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전자정부 누리집 로고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2024 정부 업무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정부정책 사실은 이렇습니다 2024 정부 업무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정부정책 사실은 이렇습니다

콘텐츠 영역

특허심사도 외부전문가 참여시대

박형식 특허청 전기심사과장

2012.04.27 박형식 특허청 전기심사과장
인쇄 목록

r1
우리는 ‘정보의 홍수’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이는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엄청난 양의 디지털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실제로 전문시장조사 기관인 IDC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한해 생성된 디지털 정보량은 1.8조 기가바이트에 달한다고 한다. 1.8조 기가바이트는 전 세계인이 약 1500년 동안 1분에 트위터글 3개씩을 쉬지 않고 계속 올릴 때 생성되는 정보량과 맞먹는다니 ‘정보의 홍수’라는 비유가 그다지 어색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정보량이 많다는 것을 마냥 반길 수만 있을까? 물론 정보가 많다는 것을 굳이 싫어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아무리 정보가 많아도 필요한 것을 찾아 유익하게 활용하지 못하면 무슨 가치가 있을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듯, 정보는 찾아서 활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가치를 가진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가치 있는 정보를 찾아 활용하는 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늘날 검색기술이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매일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새로운 정보를 현재의 검색기술로 모두 감당하기에는 아직 버거운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은 수많은 기술정보를 검색해야 하는 특허심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허심사는 특허를 받기 위해 출원된 기술이 새로운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기술보다 발전된 것인지를 판단하는 일이 핵심이다. 새로운 기술인지 또는 발전된 기술인지의 판단기준은 특허출원 시점에서의 기존기술이다. 그 때문에 특허심사에서 기존기술을 정확하게 찾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기술간 융·복합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기술정보의 검색환경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특허정보와는 달리, 교수나 연구원 논문 등의 최신 과학지식이나 기술정보를 찾는 일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그 어려움이 특허심사 환경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특허청은 정확한 기술정보를 찾을 수 있는 좋은 해법을 찾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한 노력 가운데 하나가 ‘열린심사(CPR: Community Patent Review)’제도다. ‘열린심사’는 공개된 특허출원 내용을 온라인상에 게재한 후, 그 분야의 외부전문가들이 제시한 의견이나 기술정보를 특허심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제도이다. 여기에는 최신자료의 접근성이 우수한 외부 전문가들의 힘을 빌어 최신기술에 대한 정보검색의 취약성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를 위해 특허청은 2010년부터 2년 동안 시범실시를 통해 열린심사의 효과를 검증해 왔다. 2010년에 50건, 2011년에 50건 등 2년에 걸쳐 총100건을 대상으로 열린심사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결과, 외부전문가의 의견제시가 75건에 이르렀고, 그 중에서 27건은 특허심사에 적극 활용된 것을 확인했다. 더욱이 외부 전문가들이 최신 과학지식이나 논문 등에 수록된 기술의 정보와 의견을 많이 제시하여 기대이상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 평가에 따라 전용시스템(www.k-cpr.or.kr)을 마련하였고, 금년부터는 열린심사의 대상특허를 200건까지 확대하여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열린심사는 외부 기술전문가의 자발적인 참여를 전제로 한다. 다행히 요즘 확산되고 있는 지식기부 운동의 영향 때문인지 열린심사에 대한 외부 전문가들의 참여도가 의외로 높다. 자발적으로 등록한 전문가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470명을 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범실시 기간의 70명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숫자로, 당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조기에 정착할 수 있는 제도라는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특허심사는 일방향성 행정에 가까웠다. 심사관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과학지식이나 정보에만 의존하여 대부분의 특허심사가 이루어져 온 것이다. 물론 과학지식이나 정보가 문자를 기반으로 전달되던 시대에는 그것이 어느 정도 통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정보는 문자기반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그림이나 도표, 사진이나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문자기반의 정보검색만으로는 필요정보를 찾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확한 기술정보 검색이 생명인 특허심사에서는 어떻게든 그 한계를 극복해야만 한다. 그 해법의 일환으로 특허청은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열린심사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외부 기술전문가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발한 의견제시가 더욱 더 소중하게 여겨지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아무쪼록 열린심사가 ‘정보의 홍수’시대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도구로써 뿐만 아니라 특허심사의 정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로서 조기에 정착되고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전다음기사 영역

하단 배너 영역

지금 이 뉴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