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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도 뚝 떨어져 미사를 봤다

코로나19로 확 달라진 종교활동 풍경

2020.05.04 정책기자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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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에 정부는 5월 5일까지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 중이다. 그리고 5월 6일부터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한다. 이에 따라 종교행사는 중단에서 ‘자제’로 바뀌었다. 방역지침을 준수하면 종교행사도 허용한다는 것이다. 지난 일요일, 내가 다니는 분당요한성당에 가보니 미사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아내와 일요일 오전 11시 미사에 참석했다. 거의 두 달 만이다. 그런데 성당에 들어서기까지 절차가 무척 까다롭다. 지하주차장 입구부터 발열체크를 한다. 창문을 내리면 자원봉사자들이 발열체크기를 이마에 들이대고 체온을 잰다. 이상없음을 확인한 후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성당에 갔는데 지하주차장 입구부터 코로나19 때문에 발열체크를 한다.
성당에 갔는데 지하주차장 입구부터 발열체크를 한다.


지하주차장 입구뿐만 아니라 성당에 들어서기 전에도 발열체크를 한다.
지하주차장 입구뿐만 아니라 성당에 들어서기 전에도 발열체크를 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성당에 들어서려는데, 입구에서 또 발열체크를 한다. 코로나19 증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아무런 제지 없이 들어서던 예전과는 완전 딴판이다. 하지만 신자 누구든 불평 없이 발열체크에 응한다. 대구에서 집단감염이 종교시설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이런 건 충분히 이해한다.

성당에 들어서니 열화상 카메라와 대인 소독기까지 비치했다.
성당에 들어서니 열화상 카메라와 대인 소독기까지 비치했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니 열화상 카메라와 대인 소독기가 있다. 열화상 카메라가 내 체온을 체크한다. 대인 소독기에 가까이 가니 훈증 형태의 소독약이 나온다. 손과 몸을 돌려가며 소독할 수 있다. 몸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소독이 멈춘다.

미사에 참석하려면 이름과 주소 등이 담긴 인명록을 작성해야 한다.
미사에 참석하려면 이름과 주소 등이 담긴 인명록을 작성해야 한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미사에 참석하려면 인명록을 작성해야 한다. 인명록은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의무 사항이라고 적혀 있다. 성당에서 정부의 방역지침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다. 이는 혹시라도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면 신속하게 감염 여부 파악을 위한 것이다. 만약 일부 누락 등으로 인한 문제 발생 시 귀책 사유는 작성자에게 있으니 정확하게 작성하라고 한다.

미사를 보기 위해 성당 대성전에 들어서기 전에 인명록을 제출해야 한다.
미사를 보기 위해 성당 대성전에 들어서기 전에 인명록을 제출해야 한다.


성당 대성전에 들어갈 때 인명록을 내야 한다. 이렇게 성당 미사를 보기 위해 주차장 출입구부터 마스크 착용, 발열체크 2번(37.5˚C 이상 입장 불가), 손 소독제 세척, 인명록 제출 등을 했다. 여기서 한 가지라도 지키지 않는다면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다.

미사를 하는 대성전에 들어서니 마스크 쓰지 않은 사람이 없다. 입구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장하라는 안내 문구도 있다. 내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으니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무증상 감염이 위험하고 누가 확진자인지 모를 수 있으니 마스크는 최소한의 감염을 막을 도구다.

성당 좌석은 1m 이상 떨어뜨려 좌석표라고 쓰인 곳에만 앉는다.
성당 좌석은 1m 이상 떨어뜨려 좌석표라고 쓰인 곳에만 앉는다.


분당요한성당 대성전은 일요일이면 좌석이 꽉 찼다. 그래서 성당에 가기 전에 걱정했다. 다닥다닥 붙어서 미사를 보면 감염 위험이 있을 텐데 하고 말이다. 막상 가보니 성당 좌석이 확 달라졌다. 좌석표라고 쓰인 곳에만 앉아야 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줄에 8명 정도 앉았다. 지금은 두 명만 앉는다. 좌석 거리가 약 1m 이상 떨어졌다. 종교시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나는 아내와도 뚝 떨어져 미사를 봤다.

여러 사람이 쓰는 봉헌지갑, 성가책 등도 성당에서 사라졌다.
여러 사람이 쓰는 봉헌지갑, 성가책 등도 성당에서 사라졌다.


봉헌금을 넣던 지갑도 사라졌다. 좌석에 비치된 성가책과 기도문도 없다. 여러 사람이 만지는 물건은 전부 치웠다. 당분간 봉헌지갑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좌석에 붙어 있다. 대성당에 들어서면 나무로 된 큰 봉헌함이 있다. 여기에 신자들이 알아서 봉헌금을 넣으면 된다.

성당에서 일주일에 한 번 신자들을 만나면 반갑다. 그래서 손을 잡고 악수를 하는 등 인사를 한다. 그건 성당뿐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손 인사는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눈 인사를 한다. 손 대신 눈으로 인사를 하니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남자들은 눈 인사 대신 손등 부딪히기로 대신하기도 한다.

모든 미사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최적 인원만 참가한다. 미사는 선착순으로 참석이 가능하다. 대신 미사는 분산해서 여러 번 한다. 토요일에 2번, 일요일에 7번을 한다. 주일미사를 온라인으로 권장하기도 한다. 유아, 어린이, 청소년과 그 부모님, 노약자, 기저질환자, 자가격리자, 발열자는 평화방송 생방송과 인터넷(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미사를 드릴 수 있다.

성당에 나오지 않고도 집에서 주일미사를 온라인으로 권장한다.
주일미사를 온라인으로 권장하기도 한다.


미사가 시작됐다. 신자들뿐만 아니라 신부님도 마스크를 쓰셨다. 신부님 옆에서 미사 도움을 주는 복사도 없다. 이런 풍경은 처음이다. 마스크를 쓰고 성가를 부르기가 조금 답답했다. 그래도 벗을 수가 없다. 모든 신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성가를 불렀다. 힘들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종교행사 방역지침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종교활동 풍경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19가 종교활동 풍경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미사 중 가장 중요한 의식은 영성체다. 신부님이 밀가루로 만든 조그만 빵을 신자들에게 나눠준다. 긴 줄을 서서 기다려 성체를 받는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1m 이상 떨어져 기다린다. 신자들이 너무 붙었다 싶으면 자원봉사자들이 1m 이상 떨어지도록 권장한다. 미사 중에 이 성체를 모시는 순간에만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그 외에는 계속 써야 한다.

두 달 만에 미사를 보고 나니 무겁던 마음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집콕생활을 하느라 코로나 블루까지 걱정했는데 미사로 영혼 샤워를 한 느낌이다. 분당요한성당은 당분간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서 미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이는 신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조치다. 성당뿐만이 아니다. 불교, 기독교 등 다른 종교시설도 방역지침을 준수해 종교활동을 하고 있다.

정부의 방역지침대로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열심히 기도해도 코로나19를 피할 수 없다.
정부의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는다면 아무리 열심히 기도해도 코로나19를 피할 수 없다. 아직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생활 속 거리두기가 일상 생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성당 등 종교시설에서 방역지침을 준수 하는 것은 신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의 방역지침대로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열심히 기도해도 코로나19를 피할 수 없다.



이재형
정책기자단|이재형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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