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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백신, 실감 콘텐츠로 치유받고 싶다

문화체육관광부, 내년 예산안 6조8273억원… 비대면 문화 콘텐츠 확산

정책기자 김윤경 2020.09.11

몇 년 전, 덕수궁에서 우연히 미디어파사드(건축물 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한 영상 예술)를 봤다. 그날 하늘 아래 모든 것이 무대였다. 미래의 빛이 과거 속 문화재를 하나씩 두드려 깨웠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다 현재에 흩뿌려졌다. 

덕수궁 석조전은 우아한 파티장이 됐다가, 현실 속 이발소와 극장 등으로 바뀌었다. 많은 배우도, 무대 장치도 필요 없었다. 엄숙한 환희. 이 상반된 문장이 가장 잘 어울려 보였다.

덕수궁 석조전에서 문화재청 주최로 열린 ‘석조전, 낭만을 상상하다’ 에서 본 미디어파사드.
덕수궁 석조전에서 문화재청 주최로 열린 ‘석조전, 낭만을 상상하다’ 에서 본 미디어파사드.


모든 감각을 깨운 숨 가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미디어파사드가 남긴 잔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관객들 모두 감정의 끝에서 찬란하게 마무리한 공연에 넋 나간 표정이었다. 간간이 스치는 밤바람까지 완벽했다. 

색다른 석조전을 만났고, 빛이 준 이야기를 봤으며, 그 둘을 합친 예술을 감상했다. 하나로 세 개 이상 공연을 본 느낌, 실감 콘텐츠가 주는 세계였다.  

2019년 서울 영상라이트 동대문 DDP 에서 본 미디어파사드.
2019년 동대문 DDP에서 본 미디어파사드.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 예산안을 6조8273억원으로 편성했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 수요 급증, 5세대 이동통신(5G)·인공지능(AI)·실감기술 등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 대전환’ 등에 대응하기 위한 문화 부문 ‘디지털 뉴딜’ 과제를 중점적으로 반영했다.

① 5세대 이동통신(5G)을 기반으로 증강·가상현실(AR·VR), 홀로그램 등 실감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고(15개 세부과제, 1335억원), ②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과 문화 분야를 접목하는 융합 콘텐츠도 개발 및 확산을 추진한다.(10개 세부과제, 521억원)

경복궁 야간개장에서 본 미디어파사드.
경복궁 야간개장에서 본 미디어파사드.


앞서 말한 미디어파사드 같은 실감 콘텐츠는 이용자의 오감을 자극해 상호 소통하며, 몰입도를 높이는 융합 콘텐츠를 말한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미디어파사드, 인터랙티브 미디어(상호 작용하는 매체) 등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스마트 박물관으로 안내로봇, AR 기술 게임, 실감 콘텐츠, 경천사 10층 석탑 미디어파사드 등을 갖추고 있다.(시계방향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은 스마트 박물관으로 전시 안내 로봇, AR 기술 게임, 실감 콘텐츠, 경천사 10층 석탑 미디어파사드 등을 갖추고 있다.(시계방향으로)


문체부는 이런 실감 콘텐츠 등을 활용한 스마트 박물관·미술관으로 관람객의 문턱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실례로 국립중앙박물관은 자율주행과 인공지능을 지닌 전시 안내 로봇뿐만 아니라 실감 콘텐츠도 더했다.

실감 콘텐츠가 이끄는 힘은 실로 대단하다. 불과 몇 분 안에 금강산의 사계절을 다녀온 듯했다.
실감 콘텐츠가 이끄는 힘은 실로 대단했다. 불과 몇 분 안에 금강산의 사계절을 다녀온 듯했다.


지난 5월 만나본 실감 콘텐츠 ‘금강산에 오르다’는 압도적인 흥미를 선사했다. 진짜 금강산도 이러할까. 바닥에 꽃길이 깔리며 사계절이 휘몰아쳤다. 베일에 감춰진 수장고와 고구려 무덤 속에서는 예상 못한 긴장감도 들었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한 태평성시도를 실감 콘텐츠로 구현했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한 태평성시도를 실감 콘텐츠로 구현했다.


벽에 설치된 2100명이 각각 움직이는 태평성시도는 터치하면 반응을 보였다. 무심코 해봤는데 예상 외 재치 있는 반응에 어른인 나도 까르르 웃었다.    

무덤 속이 생생해 오싹했다. 지난 5월 국립중앙박물관 실감콘텐츠 '돌벽위에서 만난 고구려'.
무덤 속이 생생해 오싹했다. 지난 5월 국립중앙박물관 실감 콘텐츠 ‘돌벽 위에서 만난 고구려’.


스마트 뮤지엄(박물관, 미술관)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 관람객이 능동적으로 체험하게 하고, 위치 파악, 동선 등을 편리하게 해준다. 또 전시관은 관람객 동선과 취향을 모은 빅데이터로 더 나은 환경을 추구할 수 있다. 

스마트한 기술과 문화는 단지 편리와 감상만 주는 게 아니다. 관객들이 받은 가치는 그 이상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실감콘텐츠 중.
스마트한 기술과 문화는 단지 편리함만 주는 게 아니다. 관객들이 받은 가치는 그 이상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실감 콘텐츠 중.


얼마 전, 우리는 마음 속 백신 BTS를 접했다. 세상은 여전히 코로나19 중이지만, 잠시 잊고 커다란 희열을 느꼈다. 문화가 건네준 마음 치료, 모두 다이너마이트 같은 위로를 받았을 터. 코로나19 백신이 언제 나올진 모르지만, 실감 콘텐츠라는 처방은 많이 나와주면 좋겠다. 



김윤경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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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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