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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이 꽃으로 피어나다…페이퍼 커팅

종이를 오려 작품 만드는 과정…집중의 매력 지녀

2018.04.12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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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커팅(Paper Cutting)은 종이를 오려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어린 시절 색종이 등으로 눈꽃 종이를 만들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것이 페이퍼 커팅이다. 최근 핸드메이드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페이퍼 커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작품 자체보다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밑그림에 색을 칠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컬러링북과 비슷하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최향미 작가는 2015년 12월 국내 최초로 출간된 페이퍼 커팅 아트북 <피어나다>를 통해 페이퍼 아트를 새로운 취미생활로 소개했다. 최 작가는 2011년 대학을 졸업하고 개인 블로그에 작품을 올리기 시작했다. 좋은 반응을 얻어 책까지 내게 됐다.

최 작가는 자신이 페이퍼 아트를 시작한 이유를 ‘우연’이라고 했다. “대학 때 과제로 주제에 맞는 표현 방법을 생각하다가 우연히 종이를 자르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흥미를 갖게 됐죠. 종이 자체가 아니라 종이가 뿜어내는 빛이 작품이었어요.”

페이퍼 커팅은 쉽게 설명해 공예다. 이를 통해 집이나 가게를 꾸미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액자에 넣거나 모빌처럼 만들 수도 있고, 엽서를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줄 수도 있다. 최근에는 광고나 제품 패키지 디자인으로도 사용된다.

최향미 작가.(사진=C영상미디어)
최향미 작가.(사진=C영상미디어)

‘집중’의 매력 지닌 페이퍼 공예

페이퍼 커팅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역사는 깊다. 이스라엘에서는 결혼서약서 등 다양한 문서에 페이퍼 커팅을 활용해왔다. 멕시코 민속전통 종이예술 ‘파펠 피카도’ 역시 페이퍼 커팅이 녹아들어간 경우다.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에서는 신년을 맞아 붉은 종이로 ‘복(福)’이라는 글씨를 많이 쓰는데, 이를 페이퍼 커팅으로 장식하곤 한다.

페이퍼 커팅은 20~30대 젊은 층에서 호응이 높다. 학업과 취업 등으로 어느 때보다 스트레스가 심한 젊은 층에게 페이퍼 커팅은 잡념을 잊게 하는 데 그만이다. 무엇보다 큰 비용 없이 즐길 수 있어 더욱 인기다.

특히 책을 눈이 아니라 손으로 읽는 ‘핸드 리딩’이 관심을 끌고 있다. 책에 색칠을 하거나 책을 오리면서 독서하는 형식이다. 그림에 색칠하는 컬러링북 펜으로 먹지를 긁어내는 ‘스크래치 나이트뷰’, 점선을 잇는 ‘점 잇기’ 책 등이 연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1 서울 종로구 갤러리 포트폴리오 ‘낭만에 피어나다’ 전시장.(사진=C영상미디어·최향미)
서울 종로구 갤러리 포트폴리오 ‘낭만에 피어나다’ 전시장.(사진=C영상미디어·최향미)

지난 3월 26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 포트폴리오에서 열린 ‘낭만에 피어나다’ 전시회를 찾았다. 최향미 작가가 자신의 페이퍼 커팅 작품을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있었다.

페이커 커팅은 작품의 완성보다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이 더 매력 있게 다가온다. 페이퍼 커팅 작업은 어찌 보면 선을 따라 자르면 되기 때문에 간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막상 기자가 시도를 해보니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신경을 손끝에 모아야 가능한 작업이었다.

요령을 묻자 최 작가는 “큰 구멍보다는 작은 구멍을 먼저 자르는 것이 좋다”며 “큰 구멍을 먼저 자르면 그 옆에 있는 작은 구멍을 잘라내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 “테두리를 먼저 잘라내면 도안이 찢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안쪽에 있는 부분을 먼저 자르고, 가장 마지막에 테두리를 자르고 작품을 떠내듯이 완성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말했다.

페이퍼 커팅에 필요한 것은 도안과 칼이다. 페이퍼 커팅에 특화된 칼이 있는지 궁금했다.

최 작가는 “다양한 종류의 칼을 사용하는데, 자신이 사용하기 가장 편한 것을 쓰면 된다”며 “가능한 한 칼질은 한 번에 끝까지 자르는 것이 좋고, 칼날을 많이 꺼내면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힘이 실리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꺼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페이퍼 커팅 작품.(사진=C영상미디어·최향미)
페이퍼 커팅 작품.(사진=C영상미디어·최향미)

눈과 손만 있으면 되는 단순함

페이퍼 커팅의 매력은 단순함에 있다. 재료의 단순함과 함께 작업의 단순함도 큰 매력이다. 최 작가는 “눈과 손만 쓰면 되니,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일과 함께 할 수 있고 또 보고 싶은 드라마를 틀어놓고 작업을 할 수도 있다”며 “그러다 보면 작품 속에 작업을 하던 그때의 시간이 녹아들어간다”고 말했다.

페이퍼 커팅에 필요한 또 하나는 종이 도안이다. 최 작가는 도안을 모은 책 <피어나다>를 출간했다. <피어나다>는 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꽃에서 모티브를 찾은 도안이 많다. “꽃은 모두가 좋아한다”고 말한 최 작가는 “대개는 일상에서 영감을 얻는데, 공원 울타리에서 도안에 대한 영감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꽃 도감, 식물도감 등 사진집이나 일러스트 책을 많이 본다는 최 작가는 “길을 다닐 때 그림자 사진을 많이 찍는데 길가의 가로수, 공원에 서 있는 나무와 나뭇잎 등의 그림자를 찍고 집에 가서 따서 그리는 과정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페이퍼 커팅은 무엇보다 보통 사람들이 자를 수 있는 도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페이퍼 커팅을 할 수 있는 도안인지, 선이 겹쳐서 자를 수 없는 것은 아닌지를 세밀하게 고려해야하는 이유다.

최향미 작가는 페이퍼 커팅 아트가 현대미술의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하면 좋겠다는 “페이퍼 커팅이라는 단색 그림에는 나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이 있어요. 앞으로 더 많은 작가가 생겨나고 더 많은 작품이 만들어 지면, 더 많은 사람이 페이퍼 커팅을 즐기게 되겠죠.”

최향미 작가가 소개하는 페이퍼 커팅 tip

1. 작업은 천천히 작업 스케줄을 미리 정해놓으면 불안해서 커팅이 잘 되지 않는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편안하게 작업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그림에는 정답이 없으니 완성에 집착하지 말고 자체를 즐기도록 한다.

2. 손은 편한 방향으로  종이를 가만히 두고, 손과 몸을 움직이면 어깨와 목이 아플 수 있다. 종이를 계속 빙글빙글 돌리면서 작업하면 손을 편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칼을 쥔 손으로는 칼질만 하면 된다. 

3. 힘은 적당히  종이는 생각보다 얇아 가벼운 칼질로 충분히 작업이 가능하다. 적당한 힘으로 작업하는 것이 요령이다.

4. 칼 선은 넉넉하게  예를 들어 두 선이 모이는 꼭짓점을 자를 때, 선 끝까지 칼날이 들어가지 않으면 꼭짓점 부분의 종이를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뜯어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칼 선을 넉넉하게 넣어야 잘린 종이가 깔끔하다.

5. 곡선은 시간을 들여서  동그라미 같은 곡선이 많은 곳은 다른 선보다 천천히 잘라야 한다. 종이는 많이 돌리고, 칼 선은 짧게 넣으면 동그라미를 예쁘게 자를 수 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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