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믿는지, 그에 대한 대책은 어떤 것이 있을지를 심리학적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가짜뉴스의 심리학적 기저에 대해 살펴보면, 먼저 ‘확증편향’ 내지 ‘인지 부조화’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확증 편향’이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쉽게 받아들임으로써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을 의미한다. ‘인지 부조화’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지 조화를 이루려는 동기가 매우 강해 새로운 정보를 평가하고 수용하는 것이 그것의 사실 여부를 떠나 ‘개인이 기존에 지닌 신념(인지체계)과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다.

결과적으로 아무리 정확한 정보가 유입되더라도 기존의 인지체계를 위협하는 정보는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하면서 자기 마음에서는 가짜가 진짜가 되고, 기존 신념은 더 견고해진다. 이러한 심리현상들로 인해 이미 가짜뉴스를 받아들인 다음부터는 잘못된 인식을 교정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특히 이념적·정치지향적 집단의 경우, 가짜뉴스를 부정하거나 교정하는 소식을 접하면 오히려 잘못된 인식이 더욱 견고해지는 경향 마저 보인다고 한다. 아울러 가짜뉴스들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뜻하는 루머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데, 대표적 루머 연구 심리학자인 고든 올포트는 루머의 확산도는 사안의 개인적 중요도와 증거의 불확실성에 비례한다고 했다. 사람들에게 중요한 사안일수록, 얻을 수 있는 것이 명확하지 않고 불확실한 정보일수록 더  많은 루머가 만들어지고 확산된다는 의미이다.

다른 한편으로, 최근 가짜뉴스 관련 원인을 사람들의 ‘감정’에 기반해 살펴볼 수도 있는데, 감정은 정보 판단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모호하고 예측 불가능하며 통제가 힘든 상황에서 인간의 감정은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그 중 가장 핵심적인 감정은 ‘불안’과 ‘분노’라고 볼 수 있다. 

로체스터기술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니콜라스 디폰조는 루머심리학 및 관련 논문들에서 사람들이 루머를 전달하는 심리적 동기를 사실 확인, 관계 확장, 자기 확장이라는 세 가지로 제시하면서 특히 불안이라는 감정이 그 동기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문제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불안을 계속 느끼면 루머를 만들고 전달하는 활동을 점점 더 많이 하게 되며, 이 때 불안은 루머를 더 잘 믿게 만드는 역할도 동시에 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른 핵심감정인 ‘분노’는 자신이 믿고 추구하는 목적이 좌절되거나 방해받을 때 외부 대상에 대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이다. 분노감정은 정보처리 절차를 단순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분노감정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거짓정보를 수정하는 데에 취약하게 된다. 특히 정치적 신념으로 분노감정이 촉발된 경우, 거짓임이 명백히 드러난 이후에도 정보를 수정하기보다 가짜뉴스를 계속 믿고, 가짜뉴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못하는 경향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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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대학교의 위크스(2015)는 개인의 감정이 정보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실험에서, 피험자에게 분노 또는 불안감을 느끼도록 유도한 뒤에 뉴스처럼 쓰인 가짜 기사를 보여주고 정확한지를 판단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분노 정서를 느끼는 사람들은 자신과 일치하는 정치적 성향을 가지는 출처에서 제공한 가짜뉴스를 더 쉽게 믿는 경향을 보인 반면, 불안 정서를 느끼는 사람들은 반대되는 정치적 성향을 가지는 출처에서 제공한 가짜뉴스를 더 쉽게 믿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사람들은 정치상황과 관련해 분노나 불안이 유발됐을때는 기존 정치신념에 따라 정보의 정확성을 평가하려는 영향을 받아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한지영 외의 연구자들(2020)이 한국의 성인남녀 513명을 대상으로 ‘공공보건 위기 시대에 감정과 가짜뉴스’를 연구한 결과에서도 코로나19 사태에 화가 난다고 응답한 이들이 가짜뉴스를 더 신뢰하며, 가짜뉴스를 타인에게 공유하는 정도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믿고 퍼트리는 데에는 ‘분노’나 ‘불안’ 감정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상의 연구결과들을 살펴볼 때, 가짜뉴스에 대해 물론 법적·제도적 엄정대응도 필요하겠지만,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일반 국민들이나 특정집단이 느끼는 ‘불안’이나 ‘분노’의 감정에 대해 보다 면밀히 이해해 적절한 심리사회적 지원과 개입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국민 개개인들에게는 평소 자신에게 닥친 스트레스나 시련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그 상황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강력한 보호요인이자 위험감소의 전략인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함께 감당해 나가야 하는 ‘사회적 탄력성’을 증진하는 다양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심리학적 지식과 전문성을 적극 활용해 현재의 위기를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OECD 대부분의 국가에서 실행하는 국가전문자격심리사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공인된 심리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활용한다면 특히 위기상황에서 국민의 정신건강 및 삶의 질을 증진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위기 및 재난상황에서는 자료와 근거에 기반한 정확한 정보제공, 정부와 국민과의 상시적인 의사소통, 예측되는 위기상황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시뮬레이션 등, 정부 및 각 분야 민간전문가가 연계와 협업을 통해 전문적 대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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