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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는 ‘멍 때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빠육아 효과-16] 머리는 비울수록 똑똑해지고, 생각은 버릴수록 채워진다

2020.01.28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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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공부만 하는데도 성적이 떨어져 고민했다.

하지만 이 아이는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진 않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늘 친구와 접속했다. 공부를 하면서도 스마트폰의 문자메시지와 채팅으로 끊임없이 친구들과 연락했던 것이다.

◆ 스마트폰이 아이를 쉬지 못하게 한다

뇌는 다른 곳으로 신경이 분산되면 원래 하던 일에 다시 집중하는 데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면 아이의 IQ가 10점이 떨어진다고 한다. IQ가 10점이 떨어지면 집중력은 50%이상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이런즉, 뇌가 휴식하지 않아 과부하가 걸려서 공부가 잘 될 리가 없다.

최근 “스마트폰 이용자 중 60% 이상이 하루 평균 30번 이상 휴대전화를 본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을 8시간으로 봤을 때 잠들기전까지 최소 6분에 한 번씩 휴대전화를 본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단순한 접속 횟수와 시간이 아니라 뇌가 받는 자극에 있다.

인간의 뇌는 휴식을 통해 정보와 경험을 정리하고 기억을 축적하는 숙고의 시간을 보낸다. 실제로 뇌가 휴식을 취하는 순간, 속된 말로 ‘멍 때리는 순간’ 활성화되는 부위가 있다.

이곳은 내측측두엽과 내측전두엽, 후대상피질 등 일명 ‘DMN(Default Mode Network)’이라 불리는 부위다. 뇌는 자극이 없으면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뭔가 할 일이 생기면 DMN의 활동을 억제하고 필요한 뇌 부위를 활성화한다.

뇌의 DMN 부분.
뇌의 DMN 부분.

그런데 아이의 뇌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 기기가 쏟아내는 정보 탓에 1분 1초를 제대로 쉬지 못한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 도중이나 버스 혹은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하다못해 소파에서 TV를 보는 순간에도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으로 무언가 찾고 있다.

많은 아이들이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는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뇌는 그 순간마저도 쏟아지는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도무지 DMN이 활성화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이처럼 일상에 끊임없이 반응하는 뇌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각의 고리’를 끊는 것이다. 아주 잠깐이라도 아이의 뇌에 교통정리할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더 재미있고, 더 흥미롭고, 더 자극적인 정보와 디지털 기기에 학대당하고 있는 아이의 뇌가 휴식하고 재정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컴퓨터가 과부하에 걸리면 다운되듯, 끊임없이 오감을 자극하는 단순한 정보는 뇌를 바보로 만든다. 더 잘 배우고, 더 좋은 생각을 떠올리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날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아이의 뇌는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해 강제로 쥐어짜기 보다는 아무 목적도 없이 놀도록 내버려둘 때 훨씬 자유롭게 활동을 한다.

긴장이 없는 편안한 환경에서는 뇌가 특정한 일이나 작업을 위해 다른 모드를 억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창의력이 더 잘 발휘될 수 있다.

지난해 4월 22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너른들판에서 열린 ‘2018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대회에 임하고 있다. 이날 대회는 수면 금지, 휴대폰 사용 금지, 음식물 섭취 금지, 잡담 금지 등의 규칙을 적용해 90분 동안 가장 안정적으로 ‘멍 때리기’에 성공한 참가자가 1등으로 선정한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해 4월 22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너른들판에서 열린 ‘2018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대회에 임하고 있다. 이날 대회는 수면 금지, 휴대폰 사용 금지, 음식물 섭취 금지, 잡담 금지 등의 규칙을 적용해 90분 동안 가장 안정적으로 ‘멍 때리기’에 성공한 참가자를 1등으로 선정한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디지털미디어를 멀리하라

지하철을 타거나 거리를 걸을 때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시각과 마찬가지로 청각으로 흘러들어오는 정보만 차단해도 뇌는 한결 편안해진다. 또한 잠들기 전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여 뇌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도 좋다.

게임이나 검색 등으로 뇌가 활성화된 채 잠들면 멜라토닌이 억제되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이는 무기력, 두통, 학습장애를 불러오고 주의집중력을 분산시킨다.

◆ 생각의 고리를 끊어라

머리를 비우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생각의 고리를 끊는 것이다. 머리가 무겁거나 멍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단 1, 2분 만이라도 눈을 감고 천천히 심호흡하라.

뇌가 처리하는 정보 중 70~89%를 차지하는 시각적 정보만 차단해도 머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맑아진다. 머리는 비울수록 똑똑해지고, 생각은 버릴수록 채워진다. 

◆ 자연의 소리와 색을 즐겨라

자연의 소리는 귀를 피로하지 않게 하며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바람소리, 새소리, 계곡물소리는 청각패턴인식을 높여줄 뿐 아니라 스트레스 호르몬이 줄어들어 마음을 안정시킨다.

자연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광욕을 통해 인체 내에서 자체 생성되는 비타민 D가 뼈와 치아 발육을 돕고 면역력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 몰두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라

아이가 공상과학소설을 읽고 있거나 프라모델 로봇 등을 만들고 있을 때 그 일에 열중하고 있다면 그대로 두는 것이 창의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이처럼 아이가 혼자서 몰두하는 일에 푹 빠질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좋다. 정기적으로 아이 혼자 생각하고 몰두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 부정성을 긍정성으로 바꾸어주어라

아이들은 날마다 자신들의 태도와 행동 때문에 아빠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괴롭게 겪어내고 있다.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경험을 자주하게 되면 자신감을 잃고 자존감이 낮아진다.

반면 아빠가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면 보다 좋은 피드백을 얻을 수 있고 자신을 더 잘 조절할 수 있다. 아이에게 “사람은 누구나 때때로 주의집중을 못할 때가 있어. 그래서 네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뿐이야”라고 말해주자.

◆ 간섭을 최대한으로 줄이자

아이에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주면 창의력을 더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어설프게 창의력 교육을 하려고 덤비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도 양부모 밑에 자라면서 창의력을 키웠는데, 그의 아버지는 스티브 잡스가 자기들보다 머리가 좋고 더 잘한다고 생각해 가능하면 간섭을 하지 않았다. 물론 아빠가 더 잘하는 주특기가 있었지만, 아이의 자유로운 생각을 간섭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 지금부터 바로 아이에게 머리를 비우는 시간, 즉 ‘멍 때림’을 허락하라.

김영훈

◆ 김영훈 가톨릭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가톨릭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베일러대학교에서 소아신경학을 연수했다. 50여편의 SCI 논문을 비롯한 10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의학학술지에 발표했으며 SBS <영재발굴단>, EBS <60분 부모>, 스토리온 <영재의 비법> 등에 출연했다. 주요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 <머리가 좋아지는 창의력 오감육아>, <아빠의 선물> 등이 있다. pedkyh@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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