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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 탈북민 정착 돕는 ‘하나센터’

‘탈북민의 친정집’ 남북 주민의 열린 사랑방 되다

2016.10.28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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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안녕하세요?”, “그래, 잘 지냈지?”, “기호 씨는 잘 지냈어요?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고요?”, “하하 네, 어렵긴 하지만 열심히 하고 있어요.”

오가는 정이 가득 느껴졌다. 하나센터는 북한이탈주민(이하 탈북민)들의 진정한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자리한 서울북부하나센터(이하 북부센터) 4층에서는 지역사회에 살고 있는 탈북민을 대상으로 2주 동안 진행하는 지역 적응교육이 한창이었다. 사이좋은 부부가 되기 위한 대화법 수업을 듣는 탈북민들의 모습에는 진지함이 함께 묻어 있었다. 옆에 딸린 심리상담실과 사회복지사, 상담사 선생님들이 상주하고 있는 사무실은 탈북민들이 오면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도록 활짝 열려 있었다.

3층에서는 한창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현장 소통마당’이 진행되고 있었다. 또 북부센터앞 광장에는 매주 수요일 진행하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한 이동형 목욕부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북부센터 사무실 캘린더를 보니 통일사랑방 모임, 해피맘, 초등맘, 건강검진, 합창단 모임 등 크고 작은 모임으로여백 없이 한 달 일정이 꽉 차 있었다.

이주형(29) 사회복지사는 “탈북민에게 우리 하나센터는 친정 같은 존재”라며 “주민들이 교육을 마친 뒤에도 좋고 슬픈 일이 있을 때 들러서 소식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에 어느덧 어우러져 행복하게 사는 탈북민들의 모습을 보면 보람이 크다”고 밝혔다.

하나센터는 통일부가 지정한 탈북민 지역 적응센터로 탈북민 의무교육기관인 하나원 수료 후 탈북민들이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전국에 23곳이 있으며, 북부센터는 탈북민 2300여 명의 정착 지원은 물론 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안착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노원구는 탈북민 밀집지역으로 1000여 명이 터전을 잡고 살고 있다.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서울북부하나센터.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서울북부하나센터.

하나센터 전국 23곳
지역 적응교육 등으로 탈북민 안착 지원

북부센터 김선화 부장은 하나센터는 탈북민들이 하나원에서 나와 지역사회에 오자마자 필요한 모든 행정적 지원부터 정착을 위한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탈북민들을 위한 여러 제도를 마련했지만 문화나 사회 환경이 다른 한국에서 그걸 탈북민 개인이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나센터는 탈북민들이 하나원을 퇴소한 뒤 우리 지역으로 무사히 올 수 있도록 이동부터 전입신고, 임대아파트 계약 등 행정 절차를 모두 도와드려요. 통상적으론 5년 동안 탈북민의 정착을 위해 지원하지만 장애인, 미혼모, 중증질병 환자 등 더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후에도 지속적으로 돌보고 있습니다.”

하나센터에서 처음 받는 지역 적응교육의 절반은 현장 체험형 탐색교육이다. 탈북민들이 직접 관공서와 고용지원센터, 병원, 은행 등에서 진료 예약, 은행 계좌 만들기, 취업 상담 신청 등 각종 절차를 이해하고 직접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함께 생활과 건강, 가족 및 대인관계 증진교육, 인생 설계 및 취업교육, 문화 활동 등을 진행하며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특히 전체 탈북민의 약 80%가 경제활동인구인 20~40대인 만큼 이들이 원활하게 취업하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고용상담을 중점적으로 진행한다. 이밖에도 전문 사례 관리, 심리상담 및 정신건강 지원, 취업 및 진로 지원, 아동·청소년·대학생 교육, 사회 적응 지원, 지역 네트워크 구축 및 커뮤니티 형성, 지역주민 교류사업 등 각 유형별로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맞춤형 정착 설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탈북민 여성들을 위한 지역 커뮤니티인 ‘해피맘’ 모임.
아이를 키우는 탈북민 여성들을 위한 지역 커뮤니티인 ‘해피맘’ 모임.

남북한 주민이 함께하는 모임인 ‘남북어울림합창단’ 단원들이 공연하는 모습.
남북한 주민이 함께하는 모임인 ‘남북어울림합창단’ 단원들이 공연하는 모습.

남북민 통합 커뮤니티 통해 한민족 동질감 회복 노력
‘탈북민 대다수 기초생활수급자’는 오해, 자립의지 강해

북부센터는 최근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하고 있다. 탈북민들이 지역사회에 안착하더라도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없다면 그것이 사회 통합에 큰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북부센터는 정기적으로 남북한 주민이 함께하는 체육대회, 지역주민들과 봉사자를 초대한 송년 모임, 탈북 영유아를 키우는 해피맘 모임, 초등맘 모임, 남북한 청년 모임 등 다양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남북한 통합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탈북민은 자연스럽게 서로 소통하고 남북한이 아닌 한민족으로서 동질감을 느끼며 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보통 탈북민이 우리 사회에 정착해 소득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기까지는 평균 7~9년이 걸린다. 이에 대해 김선화 부장은 “정부 지원도 탈북민 안착에 큰 역할을 하지만, 결국 탈북민 자신이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탈북민들의 대다수가 기초생활수급권 등 정부 지원을 받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은 25%에 지나지 않아요. 그 외 75%는 자신의 힘으로 삶을 개척하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보다는 아직은 우리 사회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그들을 기다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김 부장은 “속마음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하는 사회주의 체제에 오래 있었던 탈북민들은 보통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소통하면 좋겠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하나센터가 앞으로 탈북민들의 초기 정착 지원을 넘어 통일을 준비해나가는 데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고 사회 통합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중간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습니다.”

탈북민 현황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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