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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육아 미션 임파서블] ④ 관계미션

퍽! 편견을 날리고, 퍽! 감동을 주리라

[평창 패럴림픽 인간승리] ① 패러아이스하키 3인방

글: 김동훈 한겨레신문 스포츠부장 2018.03.05

스포츠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건 그 안에 인간 승리의 드라마가 있기 때문입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특정 지을 수 없는 인간승리. 에움길을 돌아 그 자리에 당당하게 선 그 감동만은 영원할 것입니다. 정책브리핑은 9일 개막하는 패럴림픽에서 우리에게 불가능은 스스로 정해놓은 한계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이들을 만나봅니다. (편집자 주)

패러아이스하키(장애인아이스하키) 국가대표 3총사. 이종경(앞), 정승환(뒤 왼쪽), 한민수(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패러아이스하키(장애인아이스하키) 국가대표 3총사. 이종경(앞), 정승환(뒤 왼쪽), 한민수.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학교 가는 30분의 길은 언제나 지옥 같았고, 매일 피투성이가 된 내다리는 후시딘 연고가 마를 날이 없었다. (중략) 남들은 내 걸음걸이를 보고 비웃기도 하고 흉내내며 놀리기도 했다. (중략) 대학에 입학해 아이스슬레지하키를 시작하기까지 도전이라는 것을 한번도 해보지 못한 불행 했던 아이! 그 한번의 용기있는 시작이 지금의 내가 되었다. (중략) 내 절단된 다리를 드러내고 당당히 썰매를 타고, 국가대표라는 꿈을 꾸고, 국제무대를 뛰며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평창패럴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정승환, 골 절반 책임지는 ‘빙판 위의 메시’

패러아이스하키(장애인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정승환(32)은 지난 2일 평창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결단식이 끝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다. 그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코흘리개 다섯 살 때였다. 집 근처 공사장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다. 그런데 무엇인가 무너져내렸다. 어렴풋이 철구조물 같은 것으로 기억된다. 오른쪽 다리가 쇠파이프에 깔렸다.

피투성이가 된 채 병원으로 실려갔다. 오른 무릎 아래를 절단했다. 병원에서 얼마나 긴 시간을 보냈을까. 그는 “아팠던 것보다 길고 길었던 병원 생활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의족을 찼다. 집과 학교를 오가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열아홉 되던 2004년, 한국복지대학에 입학했다. 고향 도초도를 떠나 첫 타향살이가 시작됐다. 그해 6월, 그의 삶이 바뀌었다.

학교 선배인 이종경의 권유로 경기 성남 탄천빙상장에서 패러아이스하키를 처음 봤다. 가슴이 뛰었다. 썰매, 스틱, 퍽과 씨름하며 흘리는 땀이 행복했다. 2년 뒤 그의 가슴에 태극마크가 새겨졌다.

어느덧 15년차. 그는 대표팀의 에이스다. 득점의 절반가량을 책임진다. 2012년 노르웨이세계선수권 은메달을 이끌고 베스트6에 뽑혔다. 실력뿐 아니라 잘생긴 외모로도 인기가 많다. 키(1m67)가 작아 ‘빙판 위의 메시’라는 별명이 더 어울리지만 본인은 싫어한다. ‘로켓맨’이라는 별명도 있다.

이종경, 스틱 잡고 웃음 찾은 만능스포츠맨

정승환을 ‘빙판 위 신세계’로 인도한 이종경(45)은 180㎝의 큰 키에 다부진 체격이 눈에 띈다. 만능스포츠맨인 그는 한창 혈기왕성한 29살이던 2002년 6월,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을 날다가 그만 추락하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그의 삶도 나락으로 함께 떨어졌다. 사람들은 한·일월드컵에 열광하고 있었지만 그는 하반신 마비라는 현실에 망연자실했다. 그에게 20대의 끝은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 처절하게 마감됐다.

이종경이 다시 웃음을 되찾은 것은 2년 뒤인 2004년 접한 패러아이스하키 덕분이었다. 빠르고 격렬한데다 퍽을 칠 때의 짜릿함에 푹 빠졌다. 그는 “패러아이스하키는 부상이 매력이다. 격렬하게 몸을 부딪힌 게 재활에 큰 도움이 됐다”며 웃음지었다.

장애인아이스하키는  ‘아이스슬레지하키’라고 했지만 지난해부터 ‘패러아이스하키’로 이름이 바뀌었다. ‘패러’는 ‘패럴림픽’에 붙여진 ‘패럴(parallel·평행의)’의 의미다. 즉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평등하다는 뜻이다.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장애인아이스하키는 ‘아이스슬레지하키’라고 했지만 지난해부터 ‘패러아이스하키’로 이름이 바뀌었다. ‘패러’는 ‘패럴림픽’에 붙여진 ‘패럴(parallel·평행의)’의 의미다. 즉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평등하다는 뜻이다.(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한민수, 18년간 대표팀 지킨 ‘든든한 맏형’

대표팀을 이끄는 맏형은 한민수(48)다. 무려 18년 동안 우리나라 패러아이스하키를 이끌고 있다. 그도 한때 좌절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그는 두살 때 침을 잘못 맞은 게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왼쪽 무릎에 류머티즘 관절염이 생겼다. 목발은 그와 한몸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는 잘 몰랐는데 사춘기를 거치며 심한 좌절감에 빠진 적이 있었다”고 했다. 게다가 자랄수록 무릎은 더욱 악화됐다. 나이 서른에 왼쪽 다리를 아예 잘랐다. 한동안 상실감에 빠졌다.

하지만 그도 2000년 패러아이스하키를 시작하면서 인생의 즐거움이 생겼다. 대표팀의 듬직한 수비수인 그는 “공격은 관중을 부르지만 수비는 승리를 부른다”고 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뒤처지않으려고 두배, 세배 더 노력한다.

서광석 감독도 그에 대해 “파워가 좋고 믿음직한 팀의 리더”라고 했다. 고3 소연, 중2 소리, 두 딸의 아빠인 그는 “딸들이 태극마크를 단 아빠를 자랑스러워한다. 평창패럴림픽에서 반드시 메달을 따서 딸들 목에 걸어주고 싶다”며 웃음지었다.

비장애인들의 아이스하키는 스케이트를 타는 반면 장애인 선수들은 양날이 달린 썰매(sledge)를 타기 때문에 ‘아이스슬레지하키’라고도 불렀다. 그러다가 지난해부터 ‘패러아이스하키’로 이름이 바뀌었다. ‘패러’는 ‘패럴림픽’에 붙여진 ‘패럴(parallel·평행의)’의 의미다. 즉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평등하다는 뜻이다.

패럴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세계랭킹 3위로 평창패럴림픽에서 당당히 금메달에 도전한다.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아이스하키선수권 대회에서 강호 노르웨이를 누르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패럴림픽을 코앞에 두고 지난 1월 출전한 2018 일본 국제 장애인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에서는 5전 전승으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풀리그로 치러진 예선에서 체코를 4-1, 일본을 9-1, 노르웨이를 3-2로 누르고 3전 전승으로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어 준결승에서 일본을 다시 만나 5-0으로 승리한 뒤 예선에서 연장 끝에 힘겹게 이겨겼던 노르웨이를 결승에서 6-0으로 완파했다.

국가대표 패러아이스하키 선수단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10일 일본과 1차전을 치른다.(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국가대표 패러아이스하키 선수단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표팀은 개막 이틀째인 오는 10일 일본과 1차전을 치른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평창 패럴림픽에서 미국, 체코, 일본과 조별리그 B조에 속한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과 체코를 가볍게 물리쳤고, 조별리그 A조 2위가 유력한 노르웨이마저 두 번 모두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해 평창 패럴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

* 대표팀 경기는 3월10일 일본(오후 3시30분), 11일 체코(오후 3시30분), 13일 미국(낮 12시) 이다. 준결승은 15일(낮 12시 또는 저녁 8시), 대망의 결승전은 폐막일인 18일(낮 12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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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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