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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꽃만 보니? 난 먹고 즐긴다

야생화 등 식물자원으로 6차산업 선도와 방향 모색

2015.12.03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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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산업이라는 말이 신문 경제면에 심심찮게 등장하곤 한다. 6차산업이란 1차산업인 농수산업, 2차산업인 제조업이나 가공업, 그리고 3차산업인 서비스업이 융합된 산업을 말한다. 3차산업과의 연계 분야는 유통, 판매, 체험, 관광, 축제, 외식, 숙박, 컨벤션, 치유, 교육 등 매우 다양하다. 즉 6차산업은 생산된 농수산물을 가공하거나 제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비스업으로 확대해 더욱 높은 부가가치를 꾀하는 산업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6차산업을 각 산업의 단순 결합이 아닌 융합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각 산업 분야가 유기적이고 종합적으로 융합돼야 큰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6차산업은 농촌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실현체계다. 창조경제는 창의력과 상상력,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융합해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육성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경제 패러다임이다. 농산물에도 창의력과 상상력을 더하면 다양한 형태의 가공상품과 관광 체험 서비스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이로써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생산적 복지를 실현하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6차산업의 목표다.

산수유꽃축제로는 경기 이천시 산수유꽃축제, 전남 구례군 산수유꽃축제가 유명하다.
산수유꽃축제로는 경기 이천시 산수유꽃축제, 전남 구례군 산수유꽃축제가 유명하다.

정부는 2002년부터 녹색농촌 체험마을을 선정해 농촌 관광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 농어촌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고자 기획한 ‘Rural(지방) 20 프로젝트’도 그중 하나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적 경관과 전통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농어촌 체험마을 20곳을 선정해 네가지 주제별(체험, 자연, 전통문화, 참살이)로 이야기가 있는 여행 코스 및 홍보 자료를 개발했다.

농어촌 6차산업화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

박근혜정부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6차산업을 국정과제로 선정해 낙후된 농어촌지역의 6차산업화를 유도하고 있다. 6차산업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는 곳은 충남 청양군의 알프스마을로, 이 마을은 농촌지역에 흔히 존재하는 일상적 자원에 상상력을 더해 자립형 축제를 만들었다. 여름과 겨울에 각각 ‘여름철 세계 조롱박 축제’와 ‘겨울철 칠갑산 얼음분수 축제’를 열고 지역만의 흥미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 등을 만들어 6차산업을 선도한다.

야생화를 이용한 대표적인 축제는 강원 정선군 고한읍의 ‘고한 함백산 야생화 축제’다. 이곳에 가면 등산하지 않고도 고지대에 피는 꽃을 마음껏 관람할 수 있다. 천상의 화원이라 일컫는 만항재에서 여름 동안 벌어지는 이 축제야말로 6차산업의 진수를 보여준다. 과거 활발했던 광산의 옛 모습과 광산 유물, 갱구 체험 등 다양한 공간을 확보했다. 이 축제는 야생화 특유의 식용성과 약리성(생체에 들어간 약품이 일으키는 생리적인 변화)을 알려 고한을 건강 생태 관광지로 만들고 있다.

메밀꽃이 장관을 이룬 강원 평창군 봉평면 효석 문화마을에서 축제를 즐기러 온 방문객들이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메밀꽃이 장관을 이룬 강원 평창군 봉평면 효석 문화마을에서 축제를 즐기러 온 방문객들이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또 다른 야생화인 메밀꽃은 강원 평창군 봉평면 ‘봉평 메밀꽃 축제’를 통해 농촌 6차산업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직접 재배한 메밀로 막국수나 메밀전을 만들어 판매할 뿐 아니라 메밀꽃을 대단위로 심어 관광객을 부른다. 관광객은 소금을 뿌린 듯한 메밀꽃 군락 속에서 메밀로 만든 음식을 먹으며 이효석의 문학에 빠져든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이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힘이 되는 것이다. 이야기를 가진 꽃은 계속해서 회자되며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는다. 누리소통망(SNS)이 발달한 요즘은 이야기가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소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유채꽃밭을 찾은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유채꽃밭을 찾은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낙후된 농촌지역과
식물원, 휴양림에서도 6차산업 가능

관광객을 유치하는 야생화로는 제주도의 유채만 한 것이 없다. 제주도는 이미 2007년부터 6차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 곳이다. 유채를 단순한 먹거리로 인식하지 않고 가슴 설레게 하는 샛노란 봄꽃이라는 점에 착안해 대단위로 심어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데 이용한 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유채는 자연스레 제주도를 상징하는 꽃으로 인식되고 있다.

위도상사화. 전북 부안군 위도에서는 최근 위도상사화 축제를 열기 시작했다.
위도상사화. 전북 부안군 위도에서는 최근 위도상사화 축제를 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전북 부안군 위도에서도 ‘위도상사화 축제’를 열기 시작했다. 분홍색 꽃이 피는 상사화와 달리 상아색 꽃이 피는 위도상사화를 군락으로 심어 수많은 사진사를 섬으로 건너오게 한다. 위도상사화는 줄기를 식용하므로 다양한 상품으로도 개발할 수 있다.

6차산업은 농민과 지역민이 주도해 만드는 산업이다. 그러므로 다른 산업과의 경계를 허물고 융합해 낙후된 농촌의 발전 모델을 제시하는 산업이라 할 수 있다. 6차산업화의 기치를 내걸고 정부가 노력한 결과 곳곳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보고되고 있다.

실례로 경남 창원시의 빗돌배기마을에서는 고품질의 단감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단감와인과 감잎차, 단감파이 등을 개발해 수익을 올리는 한편 가공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체험 관광만으로 연 매출 10억 원을 돌파했다.

그런가 하면 산 좋고 물 좋은 강원 영월에서는 지역의 장점을 살린 친환경 먹거리로 성과를 내고 있다. 산채연구회를 조직해 건곤드레와 냉곤드레로 품질을 고급화했고, 그러한 전략이 시장성을 인정받아 농가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영월은 체험 행사와 요리 경연대회 같은 6차산업으로 연계해 연 매출 4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6차산업은 낙후된 농촌지역뿐 아니라 식물원이나 수목원 또는 휴양림에서도 가능하다. 우리 주변에는 숙박을 겸한 여러 체험상품을 내놓아 관심을 끄는 곳이 많다. 특히 휴양림은 숙박시설과 오토캠핑장 시설을 갖추고 있어 도시를 벗어나 아이들과 정겨운 시간을 보내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이다. 이는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그럼에도 우리 야생화를 이용한 6차산업 분야가 미진하다는 사실이 못내 찜찜하다. 언제까지고 외국의 허브식물이나 도입종 나무의 열매에 의존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식물자원을 활용한 6차산업 분야가 어디까지 왔는지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글 · 사진 이동혁(야생화 칼럼니스트) 사진 · 동아DB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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