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도 괜찮아,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걷는 길이라면

계절이 초록으로 무르익어 간다. 과연 5월은 계절의 여왕답게 눈부시게 빛난다. 한반도의 5월은 특히 더 그렇다. 지나가는 계절을 국립공원에서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금 가면 딱 좋은 곳들만 모아 ‘국립공원 힐링로드 5선’을 제시했다. 초록으로 물든 국립공원에서 자연이 주는 선물같은 풍경들로 눈과 마음을 가득 채워보자. (편집자 주)

김현미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

천의 얼굴을 가진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유일의 반도공원으로 산과 바다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서해안 최고의 경관을 자랑합니다.

의상봉을 중심으로 10여개의 크고 작은 산과 직소폭포를 품은 내변산은 산악형 국립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절경을 자랑하며 소탈한 멋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또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외변산은 태곳적 자연을 간직한 채석강과 적벽강, 작은당 등 지형경관과 다양한 해양생물들은 생기 가득한 바다의 향기를 뽐내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적벽노을길은 아름다운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는 코스로, 외변산의 주요 탐방 명소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채석강과 적벽강인데요 채석강은 마치 수 만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 거대한 해안 절경으로 이루어진 인기 명소입니다. 그에 반해 적벽강은 채석강 지근에 있으면서도 탐방객들이 지나치는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숨은 명소입니다.

적벽강 사자바위.

 
채석강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적벽강이 보입니다. 적벽강은 1976년 4월 2일 전라북도 기념물 제29호로 지정되었고 2004년 11월 17일 명승 제13호로 지정된 곳입니다.

파도와 바람이 해안에 있는 산지에 부딪쳐 침식하면서 생긴 해식애(海蝕崖)로 절벽의 모습이 사자와 비슷하다고 하여 사자바위라 불리기도 합니다. 적벽강의 사자는 성난 파도를 이겨내는 강인함과 넓은 바다를 품은 인자함으로 변산 앞바다를 지키는 수호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벽강 페퍼라이트.

적벽강 해안 쪽으로 걷다보면 몽돌해안이 있고 아주 귀한 지층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페퍼라이트와 주상절리입니다.

페퍼라이트 지층은 수분 함량이 높은 퇴적암을 뜨거운 마그마가 뚫고 올라오면서 끓어올라 유분암과 검은 이암이 섞여 만들어진 세계적으로 드문 지층입니다.

처음 페퍼라이트를 발견한 사람이 후추(pepper)를 뿌려놓은 것 같다고 해서 ‘peperite’ 즉, 후추암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기존 암석과 다른 색과 모양을 지녀서 흔히 볼 수 없는 특이한 암석입니다.

뜨거운 용암이 식으면 가스와 공기가 빠지며 부피가 수축되어 암석 내부에는 규칙적인 틈이 생기게 됩니다. 그 후에 바위가 계속해서 깎이다보면 겉으로 틈이 드러나는데 4~6각형을 하고 있는 긴 기둥모양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적벽강의 주상절리입니다.

참고로 적벽강을 안전하게 탐방하려면 물때를 잘 살펴야 합니다. 썰물이 아니면 먼발치에서만 탐방 할 수 있으므로 국립해양조사원(http://khoa.go.kr/)에서 제공하는 조석예보를 사전에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벽강은 석양 무렵 햇빛을 받아 바위가 진홍색으로 물들 때 장관을 이룹니다. 바위 옆으로 작고 고운 파도가 살랑거리며, 밀려오고 또 밀려오기를 반복하는 단조로움도 붉은빛 노을과 함께하니 화려함으로 다가옵니다. 노을빛이 마술을 부리기 시작하고, 해가 저물며 시시각각 변해가는 노을빛에 감동이 밀려옵니다.

적벽강 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