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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살핌 우편서비스, 복지위기가구에 전하는 따뜻한 손길
2025 인구주택총조사 홍보 포스터. (출처=국가데이터처)
최근 인구주택총조사(10.22.~11.18.) 시행 소식을 듣고 현재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졌다.
국가데이터처가 제공하는 원스톱 통계서비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기준 1인 가구 수는 전국적으로 804.5만 가구, 1인 가구 비율은 36.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8년 584.9만 가구, 29.3%와 비교하였을 때 매우 급증한 수치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6~70대 고령층이 가장 많기는 하나, 최근 들어 2~30대 청년층의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연령대별 1인 가구 비중을 보면, 70세 이상(19.8%)이 가장 높았고, 29세 이하(17.8%)가 그 뒤를 이었다.
1인 가구 증가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현상 중 하나다.
이는 글로벌 장기 불황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더불어 개인의 자유와 독립성을 중시하는 가치관 확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구조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가속화되고 있다.
세 집 건너 한 집 이상이 혼자 사는 주거 형태는 이제 흔해졌지만, 그 이면에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각종 질병 및 위급 상황 대처의 어려움, 경제적 불안정, 고독사 등 다양한 사회문제도 야기했다.
일상돌봄 서비스 안내 페이지. (출처=복지로 누리집)
나 역시 1인 가구로서 최근 곤란한 상황을 겪은 경험이 있다.
한밤중 찾아온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통증, 발작 증상까지 같이 오는 바람에 다음날 혼자 병원 가는 길조차 여간 쉽지가 않았다.
이와 같은 일을 겪고 보니, 혼자 살면서 가장 힘든 점은 갑자기 아플 때가 아닌가 싶었다.
다음부터는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일상돌봄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일상돌봄 서비스는 질병, 부상, 고립 등으로 일상생활에 돌봄이 필요한 청년 및 중장년층(19~64세)을 위한 재가 돌봄·가사 서비스로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이용할 수 있다.
일상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복지로 누리집 또는 전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여 신청해야 하며, 서비스 대상자로 선정되면 전자바우처 형태의 이용권을 발급해 준다.
☞ 복지로 누리집 바로 가기
안부살핌 대상자에게 전달할 각종 생필품을 분류·포장하고 있다. (출처=대전 중구청)
안부살핌 생필품 키트는 회차별로 각종 먹거리부터 위생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성된다. (출처=대전 중구청)
1인 가구 중 복지위기가구를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
행정안전부와 우정사업본부, 지방자치단체의 협업하에 추진 중인 '안부살핌 우편서비스'가 주목된다.
이 사업은 지역 우체국의 인적 네트워크인 집배원이 동네 복지위기가구를 사전에 파악하고, 복지서비스와 연계하여 고독사 위험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도입됐다.
안부살핌 우편서비스는 작년 시범 사업을 통해 15개 지자체와 안부살핌 대상자의 높은 호응을 바탕으로 올해 4월부터 전국 31개 지자체에서 확대·시행하고 있다.
안부살핌 대상자는 고립 청년 및 중장년층 1인 가구, 조손 가구 등 주기적인 안부 확인이 필요한 위기가구를 선별했다.
대전 중구 용두2동 우편취급국.
대전 중구청과 서대전우체국의 협조를 구해 안부살핌 우편서비스 배달 현장을 찾았다.
당초 계획은 올해 해당 지자체의 사업 시작 시점인 6월 중으로 잡았으나 관련 기관 간 취재 조율 문제와 집배원 섭외, 동네 선정, 동선 파악 등 사전 준비 과정이 복잡하여 취재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올해 대전 중구 관내 안부살핌 대상자는 총 250명이 선정됐다.
이들에게는 한 달에 2번씩 총 12회차에 걸쳐 집배원이 생필품 키트를 직접 전달하며 안부를 확인한다.
안부살핌 우편서비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서대전우체국 문정환 집배원.
이날 집배원을 만나고자 향한 곳은 다가구와 빌라가 밀집한 작은 규모의 우편취급국이었다.
이곳은 인근에 거주하는 안부살핌 대상자에게 전달할 생필품 키트를 보관하는 거점 장소다.
오전 10시 약속 시간에 맞춰 오토바이 소리와 함께 서대전우체국 소속 문정환 집배원이 도착했다.
문정환 씨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25년 차 베테랑 집배원이다.
안부살핌 대상자 집안에서 발견된 각종 쓰레기 더미. (출처=대전 중구청)
대전 중구와 연계된 한 복지관에서 깨끗하게 청소를 한 모습. (출처=대전 중구청)
그는 이번 사업에 참여하면서 겪은 한 가지 일화를 들려줬다.
홀로 사는 고령층 안부살핌 대상자 A 씨의 집을 방문하여 현관문을 연 순간, 온갖 악취와 함께 집안에는 온통 쓰레기가 가득했다고 한다.
이유는 거동이 힘들 정도로 몸이 아프고 쇠약하여 오랫동안 가사를 전혀 하지 못했단다.
이에 방이며 주방이며 심지어는 욕실까지 온통 더러운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이를 목격한 문정환 집배원은 관계 기관 신고를 통해 A 씨를 근처 병원으로 이송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도와줬다고 한다.
또한 집안에 방치된 쓰레기 더미는 관할 행정복지센터와 인근 복지관의 협력하에 깨끗하게 청소했다.
안부살핌 우편서비스 업무를 하며 확인 사항을 꼼꼼하게 체크한다.
문정환 집배원은 생필품이 포장된 상자를 오토바이 짐칸에 실으며 대상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고 우선 목소리를 통해 안부를 파악했다.
전달하는 생필품은 주로 택배라고 말한다.
등기 우편물이라고 하면 집에 있으면서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란다.
몇 시 몇 분 사이에 방문한다고 통화하면 대부분은 기다리다가 흔쾌히 문을 연다는 것이다.
안부살핌 대상자에게 생필품 상자를 전달하며 안부를 묻고 있다.
집배원을 따라 이동한 주소지는 우편취급국 반경 300m 이내로, 도보로 이동하기에도 충분했다.
초인종을 누르자 인기척과 함께 현관문이 열렸다.
문정환 집배원은 생필품 상자를 전하며 몸은 건강한지 별일은 없는지를 묻고, 혹시 모를 위해 환경은 없는지 등을 체크했다.
문정환 집배원에게 이번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소감을 들어봤다.
그는 안부살핌 대상자를 포함하여 관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발견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먹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지자체, 우체국이 함께하는 안부살핌 우편서비스를 계기로 더욱 촘촘한 복지안전망이 구축되기를 바랐다.
서대전우체국에 보낼 대전 중구 관내 250개의 안부살핌 생필품 상자. (출처=대전 중구청)
각종 생필품으로 구성된 작은 종이상자를 매개체로 굳게 닫혀있던 복지위기가구의 문이 열리고, 향후 그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다양한 복지서비스가 제공되었으면 한다.
복지위기가구의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지역사회 연대, 맞춤형 지원, 정기적인 관계 형성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부를 전하는 우리 이웃의 따뜻한 손길이 아닐까 싶다.
☞ (정책뉴스) 위기가구에 생필품·안부 전달"복지 사각지대 위험 예방"
정책기자단|이우진zziruni@naver.com
한 뼘 더,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정책스토리텔러!
2025.10.28
정책기자단 이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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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에서 '독립 창작자들'과의 멋진 만남
여름방학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0월 중순에 접어들었다.
대학 졸업이 다가오면서 요즘 나는 졸업 작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자인 전공생으로 졸업하기 위해서는 졸업 전시를 개최하여 본인이 만든 작품을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나는 '책'이 메인 콘텐츠이기 때문에, 다양한 인쇄 실험과 책 제본을 시도 중이다.
그러던 중 매년 눈여겨 보고 있었던 행사의 개최 소식을 접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북 페어, '2025 퍼블리셔스 테이블' 행사가 10월 17일부터 개최되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북 페어인 '퍼블리셔스 테이블' 행사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다는 것이다.
공식 누리집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약 200여 개의 부스가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2013년부터 개최되어 온 '퍼블리셔스 테이블' 행사는 올해 특히 그 의미가 뜻깊다.
국립중앙도서관이 개관 80주년을 맞이한 해이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측에서는 국가 지식자원으로서 독립 출판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공유하고, 독립 출판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자 한다는 행사 취지를 밝혔다.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은 전국 독립 출판 작가들을 지원하고, 대중에게 독립 출판이 가지는 가치와 의의를 알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전국 각 지역의 창작자와 출판사, 작가들뿐 아니라 세계 각 지역의 독립 출판 제작자까지 함께 참여한다는 소식에, 방문하기도 전에 현장이 얼마나 다채로울지 마음이 설렜다.
그러고 보면 독립 출판 서점에 방문했을 때 특히나 실험적인 책 디자인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독립 출판물을 중점적으로 조명하는 이번 퍼블리셔스 테이블 행사에서도 독특하고 개성적인 책을 만나볼 수 있을지 궁금해져서 행사 개요를 둘러보았다.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 행사 누리집에서 어떤 부스가 참여하는지, 어떤 이벤트가 열리는지 등 정보를 담은 전자 책자를 확인해 볼 수 있었다.
☞ 2025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 누리집(publisherstable.kr)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안내 책자다. 어떤 부스가 행사에 참여하는지, 몇 번 부스에 위치해 있는지 미리 살펴볼 수 있다. 200여 개의 부스가 페이지 한쪽에 담겨있어 구성이 알차다.
단순히 책을 전시하고 소개하는 장을 넘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독립 출판에 대한 정보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17일, 18일, 19일에 각각 다른 강연과 세미나를 들을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퍼블리셔스 테이블 행사에는 단순히 독립 출판 도서를 살펴보는 것뿐 아니라, 어떻게 책을 만들고 출판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소개하는 다양한 세미나, 강연도 마련되어 있다.
행사 참여자는 1인 출판 방법, 업사이클링 스크랩북 만들기, 지역 잡지, 출판사 브랜딩, 창작자 유형 테스트 등을 알아볼 수 있고, 더불어 제본한 시판 도서의 실물까지 직접 펼쳐볼 수 있다.
독서가 감성 분야의 유행 선도자(트렌드세터)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내 주변에도 퍼블리셔스 테이블 행사의 개최를 손꼽아 기다리는 친구들이 꽤 많았다.
가지각색의 독창적인 출판물을 감상하고, 재질이나 디자인을 생생하게 살펴보고 싶다고 했다.
나 역시 평소 편집 디자인에 관심이 많던 차에, 마침 학교 동문 선배들도 부스를 냈다는 소식을 들어 방문을 계획하게 되었다.
17일, 행사가 시작하는 날 아침 서초역으로 향했다.
행사가 열리는 17일 정오, 국립중앙도서관에 도착했다. 시작 전부터 남녀노소 독자들이 줄지어 있어 그 열기를 실감케 했다.
국립중앙도서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퍼블리셔스 테이블을 위한 야외 부스와 이벤트 구역, 그리고 행사 시작을 기다리는 독자들의 줄이 나를 반겼다.
입구를 가득 채운 사람들의 모습. 알고 보니 책 읽기를 좋아하는 독자들과 독립 출판에 관심을 가진 예비 작가들에게는 인기가 많은 행사라고 한다.
시작까지 15분이나 남은 시간인데도 줄이 꽤 길게 늘어져 있어 놀랐다.
정오가 되자마자 순서대로 행사장에 입장했다.
퍼블리셔스 테이블 행사가 개최되는 장소는 국립중앙도서관의 국제회의실이었다.
이중 구조의 넓은 장이 독립 출판 창작자들의 작품으로 알차게 꽉 차 있었다.
누리집에서 보았던 책자의 실물. 페이지에는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어도 실제 공간으로 보면 상상 이상으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길을 잃지 않기 위해 한 바퀴 돌아볼 때마다 책자를 확인하며 감상했다.
입장하자마자 활기를 띠는 행사장의 분위기에 들떠 적극적으로 부스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사실 행사장에 방문하기 전에는 '독립 출판'이라는 어감이 주는 이미지 때문인지, 소설책이 대부분일 것 같다는 막연한 예상을 했었다.
퍼블리셔스 테이블 행사장 내부는 다양한 지류 상품으로 즐비했다. 소설뿐 아니라 스티커, 엽서, 패키지, 기타 문학까지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종이가 모여있어 매우 다채로웠다.
그런데 막상 부스를 살펴보니 소설뿐 아니라 시집, 카드, 엽서, 사진첩, 패키지, 스티커, 창작 신문에 이르기까지 지류 상품으로 만날 수 있는 모든 장르가 모여있었다.
시작 시간에 거의 딱 맞추어 도착했음에도, 곧 행사장 전체가 발 디딜 틈 없는 활기로 가득 찼다. 도서를 탐색하는 젊은 독자들부터 느긋하게 둘러보는 고령의 독자들까지 다양한 관람객이 행사장에 방문했다.
실내에 해당하는 A부터 G 구역은 온전히 창작자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O 구역은 야외 이벤트 공간이었다.
독자가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는 창작자 유형 테스트, 문장 수집 스티커 투어 등이다.
QR코드를 촬영하여 참여할 수 있는 창작자 유형 테스트. 테스트 결과에 따라 용지를 받아서, O 구역 오디오북을 청취한 후 도장을 받을 수 있다. 도장을 받은 용지는 추후 럭키드로우 행사에 활용된다.
독자들은 낭독회나 오디오북을 감상하고 스탬프를 모으거나, 스티커 이벤트를 진행하는 부스에 직접 방문하여 문장을 추천 받고 스티커를 수집할 수 있다.
창작자 유형 테스트 용지를 가지고 야외 존에서 오디오북을 청취해 보았다. 길이가 짧은 여러 편의 낭독이 끊임없이 흘러나와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했다.
각종 대형서점, 독립 출판 서점의 매대에서 자주 마주칠 수 있는 '주머니시' 부스, 스페인 문화권을 생생하게 소개하는 예술 책방으로 인기를 얻었던 '스페인 책방' 부스 등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작가분들이 대거 참여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감상했다.
독립 출판 서점이나 예술 서점, 대형 서점 등 책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집갑의 모습. 이 시집갑은 '주머니시' 브랜드의 대표 상품으로, 이번 퍼블리셔스 테이블 행사장에서 그 부스를 만나볼 수 있었다.
창작자와 독자 사이의 장벽이 낮아, 흥미로운 지점이나 궁금한 부분에 대한 감상을 바로바로 주고받을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
홀로그램 박이나 벨벳 후가공 인쇄, 에폭시 인쇄 등 다양한 인쇄 기법을 여쭤보고, 인쇄소를 공유하며 독립 출판의 고충과 즐거움에 대해 허심탄회한 인터뷰를 나누었다.
홀로그램 박, 에폭시 후가공 인쇄 등 다양한 인쇄 실험 기법이 첨가된 도서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같은 기법을 사용했어도 결과물은 천차만별이다.
이번에 처음 퍼블리셔스 테이블 행사에 참여한 한 독립 출판 작가분께서는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글을 쓰고, 글을 쓰니 출판을 해 보고 싶어져서 작가가 되었다고 이야기하며 자서전을 소개하셨다.
비록 신인 작가지만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니 하루하루가 즐겁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이렇게나 많은 독자를 만나고 책을 홍보할 수 있어 정말 뜻깊다는 마음을 전하셨다.
실 제본, 박 인쇄 등 디자인 실습 시간에만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책의 실물을 접하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원리도 탐색할 수 있었다.
수많은 부스 사이사이를 가득 채운 인파 속에서 반가운 얼굴도 여럿 마주쳤다.
특히 워크숍에서 친분을 쌓은 동문 선배의 부스도 이번 퍼블리셔스 테이블에 참여해서 인사를 나누었다.
어엿한 한 창작자로서 독립 출판물로 부스를 내고, 창작물을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뿌듯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곧 졸업을 앞두고 있기 때문인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 역시 막연하게 바라기만 하던 출판에 대한 꿈을 한번 펼쳐보고 싶다는 선망이 피어오르기도 했다.
만화 같기도 하고, 그림책 같기도 한 독특한 형식의 예쁜 도서.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읽고 있었는데, 작가분께서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착도서라며 들떠 하셨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번 행사에 대해 "주제, 형태 여러 측면에서 기존 상업 출판과는 차별화된 독립 출판이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고, 독립 출판물도 납본을 통해 수집할 소중한 지식문화유산인 만큼, 이번 페어를 계기로 국립중앙도서관이 독립 출판 생태계 성장에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 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다채로운 색으로 채워진 부스를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디자이너부터 소설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군의 아마추어 작가들이 이 자리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분출했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이자 또 한 명의 창작자인 입장에서, 퍼블리셔스 테이블은 출판계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으로 반짝이는 우리나라 독립출판 시장의 흥행을 기원한다.
정책기자단|한유민ybonau@naver.com
생생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작성하겠습니다.
2025.10.28
정책기자단 한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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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전산망 화재 그 이후, 정부 디지털 행정은 얼마나 회복되었나
지난 9월 말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정부 디지털 행정의 심장부에 큰 충격을 주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표 누리집 장애에 따른 안내문. (출처=국가정보자원관리원 누리집)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의 핵심 정보시스템이 이곳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었던 만큼 일부 서비스 중단은 국민 생활과 행정업무 전반에 적잖은 불편을 초래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정부는 비상 복구 체계를 가동해 대부분의 주요 시스템을 정상화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0월 중순 기준으로 700여 개 정부 전산시스템 중 약 절반 이상이 복구를 완료했고, 나머지 서비스도 단계적으로 점검·이관 중이다.
정부는 기술 복구를 넘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 행정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정부 디지털 복원력, 체감으로 확인하다
인사혁신처 사이버국가고시센터 공지사항 화면. (출처=인사혁신처 사이버국가고시센터)
정책기자단은 이러한 복구 상황을 국민 시각에서 직접 확인하기 위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주요 서비스 중 하나인 국가공무원채용시스템 '어학성적 사전등록' 기능을 체험했다.
2025년 6월 30일부터 '어학성적 사전등록' 서비스는 기존 '통합채용포털'에서 신규시스템인 '국가공무원 채용시스템'으로 이관되었다.
☞ 국가공무원 채용시스템 바로 가기
국가공무원채용시스템 누리집 우측 상단에 있는 어학성적 사전 등록.
어학성적 사전등록 제도는 공무원 및 공공기관 시험 응시자가 매번 성적표를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마련되었다.
통상 어학 시험의 경우 최대 2년까지 연장되지만, 취업 기간이 길어지고 이직이 빈번해지면서 2년의 유효기간이 짧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 서비스가 도입된 이후 공무원과 공공기관 시험 응시자의 행정 절차 간소화와 편의성 제고를 통해 불필요한 반복 제출을 줄이고, 시험기관행정기관 간 연계를 강화해 성적의 진위와 유효성을 실시간 검증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 어학성적 유효기간을 최대 5년까지 인정받는다.
어학성적 등록을 위한 실명인증 화면.
어학성적 사전 등록 로그인 화면.
이용 방법도 쉽다.
국가공무원 채용시스템 누리집 접속 후 로그인 [어학성적 사전등록] 메뉴 선택 본인인증 및 시험기관 연동(예: YBM, ETS 등)을 거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성적을 불러온다.
응시자는 해당 성적을 선택해 등록하면 되며, 시스템이 유효기간을 자동으로 확인해 만료 성적은 자동 제외된다.
실수로 잘못 등록한 경우에는 즉시 삭제·재등록이 가능하고, 한 번 승인된 성적은 이후 모든 시험공고에 자동 반영되어 서류를 일일이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몇 분 안에 완료한 어학성적 등록. 최대 5년까지 어학 점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정책기자단이 실제로 로그인 후 [마이페이지 어학성적 사전등록] 경로를 따라 성적 입력 및 파일 업로드를 진행했다.
성적 검증과 승인 확인까지 실시간으로 표시되었고, 접속 속도 또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이용 과정은 원활했으며 서비스 오류나 데이터 손실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 기술 복구를 넘어 '국민 신뢰 복원'으로이렇게 정책기자단이 체험한 것처럼 예상치 못한 위기 속에서도 정부는 빠른 복구와 체계적 점검을 통해 중단 없는 행정을 구현하려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10월 19일 오전 9시 기준, 행정안전부는 전체 709개 장애 서비스 중 368개(51.9%)가 복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정부는 이번 사고 이후 모든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전산 백업·안전관리 점검을 실시하고, 업무 연속성 계획 체계를 보완 중이다.
특히 국민이 자주 이용하는 주요 시스템인 정부24, 국민비서, 국가공무원채용시스템 등은 우선 복구 대상에 포함되어 국민의 일상 행정서비스 이용이 끊기지 않도록 조치되었다.
정책기자단은 이번 체험을 통해, 위기 속에서도 국민이 다시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행정의 복원력이 현실이 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 이면에는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해 온 수많은 공무원과 공직자들의 헌신이 있었다.
각 부처와 기관의 담당자들이 주말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스템 복구와 점검에 매진했다는 사실은 우리 행정의 숨은 저력을 보여준다.
현장에서 묵묵히 업무 연속성을 지켜낸 공무원들과 기술 인력의 헌신 덕분에 국민은 다시 행정서비스를 신뢰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노력에 깊은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며, 이러한 진심 어린 노력이 앞으로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신뢰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 (정책뉴스) 정부 행정정보시스템 복구율 45.7%"11월 말까지 최대한 복구"
☞ (다른 기자의 글) 어학성적표 출력 말고, 사전등록 하세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한울 woolhan0309@gmail.com
2025.10.28
정책기자단 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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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사용 가능한 문화릴레이티켓!
공연 관람 활성화를 위해 생겨난 할인제도 '문화릴레이티켓'.
문화가 있는 날은 평균적으로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기준, 무료입장 및 요금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아쉽게도 해당 날짜에 문화생활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365일 제약 없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문화릴레이티켓'이다.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 단위의 공연들을 원하는 대로 예매하여 관람할 수가 있다.
공연의 할인율은 10%에서 30%까지 다양하며, 표 예매 및 할인은 동반 1인까지 가능하다.
문화릴레이티켓 공연 관람 인증하기.
'문화릴레이티켓' 할인 적용 방법은 간단하다.
공연 전, 문화릴레이티켓 할인을 통해 저렴하게 예매한 후 공연 당일 현장에서 QR코드로 관람 인증을 마치면 된다.
단, 모든 공연이 문화릴레이티켓 할인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미리 문화포털 누리집을 통해 공연 목록부터 살펴야 한다.
☞ 문화릴레이티켓 공연 목록 알아보기
문화릴레이티켓으로 예매할 수 있는 전국 공연들.
나 역시 문화포털 누리집에 접속해 문화체험 문화릴레이티켓 순으로 들어가 10월 공연 목록을 살폈다.
이틀간 진행된 홍콩교류공연 24절기.
중복 할인은 불가하다.
내가 원하는 공연이 문화릴레이티켓 혜택을 제공하더라도 조기 예매가 아니라면 원하는 자리가 없거나 금방 매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에 찾아본 대형 창작 무용극 '24절기'가 그랬다.
국립국악원과 동시에 NOL 티켓에서 판매했지만 아쉽게도 매진이어서 국립국악원을 통해 예매를 마쳤다.
어차피 문화릴레이티켓 할인율이라면 어디든 같고, 중복 할인도 불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공식 누리집에서 예매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공연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관객과의 대화시간.
이번 공연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바로 영화 GV처럼 ▲24절기 예술감독 ▲의상 디자이너 ▲조명 디자이너 ▲작곡가와의 만남이 준비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정말 흔치 않은 기회다.
평소처럼 국내 작품을 볼까 고민하다가, 10월 25일(토)까지 이어지는 홍콩위크와 더불어 관객과의 대화가 준비되어 있다는 소식에 서둘러 예매를 마쳤다.
문화릴레이티켓 선택 시 할인 금액 자동 적용.
좌석 선택 후에 '할인 선택' 항목에 있는 문화릴레이티켓을 적용하면, 기다림 없이 혜택을 받아볼 수가 있어 수월하다.
그 자리에서 알아서 적용해 주기 때문에 관람객이 따로 계산할 필요가 없다.
'문화릴레이티켓'의 장점은 위와 같이 '선 할인 제공'이라고 생각한다.
국립국악단 예악당 정문.
기대감 잔뜩 안고 찾아간 국립국악단 예악당.
대중교통으로도, 자차로도 방문하기 편한 곳이다.
평소처럼 표 인증 사진도 남겼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표부터 발급받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증을 위해 직원분께 문화릴레이티켓 QR코드를 요청했다.
문화릴레이티켓 관람 인증 페이지.
직원분께 요청하면 제공해 주는 공연 인증 QR코드.
모바일로 접속해 QR코드로 관람 인증하면 끝이다.
모바일로 접속해서 문화포털 누리집 로그인 문화체험 문화릴레이티켓 오늘의 공연 공연 선택 QR코드로 관람 인증하면 끝이다.
이후, 나의 문화릴레이티켓 리스트를 통해 기존에 인증해 둔 공연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공연 시작 전 무대 모습.
공연은 중간 휴식 없이 80분간 진행되었다.
이번 24절기는 양 윈타오 예술감독과 한국 예술가 김철환 작곡가·민천홍 의상디자이너·류백희 조명디자이너의 화합으로 탄생했다.
제25회 홍콩 무용상 수상 등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은 명작이다.
공연 종료 후 관객들에게 인사를 남기는 무용단.
공연 중간에 촬영은 불가했지만, 마지막 커튼콜 시간에 자유롭게 사진 촬영을 이어 나갔다.
무용수마다 감사 인사를 전달한 후, 관객과의 대화 재정비를 위한 퇴장이 이뤄졌다.
30분간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
이번 공연의 취지는 바로 '문화적 교류'에 있다.
한국 안무가 한 사람을 필두로 네 사람이 모여 서로 문서로 소통하면서 아시아의 공통점인 24절기를 주제로 택해 공연을 완성했다고 한다.
뒤이어 관객들의 질문들이 이어졌다.
관객1) Q. 24절기는 동양의 특색인데요. 24절기를 잘 모르는 서양 관객들 입장에서 공연에 대한 이해나 공감이 이루어졌나요?예술감독) A. 모든 나라가 날씨의 전환을 겪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의상, 음악, 안무 등으로 충분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 중간에 나온 문자들도 사실 크게 안 중요합니다.
이번 작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24절기의 존재를 알리고 날씨라는 소재로도 무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관객2) Q. 공연 내내 무대배경 영상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특별한 기술로 제작되었을까요?조명디자이너) A. 요즘 기술이 워낙 발달해서 나뭇잎 모양 그대로 따서 연출하는 건 그리 복잡하지 않은 기술입니다.
제 담당은 아니지만, 오늘 공연에서 선보인 크기보다 훨씬 더 작은 크기도 정교한 작업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양 윈타오 예술감독.
그밖에 양 윈타오 예술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기후 위기'를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비나 눈이 오지 않아야 하는 지역에 갑자기 쏟아져 내려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24절기는 계절의 변화를 말함과 동시에 급변한 환경을 짚어내고 경각심을 일깨우는 작품인 셈이다.
문화적 교류를 실천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
공연장을 빠져나오며 한국이 해외로 진출하는 일뿐만 아니라 타국이 한국으로 날아와 문화적 교류를 활발하게 이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에 환희가 몰려왔다.
믿고 보는 국내 작품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해외 명작까지 문화릴레이티켓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기고 갔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 예술 공연이 남기고 간 메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로 이어질 거란 희망을 품어본다.
☞ 문화포털 누리집(culture.go.kr)
☞ (다른 기자의 글) 일상에 스며드는 문화 '문화포털'에서 만들어요
정책기자단|임윤아kyado454@naver.com
우리 주변 곳곳에 묻어난 정책들, 경험으로 알리겠습니다!
2025.10.28
정책기자단 임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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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結),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전통의 손끝에서 오늘의 공예를 잇다
서울 용산 노들섬의 노들갤러리 2관.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자, 나무 향과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감싼다.
'결(結), 시간의 흐름 속에서'제목 그대로 이번 전시는 시간과 시간, 세대와 세대를 잇는 결을 따라가는 여정이었다.
오랜만의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전시를 찾는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졌다.
2025년 국가무형유산 이수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전통기술 분야 20종목, 44명의 이수자가 참여해 장인의 철학과 손끝의 미학을 선보였다.
무형유산이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세대와 공간을 잇는 문화의 결이다.
이 전시는 그 '보이지 않는 전통'을 눈앞의 작품으로 되살려냈다.
전통 재료가 장인의 손을 거쳐 공예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 1부 자연의 시간 재료가 품은 세월을 느끼다첫 번째 공간은 '자연의 시간'이었다.
한지, 모시, 말총, 대나무 등 다양한 재료가 장인의 손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재료의 질감과 색, 결을 그대로 드러낸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한 재료 같지만, 그 안에는 오랜 세월과 장인의 손길이 녹아 있었다.
관람객은 완성된 공예품을 통해 재료가 작품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대를 잇는 손끝의 기술과 전승의 의미를 볼 수 있다.
◆ 2부 장인의 시간 기억이 손끝을 따라 이어지다두 번째 공간은 '장인의 시간'.
이곳은 단순히 기술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세대를 잇는 기억의 방이었다.
오랜 세월 스승과 제자, 부모와 자식으로 이어진 전승의 흐름이 느껴졌다.
경복궁 교태전 단청 문양을 스케이트보드에 입혀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현장에서 단청장 안유진 이수자의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경복궁 교태전 단청 문양을 스케이트보드 위에 새겼다.
"왕비가 오늘날 보드를 탄다면 어떨까?" 라는 상상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전통을 무겁게 다루지 않고 '가볍지만 품격 있게' 재해석한 시도였다.
천연 안료와 아교로 그려진 단청의 문양이 스케이트보드 위에서 새롭게 숨 쉬고 있었다.
설명을 들으며 나는 '전통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과거의 문양이 젊은 세대의 감각과 만나는 순간, 단청은 궁궐의 천장에서 내려와 일상의 길 위로 옮겨졌다.
전통공예가 현대 디자인과 결합하며 새로운 쓰임을 제시한다.
◆ 3부 작품의 시간 오늘의 공간 속에 살아 있는 전통세 번째 공간은 '작품의 시간'.
이곳에서는 전통이 오늘의 감각으로 재해석되어 있었다.
은사와 금사로 산의 능선을 수놓아, 시간의 결과 자연의 흐름을 담았다
3부에서는 자수장 노현민 이수자의 작품 〈연산첩첩(連山疊疊)〉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전통 자수 기법으로 우리 산의 등줄기를 금사와 은사로 표현했다.
빛의 각도에 따라 능선이 은은하게 반짝이며, 마치 나이테처럼 켜켜이 쌓인 세월의 결이 드러난다.
노 이수자는 "산의 형태뿐 아니라 그 속에 흐르는 시간의 흔적과 생명의 결을 표현하고 싶었다" 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작품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세월과 자연, 인간의 삶이 한 화면 안에서 호흡하는 '살아 있는 초상화' 같았다.
이수자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시의 시작을 열었다.
◆ 전통은 다시 생활 속으로마침 내가 방문한 날에 개막 행사가 진행되었다.
현장에서 이관호 전시 감독을 만나, 전시의 기획 의도와 의미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호랑이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죠. 그 호랑이의 원본이 민속박물관에 있는데, 그걸 누가 만들었는지 아세요? 바로 이런 이수자들이 만든 겁니다." 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은 특별한 사람만의 유물이 아닙니다. 우리 부모 세대가 만들고 사용하던 생활의 일부였어요. 이제는 보물이 아니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라고 설명했다.
서랍이 동시에 열리고, 돌을 놓을 때 울려 퍼지는 은은한 소리가 감각을 자극한다.
전통과 미래에 관한 생각도 덧붙였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현대에 맞는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옹기에서 김치냉장고 아이디어를 얻었듯이, 이곳의 작품들을 보고 새로운 예술, 기술, 산업이 탄생하길 기대하며 이번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이 말은 국가무형유산 이수자 지원사업의 취지를 잘 보여준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이수자들이 전통기술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 속에서 새로운 쓰임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 결과물이자, 무형유산 전승이 '보존'에서 '활용'으로, 또 문화산업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세월이 새겨진 손끝에서 전통이 이어지고, 미래의 공예가 자라난다.
전시의 마지막 벽면에는 이수자들의 손을 담은 사진 세 점이 걸려 있었다.
굳은살이 박인 손, 세월이 새겨진 주름 하나하나가 전승의 시간을 보여주었다.
그 손끝에서 이어진 기술은 전통을 오늘의 생활로 이어내며, 무형유산 전승의 의미를 현실 속에 구현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국가유산청의 이수자 지원사업이 정책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이 이어져, 전통이 보존을 넘어 생활과 산업 속에서 살아 있는 문화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 (보도자료) 오늘의 전통을 만드는 사람들, 국가무형유산 이수자 작품 기획전 개최
☞ 노들섬 프로그램 정보 바로 가기
정책기자단|정수민sm.jung.fr@gmail.com
글을 통해 '국민'과 '정책'을 잇겠습니다.
2025.10.27
정책기자단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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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꼭 써야 하는 이유 '문화누리카드 잔액 0원 이벤트' 도전!
며칠 전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친구분이 차상위 계층이라 문화누리카드를 발급받으셨는데 올해 사용을 못 했다면서 어디서 사용할 수 있는지 묻는 것이다.
문화누리카드란 말 그대로 삶의 질 향상과 문화 격차 완화를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국내 여행, 체육활동을 지원하는 카드다.
올해부터는 혜택이 커져 1인당 연간 14만 원 지원받을 수 있다.
엄마 친구분은 구립 시설로 수영도 다니시고 가끔 영화도 보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문화누리카드를 받으시고도 여태 어디서 사용해야 할지 몰라서 안 쓰고 계셨다고 한다.
그동안 사용할 기회가 얼마나 많았을까 싶어서 내가 어찌나 안타까운지, 영 마음이 안 좋았다.
문화누리카드는 OTT 구독부터 고속버스, 국내 숙박에 항공권까지 다양한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출처=문화누리 누리집)
사용처가 어디 그뿐인가?
문화누리카드로는 공연과 영화는 물론 전시 관람을 비롯해 국내 여행, 축구. 농구. 야구. 배구 등 4대 프로스포츠 관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찾아보니 문화누리카드의 사용처가 진짜 많다.
영화나 도서 등은 워낙 유명해 알고 있었지만, 넷플릭스와 왓챠, 디즈니플러스 구독 서비스에 고속버스, 시외버스 이용, 국내 숙박 및 항공권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환영할 만한 사용처를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
올해 발급받거나 충전된 금액은 올해가 가기 전에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용하지 않고 남은 지원금은 사업 종료일인 2025년 12월 31일 23시 59분이 지나면 다음 연도로 이월되지 않고 국고로 자동 반납 처리된다.
그렇다면 하루빨리 사용해야 하는 내 문화누리카드에 잔액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어떻게 확인하면 될까?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문화누리카드 사용처에서 사용한 뒤 영수증을 확인하면 되는데 영수증의 끄트머리에 잔액이 쓰여 있다.
문화누리카드의 잔액은 다양한 경로로 확인할 수 있다. (출처=정부민원안내콜센터 누리집)
이 밖에도 다양한 경로로 잔액을 확인할 수 있다.
NH농협카드 고객센터를 이용하거나 문화누리카드 고객지원센터 전화번호인 1544-3412(내선 2)로 전화하여 카드번호와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조회할 수 있다.
그리고 주민센터나 누리집에서도 본인 인증을 거쳐 사용 내역과 잔액 확인이 가능하다.
만약 올해 주어진 문화누리카드의 혜택을 모두 누렸다면 이벤트에 도전해 보자.
먼저 문화누리카드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블로그를 친구 추가한 뒤, 구글 폼에 친구 추가 인증사진 첨부, 문화누리카드 번호, 이용 경험 후기를 남기면 된다.
이렇게 하면 편의점 기프티콘에 당첨될 수 있다.
정부 혜택도 누리고 이벤트 당첨까지, 일석이조의 행운이 따라올 지도 모를 일이다.
올해의 문화누리카드 혜택을 모두 누렸다면 잔액 0원 인증 이벤트도 있다. (출처=문화누리 누리집)
이렇게 좋은 문화누리카드!
만약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6세 이상, 2019. 12. 31 이전 출생자)에 해당하는데 몰라서 신청을 못 했다면, 11월 28일까지 신청도 가능하다.
그리고 올해 사용을 했고 카드 발급 자격을 유지 중이라면, 내년도에는 금액이 자동으로 재충전 된다.
하지만 이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카드의 유효기간!
내년도 1월이 만료라면 카드부터 재발급받아야 한다.
지갑 속에서 쿨쿨 잠자고 있던 문화누리카드를 깨운 엄마의 친구분은 지금 신나게 문화생활 중이시다.
일단 다음 달 수영을 등록하셨고, 서점에 가서 책도 한 권 사셨단다.
그리고 남은 잔액은 가을 여행 숙박료로 사용하시려고 엄마와 함께 여행을 계획 중이시다.
엄마 친구분은 문화누리카드로 책 한 권을 구입하셨다. 영수증 하단에서 잔액 확인이 가능하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해서 누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
아니, 문화는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많아지는 이 가을, 문화누리카드에 아직 다 쓰지 못한 금액이 있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신나는 계획 하나쯤 세워보면 어떨까?
책이나 영화에 풍덩 빠질 수도 있고 OTT 중 하나를 구독해 편안히 집에서 문화생활을 할 수도 있다.
문화누리카드의 소유자라면 정부의 혜택을 12월 31일 11시 59분까지 쏠쏠하게 누리시길 바란다.
☞ 문화누리 누리집 바로 가기
☞ 정부민원안내콜센터 누리집 바로 가기
정책기자단|김명진uniquekmj@naver.com
우리의 삶과 정책 사이에징검다리를 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5.10.27
정책기자단 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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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를 달리기 위한 첫 걸음, 빙속 국가대표 선발전 관람했어요
여러분은 어떤 취미를 가지고 계신가요?
과거에는 이것저것 경험하기를 좋아했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시간과 돈에 쫓겨 점점 더 소소한 취미를 찾게 됩니다.
최근에는 걷기 여행과 스포츠 경기 관람에 푹 빠져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스포츠 경기 관람은 직접 땀 흘려 운동할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곤 합니다.
마치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뛰는 듯한 감정을 느끼며 응원하고 득점 하나하나에 짜릿함을 느끼다 보면 한 주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관람했던 스포츠 경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뉴욕에서 봤던 '뉴욕레인저스 아이스하키팀'의 경기였습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경기장에 꽉 들어찬 관중, 거친 경기 속에서 신나는 응원까지.
비싼 티켓값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때부터 동계 스포츠의 매력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아이스하키 경기를 관람한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스케이트장도 찾고, 스키 강습도 알아보는 등 한동안 동계 스포츠에 푹 빠져있었는데요.
올해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을 통해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과 의정부 세계컬링선수권대회 소식을 생생하게 전해드렸던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사실!
추웠던 겨울이 지나자 동계 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졌고, 집 근처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에 푹 빠져 지내던 지난 9월, 국내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년, 혹은 일정 주기별로 진행하는 선발전인데 굳이 시간을 내어 찾아갈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셨다고요?
사실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했습니다.
밀라노 동계올림픽 누리집. 10월 19일 기준, 올림픽 개최까지 110여일이 남아있다. 넉 달이 채 남지 않은 시간,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을 위한 마지막 땀을 흘리고 있다. (출처=밀라노 코르티나 2026 동계올림픽 공식 누리집)
바로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이하 밀라노 동계 올림픽)의 출전 자격 획득을 향한 첫걸음이기 때문인데요.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를 펼치게 될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는 오는 11월 14일부터 예정된 네 차례 경기의 월드컵 종합 랭킹에 따라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고 하니 국가대표 선발전이 선수들에겐 꿈의 무대인 올림픽으로 향하는 첫걸음이 되는 셈이죠.
태릉선수촌과 맞닿아있는 태릉국제스케이트장. 경기 시작 전부터 선발전을 앞둔 선수들이 곳곳에서 몸을 풀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개최된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발전, 저는 둘째 날인 14일 현장을 방문해 태극마크를 걸고 질주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전날 스피드 스케이팅 5000m 부문의 전설로 불리는 이승훈 선수가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등 선수단 내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었는데요, 둘째 날에는 남녀 1000M와 여자 3000M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경기 시작 시각인 14:00에 맞춰 여자 1000M 부문 1조의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많은 국민이 빠른 스피드가 중요한 쇼트트랙에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스피드 스케이팅의 매력이 조금은 덜 알려진 것 같지만, 초반에 엄청난 힘으로 달려 나간 후 IN 코스와 OUT 코스를 교차하며 달려 물리적 힘을 이겨내는 선수들을 보고 있자면 스피드 스케이팅도 쇼트트랙 못지않게 짜릿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리고 있는 태릉국제스케이팅장. 선수들이 직선주로에 접어들며 마지막 힘을 쏟아내고 있다.
경기 템포도 꽤 빠른데요, 1조의 경기가 시작된 이후 다음 조의 경기가 바로바로 진행되어 40여 분 만에 여자 1000M 경기가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경기를 관람하며 역주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것도 재밌었지만, 경기장 밖에서 함께 땀 흘린 동료를 응원하는 선수들과 코치들의 목소리, 자녀의 우수한 성적을 위해 손 모아 기도하는 보호자의 모습을 보며 스포츠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흘 간의 '25~'26 시즌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발전 결과 총 10명의 남자 선수(김태윤-서울시청, 김준호-강원특별자치도청, 오현민-스포츠토토, 정재웅-서울일반, 박성현, 조상혁, 정재웅, 양호준-의정부시청, 구경민-경기일반, 조승민-동북고)와 6명의 여자 선수(박지우-강원특별자치도청, 김민선-의정부시청, 강수민-서울시청, 이나현-한국체대, 정희단-선사고, 임리원-의정부여고) 총 16명이 선발되었습니다.
스피드스케이팅 1000m부문에서 이나현 선수가 가장 좋은 기록을 거뒀다. 이나현 선수는 500m와 1000m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 경기 중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는 500M의 이나현 선수로 선발전 1차와 2차, 결승 모두 1위에 오른 데다 1000M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는데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의 좋은 흐름을 월드컵 대회에서도 이어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서 꼭 메달을 획득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해봅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남자 5000M 선수들의 월드컵 선전을 응원해 보는데요, 2월 8일로 예정된 밀라노 동계 올림픽 남자 5000M 경기를 현장에서 관람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남자 장거리 경기에는 전통적인 강자가 많아 메달 획득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들려오지만, 스포츠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니까요!
물론 저 역시 우리 선수가 출전하면 태극기를 흔들며 기운을 팍팍 불어넣어 주려고 열심히 팔 운동 중이랍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린 태릉국제스케이트장. 3일간의 선발전에 약 300명의 선수가 참가해 총 16명의 국가대표가 선발됐다.
이제 정말로 얼마 남지 않은 밀라노 동계올림픽입니다.
이번에 선발된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들이 1~4차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진심으로 응원하며, 타 종목 선수들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월드컵 및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밀라노 현장에서 더 많은 선수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내라 대한민국, 힘내라 대한민국 국가대표!"
☞ 제25회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공식 누리집 바로 가기
정책기자단|이정혁jhlee4345@naver.com
국민의 시선에서 정책 현장의 생동감을 전해드리겠습니다!
2025.10.27
정책기자단 이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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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대신 동네로, 지역 서점에서 다시 책을 고르다
책을 한동안 온라인으로만 샀다.
클릭 몇 번이면 배송이 오고, 포인트도 쌓이는 게 익숙해졌다.
그런데 어느 날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서점 인증제' 소식을 보고 문득 궁금해졌다.
내 주변에도 그런 서점이 있을까? 얼마나 다를까?
그렇게 별생각 없이 책을 사러 가고 싶었던 날, 친구 둘이 "우리도 같이 갈래!" 하며 따라붙었다.
계획된 건 아무것도 없었고, 어쩌다 보니 친구들과 오랜만에 오프라인 서점에 방문하게 됐다.
평소 자주 지나다녔지만 오랜만에 방문한 지역 서점.
내가 방문한 곳은 근처 골목 안쪽에 작게 자리한 서점이었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 깊은 서점인데, 어렸을 때는 책과 교과서 등을 사러 종종 방문했었지만 인터넷에서 책을 사기 시작한 뒤로는 딱히 갈 일이 없어 지나쳐 다녔던 곳이다.
오랜만에 추억 가득한 공간의 문을 열자 오래된 책 냄새와 잔잔한 음악이 섞여 들어왔다.
조용했지만, 어쩐지 따뜻한 공간이었다.
오랜만에 느낄 수 있던 고즈넉한 지역 서점의 풍경.
서점 안에는 우리가 알고 있던 대형 서점과는 다른 리듬이 있었다.
책이 빼곡하지도, 신간 광고가 눈에 띄게 붙어 있지도 않았다.
종류가 엄청나게 많지는 않지만 유명하고 인기 있는 책들, 그리고 다양한 독자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여러 책이 배치되어 있었다.
내가 방문한 곳은 근처 골목 안쪽에 작게 자리한 서점이었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 깊은 서점인데, 어렸을 때는 책과 교과서 등을 사러 종종 방문했었지만 인터넷에서 책을 사기 시작한 뒤로는 딱히 갈 일이 없어 지나쳐 다녔던 곳이다.
오랜만에 추억 가득한 공간의 문을 열자 오래된 책 냄새와 잔잔한 음악이 섞여 들어왔다.
조용함 속에 따뜻함을 품은 공간이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사용해 책을 구매할 수 있던 지역 서점.
마침 이번에 받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떠올렸다.
혹시 되나 싶어 결제했는데, 단말기에 '승인 완료'가 떴다. 그 순간 약간의 뿌듯함이 들었다.
단순히 책을 산 게 아니라, 정책을 생활 속에서 직접 써본 느낌이었다.
평소 읽고 싶었던 경제 서적을 찾기 위해 방문한 서가.
지역서점 인증제는 문체부가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제도다.
일정 기준을 충족한 서점을 '인증'하고, 독서 문화 프로그램이나 작가 초청 행사, 청소년 독서동아리 운영 등과 연계해 지원한다.
그 덕분에 전국 곳곳의 동네 서점들이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의 중심으로 조금씩 자리 잡고 있다.
책을 사고 나와 근처 카페에 들렀다.
최근 경제 분야에 관심이 생겼는데, 친구들과 함께 서점에서 경제 책을 살펴보다가 함께 공부하고 싶어서 같은 책을 구매해 매주 한 단원씩 공부하기로 했다.
온라인으로 책을 살 땐 이런 대화와 교류를 하기 쉽지 않았다.
결제 버튼을 누르고, 배송만 기다리면 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책을 고르는 시간부터 함께 이야기하고, 표지를 만지고, 페이지를 넘기며 서로 다른 취향을 발견했다.
돌아오는 길, 친구가 "이렇게 같이 책 보고 시간 보내는 거 진짜 좋다. 우리 꾸준히 책 읽어보자!" 라며 던진 말이 꽤 오래 마음에 남았다.
사실 나는 정책 체험을 해야겠다는 의식보다, 그냥 책을 사고 싶어서 나왔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단순한 행위가 지역 경제, 문화정책, 그리고 친구들과의 일상까지 연결될 줄은 몰랐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통해 구매한 책.
지역 서점이라는 공간은 생각보다 더 많은 의미를 품고 있었다.
누군가의 하루가 잠시 멈추는 곳,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곳.
거대한 유통 속에서 작지만 단단히 버티는 이 서점들은, 결국 지역 문화를 지탱하는 가장 가까운 문화 기반 시설이었다.
지역서점 인증제는 그 가치를 조금 더 오래 지켜내기 위한 장치일지도 모른다.
가을은 늘 독서의 계절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 가을, 나는 책보다 '책을 사는 경험'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클릭 대신 걸어서, 혼자 대신 함께, 익숙한 대신 낯선 공간으로 향했던 그 오후의 느린 속도.
어쩌면 그게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문화생활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정책기자단|양은빈bin2bin249@khu.ac.kr
어려운 정책을 알기 쉬운 이야기로 전달하겠습니다.
2025.10.27
정책기자단 양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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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의 세계에 빠지다 '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
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이 열렸다.
월드 웹툰 페스티벌.
과거 '기안84' 전시회를 다녀오기도 했고, 웹툰이 드라마화, 영화화된 작품들도 여러 개 챙겨볼 만큼 웹툰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직접 참여해 보았다.
이번 페스티벌은 팝업 전시, 전시·체험, 무대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팝업 전시는 10월 16일 부터 26일까지 롯데월드몰 B1~4층에서, 전시·체험은 19일부터 22일까지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무대 프로그램은 19일부터 21일까지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진행되었다!
그중에서도 나는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진행된 전시·체험에 다녀왔다.
월드 웹툰 페스티벌.
가장 먼저 나를 사로잡은 건 'WEBTOON'이라는 알파벳 일곱 글자를 주제로 구성된 전시였다.
각 알파벳은 '웹툰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하며, 각기 다른 관점과 감각으로 웹툰이라는 매체를 해석하고 있었다.
전시 설명.
특히 웹툰의 미래에 대해서 웹툰 감상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고 말하는 점이 인상 깊었는데,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웹툰이나 오디오 웹툰 등 트렌드와 기술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특성을 짚어주고 있었다.
기술의 발달로 더 다양해질 웹툰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는 전시였다.
컬러링 이벤트.
전시를 둘러본 후에는 다양한 부스 중 '웹툰 컬러링 이벤트' 부스에 참여했다.
준비된 태블릿과 프로그램을 이용해 제공된 도안에 직접 색을 칠하고, 참가자 투표를 통해 일일 1등에게는 와콤 무빙크패드라는 어마어마한 경품이 주어지는 행사였다.
체험 행사에 직접 참여했다.
내가 선택한 도안은 귀여운 강아지 캐릭터 '마루'.
나름 진지하게 색을 칠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그림을 가져갔는데, 그 옆에 걸린 너무 완벽한 다른 참가자의 그림에 나는 그림에 재능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확연히 비교되는 두 그림.
그래도 귀여움으로 승부하자 생각하며 당당히 걸어 놓고, 나에게 스스로 투표를 하고 왔다.
웹툰 채용박람회.
대학만화 웹툰대전.
장애인 웹툰 아카데미.
이외에도 웹툰 채용박람회, 대학만화 웹툰대전, 장애인 웹툰 아카데미 등 내가 기존에 관심 있던 대중적인 웹툰뿐 아니라 다양한 웹툰의 세계를 둘러볼 수 있어 너무나 좋은 경험이었다.
웹툰의 팬으로서 웹툰 문화가 이렇게나 발전했다는 게 괜히 뿌듯하기도 하다.
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은 10월 26일까지 롯데월드몰에서 팝업 전시 형태로도 계속된다.
전시/체험과 무대 프로그램은 아쉽게 막을 내렸지만, 웹툰 팬이라면 팝업 전시에 참여해보길 추천한다.
☞ (보도자료) '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어워즈', 웹툰, 현실이 되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세아 new220723@naver.com
2025.10.27
정책기자단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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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로 배우는 오늘, 미래내일 일경험 프로젝트!
'미래내일 일경험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처음 봤을 때, 단순히 인턴십의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참여해보니 이건 '일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라기보다 '조직 안에서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 가까웠다.
청년이 사회로 나가기 전,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연습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라는 점이 실제로 체감됐다.
3일 동안 진행된 미래내일 일경험 사전 직무교육.
프로그램의 시작은 3일간의 사전교육이었다.
처음엔 형식적인 오리엔테이션일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참여해 보니 내용이 훨씬 다양했다.
금융 공공기관의 역할을 함께 고민해 보고, 인사 예절과 조직 내 의사소통 방식, 협업할 때의 태도 등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또 조별로 토의를 진행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토의 주제는 우리가 일하게 될 공공기관의 존재 가치에 대한 쟁점이었다.
정답이 있는 질문은 아니었지만, 각자의 경험과 생각이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기관의 존재 가치, 그리고 그곳에 속하게 될 우리가 가져야 할 일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직접 업무를 진행하게 된 자리의 모습.
그리고 드디어 첫 출근.
사번이 적힌 종이를 들고 안내를 받으며 자리에 앉는 순간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내가 근무하게 된 곳은 금융 관련 공공기관이었고, 처음엔 낯설고 조용했지만 지점에 계신 모든 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다.
첫 주는 모든 게 새로웠다.
문서 정리나 자료 확인, 고객 응대 등 기본적인 일을 맡으면서 동시에 조직의 흐름을 배웠다.
보고할 때는 간결하게, 협의할 때는 서로의 일정을 고려하며 조율했다.
사소한 일 같지만, 이런 과정이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는 순간이라는 걸 알게 됐다.
전산 시스템을 다루거나 서류를 정리하는 일도 있었는데, 작은 업무 하나에도 절차와 기준이 분명했다.
효율보다 '정확함'이 더 중요했고, 매일 조금씩 그 원리를 익혀가는 게 내게는 가장 큰 배움이었다.
단순 비즈니스 매너부터 실무 관련 내용까지 배울 수 있었던 직무교육의 시각 자료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조직 속에서 나를 찾는 경험'이었다.
학교에서는 개인의 성취가 중심이었다면, 이곳에선 팀의 성과가 우선이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하루하루 선배님들의 일하시는 방식을 보며 배워갔다.
빠르고 철저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 문제를 조용히 해결하는 사람, 중간중간 주변의 동료들을 챙기는 사람.
각자의 방식이 다르지만 결국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게 흥미로웠다.
첫 출근을 마치고 나서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미래내일 일경험'이라는 프로그램 이름이 다시 떠올랐다.
다시 떠올려보니 '미래'와 '내일'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조금 다르게 들렸다.
이 프로그램은 내 경력을 만들어주는 제도가 아니라, 사회로 나가기 전 나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일의 방식뿐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 책임의 무게, 그리고 내 역할의 의미를 배우고 있다.
양질의 교육을 들을 수 있었던 미래내일 일경험 사전 직무교육 현장.
이 경험을 통해 느낀 건 단순하다.
미래내일 일경험 프로젝트는 '일자리를 주는 정책'이 아니라 '일의 기준을 세워주는 정책'이라는 점이다.
사전 교육에서 배운 인사법, 협업의 태도, 조직 내 소통 방식은 현장에서 하나씩 살아났다.
그리고 그 과정이 바로 '적응'이자 '성장'이었다.
아직은 서툴지만, 그 서툶 속에서 배우고 있다.
3개월의 짧은 기간이 끝날 때쯤, '일을 잘하는 사람'도 좋지만 '일을 이해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미래내일 일경험 프로젝트가 내게 준 건 그 방향성을 찾는 기회였고, 그 첫 주의 경험이 내 사회생활의 첫 문장으로 남을 것 같다.
☞ 청년일경험 누리집(yw.work24.go.kr)
정책기자단|양은빈bin2bin249@khu.ac.kr
어려운 정책을 알기 쉬운 이야기로 전달하겠습니다.
2025.10.27
정책기자단 양은빈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