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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칠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부 부교수 |
지난 두 달 연속 국내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최근 디플레이션 논의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의 지속 등 대외환경의 악화와 더불어 국내의 경기둔화 국면이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도 디플레이션에 따른 경기후퇴가 장기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대두되고 있다.
흔히 디플레이션이라고 하면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그럼 물가가 하락하는 것이 나쁜 것일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가 하락이 반가울 수 있다. 자신의 소득이 가지는 실질 구매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즉, 물가가 하락하는 경우 동일한 소득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경우에 따라서 가계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고 이는 기업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디플레이션이 나쁘다고 하는 걸까? 경제는 소비의 주체인 가계와 함께 생산과 투자의 주체인 기업이 있다. 물가 수준의 하락이란 기업에게는 다름 아닌 자신이 생산한 상품의 평균적인 판매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매출액의 감소 및 이윤의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의 투자 여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 즉, 명목이자율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을 차감한 것으로 정의되는 실질이자율이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오히려 상승하게 되면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신규 일자리의 창출 및 가계의 소득 흐름이 약해지고 결국 경제 전체의 총수요가 둔화하면서 다시 물가를 하락시키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것을 필자는 단순한 물가 하락을 지칭하는 디플레이션과 대비해 디플레이션 악순환으로 다르게 명명하고자 한다. 실제로 193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었던 세계대공황(Great Depession)을 살펴보면, 물가 하락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디플레이션 악순환으로 인해 기업의 투자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이자율이 크게 상승했으며 실업률의 급등 등 총수요의 위축은 결국 길고도 고통스러운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또한, 1980년대 후반에 시작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기간에도 부동산 가격 버블의 붕괴와 인구고령화 현상이 겹치면서 일본은 상당 기간의 디플레이션과 함께 경기후퇴를 경험했다.
그럼 최근 두 달간의 물가 하락 현상을 가지고 우리나라도 그러한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진입하는 디플레이션 악순환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악순환 국면이 시작됐다고 보기에는 섣부르다고 판단된다.
우선, 디플레이션 악순환을 유발시키는 요인으로서의 실업률의 급상승 또는 자산가격의 급락 등의 현상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둘째, 기업의 투자는 최근 두 달간의 물가 하락 이전의 경기후퇴 국면에서 이미 둔화돼 왔다. 따라서 이러한 투자 둔화가 디플레이션 악순환에 따른 것인지 판단하기에는 시계가 너무 짧다. 마지막으로, 물가 안정을 주요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한국은행의 향후 물가 전망을 살펴보면, 최근의 물가 하락은 전년 동월의 높은 물가 수준에 따른 기저효과, 복지정책 강화에 따른 사회서비스 물가의 하락 등 정책적 요인, 그리고 수요측 물가 압력의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제로(0) 금리’ 통화정책 가능성에 관한 의원의 질의에 “현재로선 디플레이션 발생 징후가 크지 않다”고 답했다. |
이에 따라 금년 하반기 및 내년에는 다시 1% 내외의 인플레이션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다만 최근 두 달간의 물가 하락이 아니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특히 2015년 이후의 인플레이션 추이를 살펴보면, 연평균 1% 내외의 저물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로지역(0.93%), 미국(1.49%), 일본(0.53%), 독일(1.06%) 등 2015년 이후의 주요국의 연평균 인플레이션을 살펴봐도 모두 1% 내외의 수준을 기록하며 여전히 2%의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을 밑돌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주요국 경제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그 이전 세계는 어떻게 하면 물가 수준을 낮출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 장기간의 인플레이션 시대를 살아왔다면, 이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세계 주요국들이 모두 물가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안간힘을 펼치고 있다. 주요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러한 세계적인 저물가 현상에 대해서는 향후 심도 있는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구조적 저물가 현상에 기여하는 중장기적인 요인을 아래와 같이 꼽을 수 있다. 첫째는 급속한 저출생 및 인구고령화 현상을 들 수 있다. 고령화로 수명이 연장되면서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가 보다 지속되는 측면도 있지만 저출생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의 감축을 상쇄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급속한 인구고령화를 겪으면서 장기불황과 함께 물가의 지속적인 하락을 경험했다. 우리나라는 일본이 겪었던 인구고령화 속도보다도 더 빠르며 출생률은 현재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다.
둘째는 산업의 전반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물가 하락 압력이 강화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적인 제조업의 경우 새로운 기술 혁신이 요구되고 또한 미래의 신산업 창출을 위해서 혁신이 필요한 과도기를 보내고 있다. 구산업에서의 투자 위축 및 일자리 축소가 신산업에서의 신규 일자리 창출 등으로 충분히 상쇄되지 못한다면 이는 기조적인 총수요의 둔화로 전반적인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AI 등 정보통신기술을 기초로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확산되면서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명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 또는 Amazon pricing)로서 온라인 상거래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소비자의 비교 쇼핑을 통해서 경쟁 상품가격이 낮아지는 현상이다. Gloolsbee 및 Klenow(2018)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온라인 상거래를 기초로 구축한 디지털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에 비해 1~2.5%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세 번째에 해당하는 물가 하락 기조는 대다수 소비자에게는 유익한 것이며 기업으로서도 신규 사업의 창출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문제는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기업투자 유발과 함께 소비자의 체감물가에도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는 2%의 균형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정책당국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 기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통화정책의 경우 가계부채 및 자산가격의 변동 등 금융안정 요소와 함께 외환시장 등 대외불균형 문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우리나라에서는 다소간의 제약이 있다.
그렇다면 재정정책은 어떠한가? 국가부채 비율의 상승에 따른 위험 요인은 있지만, 현재 OECD 국가들과 비교해보자면 우리나라는 아직 충분한 여력이 있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저출생 및 급속한 인구고령화에 대비한 사회적 돌봄 체계를 확충하고 사회 서비스업의 질적 도약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업 생태계 전환을 위해서 신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초 R&D 투자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는 일개 민간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야말로 공공부문이 과감하게 위험 부담을 안고 이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감당해 나갈 수 있다.
저출생·고령화 및 신산업의 기초 R&D에 대한 공공부문의 선도적인 투자는 향후 이어질 민간 기업의 투자 리스크를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산업의 경쟁력이 제고되고, 괜찮은 신규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구조적인 저물가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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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이 말하는 정책 ‘청년문화주간’, 청년 소통의 장에 다녀왔어요! 취업을 앞두고 있는 나는 청년들이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행사에 대해 많이 찾아봤다. 특히 9월 21일인 청년의 날을 맞이해 정말 많은 행사들이 열리는데, 수많은 행사 중 내 마음을 가장 끌었던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고 동대문구에서 개최되는 청년문화주간 행사였다. 구체적으로 문화와 먹고 살 궁리라는 테마를 가지고 진행되는 본 행사는 청년 간 네트워킹의 장이 열리고, 특정 주제에 대한 강연이 진행되며, 청년을 대상으로 한 원데이 클래스 등의 문화 체험 활동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는 행사이다. 2024 문화와 먹고 살 궁리행사가 진행된 콘텐츠문화광장. 행사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들은 나는 직접 현장에 방문해 청년 간 소통을 몸소 느끼고, 다양한 문화 체험 부스도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문화와 청년이라는 키워드가 결합된 행사인만큼 많은 즐길 거리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들었고, 설레는 발걸음으로 행사가 열리는 KOCCA 콘텐츠문화광장에 방문했다. 2024 문화와 먹고 살 궁리행사장 배치도. 행사는 콘텐츠문화광장의 지상 1층과 지하 1층에서 열렸는데, 지상 1층에서는 원데이 문화체험과 청년다방, 청년라운지 등의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었고 지하 1층에서는 청년 스테이지, 청년 위로 약국, 주제 강연 등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행사 참여 등록을 하면 받을 수 있는 이름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등록 부스에 방문해 등록을 마친 나는 바로 행사를 즐길 수 있었다. 행사장 앞에 마련된 행사 지도를 통해 다양한 활동 부스를 바로 찾을 수 있었고, 나는 원데이 클래스 공간이 위치한 지상 1층부터 행사를 즐기기로 했다.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된 나만의 그림일기활동. 첫 번째로 참여한 활동은 나만의 그림 일기 활동이었다.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된 해당 콘텐츠는 크리에이터 도하님의 그림 도안을 받아 직접 표정을 그려 그림 일기를 완성하는 형태였고, 자유롭게 꾸밀 수도 있어 재밌었다. 직접 체험이 가능했던 원데이 클래스부스. 다음으로는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해보았다. 뽑기 등의 이벤트와 함께 여러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부스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나의시선을 끌었던 키링 제작에 참여해 보았다. 원데이 클래스 부스에서 진행한 키링 만들기 활동. 현장에서 안내하는 분들이재료와 제작 방식을 모두 추천해주시기 때문에, 무언가 만드는 것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문화 활동의 일환인 만들기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었다. 전시 및 여러 문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해당 부스의 주최자들은부스에서 여러 사람들이 캔버스를 조금씩 꾸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방문자들이 힘을 합쳐 만든 작품을 추후 진행하는 전시회에 전시할 예정이라는 말을 해주었다. 청년들이 모인 곳에서 여러 사람의 손으로 함께 만들어낸 문화 작품이 전시회에 전시된다는 사실을 듣고 나니 청년과 문화라는 키워드가 합쳐진 이번 행사에 딱 맞는 취지의 부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하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행사의 모습. 다음으로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다양한 활동을 즐겨보기로 했다. 특히 청년 위로 약국과 청년이 청년에게 코너를 경험해보고 싶었던 나는 서둘러 지하로 발걸음을 옮겼다. 청년 위로 약국에서 처방받은 맞춤 약. 지하에 도착해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청년 위로 약국이었다. 상담 신청서처럼 생긴 종이 안에 이름과 나이를 적고, 현재 고민하고 있는 내용을 적으면 그 증상에 딱 맞는 약을 지어주신다는 부스 담당자님의 설명을 듣고 신중하게 상담 신청서를 작성했다.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꽉 들어찬 종이를 가지고 약을 받으러 갔더니, 실제로 약 봉지처럼 생긴 봉투 안에 나의 마음을 따스히 녹여줄 수 있는 많은 글들이 약처럼 포장되어 들어 있었다. 약 봉투를 받자마자 안성맞춤인 약을 복용한 나는 따뜻한 위로를 느끼며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청년이 청년에게부스에서 진행한 편지 쓰기 활동. 다음으로 체험한 것은 청년에 청년에게 코너에서 진행한 청년에게 편지 쓰기 활동이었다. 이 활동은 나와 같은 고민을 겪고 있는 다른 청년에게 정성이 담긴 편지를 쓰고, 그 편지를 서랍 중 한 칸에 넣으면서 기존에 해당 칸에 들어있던 다른 편지를 가지고 가는 편지 교환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정성을 가득 담아 편지를 쓴 뒤 다른 청년이 나에게 건넨 편지를 읽어보았는데,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나에게 이렇게 응원의 말을 전해주는 청년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과 감사를 느꼈다. 더불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 순간에도 힘들어하고 있는 청년들을 위로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청년이 직접 참여하는 청년 스테이지공간. 시간이 맞지 않아 버스킹과 강연에는 직접 참여하지못했지만, 다양한 부스 외에도 청년이 직접 참여하는 버스킹과 청년에게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주제의 강연도 진행된 만큼 해당 행사에 참여한 여러 청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청년 행사들과 비교해봤을 때, 2024 문화와 먹고 살 궁리라는 행사가 가진 독보적인 장점은 청년들이 문화를 향유하며 행복과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었다. 앞으로도 청년과 문화가 연합된 행사 및 콘텐츠들이 많이 생겨 많은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통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청년 문화 및 소통의 장이 꾸준히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양은빈 bin2bin249@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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