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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아빠만이 줄 수 있는 ‘좋은 영향’
[아빠육아 효과] ①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줄 아빠의 역할
MIT대학교 매카피교수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시대에는 고소득 화이트칼라 전문직은 점차 사라지고 오히려 감정노동과 잡무가 많은 직업이 오래 갈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병원의 경우 행정직들이 가장 먼저 줄어들고, 이어서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의사와 간호사가 차례로 실직한다는 것이다.
반면 인공지능에 의해 가장 늦게 대체되는 직업은 인간미와 감정노동이 필요한 서비스분야와 독창성과 신체적 극복이 중요한 예체능, 그리고 잔손질이 많지만 수익성은 적은 농업과 공예분야다.
자본의 논리로 보더라도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지식경쟁력으로 살아가던 고소득 전문직의 월급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기 때문에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의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더라도 공부를 사용하는 직업의 취업률은 낮아지거나 사라지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이러한 교육투자의 위험을 줄이려면 아이들은 대학에서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발견하고, 경험과 숙련을 통해 현장에서 활용하거나 창업할 수 있는 ‘덕후’와 ‘고수’가 되어야 한다.
이제 아이들은 단순히 지식을 쌓기위한 학교 공부만을 하기보다는 문화와 예술, 여행 등을 통해 어려서부터 자신의 취미를 개발해야 한다.
이렇게 일찍부터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에 몰입하면 특정분야의 고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부모의 자본을 지식과 스펙을 쌓는데 투자하기보다는 경험과 창의력, 직관력을 키우는데 사용되어야 한다.
앞으로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지닌 다빈치형 인간이 성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만약 아이들에게 비창조적이고, 비발명적이고, 비모험적인 직업을 갖도록 이끄는 부모가 있다면 더 없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그런 종류의 직업은 머지 않아 증발하듯 사라지고 말 것이라 했듯이, 부모는 아이들이 정보활용능력과 창의력, 직관력, 협업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양육하고 훈육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교육을 이끄는 중심에는 ‘아빠’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3일 용인시 종합가족센터에서 ‘몸으로 소통하는 부자’ 프로그램에 참가한 육아 아빠들이 김정숙 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아빠와 엄마의 뇌는 선천적으로 다르다. 뇌에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있는데, 아빠의 뇌량은 엄마의 뇌량에 비해 가늘고 작다.
반면 엄마는 발달된 뇌량으로 좌뇌와 우뇌의 소통이 잘 이루어져서 의사소통과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 더구나 엄마의 뇌는 임신을 하면 성호르몬으로 적셔지기 때문에 이때부터 아기를 잘 돌볼 수 있는 육아모드로 바뀌어진다.
반면 아빠는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기란 힘들고, ‘육아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이를 돌보는데 서툴고 애정을 느끼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아빠의 뇌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엄마가 상황을 감정적으로 판단하는 데 비해 아빠는 보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다. 또 두정엽이 발달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상황 파악과 수학과 같은 공간감각이 필요한 교육을 잘할 수 있다.
다만 아빠육아는 전두엽을 이용한 학습을 통해 역할과 보람을 알게 된다. 따라서 육아에 대한 지속적인 시간과 학습이 필요한 만큼, 다음의 몇 가지 방법을 실천해 보면 좋겠다.
◆ 아이를 품에 안고 그림책 읽어주기
인공지능시대에는 정보가 널려있다. 또 그 정보를 얻으려면 인터넷 검색으로 바로 취득 가능한 시대이다.
하지만 이제는 정보를 많이 모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의미 있게 가공하고, 스토리를 만들고,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그림책 읽기는 더욱 중요하다. 특히 아빠는 목소리와 배경지식이 엄마와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은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와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 결과보다는 의도나 과정을 칭찬하라
4차 산업혁명시대의 아이들은 인공지능이나 로봇과 경쟁해서 이기지 못하면 실업자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의욕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자신만의 영역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지식을 익히고, 고도의 기술에 도전하고, 역경을 넘어서는 끈기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아빠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중요하다. 아빠의 칭찬은 객관적이고 구체적이기 때문에 아이는 아빠에게 칭찬받기를 좋아한다. 아이가 잘했을 때 결과 보다는 의도나 과정을 칭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아이와 몸놀이를 자주 하라
인공지능과 로봇의 시대에 아이에게 더 필요한 것은 ‘지식’보다는 ‘감각’이다. 자신만의 특기를 살리거나 생각을 키우고 몰입해 고수가 되면 온몸감각을 깨우는 깊이 있는 전체 체험으로써 직관력이 키워진다.
가령 소방관이 불이 나는 건물에서 아이를 꺼내올지 결정하는 판단이나 양궁선수가 표적 중앙의 카메라를 맞추는 정확성이 그런 감각이다.
이처럼 물질과 사람의 내면과 소통하며 환경과 공간의 상황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이 고수의 경지다. 그리고 이를 키우는데는 몸놀이가 효과적이다.
아빠는 아이와의 대화에 능숙하지 못하지만 엄마에 비해 아이를 던져받거나 안고 들어 올리는 등 몸을 사용하는 놀이에 강하다. 그래서 아빠와의 놀이 경험은 아이가 직관력을 기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더위를 피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을 찾은 한 어린이가 아빠와 함께 물총 놀이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 아빠가 협업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인공지능조차도 학습과 협업이 가능한 시대에 동료와 협업을 하지 못하는 아이는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없다.
협업능력이 중요한 시대에는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공부이어야 하고, 협력을 통해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공부이어야 한다.
아빠와 블록으로 큰 프로젝트를 만드는 아이는 놀이를 통해 협동하는 법과 사회성을 배운다. 또 이 과정에서 감정조절이나 남을 배려하는 습관도 기를 수 있다.
한편 아빠와의 역할놀이는 협업역량을 키울 수 있다. 대부분의 역할놀이는 ‘나’를 벗어나 관계의 폭이 넓어지는 순간 놀이의 수준도 한층 더 진일보한다.
혼자서 공부하던 시대는 끝났다. 고등학교나 대학교처럼 낯선 사람들과 협업을 많이 하는 환경에서는 같이 공부해야 한다.
물론 아이는 아빠와 엄마의 영향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보다 완전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지만 분명히 아빠만이 줄 수 있는 좋은 영향이 따로 있다는 것을 잊지말자.
◆ 김영훈 가톨릭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가톨릭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베일러대학교에서 소아신경학을 연수했다. 50여편의 SCI 논문을 비롯한 10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의학학술지에 발표했으며 SBS <영재발굴단>, EBS <60분 부모>, 스토리온 <영재의 비법> 등에 출연했다. 주요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 <머리가 좋아지는 창의력 오감육아>, <아빠의 선물> 등이 있다. pedkyh@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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