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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뻥 뚫리도록 숨을 쉬고 싶다면…

[여행마니아 추천 ‘걷고 싶은 길’ 6선] ① 바다를 벗 삼아…경북 영덕 블루로드

2013.07.22 이종원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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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둘레길, 누리길, 녹색길 등 웰빙바람을 타고 전국 방방곡곡에 걷는 길이 무수히 생기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성된 길을 조사해 본 결과 7월 현재 595개 길, 1만 7671㎞가 국가 및 지자체 지원으로 조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갯수와 길이 만큼 매력이 넘치는 우리의 길.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아름다운 길을 걸으면서 토닥여보는 것은 어떨까? 여기 국내여행 마니아들이 추천하는 숨은 길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팍팍한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코가 뻥 뚫리도록 숨을 쉬고 싶다면 영덕 블루로드를 걸어보라. 창공을 나는 갈매기와 코발트빛 바다를 벗 삼으며 걷는다면 우울한 장마의 기분은 훌훌 떨어져 나갈 것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이는 블루로드 해변길.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이는 블루로드 해변길.

영덕 블루로드는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688km의 해파랑길 일부다. 영덕 대게공원을 출발하여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해안길로 그 길이만 무려 64.6km에 이른다. 산길, 바닷길, 역사길 등 3가지 길이 잘 어우러져 있어 자연과 교감하며 따뜻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게 된다. 

임금님도 반한 대게의 본고장인 강구항

A코스는 ‘빛과 바람의 길’로 대게의 본고장 강구항부터 시작된다. 이왕이면 이른 아침 대게 경매가 이루어질 때 시장 구경하는 것이 좋다. 대게는 오전 8시부터 어선들이 실어오는데 수협공판장 바닥은 수백 마리의 대게가 크기별로 늘여져 있으며 이때부터 치열한 경매가 시작된다.

강구항 전경.
강구항 전경.

배가 들어오는 순서대로 경매가 이루어지며, 물량이 많으면 점심때까지 이어진다. 흔히 크기가 크다고 해서 대(大)게로 불리는 줄 알지만 실은 다리모양이 대나무처럼 곧고 마디가 있어 ‘대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영덕대게는 다리가 길고 속살이 꽉 차있을 뿐 아니라 맛이 쫄깃해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되었고 그 명성이 점차 확산되어 오늘날 영덕대게로 고유명사화 되었다. 영덕의 강구항과 축산항 사이 3마일 연안은 수심 3~400m, 갯벌이 없고  깨끗한 금모래로 이루어져 이곳에서 잡은 대게를 최고로 쳐준다.

블루로드 전망대.
블루로드 전망대.

길은 강구항 뒤편 고불봉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발아래 강구항이 펼쳐지고 멀리 삼사해상공원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경사로로 소나무 오솔길로 굽은 숲길과 솔향이 운치를 더해준다.

금진도로를 가로지른 구름다리를 지나면 완만한 경사의 고불봉 등산로가 기다린다. 고불봉에서는 풍력발전단지까지는 하산길. 바다가 옆에 있어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별반산 봉수대를 지나면 드넓은 풍력발전단지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어 가슴이 짜릿해진다.

바람이 전하는 말, 풍력발전단지

A코스의 끝자락인 풍력발전단지에 들어서면 “윙윙” 굉음을 내며 돌아가는 풍력발전기의 위용에 입이 딱 벌어진다. 바람이 만든 전기는 2만 가구의 영덕군민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란다. 봉우리에는 단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조성되어 있어 낙동정맥의 웅장한 산세와 그림 같은 바다 풍경을 감상하게 된다.

파란바다와 잘 어우러지는 영덕풍력발전단지.
파란바다와 잘 어우러지는 영덕풍력발전단지.

달빛산행도 알음알음 소문이 나있는데 해맞이공원 옆 창포초등학교에서 출발해 풍력단지를 돌아 공원으로 빠져 나오게 된다. 집채마한 윤선도 시비가 세워져 있으며, 삼국시대부터 변방의 위급한 상황을 알려주는 변반산 봉수대까지 조성되어 있어 답사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영덕신재생에너지관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전시관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놀고 즐기면서 청정에너지의 원리를 터득하게 된다. 태양광자동차, 해바라기 에너지정원, 태양의 힘으로 자라는 잎, 수소자동차체험, 파력발전체험 등 흥미진진한 체험거리가 가득해 아이들이 자연스레 신재생에너지의 원리를 터득하게 된다. 전망대를 겸하고 있는 옥상에는 태양광 집열판이 놓여 있어 태양에너지생성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드라이브 길에 우뚝 선 대게등대

대게발이 등대를 감싸고 있는 창포말등대부터 B코스인 '푸른대게의 길'이 시작된다. 등대 안쪽 나선형계단을 올라 등대의 중간쯤 오르면 바다를 시원스레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반긴다. 난간을 부여잡고 사방을 둘러보면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하얀 포말로 덧칠해 놓은 해안선이 가슴을 확 트이게 만든다.

등대를 빠져 나와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거 친 바람과 싸워 이긴 야생화의 미소를 보게 된다. 4월 수선화를 시작으로 패랭이꽃, 해국, 벌개미취 등 야생화 15종, 30만 본의 꽃이 가을까지 피고 진다.

하늘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 조각 작품을 감상해도 좋고 바다에 관련된 시를 음미하며 눈을 지긋이 감아도 좋다. 스피커에는 귀에 익은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와 흥을 돋운다. 야간에는 무지개 조명이 등대를 비추고 있으며 아치형 터널에 조명까지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그만이다.   

바다경치가 일품인 참포말등대.
바다경치가 일품인 대게의 다리로 덮혀 있는 참포말등대.

동해트레일의 진수, 블루로드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64.6km 전 구간을 유유자적 거닐면 좋겠지만 시간이 없다면 해맞이 공원에서 석리어촌마을을 거쳐 축산항까지 15km 해안길만 걸어도 동해트레일의 진수를 맛보기에 충분하다.

원래 해안 간첩을 막기 위한 군초소길이었지만 철조망을 걷어내면서 관광객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되었다. 오랜 세월동안 사람의 손때가 덜 탔기에 길에서 사색과 명상을 즐기며 걷기에 그만이다.

해병대 초소길을 생태탐방로로 바꾼 영덕 블루로드.
해병대 초소길을 생태탐방로로 바꾼 영덕 블루로드.

기암괴석의 바윗길, 해송아래의 흙길, 파도가 넘실거리는 백사장길, 포근한 어촌마을길까지 흥미진진한 코스가 연달아 이어져 트레킹 내내 함박웃음이 가시지 않는다. 경치 좋은 곳마다 나무 벤치가 놓여 있어 옥빛 바다와 하얀 포말을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대게의 원조, 차유마을과 축산항

해안길 중간쯤에 대게 원조마을인 차유마을에 발길을 멈춘다. 이곳에는 대게원조비와 팔각정이 바다를 배경삼아 서 있다. 고려 29대 충목왕 때 정방필이 영해부사로 부임하여 대게의 산지인 이곳을 순시했는데 영해부사 일행이 수레를 타고 고개를 넘어 왔다고 해서 수레 ‘차(車)’, 넘을 ‘유(踰)’를 써서 차유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마을을 지나면 다시 해안 절경을 발 아래 두고 파도소리를 음미하며 바윗길을 오르내리게 된다.

대게원조마을인 차유마을.
대게원조마을인 차유마을.
 
기암절벽아래 작은 해변을 지나 근래 완공된 현수교를 건너면 죽도산과 마주하게 된다. 이름에 걸맞게 산은 온통 대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형적으로 해안 지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정상에 서면 큼직한 동해 지도가 펼치는 듯 주변 경치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죽도산 산길을 돌아 나오면 물가자미 집산지인 축산항이 반긴다.

대게활어타운 고층 횟집에 들어서면 축산항과 바다를 내려다보며 싱싱한 횟감을 맛볼 수 있는데 특히 물가자미회로 유명하다. 영덕 사투리로 ‘미주구리’라고 불리는 물가자미회는 지방이 적고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해 뼈를 다친 환자나 수술 환자들의 특효약 대접을 받고 있는 생선으로 시원한 물회로 먹거나 매콤한 초고추장에 버무려 술안주로 곁들이면 좋다. 뼈채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일품이어서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찾게 해준다.

축산항과 죽도산.
축산항과 죽도산.

친절한 여행팁

블루로드의 자갈길.
블루로드의 자갈길.

C코스인 ‘목은사색길’은 숲길과 문화유적지를 거니는 길로 고려말 충신인 목은 이색선생의 생가지를 둘러보고 괴시리전통마을로 이어져 역사와 사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D코스 ‘쪽빛 파도의 길’은 쪽빛바다와 한적한 마을길을 거니는 길로 대게공원, 경보화석박물관, 삼사해양공원, 영덕어촌민속박물관, 볼거리, 배울거리가 가득한 길로 아이들과 함께 글으면 좋겠다.

노면에 노란 화살표가 그려져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대신 해가 지기 전에 숙소에 들어가야 하며 되도록 3인 이상 동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영덕군청 홈페이지(http://tour.yd.go.kr)에 안내책자를 신청하면 영덕관광지도 1부와 블루로드 지도 1부, 그리고 시기별 행사안내 팸플릿 등을 받을 수 있으니 걷기 전 미리 코스를 점검하면 유익하다.

블루로드 안내지도에 A코스부터 D코스까지 인증 스탬프를 찍으면 군청, 신재생에너지전시관, 병곡면, 방곡면사무소에서 완주메달을 받을 수 있다. 굵은 모래가 유명한 고래불해수욕장, 한적한 대진해수욕장, 한국전쟁의 격전지였던 장사해수욕장 등 운치 있는 해수욕장이 코스에 자리하고 있으니 여름피서를 겸해 걸어도 좋다. 

영덕블로로드 전 코스 요약

1. A코스-빛과 바람의 길(17.5 km / 6시간)
강구터미널 - 강구항 - 금진구름다리 - 고불봉 - 해맞이캠핑장 - 신재생에너지전시관 - 풍력발전단지 - 해맞이공원
2. B코스-푸른대게의 길(15 km / 5시간)
해맞이공원 - 대탄어촌체험마을 - 석리어촌체험마을 - 대게원조마을 - 블루로드다리 - 죽도산 - 축산항 - 영양남씨발상지

블루로드엥서 만난 어촌풍경.
블루로드에서 만난 어촌풍경.

3. C코스-목은 사색의 길(17.5 km / 6시간)
영양남씨발상지 - 대소산봉수대 - 사진구름다리 - 목은이색기념관 - 괴시리전통마을 - 대진항 - 대진해수욕장 - 고래불해수욕장
4. D코스-쪽빛파도의 길(14.1 km / 4.5시간)
대게공원 - 장사해수욕장 - 경보화석박물관 - 남호해수욕장 - 삼사해상산책로 - 삼사해상공원 - 어촌민속전시관 - 강구터미널

1. 가는길
경부고속도로-신갈분기점-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서안동 나들목-34번 국도(영덕방면)-영덕-7번 국도(포항방면)-강구항

2. 맛집
강구항의 성일수산(054-732-5206)에서는 30년동안 강구항에서 대게요리를 전문적으로 한 식당으로 대게찜, 대게탕은 물론 물가자미 회도 먹을 수 있다. 이밖에 강구항의 청궁(054-733-5685), 청화대(054-733-4130), 대게종가(054-733-4445)는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오십천을 접하고 있는 풍물지하어시장은 작고 허름하지만 포구 풍경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다.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일품인 물가자미회.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일품인 물가자미회.

창포말 등대 가는 길가에 위치한 진일대게(054-734-1205)는 절벽위에 자리 잡아  바다경치가 좋으며 대게는 물론 전복죽, 물회까지 맛 볼 수 있다. 축산항의 태화식당(054-732-4007)은 물가자미전문점이며, 영덕읍내의 명품식당(054-734-3398) 시원한 해물탕을 잘 끓여낸다.

3. 숙박
영덕칠보산자연휴양림(054-732-1607, 병곡면 영리), 동해해상호텔(054-733-4466, 강구항), 나라골보리말(054-734-0301, 창수면 인량리)

4. 블루로드 홈페이지 http://blueroad.yd.go.kr
문의: 054-730-6514

글·사진/이종원 여행작가

(사)한국여행작가협회 부회장, 여행동호회 ‘모놀과 정수’(cafe.daum.net/monol4 1만6천명) 대표. <대한민국 숨겨진 여행지100><우리나라 어디까지 가봤니56><한국의 숨어있는 아름다운 풍경> 등 개인서적과 20여 권의 공저가 있다. 2008년 터키문화원 사진공모전 대상 수상. 2012년 ‘한국관광의 별’ 단행본 부문 대상 수상.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원고 중학교 3학년 국어교과서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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