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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느린 편지’를 나에게 하겠어요

우정사업본부·지자체 ‘느린 우체통’ 운영

2016.10.12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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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매인 마음 보내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통기타 가수 강촌사람들의 노래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가 절로 흥얼거려지는 계절. 머릿속엔 노랗게 물든 은행잎 위로 오롯이 선 빨간 우체통의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러나 길거리의 우체통은 정작 자취를 감추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3개월간 한 통의 편지도 들어오지 않는 우체통을 철거한다.

그런데 산과 바다가 있는 곳엔 거꾸로 우체통이 늘어나고 있다. 그것도 1년 후에나 편지를 배달해주는 ‘느린 우체통’이다. 우정사업본부가 운영하는 느린 우체통은 우체통 옆에 비치된 엽서에 내용을 적어 우체통 안에 넣으면 1년 뒤 엽서에 적힌 주소지로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엽서와 우편료 등의 비용은 한국우편사업진흥원이 함께 부담한다. 전국 관광명소와 중·고교, 전국 씨유(CU) 편의점 50여 곳에서 1년 느린 편지를 쓸 수 있다. 서비스가 운영되는 점포는 CU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느린 우체통을 모방한 것이다. 2009년 영종대교기념관에서 시작된 사업은 전국 관광명소 50곳으로 확산됐다. 인천 영종대교기념관에는 낙조를 바라보며 편지를 쓸 수 있는 ‘느림보 우체통’이있다.

낙조 보며 편지 쓰고 즉석사진 엽서로 만들어
연인끼리, 1년 뒤 나에게 쓰는 편지 인기

강릉 경포해변에도 이와 비슷한 ‘추억의 느린 우체통’이 인기다. 우체통 서랍에는 오죽헌, 경포호, 선교장 등 강릉의 주요 명소 8곳의 그림엽서가 들어 있다. 서울의 대표 야경 명소인 북악산 팔각정의 느린 우체통은 연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이곳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인화해 엽서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순천 낙안읍성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체통 모습을 복원한 ‘추억의 우체통’이있다. 추억의 우체통은 다음 날 바로 편지를 배송하는 ‘빠른 우체통’과 원하는 날짜에 편지를 배달해주는 ‘느린 우체통’ 두 가지가 있는데 느린 우체통의 인기가 훨씬 높다.

전주 한옥마을 안에 자리한 최명희문학관의 느린 우체통에는 ‘1년 뒤에 받는 나에게 쓰는 편지’라고 새겨져 있다. 방문객들은 현재의 자신을 향한 위로와 응원, 미래의 다짐을 담아 종이 위에 글자를 꾹꾹 눌러 적는다.

생각나는 대로 즉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상대가 메시지를 읽었는지까지 수시로 확인하는 현대인들이 느린 우체통을이용하는 이유는 뭘까. 몇 년 전 연인과 함께 느린 우체통에 편지를 넣었다는 이유리(30) 씨는 “느린 우체통의편지를 기다리는 시간은 설렘이다”라고 표현했다.

“1년 뒤 지금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될 거란 생각에 현재의 감정에 더욱 집중해 편지를 쓰게 되더라고요. 휴대전화 메시지는 답장이 5분만 늦게 와도 짜증이 나는데 아예 1년 뒤에 편지가 올 거라 생각하니기다리는 시간도 설레더군요. 기억에서 잊힐 때쯤 받아본 편지는 지금보다 풋풋하던 때를 추억할 수 있게 해 좋았어요.” 올가을엔 추억과 여유를 배달하는 우체부가 되어보자.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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