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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살거리는 물론 ‘사람살이’가 보인다

[시장으로 간 청년들] 청년과 상인들의 상생, 달라진 전통시장

2017.02.03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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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면 사야 합니다(Don’t touch. You must buy it)’.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에 있는 익살맞은 문구다. 같은 의미라도 “만지지 마세요”와 달리 웃게 만든다. 청년들이 찾아와 둥지를 튼 전통시장에는 이렇게 미소 지을 일들이 많다. 먹거리, 볼거리뿐 아니라 ‘웃음거리’까지 생긴 전통시장의 풍경을 담았다.

서울특별시를 기준으로 근처의 전통시장을 검색하면 총 595곳이 나온다. 설 연휴를 앞두고 설 차례상 물가를 알아보니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더 저렴하다고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설 명절에 수요가 많은 25가지 식품 가격을 조사해 발표했다. 그 결과 전통시장 물가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보다 최고 34%가량 돈이 덜 들었다. 백화점에서 신선식품 등 25개 품목을 모두 구입하는 데는 29만 2680원이 든 반면, 전통시장에선 19만 3504원이 들어 10만 원 정도 차이가 났다.

전통시장으로 발길이 몰리는 것은 비단 저렴한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전통시장에 청신한 바람이 불고 있어서다. 재래시장의 다른 말이 ‘전통시장’인 이유는 여기에 먹거리, 살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살이도 볼 수 있기 때문. 소설 <나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작가 심윤경은 “식구들의 뺨이 푸석해지고 고기 좀 먹어야 할 것 같은 시기가 오면 아버지는 내 손을 잡고 시장에 가셨다. 엄마는 생선가게에 들렀다. 언제나 양팔에 토시를 하고 고무장화를 신고 있는 아저씨는 얼음이 서걱서걱한 동태부터 내밀었다”고 어린 날 시장의 추억을 적었다.

언제부터인지 말끔한 대형슈퍼가 골목골목 구석까지 들어오면서 재래시장은 한물간 생선처럼 찾는 이가 없어졌다. 궁해진 이곳을 찾은 이들은 역시 궁한 청년들. 궁하면 통한다고, 취업난에 일자리가 막막해진 이들이 전통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취업난을 해소할 뿐 아니라 고령층 손님으로 근근이 연명하던 전통시장의 활성화에도 불을 지필 수 있어 지방자치단체들도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서울에서는 뚝도시장, 대명여울빛거리시장, 길음시장 등 약 25곳이 ‘2016년 전통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됐다. 부산에서는 국제시장, 부산전자종합시장, 광안상가시장 등 35곳이 지원을 받았다. 가장 많은 지원을 하는 곳은 강원도로 동쪽바다중앙시장, 속초관광수산시장 등 42곳이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전주 남부시장.(사진=한국관광공사)
전주 남부시장.(사진=한국관광공사)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전주 남부시장’이다. 이곳은 조선 중기 때부터 전주성 남문 바깥에 섰던 남문장의 역사를 이은 전통시장이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는 전국 쌀 시세가 남부시장을 통해 결정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남부시장도 다른 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침체기를 겪었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것이 2000년대. 2003년 재래시장 현대화사업을 시작해 문화, 예술과 협업을 이뤘다. 그 성과는 ‘청년몰’로 나타났다. 기존 상인들이 떠나면서 방치되다시피 한 시장 상가 2층을 청년들에게 저렴하게 임대해 청년창업가들을 모았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문전성시사업을 통해 남부시장 2층에 등장한 청년몰은 남부시장 분위기를 바꿨다. 2013년에는 행정자치부의 야시장 시범공모사업을 통해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과 함께 야시장 시범지역이 되기도 했다.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은 전주로 여행 온 관광객들에게 명소가 됐다. 한옥마을을 둘러본 후 풍남문 방향으로 나와 걷다 보면 남부시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시장 안에는 야시장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먹거리가 이어진다.

최근 가장 핫한 곳은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선후배 4명이 조리복을 말끔히 차려입고 손님을 맞는 ‘총각네스시’. 베트남 이주여성들이 합심해 차린 ‘베트남 마트’에서는 베트남 튀김만두 짜조와 월남쌈을 판다. 저렴한 가격에 이국적인 맛을 볼 수 있어 긴 줄이 이어진다. 전주 전통의 맛도 느껴볼 수 있다. 남부시장 터줏대감인 조점례남문피순대와 콩나물국밥집은 남부시장의 자랑이기도 하다. 전주 청년몰의 모토는 ‘적당히 일하고 아주 잘 살자’다. 덕분에 시장 2층 청년몰 한편에서 상시로 공연이나 파티, 이벤트 등도 진행된다.

예술과 시장이 만나면 신당창작아케이드 

신당창작아케이드.(사진=서울시창작공간)
신당창작아케이드.(사진=서울시창작공간)

최근 가장 뜨는 곳은 서울 신당동 중앙시장 입구, 지하센터에 들어선 ‘신당창작아케이드’다. 화가 및 조각가가 가장 많이 입주해 있는 이곳에는 올해 유난히 수상 소식이 많았다. ‘제6회 국가상징 디자인 공모전’에서는 도자기를 만드는 최유진 작가가 국무총리상을 받았고, ‘한지상품개발 디자인 경연대회’에서는 엄윤나, 양지윤, 김태령, 김선경 작가 등이 수상했다.

원래 이곳은 1971년 조성된 평범한 지하상가였다. 잘나가던 시절에는 이불과 한복, 회센터를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여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 역시 손님이 줄면서 일부 점포만 남아 겨우 명맥을 유지했다. 텅 빈 상가들로 흉흉했던 이 지하공간이 최근 예술하는 청년들을 ‘새 주인’으로 만나 창작공간으로 새로 태어났다.

창작아케이드에 입주한 공방 39곳에는 작가 59명의 작업장이 있어 작가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작가들의 작업세계도 다양하다. 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콜라나 사이다 병을 유리잔으로 재탄생시키는 유리공예가부터, 구체관절 인형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공예가, 나뭇가지로 브로치를 만드는 작가의 사무실까지 일상의 소재로 작업하는 이가 대부분이다.

이곳이 더욱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예술가들만 고고하게 따로 노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작가들은 그간 신당동 중앙시장 점포 인테리어나 간판을 꾸미는 데도 참여해왔다. 시장축제 때는 거리예술 퍼포먼스도 열었다. 매주 한두 차례 정도 입주한 작가들이 직접 이곳 상인들을 출연시키는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하기도 한다.

갈수록 더 젊어지는 구로시장 청년상인 특화구역  

구로시장 청년상인 특화구역.(사진=조선DB)
구로시장 청년상인 특화구역.(사진=조선DB)

9명의 노인이 모여 살았다는 곳으로 알려진 서울 ‘구로(九老)’, 1964년부터 1974년까지 10여 년에 걸쳐 공단이 설립된 후 한국 수출산업의 메카였던 이곳은 2000년대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디지털단지’가 됐다. 수많은 공장 근로자들의 땀과 눈물과 웃음이 배어 있던 곳이 흔적만 남고, 이들이 월급날이면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새 옷을 장만하기도 했던 구로시장은 터만 남았다. 오래 닫힌 셔터에 뿌옇게 녹이 슨 자리에 청년들이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누구나 가르치고 어디서나 배운다’는 이들은 ‘구로는예술대학’ 멤버들이다.

구로구는 노후점포를 활용해 39세 이하 청년상인을 육성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 예술, 볼거리, 먹거리가 펼쳐지는 경쟁력 있는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해 청년점포 구역인 ‘영프라쟈’를 개설했다. 영프라쟈에 입주한 청년상인들은 꽃 초상화를 그려주는 이색 카페 ‘아트플랏츠’, 소규모 생산자들의 식재료 등을 판매하는 ‘쾌슈퍼’, 크레페 판매점 ‘구레페’ 등의 점포를 열어 인기를 끌었다. 2016년 6월, 구로구는 청년점포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 예산 3억 6400만 원을 투입해 영프라쟈 일대에 12개 점포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청년상인들의 등장으로 피어난 불꽃에 열기를 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를 위해 추가된 매장에는 점포당 13㎡ 정도의 공간을 마련하고 도로, 상하수도 매립 등 기반시설 보수 공사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했다. 공개모집을 통해 입점 청년상인 12팀을 선발해 역량교육과 점포 체험도 실시했다. 구로구는 청년상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계약기간 동안 최초 보증금과 임대료 일부, 기반 시설비, 홍보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데이트 명소 연남동 동진시장 

연남동 동진시장.(사진=조선DB)
연남동 동진시장.(사진=조선DB)

홍대 인근 합정, 상수, 망원 등이 잇따라 명소가 됐지만 현재 데이트족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은 ‘연남동’이다. 그러나 연남동의 모든 곳이 다 뜬 것은 아니었다. 시장 옆 동교동 길의 작은 카페들이 입소문을 타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할 때도 동진시장은 방치된 채로 있었다. 그러나 2013년 수공예생산자조합인 ‘모자란협동조합’이 이곳을 수공예 생산자들의 판매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정비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개성 있는 이들이 모여 만든 플리마켓, 전시회, 공연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젊은 층은 열광했다. 인스타그램에 ‘#동진시장’이란 해시태그로 검색된 결과만 1만 875건에 달했다.

KBS ‘다큐멘터리 3일’에도 소개됐을 정도로 연남동 시장은 상인들과 손님들이 함께 상생하는 명소다. 작은 반지부터 직접 뜬 손뜨개 목도리까지 ‘없는 게 없는’ 시장이기 때문.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나와 안 쓰는 장난감을 팔기도 하고, 학생이나 주부들이 손수 만든 액세서리를 내놓기도 한다.

방송에 등장하기도 한 고성애. 이성진 부부는 연남동에서 열리는 마을시장인 ‘따뜻한 남쪽’과 ‘동진시장’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열혈 판매자. 부인 고성애 씨는 따뜻한 남쪽 시장에서 드라이플라워를 처음 보고 생화만 가꾸다가 드라이플라워 소품 만들기를 시작했다. 그는 “시장에 물건을 팔려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대화하고 어울리며 데이트하러 간다”며 ‘저도 만들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시는 분이 있는데, 그럼 저는 만들 수 있다고, 이거 진짜 다 할 수 있는 거라고 하면서 같이 응원한다”고 말했다.

청년상인 흥행 부산 국제시장 

부산국제시장.(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산국제시장.(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부산 국제시장은 ‘꽃분이네’를 보러 온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았다. 실제로 피난민들이 모여 물건을 사고팔면서 조성된 이 시장은 시간의 쇠락과 더불어 ‘추억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부산중소기업청은 2016년 11월, 상인들의 고령화 등 대형마트에 밀려 위기를 맞고 있는 전통시장이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을 갖춘 청년상인 창업으로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시장, 광안시장은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으로 시장의 빈 점포를 활용해 점포임차료, 인테리어, 마케팅, 홍보 등을 지원했다.

국제시장 ‘글로벌 복합문화공간’과 ‘왔나몰’에 문을 연 청년상인들은 젊은 아이디어를 담은 점포로 공간에 활기를 더한다. 국제시장 6공구 2층에는 관광객을 흑백사진으로 찍어 과거 국제시장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한 포토액자, 부산의 상징을 담은 촛불, 가죽공예품, 꽃으로 만든 천연화장품 등이 진열돼 있다. 총 27개 점포에 입주한 이들은 한글문화상품, 생활한복, 3D 피규어, 맞춤형 셔츠, 독립출판서적, 핸드메이드 잡화 등을 파는데 젊은 층과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을 모으고 있다.

광안시장에서는 ‘루비스 핸즈 스튜디오 인 광안’이라는 콘셉트로 지난해 9월부터 재능 있는 청년 예비창업자 10명을 공개 모집하고 창업교육을 실시했다. 그리고 12월부터 시장 내 빈 점포를 임대해 내부 리모델링, 컨설팅 등 창업 준비과정을 거쳐 영업을 시작했다.

대형마트 안 부러운 전통시장 똑똑하게 이용하는 Tip 5 

1.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하라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농협,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12개 은행에서 구입할 수 있다. 평소 개인은 온누리상품권을 5%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데 설을 맞이해 1월 2일부터 2월 28일까지 온누리상품권 구매 한도가 50만 원까지로 늘어났다. 이 기간에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하면 더 알뜰하게 장을 볼 수 있다.

2. 전용카드를 사용하라
최근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카드사마다 전통시장 전용 체크카드를 만들었다. 신한카드의 ‘전통시장사랑체크카드’는 전통시장 가맹점에서 이용 금액의 10%가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MG새마을금고의 ‘시장愛체크카드’는 국세청에서 지정한 전통시장 가맹점에서 이용한 금액의 15%까지 할인해준다. 우체국에서 발급하는 ‘스타트체크카드’, ‘영리한체크카드’도 전통시장 전용카드다. 전통시장 내 우체국 가맹점에서 쓴 금액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카드별 가맹점은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3. 할인행사를 이용하라
전통시장에서 하는 할인행사를 이용하면 더 알뜰하게 쇼핑할 수 있다. 명절을 앞두고 서울시내 131개 전통시장에서 설맞이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최대 3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 7만 원 이상 구입한 방문객을 대상으로 온누리상품권을 사은품으로 준다.

4. 농수산물을 구매하라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농수산물은 시장 상인들이 매일 아침 도매시장에서 떼다가 파는 경우가 많아서 대형마트보다 더 싱싱한 물건을 살 수 있다. 농수산물은 전통시장이 더 저렴하기도 하다. 가령 대파의 경우 대형마트에서는 한 단에 평균 3495원에 판매하지만 전통시장에서는 평균 2832원에 판매하므로 전통시장에서 사면 더 이득이다.

5. 꾸러미 상품을 이용하라
소가구(小家口)가 점차 늘어나면서 식재료를 다량 구입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전통시장에서는 식재료를 많이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2~3인 가족을 대상으로 반찬꾸러미를 구성해 판매한다. 또한 매운탕채소꾸러미, 제육볶음꾸러미 등으로 구성한 요리꾸러미도 함께 팔아 저녁 메뉴 걱정도 덜어준다. 이들 반찬꾸러미는 시장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대체로 5000~6000원 정도로 저렴하게 구성돼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다.

  전통시장 키우는 청년몰 지원 프로그램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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