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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폐철교, 명품 공원이 되다

[생활 SOC ①] 부산그린라인파크 사업으로 걷고 싶은 도심 숲길 조성

2019.04.24 정책기자 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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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상전벽해 아닐까? 흉물로 남아있던 폐철교와 쓰레기 더미로 뒤덮인 공터가 도심 속 공원으로 변신했다. 부산그린라인파크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부산그린라인파크 조성사업은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소유하고 있는 동해남부선 고가 하부의 방치된 유휴부지에 녹지와 산책로·휴게쉼터·운동시설 등을 설치해 도심 속 명품 숲길을 조성한 사업이다. 부산시는 지난 2016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동래구와 연제구를 잇는 면적 12만㎡, 총 6km의 거리를 순차적으로 완공했다.

도보로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이 길을 천천히 걸어봤다. 먼저 부산진구 양정동 하마정 사거리는 동해남부선 고가 철길 아래로 오랜 시간 황량한 공터로 방치돼 있던 공간이었다. 철조망이 처져 있었고, 철도교각 아래라 햇빛이 차단돼 어둠의 공간이라 불리던 곳이었다. 특히 온갖 쓰레기가 나뒹굴어 동네 주민들은 이곳을 멀찍이 피해 다녔다. 그러던 이곳이 사계절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산책로와 다양한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도시공원으로 변신했다.

부산진구 양정동 하마정 사거리는 동해남부선 고가 철길 아래로 흉물로 남아있던 폐철교와 쓰레기 더미로 뒤덮인 공터였다. 사진은 2017년 공사를 시작하기 전 모습.
부산진구 양정동 하마정 사거리는 동해남부선 고가 철길 아래로 흉물로 남아있던 폐철교와 쓰레기 더미로 뒤덮인 공터였다. 2017년 공사를 시작하기 전 모습.(사진제공=부산시)

2019년 현재 꽃과 나무가 활짝 필 산책길로 변신했다. 그동안 소외됐던 철길 주변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졌다.
2019년 현재 꽃과 나무가 활짝 핀 산책길로 변신했다. 그동안 소외됐던 철길 주변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졌다.

부산시 녹지사업팀 박찬우 주무관은 “각 구간마다 테마를 정해 주변 동네의 특징을 살렸다”며 “교각 하부 공간에는 음지에 강한 식물을 심고, 햇빛이 잘 드는 구간에는 큰 나무를 심었다. 나무 식수에 따라 동식물이 따라오는 것에 아이디어를 착안해 작은 식물원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하마정 사거리에서 거제역 길을 따라가다 보면 초등학교가 나온다. 초등학교 인근 지역이라는 특색을 살려 ‘자연마당’과 ‘레인가든’을 조성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곳곳에 설치된 생태 해설판을 살펴보니 후방나무에는 청띠제비나비가, 상수리나무에는 넓적사슴벌레가 서식 가능하다고 적혀있다. 나무가 많으니 참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들렸다.

2인 1조로 탈 수 있는 자가발전 놀이터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손꼽힌다. 비가 오면 물고임이 이뤄지는 지역 특성을 착안해 레인가든도 설치했다. 레인가든은 물고임 현상이 일어나는 좁은 공간을 미니 정원으로 활용함으로써 빗물을 저장·정화해 물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이다. 레인가든 주변은 주로 습하고 건조한 환경에서도 적응 가능한 팽나무, 조팝나무, 수국 등이 조성돼 있었다.

부산그린라인파크로 조성된 6km 공간마다 테마로 꾸며졌다. 하마정 사거리에 위치한 구간은 초등학교 근처특색을 살려 작은 식물원과 레인가든을 설치했다.
부산그린라인파크로 조성된 6km 공간마다 테마로 꾸며졌다. 하마정 사거리에 위치한 구간은 초등학교 근처 특색을 살려 작은 식물원과 레인가든을 설치했다.
 

산책로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등의자, 운동기구,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가로등과 CCTV도 설치돼 있었다. 그동안 소외됐던 철길 주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졌다. 근처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59) 씨는 “산책길이 생기면서 나무가 한 꺼풀 막아줘서 그런지 도로 소음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전에는 도로 하나 차이로 우리 동네를 음지라 불렀다. 도심 숲이 생기면서 동네 분위기도 밝아지고 그냥 나와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삶의 여유가 생겼다”고 웃으며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도심과 도시숲의 미세먼지를 비교한 결과 숲에서 미세먼지(PM10)는 25.6%, 초미세먼지(PM2.5)는 40.9%까지 낮아졌다고 밝혔다. 미세하고 복잡한 표면을 가진 나뭇잎이 미세먼지를 흡착 및 흡수하고 가지와 나무줄기가 침강하는 미세먼지를 차단해주기 때문이다. 도시의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교대역을 지나 원동교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온천천을 잇는 옛 동해남부선 폐철교가 보였다. 1931년 준공된 길이 92m 폭 4.3m의 단선 철로가 놓인 폐철교는 그동안 안전 문제로 시민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막아놨던 공간이었다. 철거 논의가 여러 차례 있었던 온천천 폐철교는 안전진단을 거쳐 지역 명소로 변신했다.    

2017년 온천천 폐철교의 모습.
2017년 온천천 폐철교의 모습. (사진제공=부산시)

2019년 현재 폐철교가 있던 온천천은 안전검사를 통해 도보가 가능한 공원으로 변신했다.
2019년 현재 폐철교가 있던 온천천은 도보가 가능한 공원으로 변신했다.

철교의 상징인 레일은 유지한 채 보행자가 걷기 편하도록 나무 데크가 깔려 있었다. 가운데쯤 걷다보니 강화유리가 설치돼 투명 유리 사이로 물이 흐르는 온천천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특히 이곳은 부산의 대표적인 벚꽃길로 손꼽히는데, 폐철교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대표적인 포토존으로 손꼽힌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산책을 나온 박모(37) 씨는 “업무량이 많아 혼자만의 생각이 필요할 때 잠시 짬을 내어 쉬어가는 비밀 장소”라며 “온천천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어 눈도 맑아지고 상쾌한 기분을 얻게 되는 공간”이라고 미소 지었다.

정부의 SOC사업으로 앞으로 3년 뒤에는 더 많은 숲이 조성될 계획이다. 도보로 10분 거리에 어디서든 푸른 숲을 만날 수 있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산시는 생활 SOC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는 산림청 ‘도시 바람길 숲’ 공모에 최종 선정되어 가로숲길, 하천숲길, 거점녹지 등 19ha 면적에 3년간 2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생활SOC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는 산림청 ‘도시 바람길 숲’ 공모에 최종 선정되어 가로 숲길, 하천숲길, 거점녹지 등 19ha 면적에 3년간 2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사진=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생활 SOC 신규사업으로 추진하는 산림청 ‘도시 바람길 숲’ 공모에 최종 선정되어 가로숲길, 하천숲길, 거점녹지 등 19ha 면적에 3년간 2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사진제공=부산시)

부산시는 폐철교를 활용한 도심 숲을 조성함에 따라 그동안 소외됐던 철길 주변지역의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줬다. 사진은 온천천 폐철교에서 바라본 도시 숲의 모습이다.
부산시는 폐철교를 활용한 도심 숲을 조성함에 따라 그동안 소외됐던 철길 주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줬다. 사진은 온천천 폐철교에서 바라본 도시 숲의 모습이다.

‘도시 바람길 숲’이란 환경보전형 도시계획 방안으로 도시 숲을 확충하고 외곽 산림을 생태적으로 관리해 도시 내외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바람길을 확보, 열섬현상, 미세먼지를 저감·분산하는 기능을 갖춘 숲을 뜻한다. 도심지의 공기는 낮에 태양열을 받으면 올라가게 되는데 주변 숲에서 만들어진 시원한 바람이 그 빈 공간을 메우는 것이 핵심이다.

부산시 녹색도시과 김석환 주무관은 “부산의 지형적 특색을 최대한 살려 원도심권을 중심으로 주요 간선로와 도심 하천에 바람길 숲을 조성해 산과 바다를 연결하는 거점 녹지공원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세먼지 걱정 없는 행복한 숲의 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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