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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에 대한 오해와 이해
이에 김 차관의 특강 원고에 몇 가지 내용을 보완해 지상 중계한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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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자부 김종갑 제1차관 |
최근 FTA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많은 국민들에게 반FTA 정서만 심어줘 FTA를 통한 경쟁력 제고라는 우리의 국정방향이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러나 조금만 살펴보면 FTA에 대한 오해는 말 그대로 오해일 뿐이며, 온 나라가 들썩이며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정부는 2003년부터 미국을 포함한 거대경제권과의 FTA 필요성을 검토해 왔다. 업계는 이보다 앞선 2000년부터 주로 한미 재계회의를 중심으로 논의하면서 조속한 한·미 FTA 협정체결을 건의했다.
한미 FTA는 한·미 양국이 세계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이다.
한미 FTA가 한미 양국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는, 그 명칭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 한미 FTA의 영문 공식명칭인 ‘KORUS FTA’는 ‘Chorus(합창)’와 발음이 같다. 이는 성공적인 FTA 협상을 통해 양국 모두가 윈-윈함으로써 공동 발전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갖는 한미FTA를 두고 일부에서는 그 필요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 이후 전 세계적으로 충분한 개방이 이뤄졌는데 굳이 미국 같은 강대국에게 시장을 내주는 모험을 해야 하느냐'고 지적한다.
하지만 세계적 개방 추세를 살펴보면 한미FTA가 왜 필요한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WTO체제 출범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이 느끼는 개방의 욕구는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WTO에 통보된 193건의 지역협정 중 1996년 이후 체결된 것이 133건이나 된다는 것은 이런 개방 추세를 잘 말해주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WTO 이상의 추가 개방을 통한 윈-윈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2위의 무역국이다. 우리에게 무역은 경제나 산업발전과 직결된 문제이다. 세계 시장이 많이 개방될수록 우리에게 유리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아세안 등 신흥 개도국의 추격과 선진국의 기술보호주의 강화로 우리 입지가 점점 좁아져가고 있다.
그 실례로 지난 10년간 우리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3.3%에서 2.6%로 하락한 반면 중국은 6.1%에서 14.6%로 배 이상 늘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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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2005년 미국시장 점유율 추이 |
그러나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이제 제조업분야에서 품질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여 시장개방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는 점이다. 우리의 기술력도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제특허출원이 세계 6위로 올라섰다는 것은 이를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결국은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 큰 시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문제이다. 또 우리 기술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외국의 투자(돈)를 유치해야 하고, 각 국과의 기술협력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시장확보, 투자유치, 기술협력확대를 위해서는 현재의 WTO 수준의 개방으로는 한계가 있는데, 바로 이 점이 우리가 FTA를 추진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이에 우리는 한-칠레FTA를 시작으로, EFTA(유럽자유무역연합)및 싱가폴과 FTA를 체결하였고, 미국 인도 캐나다 멕시코 등과 FTA 협상을 진행중이다.
결국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해 우리가 선택한 것이 ‘개방’과 ‘경쟁’인 것이다. 개방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쇄국해서 성공한 나라는 없다는 점은 세계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2600여 년전 지식 체력 기술 경제력 등 모든 면에서 뒤쳐졌던 로마가 그리스, 게르만, 에뚜루리아 등을 앞질렀던 것은 국왕도 수입(?)하고 외국문물을 받아들여 개방 체제를 가졌기 때문이다. 15세기 이태리의 메디치 가문의 지식과 예술에 대한 후원이 그 유명한 보티첼리의 ‘비너스 의 탄생’을 낳게 한 계기가 되었고, 이것이 특허제도의 효시가 되면서 르네상스를 일으키는 발판이 되었음을 우리는 상기해야 한다.
20세기 이후의 경험은 개방과 자유무역 외에는 대안이 없음을 보여준다. 1970~80년대에 개방정책을 추구한 개도국은 연평균 4.5%나 성장했으나, 폐쇄적 개도국은 연평균 0.7% 성장에 그쳤다(Sachs and Warner, 1995).
1993~2003년간 FTA 체결국의 수출은 325% 증가한 반면, FTA 미체결국의 수출은 216% 증가하는데 그쳤다. 물론 경제가 성장하고 수출 잘 하는 나라가 개방을 적극 추진한 점은 있지만, 적극 개방한 국가들의 경제성장과 수출증가가 두드러진다는 인과관계가 성립된다는 점은 많은 경험적 연구결과가 입증해주고 있다.
우리는 대외지향적 정책을 추진해 왔다. 1960~70년대 머리카락이나 은행잎으로 수출고 1억달러를 달성했던 때에 이디오피아의 수출도 우리와 같은 1억 달러였다. 그러나 40년 뒤인 지금, 그 격차는 수 백배로 벌어졌다.
세계은행은 한국과 가나의 발전경로를 비교하면서 한국의 개방정책을 성공 사례로 들고 있다. 아마도 개도국 대상 세미나에서 한국은 세계은행이 가장 자주 거론하는 발전모델일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개방결정이 결코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다음의 사례를 보자.
#1. 외국인의 대한 투자 사례
1967년에 미국의 다국적 기업 모토로라사가 한국에 지사를 설치할 즈음 우리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국산품사용 및 국내생산제품 수출의무화 등의 부담을 지우자는 주장이 대세였다. 어렵게 우리 시장에 진출했던 모토로라는 그 후 무려 10만 명이나 되는 반도체 인력을 양성,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일으키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2. 지식재산 보호사례
1987년 물질특허제도 도입을 결정할 즈음, 우리 제약업계는 전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극렬한 반대했다. 그러나 이 시점을 계기로 제약업계가 본격적 연구개발에 착수하여 이제 우리 스스로 개발한 신물질이 10개가 넘고 특허 수준도 대폭 향상됐다.
#3. 상품시장 개방
일본과의 고질적 무역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정부는 ‘대일 수입선 다변화제도’를 시행, 상당수 공산품에 대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을 금지시켰었다. 이중 TV등 가전제품과 자동차는 1997년 외환위기 때까지도 규제하다가 1999년에 모두 자유화했다.
이보다 4~5년 앞선 1990년대 중반 일본으로부터의 수입금지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있었으나, 업계와 연구소들이 반대했었다. 그러나 반대를 이겨내고 자유화시킨 지 불과 4~5년만에 우리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일본을 앞서게 됐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그런데 왜 하필이면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FTA를 체결하려 하느냐며 반대하는 분들이 많다. 주지하다시피 미국은 세계 최대시장이자 세계 최대 자본보유국이며,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 보유국이다.
특히 미국 수입시장은 1조 7,000만 달러 규모로서, 일본 중국 아세안 수입시장을 합한 1조 5,000만 달러보다 더 크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무역 투자 기술협력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대다수의 연구기관들도 거대경제권과의 FTA체결 시 미국이 우리에게 가장 유리하다는 공통된 결과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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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시장의 비중 |
한편 현재의 FTA논란 중 ‘왜 지금 이렇게 서둘러서 하려 하는가?’라는 비판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그건 사실과 다르다. 지금 우리는 아무 준비없이 손 놓고 있다가 갑작스레 협상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한미FTA에 대한 정부의 준비는, 최대한 거슬러 올라가자면,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상당 수준으로 준비되어 있었다고 판단된다.
세계 무역체제가 투자, 지식재산보호 등 무역관련 사항을 다룬 것은 1995년 출범한 WTO체제부터였다. 하지만 한·미 양국 간에는 그보다 12년이나 앞선 1983년부터 포괄적 무역현안사항을 협의하고 있었다.
1983년 미국 레이건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미국도 더이상 수입규제조치를 강화하지 않도록 하는 대신 한국도 넓은 의미의 시장개방을 촉구하는 이른바 ‘공정무역(fair trade)’을 제안하게 된다. 이후 양국은 개방에 대해서 계속 협상을 진행해왔다.
특히 양국은 2001년부터는 매 분기마다 정기적으로 통상현안을 협의해왔기 때문에 양측의 관심이 무엇인지 서로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아무 준비없이 손 놓고 있다가 미국측 시한에 맞춰 졸속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일부의 비판은 과거의 사실관계를 모르거나 도외시 한 데서 비롯된 오해임을 밝혀둔다.
일부에선 또 “한미FTA는 우리 주권과 정책자율성을 훼손시킨다”는 주장을 편다. 심지어 우리의 통상주권침해라고까지 목청을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사실과 다름을 명백히 하고 싶다.
‘국제협력’이란 각국의 주권을 일부 양보하는데서 성립되는 것이며, ‘통상’이란 양국간 ‘주고 받는 거래’인 만큼 일방의 주권만을 주장한다면 거래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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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강대국인가? : 한·미간 무역·GDP·투자 비교 |
한미FTA를 서둘지 말고, 다른 나라와 FTA를 체결한 뒤 10~15년쯤 지나서 하자는 의견도 있다. 모든 협상에는 당사자가 있다. 그런데, 미국이 우리와의 FTA만을 위해 한없이 기다려 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또 미국은 현재 태국 등 9건의 FTA협상을 진행중이다. 또 대만 등 5건의 협상을 검토중이다. 그러므로 미국시장 선점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서라도 한미FTA를 더 이상 미루는 것은 경제적이지도 현명하지도 못한 일이다.
반대론 중에는 '약소국인 한국이 미국 같은 강대국과 FTA를 체결하면 백전백패한다'는 패배주의적 주장도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우리의 17배이지만, 우리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108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대국이다.
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대미 수출은 71만대인데 비해 대미 수입은 5,500대에 불과하다. 단순히 국가 규모만을 비교하여 우리가 불리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지적이라 하겠다.
한미FTA의 기대효과가 무엇인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하기 나름’이다. 우리가 미국시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이다.
한미FTA 체결 시 우리가 얻게 될 이익이 많다는 것은 많은 연구결과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심지어 2001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TC)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GDP증가율은 미국 증가율의 3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ITC보고서는 미국에게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 즉 △한국은 쌀을 완전개방하고 △자동차의 경우 미국의 수출 증가분이 한국의 증가분을 압도하고 △반면 한국에 강점이 있는 디스플레이·반도체는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망한 보고서였다. 자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가정한 상태에서 전망했을 때도 한국의 GDP증가율이 자국보다 높게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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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FTA 체결에 따른 성장 전망 |
또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제고도 우리가 기대하는 이익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제조업 분야는 그간의 개방확대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왔지만, 서비스산업은 많은 진입장벽과 규제 탓에 경쟁이 제한되면서 생산성향상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특히 서비스업의 고용창출 효과가 제조업보다 월등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서비스분야의 경쟁력확보는 일자리창출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런 비판도 나오고 있다. 우리 관세율이 미국보다 높아 관세를 철폐해도 제조업분야에서 우리가 얻을 이득이 없거나 많지 않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그러나, 만약 한미FTA가 미국에게만 이득이 된다면, 미국 노조가 왜 한국까지 와서 시위를 할 지 생각해봐야 한다. 관세율만 가지고 이해득실을 따진다면, 관세율이 높은 인도나 중국이 우리와 FTA를 맺고자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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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FTA 체결의 의미 |
FTA를 시행하면 어려움을 겪게 될 부문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그런 부문은 개방시기를 늦추거나, 아예 개방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협상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FTA 체결여부와 관계없이 국제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산업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고통이 따르지만 그것도 감내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다만 정부에서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보완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제조업과 제조업 관련 서비스업의 경우 FTA 체결후 10년에 걸쳐 약 2조 8,000억 원을 마련, 지원할 계획이다. 그 금액이 작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지원책이 필요없도록 우리 스스로 구조고도화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총 재정지출 중 경제지출(주로 산업지원) 비중이 매우 크다. 2004년 기준으로 중앙정부의 통합재정 총지출 중 경제지출이 무려 22%인 43조 원이었다. 이는 미국 6.6%, 일본 3.4%, OECD 평균 9.5%보다 월등히 높다. 이 지출을 잘 활용하여 산업의 지속적 업그레이드를 도모해 나가고자 한다.
한·미 FTA에 대한 활발한 토론은 우리 국민들의 역동성의 한 표현이라고 본다.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찬성측은 조용한 편이다. 한·중 마늘협상때, 대 중국 수출로 이익을 보는 공산품제조사에 마늘수입부담금을 지운 적이 있다. 최근에는 한·칠레 FTA협상때 농산물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대표적 수출품목인 냉장고나 세탁기 등의 관세를 인하하지 못한 경험도 있다.
국내의 FTA 반대론자들은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나지만 단기적으로는 부담스러운 업종이나 부문에 대해서는 '한국 손해, 미국 이익'이라고 주장한다. 만일 그 논리가 맞다면, 한·미FTA를 놓고 미국의 노조가 한국까지 와서 시위하는 이유는 뭘까? 논리적 비약이라 지적하고 싶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된다'거나 '제2의 을사늑약', '중국과의 대결구도를 만든다'는 등 세계사적 흐름이나 역사경험으로 봐서 근거가 전혀 없는 주장들이 마구 나오고 있어 걱정이다.
이러한 주장들에 일부 국민들이 넘어간 탓인지, 최근 한·미 FTA 지지도가 낮아졌다고 한다. 조금만 깊이 들어가 보면 이해가 높아질 것이다. 혹시 상당수 국민들이 여전히 싫다고 해도, 긴 앞날을 생각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갈 길을 가지 않을 수 없다.
길게 봐서는 분명히 몸에 좋은 데 우선 당장은 입에 쓰니 다들 싫다고 해도, 정부는 그 약을 먹자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일 하라고 정부를 만들고, 공복(公僕)을 두는 것 아니겠는가?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