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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즐거운 공정여행이 세상을 바꿔요”

[사회적기업의 진화] 트래블러스맵

여행문화 혁신…일회용품 안 쓰고 대중교통과 현지인 운영 숙소 이용

2012.09.06 글·사진: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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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키는 여행자들”을 기치로 내건 공정여행사 ‘트래블러스맵’은 작년 한 해 4천명의 고객을 유치해 13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사회적기업이다. 문화와 자연, 사람을 생각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며 여행사를 차린 지 3년 만의 일이다. 트래블러스맵 가족들은 다함께 사는 세상, 소통하는 세상을 만드는 방법이 바로 공정여행이라는 점이라며 “공정여행 문화가 더 확산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 트래블러스맵은 지속가능한 여행 문화를 꿈꾸는 공정여행사다. 국내 여행부터 해외 여행, 여행 대안학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여행자의 20퍼센트가 공정 여행을 다녀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트래블러스맵은 지속가능한 여행 문화를 꿈꾸는 공정여행사다. 국내 여행부터 해외 여행, 여행 대안학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여행자의 20퍼센트가 공정 여행을 다녀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행사 트래블러스맵을 세운 직원 대부분은 여행사 업무와는 무관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다. 변형석 대표는 대안학교 교사로 6년 넘게 일했다. 하자작업장학교의 수업 중에는 여행 수업이 있었는데 천방지축 같던 학생들이 여행을 다녀오고 부쩍 성장하는 것을 보고 여행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해외여행 인구가 연간 1천2백만명이 넘는 요즘, 여행사는 50만원에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고 말해요. 그걸로 비행기값이나 하겠어요? 여행사는 수익을 얻으려 여행자들을 정해진 숙소와 식당에 데리고 가고 옵션 상품을 구매하게 하죠. 그건 여행사와 숙박업계의 배만 불리는 일이에요. 유명한 관광지 주민이 왜 가난에서 못 벗어날까요? 여행만을 위한 관광지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요?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정여행이 필요해요.”

공정여행이란 여행자의 책임과 윤리적 행동을 강조하는 여행 방식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공정여행자는 여행을 ‘어떻게’ 다녀올지 고민한다. 트래블러스맵 조주양 기획팀장은 공정여행을 “깨알 같은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예를 들면 공정여행자들은 탄소 발생을 줄이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하고 현지인과 직접 소통하는 일은 지역 경제를 튼튼하게 하고 지역 문화를 보존하는 일이다.

관광지 주민들과 함께하는 여행

사회적기업으로서 트래블러스맵은 여행상품을 개발해 공정여행을 떠나려는 사람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여행상품을 팔아 수익을 내기보다 여행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익의 1퍼센트를 탄소상쇄기금에 기부하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모든 여행에서 현지인이 직접 운영하는 숙소와 식당을 이용한다. 대표적인 상품은 캄보디아 여행이다. 5박7일 일정 중 하루는 현지인의 집에서 머무는 ‘홈스테이’를 한다. 아침 식사 후 시장을 둘러보며 자전거 트레킹을 하고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사한다.

가까운 곳에서 공정여행을 실천할 수도 있다. 지리산 둘레길, 경남 통영 등 관광지부터 유네스코 등록 산림자원 보호지역인 곰배령으로 떠나는 상품도 있다. 서울 종로거리를 1박2일 동안 탐방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패스트푸드 대신 동네 식당을 찾는다.

그러나 아직 트래블러스맵을 찾는 고객은 평소에 공정여행에 관심이 있던 사람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더 다양한 공정여행자를 모집하기 위해 최근에는 허니문 상품도 개발했다.

조주양 팀장은 “요즘 신혼부부는 의미 있는 여행을 바란다”고 말했다. “바디안섬은 필리핀 세부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섬인데 대규모 리조트 대신 전통 건축 방식을 본떠 만든 리조트가 있어요. 유기농 농장이 있고, 부부의 이름을 새긴 나무를 심을 수 있어 ‘가치 있는 여행’을 바라는 신혼부부에게 인기가 좋아요.”

청소년 위한 체험 수학여행 개발

트래블러스맵이 주목하는 여행자층은 청소년이다. 조주양 팀장은 트레킹하고 자연생태 우수마을에서 숙박하는 ‘오대산 국립공원으로 떠나는 수학여행’ 상품을 설명하며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릴 적 배운 여행 문화가 평생 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행 대안학교도 만들었다. ‘지구별 여행자’라는 이름의 대안학교 수업에서 학생들은 자연과 문화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운다.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트래블러스맵은 지금처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변형석 대표는 “서비스업은 처음인 사람들끼리 목표 의식 하나만 갖고 모였다”며 회상했다. “처음에는 어설펐어요. 그런데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 어려움을 쉽게 극복하게 한 것 같아요. 다 같이 즐거운 여행을 만들자는 직원들의 의지 덕분이죠.”

트래블러스맵은 설립 3년 만에 한 해 4천명의 고객이 찾는 여행사로 성장했다. 현지인과 소통하는 여행 방식이 고객의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트래블러스맵은 설립 3년 만에 한 해 4천명의 고객이 찾는 여행사로 성장했다. 현지인과 소통하는 여행 방식이 고객의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물론 대형 여행사가 아니라서 갖는 한계도 있다. 수익이 남으면 다시 공정여행 상품을 개발하는 데 쓰기 때문에 대대적인 홍보를 할 수 없다. “‘다른 방식의 여행을 가고 싶다’ 생각하는 사람은 많아도, 공정여행이라는 게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죠.” 조주양 팀장은 간혹 ‘가격이 비싸다’고 물어오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손님이 익숙한 ‘싼 가격’은 사실 누군가의 희생이 없으면 불가능하죠. 공정여행은 세계적인 호텔 체인이나 여행자를 위해 차려진 식당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이 조금 더 들어요.”

여행인구가 늘어났지만 여행문화의 변화가 사회적 변화를 이끌것이라는 인식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트래블러스맵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다. “공정여행은 ‘다함께 사는 세상’, ‘소통’의 다른 표현”이라고 변형석 대표는 강조했다.

처음 트래블러스맵이 네팔 여행 상품을 내놓았을 때 찾은 고객은 9명에 불과했다. 그러다 점차 고객이 늘어 지난해에는 4천명이 트래블러스맵을 통해 공정여행을 다녀왔다.

변형석 대표는 “공정여행은 사회적 변화의 일부분”이라며 “여행문화를 변화시키려는 목적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트래블러스맵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여행만을 위한 여행 문화가 자연과 문화, 사람을 존중하는 여행 문화로 바뀔 것이라 낙관하고 있다.

자연과 문화, 사람을 존중하는 여행 문화로

변화할 미래에 맞춰 다양한 공정여행 방식을 개발 중이다. 곧 20대가 쉽게 공정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싼 가격의 여러 관광지 상품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나라 체류 경험이 있는 외국인 인력을 활용한 여행 상품도 고민하고 있다.

조주양 팀장은 “우리 말을 알고 우리를 잘 이해하는 외국인이 안내하는 여행”이라고 설명했다. “아니면 그 사람들이 운영하는 숙박시설이나 식당을 이용하는 거예요. 고향으로 돌아간 외국인 노동자들의 자립을 도울 뿐 아니라 문화 교류도 활발해질 겁니다.”

트래블러스맵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체 여행자의 20퍼센트가 공정여행을 다녀오는 여행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조주양 팀장은 “모두가 공정여행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공정여행이 익숙해질 때 여행 문화가 바뀌고 세상이 바뀔 거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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