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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이 사는 자작나무숲, 그리고 ‘목마와 숙녀’

[국내여행 마니아 추천 겨울 여행지 12선] ① 강원 인제

2013.01.04 김혜영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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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존재란 가까이 있고, 늘 있으면 그 소중함을 모른 채 지내기 일쑤다.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계획으로 가까이 있어 아름다움을 잊고 지낸 우리 국토의 소중함을 느낄 기회인 여행하기를 넣어 보는 건 어떨까? 유례없이 춥다는 올 겨울, 그럴수록 눈과 입이 즐거운 곳을 찾아 추위를 잊는 것이 겨울을 잘 보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여기, 국내여행 마니아들이 혹한도 잊을 만큼 멋진 명소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라는 넋두리가 생겼을 정도로 오지였던 인제. 여전히 오지로 남아 있는 곳이 많다. 남면 원대리에 있는 자작나무숲도 그 중 하나. 그 곳에서 눈처럼 하얀 수피를 지닌 ‘숲의 여왕’ 자작나무를 만날 수 있다.

겨울에 빛나는 하얀 수피를 지닌 자작나무.

겨울에 빛나는 하얀 수피를 지닌 자작나무.

자작나무숲에서 인제읍 쪽으로 가다보면 인제 산골에서 태어난 시인 박인환을 기념하는 문학관이 있다. 한국전쟁후의 암울한 시대 속에서 <목마와 숙녀>를 읊조리며 고뇌했던 젊은 지성인, 박인환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는 곳이다. 

자작자작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대나무처럼 곧게 뻗은 자작나무 사이로 탐방코스가 나 있다.

대나무처럼 곧게 뻗은 자작나무 사이로 탐방코스가 나 있다.

인제 남면 원대리 원대봉(684m)자락에 있는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이 숲은 원래 인제국유림관리소가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1970년대부터 20여 년간 자작나무 138ha를 조림한 곳이다. 2008년에는 숲의 일부를 '숲속유치원'으로 꾸며 아이들의 숲체험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작나무숲으로 가려면 약 3.2km 되는 임도를 걸어가야 한다. 평상시에는 한 시간정도, 길에 눈이 쌓여있으면 1시간 30분정도 걸리는 거리다.

S자 형태의 임도를 따라 천천히 산으로 오른다. 경사가 완만해서 걷기 수월하지만, 눈이 왔을 때는 빙판구간이 많아 아이젠이 필요하다. 산모퉁이를 서너 번 돌았을까. 길 왼쪽에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 새겨진 나무 조각상이 보인다.

조각상 뒤로 대나무처럼 쭉쭉 뻗은, 울창한 자작나무숲이 드러난다. 지루한 임도 끝에 이런 아름다운 숲이 있다니!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는다.

눈 쌓인 자작나무숲은 눈부시다. 자작나무는 ‘숲의 여왕’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데 겨울에는 ‘눈의 여왕’이라 부르는 것이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숲 한가운데 서니 자작나무들에 둘러싸여 폭 안긴 느낌이다. 고개를 젖혀 자작나무를 올려다본다.

겨울철새 고니가 떠오른다. 코발트블루빛 하늘을 향해 하얀 가지를 뻗친 모습이 우아하게 날갯짓하며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고니를 닮았기 때문이다. 고니가 얼어붙은 호수 위에 웅크리고 있어도 초라해 보이지 않듯이 자작나무는 잎이 떨어지고 헐벗어도 고고한 기품이 넘친다. 몸통이 가늘고 창백해서 연약해 보이지만, 개마고원처럼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는 외유내강형 나무다. 껍질이 굳세어 팔만대장경과 천마총에서 출토된 천마도의 재료로 쓰이기도 했다.

숲속 광장에는 숲속학교와 자작나무로 만든 원두막 3채와 나무그네 두 개가 설치돼 있다. 어른들에게 잊혔던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마법의 공간이다. 어른들은 아이처럼 원두막에 숨거나 그네를 타며 자작나무숲이 선물한 공간을 맘껏 즐긴다. 이곳에선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다. 머무는 동안 일상에서 시달렸던 심신의 스트레스가 정화되는 느낌이다.

자작나무숲은 동심을 일깨워주는 마법의 공간이다.

자작나무숲은 동심을 일깨워주는 마법의 공간이다.

숲 속에는 세 개의 탐방로가 있다. 1코스는 자작나무코스, 2코스는 치유코스이며, 3코스는  출발지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탐험코스이다. 1~3코스를 모두 돌아보고,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데 3시간~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문의 인제국유림관리소(033-460-8036)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가 머무는 곳, 박인환문학관

박인환문학관 앞마당에 있는 박인환의 동상.

박인환문학관 앞마당에 있는 박인환의 동상.

2011년에 시인 박인환을 기리기 위해 그의 생가터에 박인환문학관이 세워졌다. 문학관 야외에는 박인환의 동상과 그의 대표작인 <목마와 숙녀>를 연상케 하는 목마가 놓여 있다. 박인환의 품에 안기듯 동상 안으로 들어가면 그의 시가 흘러나온다. 목마는 어린이들의 위한 작은 도서관이다.

문학관 내부가 독특하다. 시인의 연대기나 유작, 유품을 전시해 놓은 여느 문학관과는 다르다. 박인환 시인이 활동했던 한국전쟁후의 거리풍경을 현장감 있게 재현해 놓았다. 그가 운영했던 서점, 그와 그의 동료들이 매일 술을 마시며 모더니즘 시운동에 대해 토론했던 선술집, 음악다방, 살롱, 양장점 등 그와 연관된 명소들이 실물크기에 가깝게 꾸며져 있다. 그 시절에 살아보지 않았어도 당시의 사회 분위기와 젊은 지식인들의 방황과 고뇌를 조금이나마 체험해볼 수 있다.

박인환이 자주 가던 선술집.

박인환이 자주 가던 선술집.

박인환문학관 옆 인제산촌민속박물관

박인환문학관 바로 옆에는 국내 유일의 산촌민속 전문 박물관이 있다. 인제는 예로부터 산 높고 골 깊은 산촌오지였다. 그러다보니 그들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산촌마을만의 생활방식이나 풍습이 사라지게 됐다. 이것을 되살리려는 목적으로 산촌민속박물관이 세워졌다.

인제 산촌사람들의 세시풍속을 형상화한 모형.

인제 산촌사람들의 세시풍속을 형상화한 모형.

전시실에는 산촌사람들의 세시풍속과 귀틀집, 뗏목, 숯가마, 음식, 생활용품, 민속신앙 등에 대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박인환문학관과 산촌민속박물관의 규모가 크지 않아 모두 둘러보는 데 30~4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인제빙어축제

자작나무숲과 산촌민속박물관 사이에 있는 남면 인제대교 일대에서 인제빙어축제가 열린다. 기간은 2013년 1월 19일(토)~27일(일)이다. 겨울철이면 남면 소양강 일대에 거대한 빙판이 형성되는데 이곳에 산란을 위하여 빙어떼가 몰려든다.

빙어축제장에서 빙어낚시를 하는 사람들.

빙어축제장에서 빙어낚시를 하는 사람들.

두꺼운 얼음을 깨고, 낚싯바늘이 여러 개 달린 낚싯대를 구멍속에 드리우고 있으면 손가락만한 빙어들이 곶감 엮듯 줄줄이 딸려 올라온다. 갓잡은 빙어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꿀맛이다. 식당가에서 빙어튀김, 무침, 구이 등을 맛볼 수 있다. 행사장에서는 빙어낚시대회, 빙어 시식회, 썰매장, 눈조각전시 등의 체험행사가 열린다.

●여행정보

*자작나무숲 찾아가는 길: 경춘고속도로를 거쳐 춘천동홍천고속도로 동홍천IC에서 44번국도를 타고 인제 방면으로 향해 가다가 남전교를 지나기 직전에 우회전하여 인제종합장묘센터를 지나 10분 정도 더 가면 오른쪽으로 임도가 나있다. 임도 초입에 원대산림감시초소가 있는데 이곳에서부터 차량통제를 하므로 자작나무숲까지 3.2㎞를 걸어들어 간다.

원대막국수식당의 막국수와 보쌈.

원대막국수식당의 막국수와 보쌈.

*자작나무숲 인근 맛집: 원대리에 있는 원대막국수(033-462-1515)는 막국수와 곰취장아찌에 싸먹는 보쌈으로 소문난 맛집이다. 아이올라펜션(033-463-5334)은 주인장이 직접 기른 유기농채소와 나물로 반찬을 하며 겨울에는 청국장을 주로 한다.

글·사진/김혜영 여행작가

(사)한국여행작가협회 정회원. 기업체 사외보에 여행칼럼을 기고하며, 라디오와 TV를 통해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저서로 <5천만이 검색한 대한민국 제철여행지>가 있고, 4권의 공저가 있다. 3년 연속 파워블로그인 토토로의 여행공작소(http://blog.naver.com/babtol2000)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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