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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더우 사 가소” 방언으로 보는 경상도 정월 대보름 풍경

201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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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이 되면 마주치는 사람마다 재빨리 하는 인사가 있습니다. 먼저 건네는 사람이 효과를 본다 하여 대보름날 아침이면 경쟁하듯 내 더위 사라. 하며 열심히 인사를 건네는데요, 정월 대보름에는 이 외에도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많은 세시 풍속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세시 풍속의 20%가량이 대보름날에 치러질 정도로 절기 중 가장 다채로운 명절이기도 하지요. 각 지방마다 대보름을 맞이하는 풍습은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경상도 방언으로 정월 대보름을 맞아 볼까요?

딱딱한 추재(호두) 깨며 "아이고 부스럼이야!"

정월 대보름 새벽에는 호두, 땅콩, 잣, 밤, 은행 등의 부럼을 깼습니다. 딱딱한 열매를 의미하는 부럼과 몸에 나는 종기를 의미하는 부스럼이 비슷하게 소리 나기 때문에 한 해 동안 부스럼 없이 건강하기를 빌며 "아이고 부스럼이야!"를 외칩니다. 호두는 본래 동북아시아에 있던 것으로 추자(楸子)라 하는데 한(漢)나라 무제(武帝) 때 장건(張騫)이 서역에서 새로운 추자를 들여와 이것을 호두[胡桃]라 하게 되었고, 당추자(唐楸子)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경상도 등 여러 지역에서 호두를 "추자"라고 부르고 특히 경남 거창에서는 "추재"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듯 지역마다 호두를 부르는 말이 조금씩 달라 경기도에서는 "당추지", 강원도에서는 "추지" 등으로도 불린다고 합니다.

"게사리 맛 좀 보실래예?"

건너 말 저 영감 게사리 꺾으러 가세 아랫말 이 할멈아 탕근 쓰고 나감세 할멈 발꿈치에 영감이 담고 영감 다래끼에 할멈이 담고 양지쪽 게사리 꺾자 음지쪽 게사리 꺾자 - 경남 하동군 아낙네들의 노동요 「나물 캐는 소리」

대보름 풍습 중 하나가 묵은 나물을 만들어 먹는 것인데요, 지난해 말려 둔 나물 재료를 물에 삶아 불렸다가 무친 것을 경상도 지역에서는 보름밥이라고 하였습니다. 보름밥을 먹을 때는 쌈을 싸 먹는 풍습이 있는데 부잣집에서는 김을 사용했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김 대신 아주까리잎으로 싸 먹었지요. 이를 복쌈이라고 하는데 복쌈을 먹으면 꿩알을 줍는다는 말도 전해집니다. 지방에 따라 먹는 나물의 종류는 조금씩 다른데 경상도 지역에서는 무수(무), 게사리(고사리), 콩지름(콩나물), 까지(가지), 우구리(호박), 돌가지(도라지), 피마지(아주까리잎), 고매줄(고구마줄기) 등으로 나물을 만들어 먹습니다. 대보름날에 묵은 나물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하여 꼭 챙겨 먹던 정월 대보름의 대표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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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의 방언형은 콩나물계와 콩지름계로 이분된다. 이 중 콩지름계에는 콩질금, 콩질검, 콩지름, 콩지럼, 콩지림, 콩기름을 비롯하여 콩을 덧붙이지 않은 질금, 길금 등의 많은 종류의 변종이 있다. 콩지름계는 경남ㆍ북을 거점으로 하여 전남ㆍ북의 동부 일부, 강원의 남부 일부, 그리고 제주 등에 분포되어 있다.

서숙, 수시, 퐅 넣은 찰밥 많이 자셨는교?

정월 대보름에는 찹쌀, 서숙(조)이나 차잔수(차조), 수시(수수), 퐅(팥, 붉은팥), 유월 본디(동부) 등 5가지 곡식으로 밥을 짓는데 경상도에서는 오곡밥을 "찰밥"이나 "잡곡밥"이라 부르며, 찹쌀, 팥, 밤, 대추, 곶감 등으로 밥을 짓기도 합니다. 이번 정월 대보름에는 찰밥과 보름밥을 푸짐하게 장만하여 이웃과 복쌈도 싸 먹으며 정을 나누는 것은 어떨까요? "내 더우 사 가소." 인사와 함께 말이지요.

※ 참고자료
울릉군지, 울릉군지편찬위원회, 1989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박문각 한국언어지도, 이익섭/전광현/이광호/이병근/최명옥, 태학사, 2008, 태학사 한국민속신앙사전: 가정신앙 편, 국립민속박물관, 2011 하종갑, ≪진양민속지≫, 진양문화원, 1994 하동의 민요, 하동향토사연구위원, 하동문화원,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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