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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향기와 바다 내음, 후각 만족 여행

[오감만족 대한민국 농산어촌 여행] 맡는 여행

2017.07.27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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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농산어촌에는 그야말로 오감을 자극하는 요소가 가득하다. 비경으로 눈요기하고, 역사와 인문학에 귀 기울였다면, 이제는 후각을 만족시킬 차례다. 그 어떤 감각기관보다 코가 먼저 반응하는 곳. 숲과 바다를 찾아 떠나보자.

가평 잣향기푸른숲
“잣 향기로 심신을 치유하다”

가평 잣향기푸른숲.(사진=조선DB)
가평 잣향기푸른숲.(사진=조선DB)

끝이 보이지 않았다. 20m가 훌쩍 넘는 잣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빽빽이 서 있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잣나무 숲, 가평 잣향기푸른숲에 다녀왔다. 매미 소리가 마치 소낙비처럼 쏟아지던 지난 7월 초였다.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잣향기푸른숲은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다. 서울시청 기준에서 자가용으로 약 1시간 30분이면 도착한다.

숲은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에 걸쳐 있다. 1960~1970년대 축령산에 거주한 화전민이 닦은 마을길을 따라 조성한 숲이다. 수령 80년 이상의 잣나무 약 4만 6000그루가 뿌리 내리고 있다. 숲에 들어서자 산들바람이 훅 불었다. 잣 향기가 코끝을 파고들었다. 김명혜 산림치유지도사는 “잣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와 우울감 해소, 심신 안정, 심폐기능 강화에 좋다”고 했다. 

김 지도사에 따르면 잣은 약 20m 높이의 나무 꼭대기에 열리는데, 채집하기가 어려워 자연히 귀한 음식이 됐다. 귀한 음식을 건네며 “자시오, 이것 좀 자시오” 하다가 ‘잣’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가평 잣향기푸른숲은 국내 최대의 잣나무 숲이며, ‘가평잣’을 생산하는 원산지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10월 10일 체험을 위해 민간인에게 개방한 터라 3년이 채 안 됐다.

이날 참여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총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숲을 오르기 전에 가볍게 몸을 풀었다. 이후 숲을 찬찬히 오르기 시작한다. 살짝 오르막길인데 가뿐한 코스다. 아이나 어르신이 걷기에도 무리가 되지 않을 정도다. 숲은 자연 그대로였다. 아이 팔 길이만 한 초록색 뱀이 지나가기도 하고, 다람쥐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잣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해 생긴 게 비슷합니다. 구분하는 법은 잣나무 경우 바늘같이 생긴 잎이 다섯 개지만, 소나무는 두세 개밖에 되지 않아요. 열매도 다르고요. 얼핏 똑같은 솔방울 같은데, 잣나무 열매는 소나무보다 조금 더 거칠게 생겼죠.”

이따금씩 밟히는 솔방울을 주워 자세히 들여다봤다. 하늘엔 이름 모를 새들이 날아다녔고, 길섶엔 야생화가 즐비했다. 까맣게 익은 오디도 보였다. 살짝 따서 맛봤다. 알싸하면서 달큰한 향이 입 안에 번졌다.

중턱쯤 왔을 때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이날 처음 만난 프로그램 참여자들과 10명씩 짝을 지었다. 산림치유지도사의 지도에 따라 쑥을 비롯한 여름 풀잎을 땄다.

“참여자들 사이에 친밀감 형성을 위해 ‘풀잎 공놀이’를 할 겁니다. 이곳 가평 잣향기푸른숲에서만 만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죠.”

지도에 따라 쑥을 비롯한 여름 풀잎을 땄다. 향기 나는 풀잎을 엮어서 공을 만들어서 배구처럼 던지고 받는 식이었다. 30~40대의 참여자들은 동심으로 돌아가 깔깔거렸다. 30분 동안 실컷 땀을 흘리고 나니, 숲에서 부는 바람이 더욱 시원하게 느껴졌다. 잣 향기도 더 진하게 나는 듯했다.

축령산은 빌 축(祝)에 신령 령(靈) 자를 쓴다. 산 자체의 기운이 그만큼 영험하단다. 체험 코스에서 가장 꼭대기에 이르렀을 때는 축령산 자락을 보며 마음속으로 소원도 빌었다.

가평 잣향기푸른숲은 동절기를 제외하고 상시 운영한다. 김 지도사에 따르면 매달 방문객이 100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곳에는 체험·치유 프로그램이 총 7가지 마련돼 있다. 참가하기 전에는 전화로 일정을 확인한 후 예약하면 된다.
문의 031-8008-6769

강원 인제 원대리
40만 그루 자작나무 향에 취하다

인제 자작나무숲.(사진=조선DB)
인제 자작나무숲.(사진=조선DB)

숲 전체 138㏊에서 자라는 나무 총 69만 그루 가운데 자작나무는 40만 그루. 그중에서도 속삭이는 숲에만 5400그루의 자작나무가 빼곡하다. 수피가 하얗다 못해 은빛을 낼 정도로 눈부시다. ‘숲의 귀족’이란 별칭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이곳은 간혹 입산이 금지될 때가 있으니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단풍이 드는 시즌에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이 모이지만 조금이라도 한적한 숲을 즐기고 싶다면 평일에 찾는 게 좋다. 대중교통으로는 찾아가기 힘들다. 차를 대고 산림감시초소에서 인적사항을 적은 후 3.5㎞가량 임도를 따라 걸으면 자작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 왕복 3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인데 힘들지는 않다. 트래킹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문의 인제국유림관리소 033-460-8036

충남 태안 솔향기길
숲과 바다의 향을 한 번에

태안 염전 체험.(사진=농림축산식품부)
태안 염전 체험.(사진=농림축산식품부)

바쁜 생활 때문에 연락이 뜸했던 친구들과 태안 솔향기길을 걸어보자. 아름다운 해안가와 바닷가가 보이는 솔숲길을 따라 걸으며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더욱 깊어진 우정을 확인할 수 있다. 바다와 솔숲의 향을 만끽하는 걸로 부족하다면 ‘볏가리마을’에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이 마을은 솔숲길 2코스 중간에 위치해 있다. 소원을 이뤄준다는 ‘구멍바위’를 통해 보는 일몰이 특히 아름답고 갯벌·염전 등 다양한 자연체험을 즐길 수 있어 소박하지만 특별한 휴가의 추억을 만들기에 제격이다.
문의 태안군청 041-670-2114, 볏가리마을 041-672-7296

울산 간절곶 등대
아카시아 향이 먼저 반긴다

울산남부순환도로 입구에서 20여 분 거리에 있는 간절곶 등대. 울산 지역의 진하해수욕장, 서생포 왜성과 함께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아카시아가 피는 여름이면 울산에서 부산해운대 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달릴 때 바다내음보다 아카시아 향기가 먼저 반긴다. 새하얀 꽃을 주렁주렁 매단 아카시아 줄기가 줄지어 있는 산길을 끼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넘실대는 바다가 다가선다. 시원스러운 풍경이 이국적이다. 이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시원스레 하얀 포말을 터뜨리는 바다를 눈앞에 두고 야트막한 구릉이 펼쳐진다.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좋다. 새하얀 등대 앞에도 솔숲이 있다. 울기공원처럼 울창하지는 않지만 꼬불꼬불한 모양이 정겹다.
문의 간절곶 등대 052-239-6313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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