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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대성당 앞 원로원 광장에 섰다. 밤이 물러가고 새벽빛이 밝아오기 시작하자 하얀 대성당의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핀란디아 송가>의 핀란드어 가사 첫 구절이 문득 머리에 떠오른다.
오, 핀란드여, 보아라, 너의 날이 밝아오는 것을!
험난한 밤의 장막은 이제 걷히었도다.
Oi, Suomi, katso, sinun päiväs’ koittaa!
Yön uhka karkoitettu on jo pois.
밝아오는 새벽빛에 모습을 드러낸 헬싱키 대성당. |
‘핀란드(Finland)’란 국명은 스웨덴어이고 핀란드어로는 수오미(Suomi)이다. 핀란드는 현재 세계에서 여러모로 가장 모범적인 선진국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그런데 핀란드는 강대국 사이에 끼어서 험난한 밤의 장막 같은 고난의 역사를 겪었다.
핀란드는 오랫동안 스웨덴에 속해 있다가 1809년에 스웨덴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패배하는 바람에 러시아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다. 그래서 헬싱키에는 러시아의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예로 대성당은 러시아가 지배할 때 세워진 것이다. 또 대성당 앞 원로원 광장 한가운데에는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동상이 아직도 그대로 서있다.
헬싱키를 상징하는 바다의 요정 하비스 아만다 분수. 그 너머로 에스플라나디 공원이 보인다. |
핀란드가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것은 1917년 12월 6일이고 네 달간의 내전을 겪고 완전한 주권국가가 된 것은 1918년 5월이었다.
그후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소련군의 대대적인 침공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으며, 이어서 나치 독일군과도 전투를 벌여야 했다.
<핀란디아 송가>는 쟝 시벨리우스(1865-1957)의 교향시 <핀란디아>의 테마 선율에 1941년에 가사를 붙인 것이다.
그러니까 힘겨운 전쟁 시기에 핀란드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것이었으리라.
원로원 광장에서 한 블록 남쪽으로 내려가면 하비스 아만다(Havis Amanda) 분수가 먼저 눈길을 끈다. 항구를 비스듬히 바라보는 하비스 아만다는 헬싱키를 상징하는 바다 요정의 이름이다.
5월 1일에는 이 분수 주변에 수많은 대학생들이 축제를 벌이며 <핀란디아 송가>를 제창하기도 한다. 이 분수 서쪽으로는 에스플라나디 공원이 약 400미터 정도 길쭉하게 펼쳐져 있다. 이 공원 안에서는 마음이 일단 느긋해지고 발걸음도 느려진다. 이러한 ‘느긋함’의 구심점이 되는 곳은 공원 안에 있는 카페 레스토랑 캅펠리(Kappeli)이다.
캅펠리는 핀란드가 러시아 제국의 속국이던 1867년 세워졌으니 헬싱키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레스토랑 중 하나이다. 특히 이곳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에 음악가 쟝 시벨리우스, 극작가이자 시인 에이노 레이노(1878-1926) 등 핀란드의 문화계를 이끌어가던 인물들이 모여서 느긋하게 담소하던 곳이니 헬싱키에서 매우 역사적인 장소인 셈이다.
그들 중 레이노는 핀란드 고유의 전설과 신화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던 음악가 시벨리우스, 건축가 엘리엘 사리넨과 함께 문학에서 민족낭만주의의 선구자로 핀란드 역사에서 가장 사랑받은 문인이다. 그는 수많은 저서를 통해 핀란드 언어를 정제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단테의 <신곡>을 핀란드어로 번역한 장본인이기도하다.
스웨덴어 극장. 시벨리우스가 <핀란드여, 깨어나라!>에 붙인 음악이 초연된 곳이다. |
에스플라나디 공원 서쪽 끝에는 스웨덴어 극장이 세워져 있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스웨덴어로 공연하는 극장이다. 핀란드의 공용어는 핀란드어와 스웨덴어인데 현재 스웨덴어를 쓰는 인구는 전체 5% 정도에 해당한다. 이 극장이 세워진 19세기에는 지식인과 상류층은 스웨덴어를 썼고 핀란드어는 아직 공용어 대접을 받지 못했다.
러시아가 핀란드를 더욱더 러시아화하기 위해 억압정책을 쓰던 때인 1899년, 그해 11월 이 극장에서 레이노와 핀네가 핀란드 역사를 6개의 장면으로 만든 연극이 공연되었는데 마지막 장면 <핀란드여, 깨어나라!>에 34세의 시벨리우스가 붙인 음악이 울려 퍼졌다. 이 곡이 바로 교향시 <핀란디아>의 시초가 된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꼭 120년 전의 일이다.
다음해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러시아 제국을 구성하는 한 민족으로 핀란드도 참가하게 되자 이를 위해 시벨리우스는 기존의 곡을 다시 다듬어 발표했다. 당시 이 곡은 독립된 국가를 가져본 적이 없던 핀란드 사람들의 민족의식을 크게 고취시켰다. 이에 러시아 당국은 이 곡을 러시아에 적개심을 부추기는 위험한 곡으로 간주하고 <핀란디아>라는 제목으로 연주되는 것을 철저히 금지했다.
시벨리우스의 두상과 시벨리우스 기념 조형물. |
스웨덴어 극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2킬로미터 떨어진 한적한 호숫가에는 시벨리우스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공원 안 한 쪽 바위 위에는 창작열에 불타던 모습의 시벨리우스의 두상이 올려져 있고 그 옆 바위 위에는 은빛의 금속 파이프 다발들이 물결치는 듯한 추상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검은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폭풍우가 몰아칠 때면 함께 격노하는 듯하고, 검은 구름을 뚫고 나오는 한줄기의 햇살이 떨어지면 새들의 노래와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반향하는 듯하다. 이곳에서도 <핀란디아 송가>가 강렬하게 들려오는 것만 같다.
◆ 정태남 이탈리아 건축사
건축 분야 외에도 음악·미술·언어·역사 등 여러 분야에 박식하고, 유럽과 국내를 오가며 강연과 저술 활동도 하고 있다.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 <이탈리아 도시기행>, <건축으로 만나는 1000년 로마>, <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 산책> 외에도 여러 저서를 펴냈으며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기사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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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뉴스 우주항공청, NASA와 우주·항공 활동협력 공동성명서 체결 우주항공청(이하 ‘KASA’)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청 (이하 ‘NASA’)와 ‘KASA-NASA 간 우주·항공 활동 협력을 위한 공동성명서(이하 ‘공동성명서’)’를 체결했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공동성명서에 대해 지난해 4월 한미 정상이 군사·경제 동맹을 넘어 우주동맹으로 관계를 격상키로 합의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양측은 심우주 탐사와 달 탐사를 포함해 우주·항공 개발 전반에 걸친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우주 국제사회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한미 우주동맹을 한층 강화하며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고자 우주 지속가능성, 우주잔해물 저감, 우주 교통관리 등 글로벌 주제 해결을 위한 협력 의지도 확인했다. 주항공청 윤영빈 청장(왼쪽)이 미 항공우주국(NASA) 빌 넬슨 국장과 협약식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주항공청)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빌 넬슨 미 항공우주청장과 갖은 양자 회담은 한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 확대는 물론 다양한 연구 협력 과제 발굴 등 한미 간 우주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 또한 한국의 우주·항공 개발을 총괄하는 기관인 KASA의 국제적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에 체결된 공동성명서는 양 기관의 우주·항공 협력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확인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면서 우주 활동의 지속가능성 도모 및 인류의 우주 탐사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기반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양국은 공동성명서에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달과 심우주 탐사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며 국제협력을 통해 과학적 연구와 지식 발전을 촉진하기로 했다. 또한 우주 생명과학, 달 표면 과학, 심우주 안테나 공동 활용, 미래 상업적 저궤도 활동, 태양물리학, 천체물리학, 행성과학, 지구과학 및 항공 연구 분야에서 잠재성이 높은 혁신 프로젝트를 더 많이 발굴하고 기술 교류와 인력 양성을 통해 양국의 우주·항공 역량을 제고한다. 아울러 우주 지속가능성을 증진하고자 우주잔해물 저감, 우주 교통관리 및 우주 환경 보호와 관련된 정보공유 표준 절차를 함께 개발하고 준수해 나가기 위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는 우주·항공 분야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양국이 더욱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이번 공동성명서에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번 회담을 계기로 KASA와 NASA간 L4(라그랑주 포인트 4) 협약도 체결했는데, L4협약은 지구와 태양 사이에서 중력 평형점을 이루는 L4 지점에서의 임무 개념 설계를 공동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에는 L4에서의 우주 환경 연구와 관련된 임무 개념 정의, 우주방사선 안전 및 우주 탐사 활동의 효율성 제고 방안 모색은 물론, L4에서의 데이터 전송, 광학 통신 및 중계기 사용과 관련된 연구도 포함된다. 이와 함께 KASA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 확대를 위해 NASA와 아르테미스 연구협약을 체결하는 방안도 앞으로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윤 청장은 “이번 공동성명서 체결은 우주·항공 분야 한미동맹의 새로운 장을 여는 중요한 발걸음으로, 대한민국의 우주 강국 도약은 물론 인류의 과학적 발견 촉진과 미래 개척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주항공청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우주 활동을 위해 전 세계와 협력하며, 국제 우주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문의 : 우주항공청 국제협력담당관실(055-856-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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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서울공항 도착 행사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2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2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마중 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보고를 듣고 있다.
- 국민이 말하는 정책 어촌어항재생사업으로 확 달라진 어촌에서 만나요! 낚시를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캠낚(캠핑 겸 낚시)를 하러 종종 바다를 찾는다. 그중에서도 강화도를 가장 좋아한다. 집에서 가기도 부담 없고 아름다운 섬의 자연 덕분에 주말에 힐링하기 딱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화장실이나 편의시설도 잘 구비되어 있고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도 있다. 어촌어항재생사업으로 깔끔하게 정비된 황산도항과 어판장. 강화도의 항구와 어촌을 오며 가며 보는 것이 있었다. 어촌 뉴딜사업 선정 혹은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 주민 공청회 등의 문구를 담은 현수막이 이따금 눈에 띄곤 했다. 어촌 뉴딜사업이 뭘까? 어촌을 새롭게 꾸민다는 걸까? 어촌어항재생사업은 낙후된 어촌과 어항을 현대화하고 어촌이 보유한 핵심자원을 활용해 특화된 콘텐츠를 발굴하면서 어촌의 활력을 높이는 사업이다. 2019년~2022년은 어촌 뉴딜사업, 2023년~2027년에는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어항시설과 안전시설을 정비하고 어촌, 어항에 맞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며,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과 컨설팅, 홍보 등을 지원한다. 어촌과 항, 포구를 중심으로 인접한 어촌마을까지 포함하는 통합개발을 통해 다방면으로 어촌지역의 활력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다. 2024 나만의 어행기 이벤트.(출처=해양수산부 누리집) 해양수산부는 달라진 어촌을 홍보하고 어촌 연안 활력 제고를 위해 어촌·어항 방문 인증 이벤트 2024 나만의 어행기를 개최하고 있다(8.14.~12.15.). 어촌어항재생사업이 시행된 어촌을 대상으로 여름 휴가철, 추석 연휴, 가을 단풍철, 겨울 등 계절별로 달라지는 어촌의 풍경을 만끽하도록 총 4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개인 SNS에 해당 어촌 중 한 곳을 직접 방문해 사진과 필수 해시태그를 게시하고 어촌어항재생사업 공식 블로그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추첨을 통해 참여자 중 100명에게 사업지 인근에서 생산하는 지역 특산물을 선물로 제공한다. 가끔 방문했던 황산도항의 달라진 모습. 2024년 나만의 어행기 인증 어촌·어항 중 마침 가끔 방문하던 강화도의 황산도항이 있어 오랜만에 가보기로 했다. 황산도항은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2020 어촌 뉴딜 300 사업에 선정되어 2020년~2022년 3년간 물양장 조성, 선착장 정비, 주민 커뮤니티 센터 조성, 해안산책로 정비, 역량 강화 등의 사업을 추진해 왔다. 새로 칠한 듯한 황산도호와 무료 공공 와이파이 안내판. 황산도항에 들어서니 어판장 위에 있는 빨간 배 모양 조형물이 반겨주었다. 새로 칠한 듯 깔끔해 보였다. 배 아래에는 황산도항을 찾은 관광객을 위한 무료 공공 와이파이 안내판도 붙어 있었다. 바다 옆 황산도항 조형물과 파도 또는 고래를 연상시키는 조형물도 새롭게 탈바꿈해 전체적으로 어항 주변 경관을 개선한 모습이었다. 간판과 조명이 개선된 어판장과 새로 조성된 주민 커뮤니티센터. 강화도 항구에는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바로 먹을 수 있는 수산시장이나 횟집들이 늘어서 있다. 우리가 강화도를 자주 찾는 이유이기도 한데, 항구에 있는 횟집의 조명과 간판, 전반적인 시설이 리모델링이 되어 깨끗했다. 화장실도 리모델링이 되었다. 쾌적한 환경에서 방문객이 항구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어판장 위에는 새것처럼 보이는 크림색 건물이 올려져 있었다. 횟집 직원분에게 여쭤보니 이번 사업을 통해 새롭게 조성된 주민 커뮤니티센터라고 했다. 앞으로 부녀회 등과 협의를 거쳐 활용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나무 그늘이 시원한 해안산책로. 서해안의 매력은 조수간만의 차. 어촌 뉴딜사업으로 황산도항의 노후화된 해안산책로 역시 정비되었다고 한다. 강화나들길 8코스이기도 한 해안산책로에는 해안을 따라 나무로 된 데크가 쭉 펼쳐져 있다. 해안 길을 걸으며 서해안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나무 그늘 아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8월 말의 늦더위를 즐겼다. 마침 썰물 시간이라 바닷물이 쫙 빠져 갯벌이 드러난 서해만의 매력적인 정취가 물씬 풍겼다. 갯벌에 핀 단풍. 벌써부터 가을의 향기가 느껴진다. 바다하면 여름이 곧바로 떠오르지만 2024 나만의 어행기는 12월까지 계속되니 가을과 겨울,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어촌과 어항의 낭만적이고 그림 같은 경관을 많은 국민들이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어촌어항재생사업과 나만의 어행기를 통해 많은 어촌과 어항이 활력을 되찾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정수민 amantedeparis@gmail.com
- 영상 한복과 함께 즐기는 2024 가을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가치를 대표하고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지속해온 한복. 올가을, K-궁궐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궁중문화축전에서 한복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만끽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